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겁다’를 못 쓰는 까닭은

[오락가락 국어사전 42] ‘마감’인가 ‘기한’인가



  ‘선겁다’라는 낱말이 있어도 이를 제대로 쓰려면 쓰임새를 환히 밝혀야 하고, 어느 자리에 쓸 만한가를 짚어야 합니다. 우리 사전은 아직 이 구실을 못 합니다. ‘쇼크’란 영어를 ‘충격’으로 고쳐쓰라고만 다룰 뿐, ‘선겁다·놀라다’를 어느 자리에 어떻게 쓰면 좋을까를 다루지 못해요. ‘기한’이란 한자말을 ‘마감’으로 고쳐쓰라고 다루면서도 “마감 : 정해진 가한의 끝”처럼 엉뚱하게 풀이하는 사전이기도 합니다. 이런 잘잘못을 차근차근 바로잡아야겠습니다.



입맞춤 : 1. = 키스 2. = 키스 3. [북한어] [연영] ‘더빙’의 북한어 4. [북한어] 비굴한 아양이나 접촉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키스(kiss) : 1. 성애의 표현으로 상대의 입에 자기 입을 맞춤 ≒ 입맞춤 2. 서양 예절에서, 인사할 때나 우애·존경을 표시할 때에, 상대의 손등이나 뺨에 입을 맞추는 일

손맞춤 : x



  사전은 ‘입맞춤 = 키스’로 다루지만, 거꾸로 “키스 → 입맞춤”으로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이러면서 다른 낱말을 새롭게 생각할 수 있어요. 이를테면 손에 대고 입을 맞출 적에 ‘손맞춤’ 같은 말을 쓸 만합니다. ‘볼맞춤’이나 ‘눈맞춤’ 같은 말도 쓸 만하고요.



마감 : 1. 하던 일을 마물러서 끝냄. 또는 그런 때 2. 정해진 기한의 끝

기한(期限) : 1. 미리 한정하여 놓은 시기. ‘마감’으로 순화 ≒ 한기(限期) 2. 어느 때까지를 기약함



  ‘기한’은 “→ 마감”으로 다루면 될 뿐입니다. 그런데 이 한자말에 비슷한말이라며 ‘한기’를 덧붙이는데, 이런 한자말은 사전에서 덜어낼 노릇입니다. 그리고 ‘마감’을 풀이하면서 “기한의 끝”이라 적으니 엉뚱합니다. 돌림풀이인 셈입니다. 말풀이도 손질해야겠어요.



떼싸움 : = 패싸움

패싸움(牌-) : 패를 지어 싸우는 일 ≒ 떼싸움



  ‘떼싸움 = 패싸움’으로 다루기보다는 ‘패싸움’을 “→ 떼싸움”으로 다루면서 뜻풀이를 제대로 붙일 노릇입니다. “떼싸움 : 떼를 지어 싸우는 일”이라 하면 되어요.



여복(女卜) : 여자 판수 ≒ 고녀(?女)

판수 : 1. ‘시각 장애인’을 낮잡아 이르는 말 2. 점치는 일을 직업으로 삼는 맹인 ≒ 몽수(??) 3. [민속] = 박수



  ‘여복·고녀’ 같은 한자말은 낮춤말로 여기지 않으나 ‘판수’ 같은 한국말은 낮춤말로 여기는 사전풀이입니다. 사전이라면 말뜻을 꾸밈없이 붙일 노릇입니다. ‘시각 장애인’이라 해야 높임말이지 않습니다.



워밍업(warming-up) : 1. [운동] = 준비 운동. ‘준비 운동’, ‘준비’로 순화 2.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에 앞서 시험 삼아 해 보는 일

준비운동(準備運動) : [운동] 본격적인 운동이나 경기를 하기 전에, 몸을 풀기 위하여 하는 가벼운 운동 ≒ 몸풀기·워밍업·유도 운동·준비 체조

몸풀기 : 1. [운동] = 준비 운동 2.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 간단하고 쉬운 일을 먼저 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사전은 ‘몸풀기 = 준비 운동’으로 다루지만, 거꾸로 다루어야 알맞지요. ‘준비운동·워밍업’은 “→ 몸풀기”로 다루고 뜻풀이를 제대로 붙일 노릇입니다. ‘준비운동’ 뜻풀이를 살피면 “몸을 풀기 위하여”처럼 적어요. 그러니 ‘몸풀기’가 마땅히 으뜸말이어야지요.



환영(幻影) 1.  눈앞에 없는 것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 ≒ 곡두 2. [심리] 사상(寫像)이나 감각의 착오로 사실이 아닌 것이 사실로 보이는 환각 현상 ≒ 환상(幻像)

곡두 : = 환영(幻影)

허깨비 : 1. 기(氣)가 허하여 착각이 일어나, 없는데 있는 것처럼, 또는 다른 것처럼 보이는 물체 ≒ 헛것 2. 생각한 것보다 무게가 아주 가벼운 물건 3. 겉보기와는 달리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몹시 허약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헛것 : 1. 헛일 2. = 허깨비



  한국말 ‘곡두’를 “= 환영”으로 다루는 사전인데, ‘곡두’를 제대로 풀이할 노릇이요, ‘환영’은 “→ 곡두. 허깨비. 헛것”으로 다루면 됩니다.



살강 : 그릇 따위를 얹어 놓기 위하여 부엌의 벽 중턱에 드린 선반. 발처럼 엮어서 만들기 때문에 그릇의 물기가 잘 빠진다

식기건조대 : x

식기(食器) : 1. 음식을 담는 그릇. ‘밥그릇’, ‘음식 그릇’으로 순화 2. ‘1’에 담은 음식의 분량을 세는 단위

건조대(乾燥臺) : 물건 따위를 말리려고 설치한 대



  ‘밥그릇’으로 고쳐쓸 ‘식기’인데, 흔히들 ‘식기건조대’라는 말을 씁니다. 그릇에 남은 물을 말리려고 얹는 살림을 ‘살강’으로 알맞게 쓰도록 이끌어야지 싶어요. ‘건조대’도 “→ 살강”으로 다루면 됩니다.



맨눈 : 안경이나 망원경, 현미경 따위를 이용하지 아니하고 직접 보는 눈 ≒ 육안(肉眼)

육안(肉眼) : 1. = 맨눈 2. 식견 없이 단순히 표면적인 현상만을 보는 것 3. [불교] 오안의 하나. 사람의 육신에 갖추어진 눈이다. 단지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볼 수 있다



  ‘육안’은 “→ 맨눈”으로 다루면 될 텐데, 사전은 ‘육안’에 다른 풀이를 덧달아 놓습니다. 곰곰이 헤아린다면 ‘맨눈’ 뜻풀이를 넓힐 만합니다. 예전에 불교는 한문만 썼을 터이나 이제는 한국말로 옮길 노릇이요, 한국말로 옮기면서 ‘맨눈’을 널리 쓰는 길을 짚어야겠습니다.



