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20] 전쟁무기



  풀 한 포기로 풀내음

  꽃 한 송이로 꽃내음

  전쟁무기로 피비린내



  풀과 나무가 푸른 숨결을 내뿜으면서 우리는 모두 푸르게 물든 바람을 싱그러이 마실 수 있습니다. 전쟁무기로는 그저 전쟁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꽃송이가 피어나며 꽃잔치를 이루고, 전쟁무기로는 그저 군부대만 키워서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시샘하고 괴롭히는 짓만 할 뿐입니다. 4348.6.2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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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85. 감꽃밥



톡 소리를 내며 한 송이

내 발치로 떨어지면

살그마니 주워서 입으로 쏙.


톡톡 소리를 내며 두 송이

내 머리에 떨어져서

풀밭에 뎅그르르 구르면

가만히 주워서 손바닥에.


토토톡 소리를 내며 세 송이

잇달아 네 송이 다섯 송이

감꽃이 바람 따라 떨어지니

밥그릇 챙겨 와서 줍고는

아침에 감꽃밥 먹는다.



2015.5.27.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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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84. 창문을 열면



버스를 타고 창문을 열면

바람이 확 끼치면서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나풀나풀

목덜미랑 목을 간질이며

춤을 추네.

하하하

동생하고 고샅이랑 마당이랑

달릴 적에도

꽃바람이 확확 불면서

눈이랑 귀를 간질이며

춤을 추던데.



2015.5.22.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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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19] 아름다움을



  웃는 네 얼굴에서

  노래하는 내 얼굴에서

  아름다움을 그린다



  웃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노래하는 사람이 사랑스럽다고 느낍니다. 먼발치에 있는 아름다움이나 사랑스러움이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나 찾는 아름다움이고, 바로 오늘 이곳에서 누리는 사랑스러움이라고 느낍니다. 4348.6.1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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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83. 걷는 길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논둑길을 걷다가

폴짝 뛰어오른다.

물고기처럼 생기고

뼈다귀처럼 생긴

새하얀 구름이 흐르는

새파란 하늘로 날아오른다.

바람을 가르며 하늘숨을 쉬니

시원하구나.

바람내음을 큼큼 맡는다.



2015.5.20.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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