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발견 發見


 유적이 고고학자들에게 많이 발견되고 있다

→ 유적을 고고학자들이 많이 찾아낸다

→ 유적을 고고학자들이 많이 캐낸다

 수많은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고 있다

→ 수많은 새로운 사실이 드러난다

→ 수많은 새로운 이야기가 알려진다

→ 수많은 새로운 모습이 밝혀진다

 자아를 발견하다

→ 나를 찾다 / 나를 보다 / 참나를 깨닫다 / 참된 나를 알다


  ‘발견(發見)’은 “미처 찾아내지 못하였거나 아직 알려지지 아니한 사물이나 현상, 사실 따위를 찾아냄”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그러니까, 한국말 ‘찾아냄’을 한자로 옮겨적으면 ‘發見’이 되는 셈입니다. 짧게 ‘찾다’를 써도 되고, 흐름을 살펴서 ‘알아내다’나 ‘알아차리다’나 ‘알려지다’를 쓸 수 있습니다. ‘밝히다’나 ‘드러나다’나 ‘나타나다’를 써야 할 자리가 있고, ‘보다’나 ‘알다’를 써야 어울리는 자리가 있습니다. 4349.1.3.해.ㅅㄴㄹ



흙을 밟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후부터다

→ 흙을 밟는 줄 알아채고 나서부터다

→ 흙을 밟구나 하고 느낀 뒤부터다

→ 흙을 밟는다고 깨달은 뒤부터다

→ 흙을 밟으며 사는 줄 안 다음부터다

《카렐 차페크/홍유선 옮김-원예가의 열두 달》(맑은소리,2002) 167쪽


혼자 하늘을 날던 새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아 있는 악어를 발견했어요

→ 혼자 하늘을 날던 새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악어를 보았어요

→ 혼자 하늘을 날던 새가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악어를 찾아냈어요

《알렉시스 디컨/최용은 옮김-우리는 형제》(키즈엠,2012) 29쪽


인간이 인간으로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일

→ 사람이 사람으로서 나 스스로를 찾는 일

→ 사람이 사람으로서 나 스스로를 찾아내는 일

《손석춘-10대와 통하는 사회 이야기》(철수와영희,2015) 88쪽


라피는 페르난데스 선생님을 발견했어요

→ 라피는 페르난데스 선생님을 보았어요

→ 라피는 페르난데스 선생님을 찾아냈어요

《크레이그 팜랜즈/천미나 옮김-뜨개질하는 소년》(책과콩나무,2015) 6쪽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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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176] 늘사랑



  가을이나 겨울에도 푸른 잎사귀를 매단 나무를 가리켜 ‘늘푸른나무’라고 해요. 이 늘푸른나무 가운데 잎이 넓은 나무는 ‘늘푸른넓은잎나무’입니다. 늘푸른나무 가운데 밑동에서 잔가지가 많이 나는 나무는 ‘늘푸른떨기나무’입니다. 늘푸른나무 가운데 키가 죽죽 뻗는 나무는 ‘늘푸른큰키나무’예요. 잎이 늘 푸르게 우거져서 늘푸른나무이듯이, 고단하거나 힘든 날이 있어도 씩씩하거나 의젓한 사람이 있으면 ‘늘푸른마음’이라고 할 만합니다. 언제 어디에서나 곱고 따스한 사랑을 나누는 이웃이 있으면 ‘늘사랑’을 나눈다고 할 만해요. 즐거울 때에도 슬플 때에도 꿈을 가슴에 꼭 품으면 ‘늘꿈’을 품는다고 할 테고, 당찬 몸짓으로 가시밭길을 헤치는 동무한테는 ‘늘기쁨’이 넘친다거나 ‘늘웃음’으로 노래한다고 할 수 있어요. ‘늘푸른-’을 붙이듯이 ‘늘하얀-’을 붙여서 ‘늘하얀마음’이라 하면 어떤 마음일까요? ‘늘하얀웃음’은 어떤 웃음일까요? ‘늘하얀눈’이라면 여름에까지 녹지 않는 히말라야를 떠올릴 만할까요? 우리는 ‘늘노래’인 마음결이 될 수 있어요. ‘늘고운’ 마음으로 어깨동무를 할 수 있고, ‘늘착한’ 마음씨가 될 수 있습니다. 4349.1.2.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6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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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랑 놀자 175] 새해에 기쁨을 지어요



  새해를 맞이하면 서로 새롭게 절을 합니다. 꾸벅 허리를 숙여 절을 하기도 하고, 손을 내밀면서 웃는 눈짓을 나누기도 하며, 소리 높이 외치는 말로 즐거운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하고 인사말을 하기도 하는데, 요즈음은 “새해 복 많이 지으셔요” 하는 인사말을 하기도 합니다. 남이 주는 ‘복’을 받으려 하기보다 스스로 ‘복’을 지어서 누리라는 뜻이에요. 왜냐하면 ‘복’이란, 그러니까 ‘기쁨’이란 남이 선물로 줄 때에도 피어날 테지만 스스로 힘써서 새롭게 지을 때에 한결 곱고 눈부시게 피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새해에 주고받는 인사말을 그야말로 새롭게 지어서 쓸 수 있어요. “새해에 기쁨을 지어요”라든지 “새해에 기쁨 듬뿍 지으셔요”라든지 “새해에 언제나 기쁨을 지으면서 웃어요”라든지 “기쁨 짓는 새해 누리셔요”라든지 “기쁨을 지으며 노래하는 새해 되셔요” 같은 인사말을 새롭게 지을 수 있고, 그때그때 떠오르는 새롭고 재미난 생각을 담아서 활짝 웃는 인사말을 새삼스레 지을 수 있어요. ‘기쁨짓기’를 하자는 새해입니다. 4349.1.1.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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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완전 完全