한마디 : 짧은 말. 또는 간단한 말

요약(要約) : 말이나 글의 요점을 잡아서 간추림 ≒ 요략

간추리다 : 1. 흐트러진 것을 가지런히 바로잡다 2. 글 따위에서 중요한 점만을 골라 간략하게 정리하다

간략하다(簡略-) : 간단하고 짤막하다 ≒ 간약하다



  ‘요약·요략’은 “→ 한마디”로 다루고, ‘한마디’ 뜻풀이를 보태야겠어요. 그런데 ‘간추리다’를 ‘간략하다’란 한자말로 풀이하는 사전이로군요. 이런 돌림풀이도 찬찬히 손질해야겠습니다.



놀라다 : 1. 뜻밖의 일이나 무서움에 가슴이 두근거리다 2. 뛰어나거나 신기한 것을 보고 매우 감동하다 3. 어처구니가 없거나 기가 막히다 4. 평소와 다르게 심한 반응을 보이다

놀랍다 : 1. 감동을 일으킬 만큼 훌륭하거나 굉장하다 ≒ 선겁다 2. 갑작스러워 두렵거나 흥분 상태에 있다 3. 어처구니없을 만큼 괴이하다

놀람 : ‘놀라움’의 준말

놀라움 : 놀라운 느낌

선겁다 : 1. 감동을 일으킬 만큼 훌륭하거나 굉장하다 = 놀랍다 2. 재미가 없다

쇼크(shock) : 1.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생겼을 때 갑자기 느끼는 마음의 동요. ‘충격’으로 순화 2. [의학] 갑작스러운 자극으로 일어나는 정신·신체의 특이한 반응

충격(衝擊) : 1. 물체에 급격히 가하여지는 힘 2. 슬픈 일이나 뜻밖의 사건 따위로 마음에 받은 심한 자극이나 영향 3. [의학] 사람의 마음에 심한 자극으로 흥분을 일으키는 일



  사전은 ‘쇼크’를 ‘충격’이란 한자말로 고쳐쓰도록 풀이하는데, ‘쇼크·충격’은 모두 “→ 놀라다. 놀랍다. 선겁다”로 다룰 만합니다. 때하고 자리를 살펴서 알맞게 쓸 낱말을 차근차근 짚어 주는 사전이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앞으로 나아가는 발널이 되도록

[오락가락 국어사전 41] 재주 있는 사람이란



  우리가 슬기롭게 말을 가꾸는 마음이라면, 연기를 하는 사람인 연기자를 두고서 ‘탤런트’ 아닌 ‘솜씨꾼’이나 ‘재주꾼’ 같은 이름을 붙여 줄 수 있습니다. ‘솜씨님’이나 ‘재주꾼’이라든지 ‘솜씨벗’이나 ‘재주벗’이란 이름을 붙일 수도 있어요. 사전이라고 하는 책은 우리가 쓰는 말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새롭게 빛날 길도 함께 밝혀야지 싶습니다.



악력(握力) : 손아귀로 무엇을 쥐는 힘 ≒ 쥘힘

쥘힘 : = 악력(握力)

아귀힘 : 손아귀에 잡아 쥐는 힘

손힘 : 무엇을 들거나 당기거나 하는 손의 힘



  ‘악력’은 손아귀로 쥐는 힘이라 하고 ‘쥘힘’을 비슷한말로 붙입니다. 그런데 ‘쥘힘’을 풀이해야 옳지 않을까요? 또 ‘아귀힘’이란 낱말이 있는데, 이 낱말은 ‘쥘힘’하고 어떻게 다른가를 사전에서 제대로 못 보여주기까지 합니다. ‘악력’은 “→ 쥘힘. 아귀힘”으로 다루거나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면적(面積) : [수학] 면이 이차원의 공간을 차지하는 넓이의 크기. ‘넓이’로 순화

넓이 : 일정한 평면에 걸쳐 있는 공간이나 범위의 크기 ≒ 광(廣)



  ‘넓이’로 고쳐쓸 ‘면적’이라면, “→ 넓이”로만 다루면 됩니다. 그리고 ‘넓이’라는 낱말을 수학에서도 쓰는 뜻을 붙여 놓아야겠지요.



초바늘(秒-) : = 초침(秒針)

분바늘 : x

시바늘 : x

긴바늘 : 시계의 분침을 이르는 말

짧은바늘 : 시계의 시침을 이르는 말

초침(秒針) : 시계에서 초를 가리키는 바늘 ≒ 초바늘

분침(分針) : 시계에서 분을 가리키는 긴 바늘 ≒ 각침(角針)·대침(大針)·장침(長針)

시침(時針) : 시계에서, 시를 가리키는 짧은 바늘 ≒ 단침(短針)·소침(小針)



  사전에 ‘초바늘’은 오르는데 ‘분바늘·시바늘’은 없습니다. 아리송합니다. 이러면서 ‘초침·분침·시침’은 모두 사전에 있고, 갖가지 한자말까지 비슷한말로 늘어놓습니다. 사전을 더 살피니 ‘긴바늘·짧은바늘’을 실었어요. 그러나 ‘분침·시침’ 풀이에서는 ‘긴바늘·짧은바늘’이란 낱말이 있는가를 아예 안 다룹니다. ‘초침·분침·시침’은 “→ 초바늘·긴바늘·짧은바늘”로 다루면 좋겠습니다. 각침이니 단침이니 하는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내 줍니다.



줄 : 7. 사회생활에서의 관계나 인연

연(緣) : 1. = 연분 2. = 연분 3. = 연분 4. [불교] 원인을 도와 결과를 낳게 하는 작용. 벼에 대하여 씨는 ‘인’이고, 물·흙·온도 따위는 ‘연’이 된다

연분(緣分) : 1. 서로 관계를 맺게 되는 인연 2. 하늘이 베푼 인연 3. 부부가 되는 인연

인연(因緣) : 1.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 2. 어떤 사물과 관계되는 연줄 3. 내력 또는 이유 4. 원인이 되는 결과의 과정



  서로 이어지는 모습을 가리켜 ‘줄’이란 낱말로 나타내곤 합니다. 한자말로 치자면 ‘연·연분·인연’이겠지요. 그래서 ‘연줄’이라 하면 겹말입니다. ‘인연’ 풀이에 ‘연줄’ 같은 낱말이 나오는데, ‘줄’이란 한국말을 제대로 못 짚은 탓입니다. 사전 뜻풀이를 가다듬을 노릇이면서 ‘줄’ 뜻풀이를 조금 더 깊고 찬찬히 풀어낼 노릇입니다.



