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212] 작으며 고맙다



  콩알을 둘로 갈라 

  너 먹고 나 먹으며

  배가 넉넉히 부르다



  작은 것이 고마운 줄 안다면, 작거나 큰 것이 없는 줄 느껴서, 언제나 고마운 삶으로 나아가리라 느껴요. 누가 나한테 선물할 적에 더 비싸거나 값진 것을 주어야 고맙지 않습니다. 천 원짜리 과자 한 봉지도 고맙고, 만 원짜리 빵 한 덩이도 고맙습니다. 십만 원을 베풀어도 고마우며, 십억 원을 베풀어도 고맙습니다. 크기 때문에 더 고맙지 않습니다. 마음을 기울여서 나누려고 하는 사랑스러운 손길로 어깨동무를 하기에 반가우면서 고맙습니다. 4348.5.18.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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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75. 꽃도



해가 지는 저녁에는

꽃도

잎을 살며시 닫고는 잠자지.

동이 트는 새벽 지나

어스름이 사라지고

아침이 새롭게 밝으면

꽃도

맑게 웃으면서 즐겁게

잎을 활짝 벌리면서 노래해.

이제 다 함께 놀자고

모두 모여 노래하자고



2015.4.2.나무.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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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바람을 부르니

쏴악

가벼우면서 빠른 바람이

목덜미를 스치다가

머리카락을 하늘로 날리면서

분다.


눈을 감고

파란 숨결을 떠올린다.

내가 부르면

내가 ‘바람아’ 하고 부르면

곧바로 날아들면서

시원스레 웃음짓는

예쁜 동무

바람이.



2015.5.4.달.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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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11] 만화 그리는 사람



  만화를 그리는 손길이

  이웃을 아끼는 손길과

  꽃잎처럼 만난다



  글과 그림으로 이야기를 엮기에 만화가 태어납니다. 글만 있는 만화는 없고, 그림만 있는 만화는 없습니다. ‘대사 없는’ 만화도 더러 있지만, 이때에는 ‘말 없는 말’을 쓴 셈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만화는 글과 그림으로 엮습니다. 글과 그림을 한자리에 그러모아서 새로운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글은 문학이라 하고, 그림은 예술이라 하는데, 만화는 문학과 예술이 만난 이야기꽃이니, 만화를 두고 어떤 숨결이나 넋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어울릴까요? 4348.5.3.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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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장노래



사름벼리 자는 집은 어여쁜 꽃집

몽실몽실 꿈을 꾸며 노래하지요.

사랑스레 피어나는 해 닮은 웃음

별들하고 같이 놀고, 밤새하고 춤을 추지.


산들보라 자는 집은 짙푸른 숲집

모과나무 앵두나무 무화과나무

사이좋게 손을 잡고 어깨동무

나비하고 함께 날고, 제비하고 속닥속닥.



2015.4.24.쇠.ㅎㄲㅅ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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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4-29 22:27   좋아요 0 | URL
예뻐요^^

숲노래 2015-04-30 00:22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