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사소 些少


 사소한 문제 → 작은 문제 / 자잘한 일

 사소한 행복 → 작은 기쁨 / 수수한 기쁨

 사소한 행동 → 작은 행동 / 작은 몸짓

 사소히 여기지 마라 → 작게 여기지 마라 / 소홀히 여기지 마라


  ‘사소(些少)하다’는 “보잘것없이 작거나 적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보잘것없다’는 “볼만한 가치가 없을 정도로 하찮다”를 뜻한다 하고, ‘하찮다’는 “1. 그다지 훌륭하지 아니하다 2. 대수롭지 아니하다”를 뜻한다 해요. 그러니 처음부터 ‘보잘것없다’나 ‘작다·적다’나 ‘하찮다’를 쓰면 될 일이고, ‘훌륭하지 않다’나 ‘대수롭지 않다’라 말하면 됩니다.


  ‘사소하다’ 뜻풀이를 제대로 살핀다면 “작고 사소한”처럼 적는 말마디는 겹말인 줄 알아챌 수 있습니다. 4348.12.11.쇠.ㅅㄴㄹ



작고 사소한 것들이 거듭되다 보면

→ 작고 작은 것들이 거듭되다 보면

→ 작고 하찮은 것들이 거듭되다 보면

→ 작은 것들이 거듭되다 보면

《정숙영·심우장·김경희·이흥우·조선영-옛이야기 속에서 생각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13) 1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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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소재 所在


 그 책의 소재를 찾는다 → 그 책이 있는 곳을 찾는다

 동생의 소재를 모른다 → 동생이 있는 곳을 모른다


  한자말 ‘소재(所在)’는 “1. 어떤 곳에 있음. 또는 있는 곳 2. = 소재지”를 뜻한다고 합니다. ‘소재지(所在地)’는 “주요 건물이나 기관 따위가 자리 잡고 있는 곳”을 뜻한다고 해요. 그러니까, ‘소재지’도 “있는 곳”을 가리키고, ‘소재’도 “있는 곳”을 가리켜요. 처음부터 한국말로 쉽게 “있는 곳”이라고 적으면 됩니다. 4348.12.10.물.ㅅㄴㄹ



그 아이에게 항상 자신의 소재와 여행 일정을 알려 달라고

→ 그 아이에게 늘 어디에 있는지와 여행 일정을 알려 달라고

→ 그 아이한테 늘 어디로 가는지와 여행 일정을 알려 달라고

→ 그 아이한테 늘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하는지를 알려 달라고

→ 그 아이한테 늘 어느 곳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려 달라고

→ 그 아이한테 늘 어느 곳을 돌아보고 무슨 일을 하는지를 알려 달라고

→ 그 아이한테 늘 어디에서 무얼 하는지를 알려 달라고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이재석 옮김-체 게바라의 라틴 여행 일기》(이후,2000) 21쪽


타카시의 소재도 파악해 둬야겠군

→ 타카시가 어디 있는지도 알아 둬야겠군

→ 타카시가 있는 곳도 알아 둬야겠군

《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칠석의 나라 2》(학산문화사,2014) 137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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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사무적


 사무적인 능력 → 일솜씨

 사무적 지원을 받았다 → 사무 지원을 받았다 / 하는 일에 도움을 받았다

 사무적인 말투 → 딱딱한 말투 / 회사원(공무원) 말투

 사무적 태도로 대해 → 딱딱한 몸짓으로 마주해 / 차가운 몸짓으로 마주해


  ‘사무적(事務的)’은 “1. 사무에 관한 2. 행동이나 태도가 진심이나 성의가 없고 기계적이거나 형식적인”을 뜻한다고 합니다. ‘사무(事務)’는 “자신이 맡은 직책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일. 주로 책상에서 문서 따위를 다루는 일을 이른다”고 합니다. ‘사무 = 일’이거나 ‘사무 = 책상맡 일’인 셈입니다. 그런데 ‘사무직’이나 ‘사무실’이나 ‘사무원’ 같은 말이 널리 쓰입니다. 써야 하는 자리라면 쓸 노릇이지만 ‘일’이라고 말하면 되는 자리는 쉽고 알맞게 ‘일’이라고 하면 됩니다. 그리고, “기계적이거나 형식적인”을 가리키는 ‘사무적’은 기계와 같은 모습이거나 겉치레인 느낌을 나타낼 테니, ‘딱딱하다’나 ‘차갑다’나 ‘메마르다’나 ‘매몰차다’ 같은 낱말로 손보면 한결 낫습니다. 4348.12.10.나무.ㅅㄴㄹ