대낮 : 환히 밝은 낮 ≒ 백일(白日)·백주(白晝)·적일백천

백주(白晝) : = 대낮



  ‘대낮’이란 낱말에 비슷한말이라며 세 가지 한자말을 달아 놓지만, 이 세 가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내어도 됩니다. ‘대낮’ 한 마디이면 됩니다. 이러면서 ‘한낮’하고 ‘대낮’이 어떻게 다른가를 짚는 풀이를 붙이면 좋겠습니다.



잿빛 : = 회색빛

재색(-色) : = 회색

회색(灰色) : 1. 재의 빛깔과 같이 흰빛을 띤 검정 ≒ 양회색(洋灰色)·재색 2. 정치적·사상적 경향이 뚜렷하지 아니한 상태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회색빛(灰色-) : 재의 빛깔과 같이 흰빛을 띤 검은빛 ≒ 잿빛



  사전은 ‘잿빛 = 회색빛’으로 풀이하지만, 이는 겹말입니다. 말이 안 되지요. 그러나 사전에는 ‘회색빛’이 버젓이 올림말로 나옵니다. 겹말이 겹말인 줄 모르니 이런 일이 불거집니다. ‘회색’은 “→ 잿빛”으로 다루면 됩니다. ‘잿빛’을 제대로 풀이할 노릇이고, ‘재색·회색빛’은 사전에서 털어낼 만합니다.



호통 : 몹시 화가 나서 크게 소리 지르거나 꾸짖음. 또는 그 소리

호통치다 : 크게 꾸짖거나 주의를 주다

호통하다 : 몹시 화가 나서 크게 소리 지르거나 꾸짖다



  ‘-치다’를 붙일 적에는 소리를 크게 내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소리치다’에서 이를 알 수 있습니다. ‘호통’은 크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나타내니 ‘호통하다’라고 써야 올바릅니다. 그런데 사전풀이를 보면 ‘호통치다·호통하다’가 거꾸로 되었습니다. 곰곰이 따지면 ‘호통치다’는 겹말입니다. 다만 이 낱말 ‘호통치다’를 꼭 써야겠다면 ‘호통하다’를 더 세게 나타내는 뜻으로 다룰 노릇입니다.



드로잉(drawing) : 1. = 제도(製圖) 2. [미술] 주로 선에 의하여 어떤 이미지를 그려 내는 기술. 또는 그런 작품. 색채보다는 선(線)적인 수단을 통하여 대상의 형태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둔다. ‘소묘’로 순화

제도(製圖) : 기계, 건축물, 공작물 따위의 도면이나 도안을 그림 ≒ 드로잉

소묘(素描) : [미술] 연필, 목탄, 철필 따위로 사물의 형태와 명암을 위주로 그림을 그림. 또는 그 그림 ≒ 민그림

민그림 : = 소묘(素描)



  영어로 ‘드로잉’은 ‘그리기’를 나타낼 뿐이고, 한자말 ‘소묘’도 이 얼거리입니다. 그런데 ‘드로잉’에다가 ‘제도·소묘’가 어지럽게 섞입니다. 영어나 한자말을 전문말로 삼는 버릇 때문입니다. ‘민그림’이란 낱말을 알맞게 쓸 노릇이면서 ‘밑그림’ 같은 낱말을 나란히 쓸 만합니다. ‘드로잉·소묘’는 “→ 민그림. 밑그림. 연필그림”으로, ‘제도’는 “→ 밑그림. 바탕그림”으로 다룰 만합니다.



페달(pedal) : 1. 발로 밟거나 눌러서 기계류를 작동시키는 부품. 자전거의 발걸이나 재봉틀의 발판 따위를 이른다 2. 악기의 발로 밟는 장치. 그것을 밟음으로써, 피아노의 경우에는 음을 연장하거나 약음(弱音)으로 하고, 하프에서는 음의 높이를 변화시키며, 파이프 오르간의 경우는 음향 상태를 변화시키는 기능을 가진다 3. 풍금이나 쳄발로 따위의 발로 밟는 건반. ‘디딜판’으로 순화

디딜판(-板) : = 디딤판

디딤판(-板) : 발로 디디게 되어 있는 판 ≒ 디딜널·디딜판·디딤널

디딜널 : = 디딤판

디딤널 : = 디딤판

발널 : x

발판(-板) : 1. 어떤 곳을 오르내리거나 건너다닐 때 발을 디디기 위하여 설치해 놓은 장치 2. 키를 돋우기 위해 발밑에 받쳐 놓고 그 위에 올라서는 물건 3. 다른 곳으로 진출하기 위하여 이용하는 수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4. 악기나 기계 따위에서 발을 얹고 밟아서 그것을 작동하게 하거나 작동을 도울 수 있게 되어 있는 부분 5. [건설] = 비계발판 6. [운동] 체조·육상·수영·다이빙 따위의 경기에서, 뛰는 힘을 돕기 위하여 쓰는 도구



  자전거나 재봉틀에는 발로 디디는 널이 있습니다. 이를 영어로 ‘페달’이라 합니다. 한국말로는 ‘발널’이나 ‘발판’이라 하면 되겠지요. 또는 ‘디딤널·디딜널’이라 할 만하고요. ‘페달’은 “→ 발널. 디딤널. 디딜널. 발판. 디딤판. 디딜판”으로 다루면 됩니다.



탤런트(talent) : 텔레비전 드라마에 출연하는 연기자

talent : 1. 재주, (타고난) 재능, 장기 2. 재능[재주] 있는 사람[사람들]

재능(才能) : 어떤 일을 하는 데 필요한 재주와 능력

재주 : 1. 무엇을 잘할 수 있는 타고난 능력과 슬기 2. 어떤 일에 대처하는 방도나 꾀



  영어 ‘talent’는 ‘재주’나 ‘솜씨’를 가리킬 텐데, 한국에서는 ‘연기자’를 가리키는 자리에 씁니다. 연기를 하니 ‘연기자’라 하면 될 텐데, 더 헤아려 보면, 재주가 있는 사람을 따로 연기자라 하는 얼거리대로 ‘재주꾼’이나 ‘솜씨꾼’ 같은 낱말로 ‘탤런트’를 손질하도록 사전이 짚어 줄 수 있을까요? 사람들이 쓰는 말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사전이 찬찬히 짚는다면 더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새로 짓자는 생각

[오락가락 국어사전 40] ‘살펴보다’하고 ‘관찰·주시’ 사이



  한국말사전에 새 영어는 꾸준히 오릅니다만, 새 한국말은 좀처럼 안 오릅니다. ‘패스트푸드’나 ‘인스턴트식품’은 오르고, 이를 한자말로 고치는 ‘즉석식’도 오르지만, 막상 한국말로 손질해서 새로 올리려는 몸짓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한국말로 새로운 살림을 새롭게 나타내어 새롭게 나누는 길도 열어야지 싶습니다. 한국말로 생각하고 꿈꾸며 사랑하는 길을 사전이 기쁘게 열어 주어야지 싶어요.



