한글노래 82. 찔레꽃



미처 알아볼 사이 없이

활짝 피어나더니

얼른 알아보라면서

짙게 풍기는

달콤한 꽃내음 가득.

어디서 나는 냄새일까

집 뒤꼍으로 올라가니

하얗고 맑은 꽃송이가

몽글몽글 어우러져서

무더기로 흩어졌다.

찔레꽃이다.



2015.5.14.나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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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80. 살림



나도 설거지 할 수 있어

나도 비질 잘 하지

걸레질도 제법 솜씨있지

물짜기는 아직 벅차지만

쓱쓱싹싹 쓸고 닦고

가지런히 치우고

동생한테 한글을 알려주고

밥상에 수저와 접시를

반듯하게 놓을 줄 알아요.



2015.5.9.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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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18] 들려주는 말



  싱긋 웃는 너를 보며

  웃음 참 곱네

  가만히 속삭인다



  언제나 예쁘기에 언제나 예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이 된다면, 서로 즐겁게 이야기꽃을 나눌 수 있으리라 느낍니다. 그러면 언제 예쁠까요? 오늘만 예쁘거나 어제는 안 예쁘지 않습니다. 언제나 예쁘기에 언제나 예쁘다고 느껴서 언제나 예쁘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서로서로 늘 웃고, 늘 노래하며, 늘 사랑을 주고받습니다. 4348.6.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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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79. 빛깔



하얀 옷을 날개처럼 입고

하얗게 춤을 추니

나는 하양이가 된다.

푸른 옷을 잎사귀처럼 입고

푸르게 노래를 하니

나는 푸름이가 된다.

파란 옷을 하늘처럼 입고

파랗게 웃음을 지으니

나는 파랑이가 된다.

까만 옷을 고요한 밤처럼 입고

까맣게 걸음을 걸으니

나는 까망이가 된다.



2015.4.20.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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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17] 자연보호



  자연보호를 외친 사람들은

  막상 이제껏

  숲을 지킨 적이 없다



  ‘자연보호’를 외친 사람들은 이제껏 ‘숲’을 ‘지킨’ 적이나 ‘돌본’ 적이나 ‘사랑한’ 적이 없다고 느낍니다. 왜냐하면, 숲은 언제나 시골을 이루는 바탕인데, ‘숲사랑(자연보호)’을 하자고 외치면서 정작 도시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작 ‘휴지를 줍자’나 ‘휴지를 버리지 말자’고 하면서 도시에서 물질문명을 누리기만 하니, 이 물질문명을 버티자면 숲을 허물거나 밀거나 없애야 합니다. 숲을 사랑할 수 없는 삶을 누리면서 허울로만 목소리를 높이니, ‘자연보호’나 ‘환경보호’ 같은 목소리는 그야말로 목소리로만 그칩니다. 숲을 지키고 싶다면 숲에서 살아야 합니다. 바다를 지키고 싶다면 바다에서 살아야 합니다. 가난한 이웃을 돕고 싶다면 가난한 이웃하고 한마을에서 함께 살아야 합니다. 정치권력이 서민경제를 살리지 못하는 까닭은 정치권력은 모두 서민하고 동떨어진 채 서민하고 ‘함께 살지 않’기 때문입니다. 노동운동을 하려면 노동자와 함께 살아야 하고, 교육운동을 하려면 아이들과 함께 살아야 하듯이, 환경운동을 하려면 숲과 바다하고 함께 살아야 합니다. 4348.6.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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