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416] 복작복작



  풀벌레가 북적북적

  들풀이 복작복작

  나는 가만히 귀를 기울여



  온누리는 사이좋게 어우러집니다. 서울이라서 더 복작거리지 않고, 시골이라서 조용하지 않습니다. 서울은 자동차하고 건물에다가 사람들로 복작거릴 테고, 시골은 풀 꽃 나무에다가 풀벌레 바람 별이 복작거립니다. 우리는 서울살이를 노래로 여길 수 있고, 시골살림을 노래로 삼을 수 있습니다. 갖은 악기를 두들기는 노래를 즐길 수 있고, 아무 악기를 다루지 않으면서 짓고 나누는 숲을 고스란히 노래로 누릴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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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15] 어느 것



  내 것이 맞아

  네 것도 맞아

  다만, 다 가지렴



  ‘내 것’'이라는 대목을 내려놓을 수 있을 적에 비로소 바꾸고, 하나씩 바꾸다가 어느 날 모두 새롭게 깨어나는 길로 가는구나 하고 느껴요. 그런데 쉬운 이름이나 안 쉬운 이름이 어디에 있겠어요? 모두 때를 맞추어 우리한테 저마다 기쁜 숨결로 찾아온 이름이지 싶어요. 삶이랑 보금자리에 언제나 즐거운 노래가 인다면, 그러니까 우리 스스로 우리 삶하고 보금자리에 나긋나긋 즐겁게 노래를 불러서 누릴 수 있으면 어느 것이든 모두 아름답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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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14] 좋아하는 대로



  좋아하는 대로 하고

  기뻐하는 대로 하고

  사랑하는 대로 하지



  좋아하지 않는데 하면 얼마나 힘들까요. 다만, 좋아하지 않아도 어떤 일을 하되 마음을 차분히 다스릴 수 있다면, 좋거나 나쁘거나 대수롭지 않으면서 늘 새롭게 배울 수 있구나 하고 느낄 만합니다. 기뻐하지 않는데 해야 하면 얼마나 고될까요. 기쁠 만하지 않다면 처음부터 씩씩하게 손사래를 치면서 안 할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사랑하지 않는데 한다면 서로 속이는 짓이 되는구나 싶어요. 마음에 깊이 사랑이 샘솟는 결을 헤아려서 하기에 비로소 함께 꽃처럼 피어나지 싶습니다. 2018.8.24.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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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13] 몸짓



  즐거우니까 즐거워

  시무룩하니까 시무룩하지

  오늘이 모레이고 어제야



  어릴 적에 꽃샘추위라는 말만 들었는데 마흔 살 넘은 뒤에 잎샘추위라는 말을 처음 듣고 화들짝 놀랐어요. 추위는 꽃샘뿐 아니라 잎샘도 한다고, ‘봄샘추위’라든지 ‘가을샘더위’처럼 얼마든지 삶을 새롭게 읽어서 새말을 지을 만하구나 하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이러면서 더 생각해 보았어요. 추울 때 추운 까닭은 춥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더울 때 더운 까닭은 덥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리라 하고요. 말장난이 아닌 삶이라고 느끼는데, 즐거우니까 즐겁고 서운하니까 서운해요. 반가우니까 반갑고 고마우니까 고맙습니다. 어떠하기를 바라는 대로 몸짓을 합니다. 몸짓을 하는 대로 우리 마음이 됩니다. 2018.8.23.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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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12] 학습지



  학습지를 푼대서

  여러 나라 말을 배운 대서

  더 낫거나 나쁘지 않아



  무엇을 하기에 더 낫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무엇을 할 적에는 그저 ‘무엇을 할’ 뿐입니다. 돈을 벌기에 더 낫지 않고, 돈을 안 벌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잘생겼기에 더 낫지 않고, 못생겼기에 나쁘지 않습니다. 이쪽이든 저쪽이든 그저 이쪽하고 저쪽일 뿐이에요. 무엇을 하든 ‘무엇을 하며 무엇을 느껴서 배우고 새롭게 한 걸음 내딛는 삶으로 가느냐’를 읽을 줄 알면 됩니다. 2018.8.21.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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