패스트푸드(fast food) : 주문하면 즉시 완성되어 나오는 식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 햄버거, 프라이드치킨 따위를 이른다. ‘즉석식’으로 순화

즉석식 : x

즉석식품(卽席食品) : 간단히 조리할 수 있고 저장이나 휴대에도 편리한 가공식품 ≒ 인스턴트식품

인스턴트식품(instant食品) : = 즉석식품. ‘즉석식품’, ‘즉석 먹거리’, ‘즉석 먹을거리’로 순화



  ‘즉석식’으로 고쳐쓰라는 ‘패스트푸드’인데 ‘즉석식’은 막상 사전에 없습니다. ‘즉석식품’은 사전에 나오지요. 그런데 ‘즉석식·즉석식품’은 무엇이 다를까요? 두 가지 영어를 한 가지 한자말로 고쳐쓰라고 하는 사전은 좀 엉성하지 싶습니다. ‘패스트푸드·즉석식’은 “→ 빠른밥”쯤으로, ‘인스턴트식품·즉석식품’은 “→ 바로밥”쯤으로 새롭게 쓰도록 이끌 수 있습니다. 영어사전은 ‘fast food’를 “패스트푸드”로 풀이하더군요. 한국말사전부터 어정쩡하니 영어사전도 얄궂구나 싶어요.



흡수(吸水) : 1. 물을 빨아들임 2. 빨아서 거두어들임 3. 외부에 있는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내부로 모아들임

빨아들이다 : 1. 수분, 양분, 기체 따위를 끌어들이거나 흡수하다 2. (비유적으로) 마음을 강하게 끌어들이다



  ‘흡수’라는 한자말은 ‘빨아들이다’로 풀이하고, ‘빨아들이다’라는 한자말은 ‘흡수하다’로 풀이한다면, 말은 그만 뒤엉킵니다. ‘흡수’는 “→ 빨아들이다. 받아들이다. 모아들이다”로만 다룰 노릇입니다.



만면(滿面) : 온 얼굴

온낯 : x

온얼굴 : x



  ‘만면’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도 됩니다. 이런 낱말은 굳이 쓸 일이 없습니다. 한국말로 ‘온낯’이나 ‘온얼굴’을 지어서 쓰면 됩니다. 사전 풀이를 보아도 “온 얼굴”이라 나오듯, 이렇게 쓰는 길을 제대로 살려서 올림말을 손볼 노릇입니다.



철근(鐵筋) : [건설] 콘크리트 속에 묻어서 콘크리트를 보강하기 위하여 쓰는 막대 모양의 철재

쇳소리 : 1. 쇠붙이가 부딪쳐서 나는 소리 ≒ 금성(金聲)·금속성(金屬聲)·금속음·철성 2. 쨍쨍 울릴 정도로 야무지고 날카로운 목소리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철(鐵) : 1. [화학] 주기율표의 8족 금속 원소의 하나. 은백색의 고체로, 적철광·자철석·황철광 따위에서 얻는다 2. = 철사(鐵絲) 3. = 번철(燔鐵)

쇠 : 1. ‘철(鐵)’을 일상적으로 이르는 말 2. 광물에서 나는 온갖 쇠붙이를 통틀어 이르는 말 3. = 열쇠 4. = 자물쇠 5. ‘돈’을 속되게 이르는 말 6. ‘자석’을 속되게 이르는 말 7. 풍물놀이에서 쓰는 꽹과리나 징



  한자말 ‘철’하고 한국말 ‘쇠’를 잘 헤아려야겠습니다. 한국말사전은 ‘쇠’라는 한국말을 풀잇자리마다 “속되게 이르는 말”이라고 붙이는데, 이는 올바르지 않습니다. 사전부터 이런 풀이를 보이니, 사람들도 ‘쇠’를 쓰기보다는 한자 ‘철’을 써야 하는구나 하고 여기고 말아요. ‘철근’이라면 “→ 쇠막대. 쇠작대”라고 하면 됩니다. ‘철’도 “→ 쇠”로 다룰 수 있는 사전이 되기를 바랍니다.



자음(子音) : [언어] 목, 입, 혀 따위의 발음 기관에 의해 구강 통로가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히는 따위의 장애를 받으며 나는 소리 ≒ 닿소리·부음

닿소리 : [언어] = 자음(子音)



  한국말 ‘닿소리’를 곁다리로 다루는 사전 얼개입니다. ‘자음’을 “→ 닿소리”로 다루거나 사전에서 털어낼 노릇입니다. 뜻풀이는 ‘닿소리’에서 해야 맞습니다.



알몸 : 1. 아무것도 입지 않은 몸 ≒ 나신·나체·맨몸·전라 2. 재산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누드(nude) : 1. 회화, 조각, 사진, 쇼 따위에서 사람의 벌거벗은 모습. ‘알몸’으로 순화 2. [미술] 인간, 신, 악마 등의 인간적인 모습을 벌거벗은 모습으로 표현한 회화. ‘나체’, ‘나체 미술’로 순화

나체(裸體) : = 알몸



  사전에는 ‘알몸·누드·나체’가 뒤섞여 나옵니다. 더욱이 ‘누드’는 ‘나체’로 고쳐쓰라고도 나오는데, ‘나체’는 다시 ‘알몸’으로 고쳐쓰도록 이끌지요. ‘나신·나체·전라’ 같은 한자말을 굳이 써야 할까요? ‘알몸’하고 ‘맨몸’을 알맞게 살펴서 쓰도록 이끌 노릇입니다.