 그 일은 완전히 끝냈다

→ 그 일은 모두 끝냈다 / 그 일은 빈틈없이 끝냈다 / 그 일은 말끔히 끝냈다

 지난번 일로 두 사람은 완전히 갈라섰다

→ 지난번 일로 두 사람은 아주 갈라섰다

→ 지난번 일로 두 사람은 남남으로 갈라섰다

 몸을 완전히 드러내 놓는 것도 아니며

→ 몸을 모두 드러내 놓지도 않았으며

→ 몸을 다 드러내 놓지도 않았으며

→ 몸을 송두리째 드러내 놓지도 않았으며


  ‘완전(完全)’은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모자람이나 흠이 없음”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모두’ 갖추거나 있다고 할 적에 쓰고, 모자라거나 아쉬움이 없으니 ‘빈틈없이’ 갖추거나 있다고 할 적에 써요.


 완전한 제품

→ 빈틈없는 제품 / 훌륭한 제품 / 옹근 제품

 맡은 일을 완전하게 수행하다

→ 맡은 일을 빈틈없이 해내다 / 맡은 일을 훌륭히 해내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 과연 있을까

→ 세상에 빈틈없는 사람이 참으로 있을까

→ 세상에 모자람 없는 사람이 참말로 있을까

→ 세상에 모두 갖춘 사람이 그예 있을까


  어느 일을 모두 끝낸다고 하면 ‘빈틈없이’ 끝내거나 ‘말끔히’ 끝내거나 ‘깨끗이’ 끝낸다는 뜻입니다. 서로 갈라서는 자리에서는 ‘아주’ 갈라서거나 ‘낱낱이’ 갈라서거나 ‘남남으로’ 갈라선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어느 일을 모두 해낸다고 할 적에는 ‘훌륭히’ 해내거나 ‘잘’ 해낸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4348.12.31.나무.ㅅㄴㄹ



완전히 익지 않은 모양이었다

→ 다 익지 않은 모양이었다

→ 제대로 익지 않은 듯했다

→ 맛있게 익지 않은 듯했다

→ 알맞게 익지 않은 듯했다

→ 먹을 만큼 익지 않은 듯했다

《마가렛 쇼/이혜경 옮김-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일기》(해바라기,2004) 22쪽


아리타라는 아이 완전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아주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참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되게 짜증 나지?

→ 아리타라는 아이 몹시 짜증 나지?

《다카도노 호코/이서용 옮김-달라도 친구잖아!》(개암나무,2012) 50쪽


무사히 완전하게 기저귀를 졸업했습니다

→ 걱정 없이 말끔하게 기저귀를 마쳤습니다

→ 아주 깨끗하게 기저귀를 떼었습니다

→ 큰 걱정 없이 잘 기저귀를 뗐습니다

《히가시무라 아키코/최윤정 옮김-엄마는 텐파리스트 2》(학산문화사,2012) 48쪽


오늘 밤부터 눈 온대요. 완전 신나요

→ 오늘 밤부터 눈 온대요. 아주 신나요

→ 오늘 밤부터 눈 온대요. 참말 신나요

《길상효·조은정-해는 희고 불은 붉단다》(씨드북,2015) 2쪽


야코프는 완전히 손을 떼고

→ 야코프는 아주 손을 떼고

→ 야코프는 말끔히 손을 떼고

→ 야코프는 깨끗이 손을 떼고

《손관승-그림 형제의 길》(바다출판사,2015) 143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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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동정의


 따뜻한 동정의 손길이 아쉽다 → 따뜻이 돕는 손길이 아쉽다

 동정의 감정 → 가엾게 보는 마음

 동정의 의미 → 딱하게 보는 뜻


  ‘동정(同情)’은 “1. 남의 어려운 처지를 자기 일처럼 딱하고 가엾게 여김 2. 남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하고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도움을 베풂”을 뜻합니다. “동정이 가다”나 “동정을 구하다”나 “동정을 베풀다”처럼 쓰기도 한다는데, “딱한 마음이 들다”, “걱정하게 되다”나 “도움을 바라다”나 “따스함을 베풀다”, “사랑을 베풀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가엾게 보이니 ‘가엾다’고 하며, 불쌍해 보이기에 ‘불쌍하다’고 하고, 안쓰러워 보이니 ‘안쓰럽다’고 합니다. 그리고 돕는 손길을 베푼다면 ‘돕는다’고 하면 돼요. 4348.12.30.물.ㅅㄴㄹ



동정의 여지는 없어

→ 불쌍히 여길 구석은 없어

→ 딱하게 생각할 마음은 없어

→ 가엾게 볼 수 없어

→ 안쓰럽게 돌아볼 수 없어

→ 걱정되지 안아

→ 근심스럽지 않아

→ 불쌍하지 않아

→ 딱하지 않아

→ 안쓰럽지 않아

→ 걱정해 주기 싫어

→ 근심해 주기 싫어

→ 불쌍히 여기기 싫어

→ 딱하게 여기기 싫어

→ 안쓰럽게 생각하기 싫어

《다카하시 신/박연 옮김-좋은 사람 3》(세주문화,1998) 8쪽


저희를 동정의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딱하다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불쌍하다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가엾게 여기는 눈길로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됐다고 여길 뿐입니다

→ 저희를 불쌍하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딱하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쓰럽게 볼 뿐입니다

→ 저희를 안됐다고 볼 뿐입니다

《우라사와 나오키/서현아 옮김-야와라 1》(학산문화사,1999) 99쪽


동정의 눈빛 좀 그만하세요

→ 불쌍하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가엾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딱하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안타깝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 안쓰럽다는 눈빛 좀 그만하세요

《조호진-소년원의 봄》(삼인,2015) 78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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