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00] 나무심기



  씨앗에서 깨어난 나무가

  씨앗을 내놓고 열매를 베푸니

  새로운 나무를 심어요



  나무는 스스로 새로운 나무를 심습니다. 나무는 스스로 잎을 틔우고 꽃을 피우기에 열매를 맺어요. 나무가 스스로 맺은 열매에는 나무가 스스로 가꾼 씨앗이 깃들어요. 나무는 온힘을 기울여 빚은 열매를 둘레에 넉넉히 나누어 주면서, 온갖 곳에 나무를 새롭게 심습니다. 제 살을 주기에 제 씨앗을 곳곳에 심을 수 있고, 제 사랑을 베풀기에 제 꿈을 곳곳에 퍼뜨릴 수 있습니다. 나무를 심듯이 삶과 사랑과 꿈을 나누는 사람은 숲으로 푸르게 우거진 바람을 퍼뜨립니다. 4348.3.11.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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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99] 빈틈



  빈틈이 많아 바람이 송송

  열린 틈으로 햇볕 한 줌

  작은 틈에서 새싹 하나



  빈틈이 있어도 괜찮다기보다, 우리한테는 누구나 빈틈이 있기 때문에 한결 아름다울 수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빈틈이란 “빈 자리”일 텐데, 아무것도 없어서 빈 자리는 아니고, 우리가 새롭게 지어서 넉넉하게 가꿀 자리가 ‘빈틈’이리라 느낍니다. 아이들이 찬찬히 자라며 새로운 삶을 배우듯이, 우리는 내 빈틈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기쁘게 돌볼 수 있습니다. 4348.3.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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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가



작은 새가 차에 치였어.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할까?

자전거를 세우고 다가간다.

발로 톡 쳐 본다.

꼼짝을 않는다.

쪼그려앉아서 손으로 살짝 민다.

그래도 꼼짝을 않는다.

죽었을까?

한손으로 작은 새를 든다.

아주 가볍다.

한손에 작은 새를 얹으니 차갑다.

작은 새 가슴에 귀를 대지만

아뭇소리도 없다.

죽었구나.

아까 발로 톡 쳐서 미안해.



2005.3.8.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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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98] 엄지



  으뜸을 가리키는 엄지는

  막째를 나타내는 새끼와 함께

  따사로운 손가락 하나



  엄지손가락이 있어 새끼손가락이 있고, 새끼손가락이 있어 엄지손가락이 있습니다. 다섯손가락이 있어 서로 아끼면서 돌보고, 저마다 예쁜 숨결이 되어 어우러집니다. 어느 한 손가락이라도 다치면 손을 쓰기 어렵습니다. 모든 손가락이 튼튼하고 고울 적에 내 손은 가장 멋지고 사랑스럽게 움직입니다. 4348.3.7.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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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64. 장난감



네가 손에 쥔 장난감

나한테 빌려주겠니?

응, 그러면 내 손에 쥔 장난감

너한테 빌려주라고?

그래, 우리 서로 바꾸자

네 것을 내가 쥐고

내 것을 네가 잡으며

여기 이곳에서 함께 놀자

해가 지도록

달이 뜨도록

내내

어깨동무를 하면서

한목소리로 노래를 부르자.



2015.2.1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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