보다 : 1. 눈으로 대상의 존재나 형태적 특징을 알다

관찰하다(觀察-) :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하여 자세히 살펴보다

살펴보다 : 1. 두루두루 자세히 보다

주시하다(注視-) : 1. 어떤 목표물에 주의를 집중하여 보다 2. 어떤 일에 온 정신을 모아 자세히 살피다

지켜보다 :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다



  ‘보다’라고 짧게 말해도 되는데 ‘관찰·주시’ 같은 한자말이 자꾸 사전에 나옵니다. 그런데 사전은 ‘관찰·주시’를 올림말로 다루면서도 뜻풀이가 매우 엉성합니다. ‘살펴보다 = 자세히 보다’를 뜻한다는데, ‘관찰·주시 = 자세히 살펴보다(살피다)’로 다루면 겹말이지요. ‘관찰’은 “→ 살펴보다”로, ‘주시’는 “→ 지켜보다”로 고쳐 줄 노릇입니다.



보상(報償) : 1. 남에게 진 빚 또는 받은 물건을 갚음 2. 어떤 것에 대한 대가로 갚음

갚다 : 1. 남에게 빌리거나 꾼 것을 도로 돌려주다 2. 남에게 진 신세나 품게 된 원한 따위에 대하여 그에 상당하게 돌려주다

돌려받다 : 빌려주거나 빼앗겼거나 주었던 것을 도로 갖게 되다



  ‘보상’이라는 낱말은 “→ 갚다. 돌려주다. 도로 주다”로 다루면 됩니다. 그런데 ‘갚다’를 “도로 돌려주다”로 풀이하면서 겹말풀이입니다. 사전 뜻풀이를 손질해야겠습니다.



생일날(生日-) : 생일이 되는 날

생일(生日) : 세상에 태어난 날. 또는 태어난 날을 기념하는 해마다의 그날 ≒ 생세일

생세일(生世日) : = 생일(生日)

생세(生世) : 세상에 살아 있음. 또는 세상에 남

난날 : x

태어난날 : x



  ‘생일날’은 겹말입니다. 이런 겹말은 사전에서 털어야 합니다. 사전을 더 살피면 ‘생세일·생세’ 같은 한자말까지 있습니다. 이러면서 ‘난날·태어난날’은 아직도 올림말로 없어요. 한국말을 너무 깔보는 사전입니다. ‘생일날·생일·생세일’은 모두 “→ 난날. 태어난날”로 다루면 좋겠습니다.



타의(他意) : 1. 다른 생각. 또는 다른 마음 2.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의견

딴생각 : 1. 미리 정해진 것에 어긋나는 생각 2.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다른 데로 쓰는 생각

딴마음 : 1.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다른 것을 생각하는 마음 ≒ 객심·딴속·외심·타지(他志) 2. 처음에 마음먹은 것과 어긋나거나 배반하는 마음 ≒ 딴속·외심·이도(異圖)·이심(異心)

다른생각 : x

다른마음 : x



  사전에 ‘딴마음’이 오르지만 ‘타의’를 비롯한 갖가지 한자말도 뒤따라 오릅니다. 우리는 ‘딴마음·땅생각·딴속’이란 낱말에다가 ‘다른생각·다른마음’ 같은 낱말을 찬찬히 가려서 쓰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잔말은 틀림없이 털어내고

[오락가락 국어사전 39] ‘짐’인가 ‘하물·화물’인가



  한국말사전에 한국말 아닌 잔말이 무척 많은 오늘날입니다. 갖가지 말을 두루 담으려 한다면, 이때에는 한국말사전 아닌 백과사전 얼개로 담을 노릇이요, 한국말사전은 한국말을 제대로 다루어 쓰도록 이끌어야지 싶어요. 두 갈래 사전이 엉성하게 섞이면서 말은 말대로 흐리멍덩하고, 살림은 살림대로 어수선하지 싶습니다. 말틀을 제대로 세울 적에 자질구레한 부스러기를 걷어낼 수 있고, 자잘한 것을 털어낸 사전이라면 매우 알찰 테지요.



짐 : 1.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하여 챙기거나 꾸려 놓은 물건 ≒ 하물(荷物) 2. 맡겨진 임무나 책임 3. 수고로운 일이나 귀찮은 물건 4. 한 사람이 한 번 지어 나를 만한 분량의 꾸러미를 세는 단위

하물(荷物) : = 짐. ‘짐’으로 순화

화물(貨物) : [경제] 운반할 수 있는 유형(有形)의 재화나 물품을 통틀어 이르는 말

짐배 : 짐을 실어 나르는 배 ≒ 복물선·복선(卜船)·하선(荷船)

화물선(貨物船) : 화물을 실어 나르는 배 ≒ 화선(貨船)



  사전은 ‘짐’을 풀이하며 ‘하물’을 비슷한말이라며 붙이지만, ‘하물’은 ‘짐’으로 고쳐쓰라고 다룹니다. 그렇다면 ‘짐’이라는 낱말에 이 한자말을 비슷한말로 붙일 까닭이 없겠지요. 이밖에 짐을 실어 나르는 배라면 ‘짐배’이면 되고, ‘화물선’은 “→ 짐배”로 다루면 될 노릇입니다. ‘복물선·복선·화선’ 같은 한자말은 모두 털어내어도 됩니다.



연중행사(年中行事) : 해마다 일정한 시기를 정하여 놓고 하는 행사

연례행사(年例行事) : 해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행사

한해일 : x

해잔치 : x

해살림 : x



  해마다 꾸준히 하는 일이란 무엇일까요? 이런 일을 한자말로는 ‘연중행사·연례행사’로 다루는구나 싶은데, 이런 한자말만 사전에 실을 노릇이 아니라, 이를 한국말로 담아낼 만한 ‘한해일·해잔치·해살림’을 얼마든지 새말로 지어 사전에 실을 수 있습니다.



커닝(cunning) : 시험을 칠 때 감독자 몰래 미리 준비한 답을 보고 쓰거나 남의 것을 베끼는 일. ‘부정행위’로 순화

부정행위(不正行爲) : 올바르지 못한 행위

훔쳐보기 : x

훔쳐쓰기 : x

베껴쓰기 : x

몰래보기 : x

cheat : 1. 속이다, 사기 치다 2. (시험·경기 등에서) 부정행위를 하다[속임수를 쓰다] 3. 바람을 피우다, 부정을 저지르다

カンニング(cunning) : 커닝; 시험 때의 부정 행위



  ‘커닝’은 일본을 거쳐 들어온 영어라고 할 만합니다. 몰래 베끼거나 훔치는 짓을 영어로는 ‘cheat’라 하니까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은 ‘커닝’을 올림말로 삼고 ‘부정행위’로 고쳐쓰라고 다뤄요. 이보다는 ‘커닝·부정행위’모두 “→ 훔쳐보기. 훔쳐쓰기. 베껴쓰기. 몰래보기”쯤으로 다루면서, 이 네 낱말 ‘훔쳐보기·훔쳐쓰기·베껴쓰기·몰래보기’를 새롭게 올림말로 삼아야지 싶습니다.



