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숟가락

 


  수저질 익숙하지 않아 밥 한 번 먹으면 옷을 다 버린다. 그러나, 넌 아직 어린걸. 옷 마음껏 버리면서 수저질 익히렴. 뜨고 흘리고 먹고 되풀이해야 네 수저질 익숙하게 몸에 배어들면서 네 몸 네 스스로 살찌우고 돌보는 길을 느낄 테지. 4346.3.12.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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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다

 


  2013년 3월 8일 낮, 큰아이가 웃통을 벗고 마당에서 논다. 그래, 노는구나. 벌써 한여름인 줄 아니? 그래도, 낮에 마당에 서거나 앉고 보면, 봄볕이 따사롭기는 무척 따사롭다. 너희들 곧 얼굴 까맣게 타겠구나. 손도 타고 발도 타고, 웃통까지 벗고 뛰놀면 웃통까지 몽땅 까맣게 타겠구나. 네 아버지가 뒷밭 옆밭 파헤친 흙을 쟁기와 가래로 뒤집어 고르게 펴 놓으면, 이제 밭뙈기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흙이랑 뒹굴면서 까망둥이가 되겠네. 놀아라. 놀자. 놀아. 놀고 또 놀아. 4346.3.9.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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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꽃 2013-03-09 21:50   좋아요 0 | URL
헉! 벼리는 벌써 여름이네요. 종규님, 춘천으로 이사 안하길 참 잘하셨어요. 추워도 너무 추워요. 이제야 조금 살 것 같아요. 꽁꽁 닫아 놓았던 창문도 열고, 더불어 마음도 열리고요~~

숲노래 2013-03-10 02:27   좋아요 0 | URL
ㅋㅋ 어쩌면 그러할 수도 있어요 ^^;;;
그러나, 삶이란 모르는 일이니까요.
머잖아 남녘과 북녘 골고루
따스한 바람 불어
모두한테 좋은 이야기 불러일으켜 주리라 생각해요~~~
 

사름벼리 자전거 선물

 


  서울에 사진강의를 하러 다녀오며 일삯 30만 원을 번다. 고흥으로 돌아와 읍내에서 자전거 하나 손질하러 자전거집에 들렀다가 아이들 자그마한 자전거가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 자전거 요새 참 예쁘장하고 튼튼하게 잘 나오는구나. 좋다. 만지작만지작한다. 값이 17만 원이라 한다. 음, 이번 사진강의는 우리 큰아이한테 자전거 선물해 주라는 뜻이었을까. 즐겁게 값을 치른다. 마을 이웃 분이 짐차를 몰고 나와 주셔서, 짐칸에 자전거를 싣는다. 짐차 있는 이웃하고 만날 수 있어, 큰아이 자전거 한 대 새로 장만해서 들고 간다. 작은아이를 한 번 앉혀 본다. 작은아이는 아직 키가 작으니 발이 안 닿는다. 큰아이는 안장 높이를 맞추어 앉히니, 발판 구를 수 있다. 나중에는 혼자서 오르내린다. 작은아이는 누나 자전거 짐받이 붙잡고 미느라 바쁘다. 두 아이 모두 자전거놀이로 한낮 실컷 보낸다. 이제부터 날이면 날마다 두 아이 마당에서 자전거놀이를 하려나. 한참 자전거놀이를 하고 나면, 슬슬 멈추개 붙잡는 매무새라든지 여러 가지를 가르칠 수 있겠지. 자전거 타기는 나중에 천천히 가르쳐 줄 테니, 아직 균형 잡고 힘 길러야 하는 이즈음은 빙글빙글 돌면서 자전거하고 익숙해지렴. 4346.3.7.나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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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3-07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08 0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이들과 그림놀이

 


  큰아이가 그림책 한 번만 읽어 달라 하더니, 세 권째 읽는다. 이 녀석, 한 번만이라 해 놓고, 벌써 세 번이고 다시 네 번을 바라다니. 꾀를 부리는구나 싶으면서도, 이렇게 같이 놀며 귀로 듣는 즐거움 누리겠다는 마음이라고 느낀다. 그래, 그러면 네 그림책에 나오는 글을 공책에 한 줄씩 옮겨적으며 글씨쓰기도 하자. 한참 글씨쓰기를 한다. 아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에 나오는 글월을 간추려 깍뚜기공책 한 줄에 꽉꽉 채워 적는다. 한 쪽 다 적는다. 천천히 천천히 오래오래 적는다. 그러고 나서 큰아이는 그림을 그리겠단다. 공책에 아이 모습을 그리고는 아이 이름을 적는다. 큰 종이를 꺼낸다. 이듬날 일찍 일어나 읍내마실 다녀오려 했는데, 이러다 또 늦게 자겠구나 싶다. 그렇지만, 아이가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면 아버지 혼자 다녀오면 되지. 아이가 개구리를 그리고 물고기를 그리는 곁에서 그림놀이 함께 한다. 먼저 작은아이 이름을 쓴다. 큰아이 이름을 쓸 적에 슬쩍 꾀가 난다. 아이 이름을 그림처럼 그려 본다. 그러고 보니, 나 어릴 적에 글을 이렇게 그림처럼 쓰며 꽤 놀았구나 싶다. 아버지하고 누나가 그림놀이를 하니 작은아이가 달라붙는다. 저도 빛연필 하다 달라면서 복복 금을 그으며 논다. 작은아이야, 넌 아직 손아귀힘이 덜 여물었으니, 연필 쥐는 아귀힘부터 기르렴. 그렇게 복복 긋고 또 긋다 보면 아귀힘 생겨, 네 누나처럼 너 스스로 그리고픈 무언가 신나게 그릴 수 있을 테니. 그림놀이 하노라니 한 시간은 훌쩍 지난다. 미술공부였으면 한 시간 어떠했을까. 그림놀이로는 한 시간뿐 아니라 두어 시간도 어렵지 않다. 4346.3.4.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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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아이 똥누기

 


  작은아이가 이틀에 걸쳐 한 차례씩 오줌그릇에 똥을 눈다. 스스로 바지를 벗고 오줌그릇에 척 앉더니 응응 힘을 주고는 똥을 눈다. 다 컸구나. 이제 스스로 똥누기를 할 수 있구나. 그런데 아침에는 오줌그릇에 앉아 똥을 누었으나, 저녁에는 그냥 선 채로 바지에 똥을 눈다. 하기는, 똥을 오롯이 가리자면 조금 더 있어야겠지? 며칠에 한 차례쯤은 스스로 똥누기를 해 보렴. 네 아랫배 살살 아프다 싶으면 스스로 바지 벗고 오줌그릇에 앉아 똥을 누어 보렴. 4346.3.3.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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