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 도랑에 안 처박힌 사진



  아이들을 이끌고 자전거마실을 하던 어느 저물녘입니다. 옛날에는 작은 도랑이었을 테지만, 시멘트로 크게 발라서 시냇물처럼 된 논둑길을 자전거로 달리는데, 저물녘 햇살이 우리 자전거를 비추면서 둑길 건너편에 그림자를 빚습니다. 문득 이 그림자를 알아채고는 사진으로 찍자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리 안 넓은 둑길을 자전거로 달리면서 저물녘 그림자를 사진으로 담으려 하다가 도랑(또는 시냇물)으로 굴러떨어질 뻔했습니다. 아차차. 사진 한 장 찍으려다가 아이들하고 도랑에 처박힐 뻔해서 한숨을 돌렸습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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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20] 전쟁무기



  풀 한 포기로 풀내음

  꽃 한 송이로 꽃내음

  전쟁무기로 피비린내



  풀과 나무가 푸른 숨결을 내뿜으면서 우리는 모두 푸르게 물든 바람을 싱그러이 마실 수 있습니다. 전쟁무기로는 그저 전쟁만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꽃송이가 피어나며 꽃잔치를 이루고, 전쟁무기로는 그저 군부대만 키워서 서로 미워하고 싸우고 시샘하고 괴롭히는 짓만 할 뿐입니다. 4348.6.2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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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85. 감꽃밥



톡 소리를 내며 한 송이

내 발치로 떨어지면

살그마니 주워서 입으로 쏙.


톡톡 소리를 내며 두 송이

내 머리에 떨어져서

풀밭에 뎅그르르 구르면

가만히 주워서 손바닥에.


토토톡 소리를 내며 세 송이

잇달아 네 송이 다섯 송이

감꽃이 바람 따라 떨어지니

밥그릇 챙겨 와서 줍고는

아침에 감꽃밥 먹는다.



2015.5.27.물.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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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84. 창문을 열면



버스를 타고 창문을 열면

바람이 확 끼치면서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나풀나풀

목덜미랑 목을 간질이며

춤을 추네.

하하하

동생하고 고샅이랑 마당이랑

달릴 적에도

꽃바람이 확확 불면서

눈이랑 귀를 간질이며

춤을 추던데.



2015.5.22.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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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219] 아름다움을



  웃는 네 얼굴에서

  노래하는 내 얼굴에서

  아름다움을 그린다



  웃는 사람이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노래하는 사람이 사랑스럽다고 느낍니다. 먼발치에 있는 아름다움이나 사랑스러움이 아니라, 언제 어디에서나 찾는 아름다움이고, 바로 오늘 이곳에서 누리는 사랑스러움이라고 느낍니다. 4348.6.17.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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