맵다 : 1. 고추나 겨자와 같이 맛이 알알하다 2. 성미가 사납고 독하다 3. 날씨가 몹시 춥다 4. 연기 따위가 눈이나 코를 아리게 하다 5. 결기가 있고 야무지다

모질다 : 1. 마음씨가 몹시 매섭고 독하다 2. 기세가 몹시 매섭고 사납다 3. 참고 견디기 힘든 일을 능히 배기어 낼 만큼 억세다 4. 괴로움이나 아픔 따위의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다

사납다 : 1. 성질이나 행동이 모질고 억세다 2. 생김새가 험하고 무섭다 3. 비, 바람 따위가 몹시 거칠고 심하다 4. 상황이나 사정 따위가 순탄하지 못하고 나쁘다 5. 음식물 따위가 거칠고 나쁘다

독하다(毒-) : 1. 독기가 있다 2. 맛, 냄새 따위의 정도가 지나치게 심하고 자극적이다 3. 마음이나 성격 따위가 모질다 4. 의지가 강하다

독(毒) : 1. 건강이나 생명에 해가 되는 성분 2. 독성을 가진 약제. 극약보다 독성이 한층 강하여 극히 적은 양으로도 사람이나 동물의 건강이나 생명을 해칠 수 있다 = 독약 3. 사납고 모진 기운이나 기색 = 독기 4. 좋고 바른 것을 망치거나 손해를 끼침. 또는 그 손해 = 해독

독기(毒氣) : 1. 독의 기운 2. 사납고 모진 기운이나 기색

독성(毒性) : 1. 독이 있는 성분 ≒ 독력(毒力) 2. 독한 성질 3. [생물] 병원균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 숙주에서 나타나는 증상의 심각성을 이른다



  ‘맵다’라는 낱말은 ‘사납다·독하다’로 이어지고, ‘사납다’는 ‘모질다·억세다·험하다·거칠다·심하다·나쁘다’로 이어지고, ‘모질다’는 ‘매섭다·독하다·사납다·억세다·심하다’로 이어지고, ‘독하다(毒-)’는 ‘심하다·모질다·강하다’로 이어집니다. 가만히 따지면 어느 낱말도 풀이를 안 한 셈입니다. 모두 다른 낱말로 돌림·겹말풀이를 한 얼개입니다. ‘독기·독성’도 매한가지이지요. 뜻풀이가 안 된 이런 낱말을 처음부터 다시 풀이하기도 해야 할 테고, ‘독하다’는 “1. 다치게 하거나 목숨을 빼앗을 만하다 2. → 사납다. 매섭다. 모질다. 맵다”로 다루면서, 한국말 ‘사납다·모질다·맵다’를 비롯한 여러 낱말(매섭다·억세다·거칠다)도 제대로 풀이해야겠습니다.



잔- : ‘가늘고 작은’ 또는 ‘자질구레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잡-(雜) : 1. ‘여러 가지가 뒤섞인’ 또는 ‘자질구레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2. ‘막된’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외마디 한자말 ‘잡(雜)’을 사전에 올리자면 “→ 잔. 막” 이렇게 다룰 만합니다. ‘잡놈·잡초’ 같은 낱말은 ‘잔놈·잔풀’로 손질하도록 이끌어 줄 수 있어요. ‘잡스럽다 → 자잘하다. 자질구레하다’로 손질하도록 이끌 만하고요.



각가지(各-) : 각기 다른 여러 가지 ≒ 각항

갖가지 : ‘가지가지’의 준말

가지가지 : 이런저런 여러 가지

가지 : 1. 사물을 그 성질이나 특징에 따라 종류별로 낱낱이 헤아리는 말

각종(各種) : 온갖 종류. 또는 여러 종류 ≒ 각색

종류(種類) : 1. 사물의 부문을 나누는 갈래 ≒ 종(種)·종속(種屬)

갈래 : 1. 하나에서 둘 이상으로 갈라져 나간 낱낱의 부분이나 계통



  ‘각가지·각종’은 “→ 갖가지. 가지가지”로 다루면 됩니다. ‘종류’는 “→ 갈래”로 다루면 되고요. ‘가지’ 풀이를 보면 “종류별로 낱낱이 헤아리는”이라 적는데, 이는 겹말풀이입니다. “갈래로 헤아리는”이나 “낱낱으로 헤아리는”으로 적어야 올바릅니다.



분명(分明) : 틀림없이 확실하게

확실하다(確實-) : 틀림없이 그러하다

틀림없다 : 조금도 어긋나는 일이 없다

어긋나다 : 1. 잘 맞물려 있는 물체가 틀어져서 맞지 아니하다 2. [식물] 식물의 잎이 마디마디 방향을 달리하여 하나씩 어긋나게 나다 3. 기대에 맞지 아니하거나 일정한 기준에서 벗어나다 4. 서로의 마음에 틈이 생기다 5. 방향이 비껴서 서로 만나지 못하다

틀어지다 : 1. 어떤 물체가 반듯하고 곧바르지 아니하고 옆으로 굽거나 꼬이다 2. 꾀하는 일이 어그러지다 3. 본래의 방향에서 벗어나 다른 쪽으로 나가다 4. 마음이 언짢아 토라지다 5. 사귀는 사이가 서로 벌어지다



  ‘분명’은 겹말풀이를 하고, ‘확실하다 = 틀림없다’이니 ‘분명·확실’은 “→ 틀림없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그런데 ‘틀림없다’를 ‘어긋나다’로 다루고, ‘어긋나다’는 ‘틀어지다’로 다루고, ‘틀어지다’는 ‘어그러지다’로 다루는 돌림풀이입니다. 이런 돌림풀이를 찬찬히 가다듬어야겠어요.



