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석줄시

[시로 읽는 책 441] 짓는 말



  꾸짖으면 다치지

  얘기하면 숨쉬고

  그러나 모두 노래



  꾸짖는 말은 마음을 다치는 길로 갑니다. 이야기로 짓는 말은 마음을 살찌우는 길로 갑니다. 마음을 다치는 길로 가기에 나쁜 말일까요? 마음을 살찌우기에 좋은 말일까요? 얼핏 보자면 좋거나 나쁘다고 가를 만하지만, 그저 다른 두 길을 마주하면서 새롭게 생각할 뿐입니다. 들려주는 사람은 얘기하는 말씨여도 듣는 사람은 꾸짖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들려주는 사람은 꾸짖는 말씨인데 듣는 사람은 얘기하는 따사로운 눈빛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그저 노래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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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40] 드러내는 마음



  마음껏 드러내지

  사랑껏 나타내지

  살림하는 그대로



  마음껏 드러내면 됩니다. 굳이 감추거나 가려야 하지 않습니다. 마음껏 드러낼 이 마음은 언제나 사랑이라는 바탕이면 됩니다. 사랑이 아닌 마음이라면, 굳이 드러내지 마셔요. 꿈을 심는 사랑이라는 마음이 아닐 적에는 “표현할 자유”란 말을 주워섬기지 마셔요. 살림을 짓는 꿈을 심는 사랑이라는 마음일 적에는 “표현받지 않을 권리와 자유”를 살뜰히 돌볼 줄 압니다. 참마음이 아닌 그대가 외치는 “표현할 자유”는 부질없어요. 그대가 아무 말이나 생각이나 느낌이든 다 나타내려 한다면, 그저 막짓일 뿐 자유가 아니랍니다. 사랑이 없는 몸짓이나 글이나 말은 터럭만큼도 자유 곁에 못 오거든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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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9] 껍데기 책



  옷을 입자

  이 몸을 돌보자

  껍데기 쓰지 말고



  겉모습을 꾸미려고 옷을 입을까요? 때로는 그럴 수 있겠지요. 그러나 겉을 꾸미려고 옷을 입기보다는 스스로 즐거우니 옷을 입을 적에 나비처럼 가볍게 날아오르는 몸짓이 될 테지요. 겉을 꾸며서 남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옷이라면 나비걸음이나 나비몸짓하고는 멀어질 만하지 싶습니다. 글씨라는 옷을 입힌 이야기도 매한가지요, 책으로 태어나는 이야기도 똑같다고 느껴요. 굳이 그럴듯한 껍데기를 씌울 까닭이 없습니다. 기쁨이라는 옷을, 사랑이라는 노래를, 꿈이라는 빛을 우리 몸에 씌울 적에 아름답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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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석줄시

[시로 읽는 책 438] 페미니즘



  ‘니즘’은 잊으렴

  ‘살림’을 ‘사랑’하렴

  그러면 다 어깨동무야



  아이를 낳아서 돌보기 앞서까지는 어린이한테 페미니즘을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까 하는 대목을 생각했다면, 아이를 낳아서 돌본 뒤로는 어린이한테 페미니즘은 하나도 안 가르칠 만하다고 깨달았어요. ‘니즘’이란 없어도 되더군요. 오로지 ‘살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어버이가 즐겁게 살아가면, 아이들은 저절로 어깨동무하는 길을 익혀요. 보수이건 진보이건 대단하지 않고, 페미니즘은 몰라도 되어요. 우리는 즐겁게 손을 잡고 활짝 웃는 아름다운 하루를 나눌 줄 알면 되는구나 싶어요. 함께 살림을 지으면 돼요. 같이 사랑을 일구면 돼요. 서로 돌볼 줄 아는 슬기로운 눈빛으로 맑게 꿈꾸면 다 되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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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437] 금밭



  여기는 모래밭

  저기는 금밭

  거기는 노래밭



  모래밭에 발을 디뎌 보면, 모래밭에서 두 손으로 모래를 파서 이모저모 지어 보면, 이 모래는 참 금가루 같네 싶곤 합니다. 바람을 쐬고 햇볕을 쬐며 물살이 어루만져서 어느새 샛노랗게 피어나는 모래알이란, 더없이 이쁜 금가루라 할 만하구나 싶어요. 바닷가나 냇가 모래밭에서 노는 아이들이 온통 모래를 뒤집어쓴 모습을 바라보노라면 “이야, 우리 아이들이 금빛순이 금빛돌이가 되었구나!” 하는 말이 절로 솟아납니다. 모래밭은 금밭이 되고, 이 금밭은 어느새 노래밭이 됩니다. 노래밭은 놀이밭이면서 신나는 이야기밭이에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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