인간의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사무적이며

→ 사람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착착 이루어지며

→ 사람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이루어지며

→ 사람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서류 한 장으로 이루어지며

→ 사람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책상맡에서 이루어지며

→ 사람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차갑게 이루어지며

→ 사람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손쉽게 이루어지며

→ 사람 목숨을 빼앗는 일이 이처럼 가볍게 이루어지며

《랠프 랩/표문태 옮김-핵전쟁》(현암사,1970) 50쪽


사무적인 타산으로 이루어지는 기계적인 표현

→ 차디찬 꿍꿍이셈으로 이루어지는 딱딱한 말

→ 메마른 셈속으로 이루어지는 차가운 말

→ 제 뱃속만 챙기며 이루어지는 매몰찬 말

→ 차가운 꿍꿍이로 이루어지는 덧없는 말

→ 싸늘한 셈속으로 이루어지는 부질없는 말

→ 핏기 없이 주판알 굴리듯 이루어지는 굳어 버린 말

《신동엽-젊은 시인의 사랑》(실천문학사,1988) 169쪽


너무 사무적이지도 않게 마흔의 냄새가 살짝 나야 한다

→ 너무 딱딱하지도 않게 마흔 냄새가 살짝 나야 한다

→ 너무 차갑지도 않게 마흔 냄새가 살짝 나야 한다

《김천영·임덕연-산책》(삶이보이는창,2007) 61쪽


사무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 딱딱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 무뚝뚝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 으레 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 차갑게 고개를 끄덕이며

《안미선-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철수와영희,2009) 5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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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처량 凄凉


 벌레 우는 소리는 처량하기만 하다 → 벌레 우는 소리는 쓸쓸하기만 하다

 처량하게 서러운 듯한 → 외롭게 서러운 듯한

 처량한 신세 → 초라한 몸 / 가엾은 몸

 처량한 모습 → 초라한 모습 / 가엾은 모습


  ‘처량(凄凉)하다’는 “1. 마음이 구슬퍼질 정도로 외롭거나 쓸쓸하다 2. 초라하고 가엾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한 가지 한자말이 네 가지 뜻을 나타낸다고 합니다만, 이 한 가지 한자말은 네 가지 한국말을 알맞게 쓸 자리에 끼어든 셈이지 싶습니다. 외로우면 ‘외롭다’ 하고, 쓸쓸하면 ‘쓸쓸하다’ 하며, 초라하면 ‘초라하다’ 하고, 가엾으면 ‘가엾다’고 할 노릇입니다. 더군다나 외로움과 쓸쓸함은 뜻이 비슷해도 느낌이 다른 낱말입니다. 4348.12.10.나무.ㅅㄴㄹ



처량하게 우는 청개구리

→ 구슬피 우는 청개구리

→ 쓸쓸히 우는 풀개구리

→ 애틋이 우는 풀개구리

《김천영·임덕연-산책》(삶이보이는창,2007) 25쪽


내 꼴이 처량해

→ 내 꼴이 불쌍해

→ 내 꼴이 가여워

→ 내 꼴이 구슬퍼

→ 내 꼴이 쓸쓸해

《김은영-ㄹ받침 한 글자》(사계절,2008) 33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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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연쇄적


 연쇄적 반응 → 잇단 반응 / 이어지는 반응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 사건이 잇달아 일어났다

 연쇄적으로 도산하고 있다 → 잇달아 무너진다 / 자꾸 쓰러진다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 잇달아 영향을 미쳐 / 자꾸 영향을 미쳐


  ‘연쇄적(連鎖的)’은 “서로 연결되어 관련이 있는”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연결(連結)’은 “사물과 사물 또는 현상과 현상이 서로 이어지거나 관계를 맺음”을 뜻한다고 하니, 두 한자말은 돌림풀이로 이어집니다. 그도 그럴 까닭이 ‘관련(關聯)’은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계를 맺어 매여 있음”을 뜻한다 하고, ‘관계(關係)’는 “둘 이상의 사람, 사물, 현상 따위가 서로 관련을 맺거나 관련이 있음”을 뜻한다 하거든요. 한국말사전 뜻풀이는 아주 뒤죽박죽입니다. 그래도 이 뜻풀이를 살펴보면, ‘연쇄적(연쇄)·연결’에서는 ‘이어짐’이라는 한국말을 살필 만하고, ‘관련·관계’에서는 ‘맺음·매임(얽매임)’ 같은 한국말을 살필 만합니다.


  처음부터 쉽게 생각하여 ‘이어지다·잇달다’를 쓰면 됩니다. 흐름을 살펴서 ‘자꾸’나 ‘거듭’이나 ‘또’나 ‘끝없이·끊임없이’ 같은 낱말을 넣을 만합니다. 4348.12.9.물.ㅅㄴㄹ



손실을 여공들의 임금감하로 채우려 한 것이 파업을 연쇄적으로 야기시켰다

→ 손실을 여공들 임금을 깎아서 채우려 했기에 파업이 잇달아 일어났다

→ 손실을 여공 임금을 줄여서 채우려 한 탓에 파업이 자꾸 일어났다

《이효재-여성의 사회의식》(평민사,1978) 79쪽


나쁜 일들이 연쇄적으로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잇달아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자꾸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자꾸만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또 일어났다

→ 나쁜 일들이 끝없이 일어났다

《어니스트 톰슨 시튼/장석봉-다시 야생으로》(지호,2004) 241쪽


하지만 연쇄적으로 일어난다는 것 자체가 문제요

→ 그렇지만 잇달아 일어나기 때문에 바로 문제요

→ 그러나 자꾸 일어나기에 바로 문제요

→ 그런데 끊임없이 일어나니까 바로 문제요

→ 그렇더라도 거듭 일어난다는 대목이 문제요

《이와아키 히토시/서현아 옮김-칠석의 나라 2》(학산문화사,2014) 154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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