원인(原因) : 어떤 사물이나 상태를 변화시키거나 일으키게 하는 근본이 된 일이나 사건 ≒ 원유(原由)

근본(根本) : 1. 초목의 뿌리 2. 사물의 본질이나 본바탕

시작(始作) : 어떤 일이나 행동의 처음 단계를 이루거나 그렇게 하게 함. 또는 그 단계

까닭 : 일이 생기게 된 원인이나 조건 ≒ 소이(所以)



  “근본이 된 일”에서 ‘근본’이란 ‘뿌리’나 ‘바탕’을 가리킵니다. 어떤 일에서 뿌리나 바탕이라면 ‘처음’을 가리키고, 이는 한자말로 ‘시작’이지요. 뜻이나 결을 헤아리면 “원인이자 시작”은 겹말입니다. 두 한자말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쓰거나 “모든 병이 싹튼 뿌리이다”나 “모든 병이 싹튼다”나 “모든 병이 비롯한다”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사전을 더 살피면 ‘까닭’을 ‘원인’으로 풀이하고, ‘원유·소이’ 같은 한자말이 비슷한말이라며 나오지만, ‘원유·소이’는 사전에서 덜 만하고 ‘원인’은 “→ 까닭”으로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자탄(咨歎/咨嘆) : 한숨을 쉬며 한탄함 ≒ 자차(咨嗟)

한탄(恨歎/恨嘆) : 원통하거나 뉘우치는 일이 있을 때 한숨을 쉬며 탄식함. 또는 그 한숨

탄식(歎息/嘆息) : 한탄하여 한숨을 쉼. 또는 그 한숨

한숨 : 근심이나 설움이 있을 때, 또는 긴장하였다가 안도할 때 길게 몰아서 내쉬는 숨 ≒ 대식(大息)·태식(太息)



  ‘한탄’은 “한숨을 쉬며 탄식”을 가리킨다니 돌림·겹말풀이에다가, ‘탄식’은 “한탄하여 한숨을 쉼”이라 하니 돌림·겹말풀이예요. 한자말 ‘자탄·한탄·탄식’은 모두 사전에서 덜어낼 만합니다. ‘한숨’ 한 마디이면 넉넉합니다. 따로 사전에 실어야 한다면 “→ 한숨”으로 다뤄야겠지요. 그런데 ‘한숨’을 풀이하며 두 가지 한자말을 비슷한말이라며 붙이는데, ‘대식·태식’은 쓸 일이 없으니 털어냅니다.



지방질(脂肪質) : 1. 성분이 지방으로 된 물질 2. [의학] 지방을 많이 함유하는 체질(體質) ≒ 기름질

지방(脂肪) : [생물] 지방산과 글리세롤이 결합한 유기 화합물. 상온에서 고체의 형태이며, 생물체에 함유되어 있다. 동물에서는 피부밑·근육·간 따위에 저장되며, 에너지원이지만 몸무게가 느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 굳기름·지고(脂膏)

기름질(-質) : [의학] = 지방질

기름 : 1. 물보다 가볍고 불을 붙이면 잘 타는 액체. 약간 끈기가 있고 미끈미끈하며 물에 잘 풀리지 않는다. 동물의 살, 뼈, 가죽에 엉기어 있기도 하고 식물의 씨앗에서 짜내기도 하는데, 원료에 따라서 빛깔과 성질이 다르고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2. ‘석유’를 달리 이르는 말 3. 기계나 도구의 움직임이 부드럽게 되도록 마찰 부분에 치는 미끈미끈한 액체 4. 얼굴이나 살갗에서 나오는 끈기 있는 물질

굳기름 : [생물] = 지방(脂肪)

물기름 : 물처럼 묽은 기름. 흔히 끈기 있고 된 포마드에 상대하여 동백기름 같은 머릿기름을 이르는 말이다



  이 나라에 ‘지방’이란 한자말이 갓 들어올 무렵 ‘굳기름’으로 고쳐쓰면 좋겠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처음에는 이처럼 고쳐서 쓰기로 했지만, 군사독재 정권이 들어선 뒤로 이 말씨가 묻혔습니다. 그런데 ‘굳기름’이라 하지 않아도 ‘기름’이란 낱말이 ‘지방’을 나타낼 수 있어요. 큰 얼거리로 ‘물 같은 기름’하고 ‘덩어리가 된 기름’이 있되, ‘물기름·굳기름’으로 가를 만해요. 사전풀이에서는 이 대목을 찬찬히 살펴서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지방’ 같은 한자말을 쓰더라도 ‘굳기름’을 알맞게 쓰는 길을 나란히 밝힐 노릇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두고두고 물려줄 말밭

[오락가락 국어사전 38] 낱말을 살리는 첫길



  우리 사전은 오늘을 사는 우리가 오늘 쓰는 낱말을 찬찬히 살펴서 알뜰히 건사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뒷사람한테 고이 물려주어 말살림을 북돋우는 밑틀로 삼아요. ‘앙갚음’ 한 마디이면 넉넉할 텐데, 웬 한자말을 줄줄이 붙여야 할까요? 한국말사전은 왜 ‘낱말’이란 낱말은 풀이를 안 할까요? ‘엿보다’하고 나란히 놓을 ‘몰래보다’를 올림말로 삼아서, 말씀씀이를 북돋우는 길을 열 수 있지 않을까요?



앙심(怏心) : 원한을 품고 앙갚음하려고 벼르는 마음 ≒ 앙(怏)

앙갚음 : 남이 저에게 해를 준 대로 저도 그에게 해를 줌 ≒ 반보(反報)·반보(返報)·보구(報仇)·보복(報復)·보수(報讐)·보원(報怨)·복구(復仇)·복보수

보복(報復) : = 앙갚음



  앙갚음을 하려는 마음이 ‘앙심’이라고 풀이하는데, ‘앙갚음’을 한자말로 옮기니 ‘앙심’일 뿐이지 싶습니다. ‘앙심’은 “→ 앙갚음”으로 다루면 되어요. ‘앙갚음’이라는 낱말에 비슷한말이라며 여덟 가지 한자말을 붙이는데, 모두 털어낼 만합니다.



낱말 : [언어] = 단어(單語)

단어(單語) : [언어] 분리하여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말이나 이에 준하는 말. 또는 그 말의 뒤에 붙어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말. “철수가 영희의 일기를 읽은 것 같다.”에서 자립적으로 쓸 수 있는 ‘철수’, ‘영희’, ‘일기’, ‘읽은’, ‘같다’와 조사 ‘가’, ‘의’, ‘를’, 의존 명사 ‘것’ 따위이다 ≒ 낱말·어사(語詞)

어사(語詞) : [언어] 1. = 서술어 2. = 단어

말마디 : 1. 말의 토막 2. [언어] = 어절(語節)

어절(語節) : [언어] 문장을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마디. 문장 성분의 최소 단위로서 띄어쓰기의 단위가 된다 ≒ 말마디·문절(文節)

문절(文節) : [언어] = 어절(語節)

어휘(語彙) : 1. 어떤 일정한 범위 안에서 쓰이는 단어의 수효. 또는 단어의 전체 2. [언어] 어떤 종류의 말을 간단한 설명을 붙여 순서대로 모아 적어 놓은 글 ≒ 사휘(辭彙)



  한국말사전은 ‘낱말’을 제대로 풀이하지 않고 “= 단어”로 다루니 얄궂습니다. ‘단어’를 “→ 낱말”로 다루면서 뜻풀이를 붙일 노릇입니다. ‘어사·문절·어절’ 같은 한자말은 “→ 말마디’로 다루면 되고, ‘말마디’ 뜻풀이를 손질해야지 싶어요. ‘어휘’는 “→ 낱말. 말밭. 말무리”로 다루면 됩니다.



