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99] 빈틈



  빈틈이 많아 바람이 송송

  열린 틈으로 햇볕 한 줌

  작은 틈에서 새싹 하나



  빈틈이 있어도 괜찮다기보다, 우리한테는 누구나 빈틈이 있기 때문에 한결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빈틈이란 “빈 자리”일 텐데, 아무것도 없어서 빈 자리는 아니고, 우리가 새롭게 지어서 넉넉하게 가꿀 자리가 ‘빈틈’이리라 느낍니다. 아이들이 찬찬히 자라며 새로운 삶을 배우듯이, 우리는 내 빈틈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기쁘게 돌볼 수 있습니다. 4348.3.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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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가



작은 새가 차에 치였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할까?

자전거를 세우고 다가간다.

발로 톡 쳐 본다.

꼼짝을 않는다.

쪼그려앉아서 손으로 살짝 민다.

그래도 꼼짝을 않는다.

죽었을까?

한손으로 작은 새를 든다.

아주 가볍다.

한손에 작은 새를 얹으니 차갑다.

작은 새 가슴에 귀를 대지만

아뭇소리도 없다.

죽었구나.

아까 발로 톡 쳐서 미안해.



2005.3.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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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98] 엄지



  으뜸을 가리키는 엄지는

  막째를 나타내는 새끼와 함께

  따사로운 손가락 하나



  엄지손가락이 있어 새끼손가락이 있고, 새끼손가락이 있어 엄지손가락이 있습니다. 다섯손가락이 있어 서로 아끼면서 돌보고, 저마다 예쁜 숨결이 되어 어우러집니다. 어느 한 손가락이라도 다치면 손을 쓰기 어렵습니다. 모든 손가락이 튼튼하고 고울 적에 내 손은 가장 멋지고 사랑스럽게 움직입니다. 4348.3.7.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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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64. 장난감



네가 손에 쥔 장난감

나한테 빌려주겠니?

응, 그러면 내 손에 쥔 장난감

너한테 빌려주라고?

그래, 우리 서로 바꾸자

네 것을 내가 쥐고

내 것을 네가 잡으며

여기 이곳에서 함께 놀자

해가 지도록

달이 뜨도록

내내

어깨동무를 하면서

한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자.



2015.2.1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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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97] 할머니 이야기



  할머니 이야기는 어머니 이야기

  어머니 이야기는 내 이야기

  내 이야기는 아이 이야기



  할머니가 오랫동안 가슴에 담은 이야기를 아이들이 따스히 물려받을 수 있으면 참으로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가슴으로 품은 이야기를 가슴으로 물려받아서, 다시 가슴으로 가꾸어 다시 물려줄 수 있으면, 이렇게 두고두고 사랑 어린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으면, 우리 삶은 늘 아름다우리라 생각해요. 그래서, 할머니 이야기는 바로 우리 어머니 이야기가 되고, 우리 어머니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되며, 내 이야기는 다시 우리 아이들 이야기가 되면서 새롭게 자라요. 4348.3.6.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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