개성(個性) : 다른 사람이나 개체와 구별되는 고유의 특성 ≒ 개인성

천차만별(千差萬別) : 여러 가지 사물이 모두 차이가 있고 구별이 있음

구별(區別) :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차이가 남. 또는 성질이나 종류에 따라 갈라놓음

차이(差異) : 서로 같지 아니하고 다름. 또는 그런 정도나 상태



  ‘개성’하고 ‘천차만별’은 뜻풀이가 겹치는데, ‘구별’이란 한자말하고 돌림풀이가 됩니다. 네 한자말을 살피면 모두 ‘다르다’를 나타내는 셈이에요. ‘개성’은 “다른 모습”으로 풀어내면 되고, ‘천차만별·구별·차이’는 “→ 다르다. 가르다”로 다룰 만합니다.



오수(午睡) : = 낮잠

오수(汚水) : = 구정물

낮잠 : 낮에 자는 잠 ≒ 오수(午睡)·오침·주침(晝寢)

구정물 : 1. 무엇을 씻거나 빨거나 하여 더러워진 물 ≒ 오수(汚水) 2. 헌데나 종기 따위에서 고름이 다 빠진 뒤에 흘러나오는 물



  한자를 다르게 적는 한자말 ‘오수’인데, 이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덜 만합니다. 그런데 ‘낮잠’을 풀이하며 다른 한자말을 비슷한말로 더 붙여요. 이런 한자말은 다 털어내면 좋겠어요.



열매살 : = 과육(果肉)

과육(果肉) : 1. 열매에서 씨를 둘러싸고 있는 살. ‘열매살’로 순화 ≒ 열매살 2. 과일과 고기를 아울러 이르는 말



  열매에 있는 살이라면 ‘열매살’일 테지요. 사전은 ‘과육’을 ‘열매살’로 고쳐쓰라 하면서 정작 ‘열매살’을 풀이하지 않습니다. ‘과육’은 “→ 열매살”로 다루고 뜻풀이를 손질해야겠습니다.



염탐(廉探) : 몰래 남의 사정을 살피고 조사함

엿보다 : 1. 남이 보이지 아니하는 곳에 숨거나 남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여 대상을 살펴보다 2. 잘 보이지 아니하는 대상을 좁은 틈 따위로 바라보다 3. 잘 드러나지 아니하는 마음이나 생각을 알아내려고 살피다 4. 어떤 사실을 바탕으로 실상을 미루어 알다 5. 무엇을 이루고자 온 마음을 쏟아서 눈여겨보다 6. 음흉한 목적을 가지고 남의 것을 빼앗으려고 벼르다

몰래보다 : x



  몰래 본다면 ‘엿보다’예요. ‘염탐’은 “→ 엿보다”로 다룰 노릇입니다. 더 헤아린다면 ‘몰래보다’도 올림말로 삼아서 ‘엿보다·몰래보다’가 어떻게 결이 다른가를 짚을 수 있습니다.



천년만년(千年萬年) : = 천만년

천만년(千萬年) : 아주 오랜 세월 ≒ 천년만년·천만세(千萬歲)

오래오래 : 시간이 지나는 기간이 매우 길게

두고두고 : 여러 번에 걸쳐 오랫동안

오랫동안 : 시간상으로 썩 긴 동안

오래 : 시간이 지나가는 동안이 길게

오래도록 : 시간이 많이 지나도록

길이길이 : 아주 오래도록

길이 : 오랜 세월이 지나도록



  오랜 나날을 가리킬 적에는 ‘오래오래·오랫동안·오래도록’을 쓰면 되어요. ‘천년만년·천만년·천만세’ 같은 한자말은 사전에서 털어낼 수 있고, 꼭 실어야 한다면 “→ 오래오래. 오랫동안. 오래도록”으로 다루면 됩니다.



키 : 1. 사람이나 동물이 똑바로 섰을 때에 발바닥에서 머리 끝에 이르는 몸의 길이 ≒ 몸높이·신장(身長) 2. 식물이나 수직으로 세워진 물체의 높이

신장(身長/身丈) : = 키

몸높이 : = 키



  ‘신장’이란 한자말은 “→ 키”로 다루면 되어요. 사전은 ‘몸높이’를 “= 키”로만 다룹니다만, 두 낱말이 다른 결을 밝혀 주면 좋겠습니다.



불철주야(不撤晝夜) : 어떤 일에 깊이 빠져서 조금도 쉴 사이 없이 밤낮을 가리지 아니함. ‘밤낮없이’로 순화 ≒ 야이계주·주이계야

밤낮없이 : 언제나 늘

야이계주(夜以繼晝) : = 불철주야

주이계야(晝而繼夜) : = 불철주야



  밤낮을 가리지 않으니 ‘밤낮없이’예요. ‘불철주야’는 “→ 밤낮없이”로 다루면 됩니다. 그런데 사전에 ‘야이계주·주이계야’를 비슷한말이라며 올림말로 싣는군요. 두 한자말은 털어낼 노릇이에요. 그리고 ‘밤낮없이’ 뜻풀이를 손질해 주면 좋겠습니다.



초행길(初行-) : = 초행(初行)

초행(初行) : 1. 어떤 곳에 처음으로 감 2. 처음으로 가는 길 ≒ 초행길·생로(生路)·첫길

첫길 : 1. 처음으로 가 보는 길. 또는 막 나서는 길 2. 시집가거나 장가들러 가는 길

처음길 : ‘초행길’의 북한어

첫걸음 : 1. 목적지를 향하여 처음 내디디는 걸음 ≒ 제일보 2. 어떤 일의 시작 ≒ 제일보·첫걸음마 3. 어떤 곳에 처음 감

첫마실 : x



  처음으로 가니 ‘첫길’이에요. ‘초행’은 “→ 첫길. 처음길. 첫걸음. 첫마실”로 다루거나 사전에서 털어낼 만합니다. ‘초행길’ 같은 겹말은 사전에서 털어내고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