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92] 말솜씨



  하늘빛이 고우니 하늘 닮은 말

  바닷빛이 너르니 바다 같은 말

  네 사랑과 함께 내 사랑 싣는 말



  서로 마음을 열 수 있다면, 말을 못 할 만한 사람은 없으리라 느껴요. 서로 마음을 열 수 없기에, 자꾸 겉치레 같은 말이 불거지는구나 하고 느껴요. 마음을 열어 사귀는 사이라면, 겉으로 추켜세우는 말을 할 까닭이 없지요. 마음을 안 열고 지내면서 꿍꿍이나 뒷셈을 따지려 하니, 자꾸 겉으로만 추켜세우는 말이 터져요. 말솜씨가 떨어지는 사람이나, 말솜씨가 빼어난 사람은 따로 없습니다. 하늘을 닮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고, 바다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며, 너와 내가 어우러지는 사랑으로 말을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4348.2.9.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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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91] 물결



  파랗게 오르락내리락 춤추면서

  해맑게 가슴으로 젖어드는

  물결 빛깔



  물에 결이 있습니다. 살에 결이 있고, 숨에도 결이 있습니다. 그리고, 꿈에 결이 있어요. 이와 함께 마음결과 사랑결이 있습니다. 말에도 결이 있으며, 글에도 결이 있어요. 결을 헤아릴 수 있으면 우리 가슴으로 어떤 빛깔이 젖어들면서 아름답게 피어나는가를 읽을 수 있습니다. 4348.2.6.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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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90] 끌어들인다


  노래하는 내 곁에 노래하는 새
  춤추는 내 곁에 춤추는 바람
  꿈꾸는 내 곁에 꿈꾸는 동무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즐겁게 누리면 몸이 아프지 않아요. 그런데, 좋아하는 먹을거리를 누리다가도 ‘당뇨병’ 같은 이름을 떠올리면 참말 이러한 것이 찾아와요. 좋아하니까 먹는다기보다, 내 몸이 바라기에 먹을 뿐이고, 어느 것을 먹든 즐겁게 여겨서 맞아들이면, 내 몸은 늘 아름답고 튼튼할 수 있어요. ‘몸에 아주 좋다는 먹을거리’를 먹기에 몸이 튼튼하거나 아름답거나 좋지 않아요. 어느 것을 먹더라도 내 마음이 어떠한가에 따라서 달라져요. 이러한 결을 바라볼 수 있을 때에, 비로소 깨어납니다. 4348.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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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89] 길은 늘 하나



  너와 내가 있는 이곳에

  날마다 해가 뜨고 바람이 부니

  너와 내가 걷는 길은 같네.



  나는 내 길을 걷고, 너는 네 길을 걷습니다. 서로 다른 길입니다. 두 사람은 다른 길을 걷지만, 이 지구별에서 함께 사는 이웃이면서, 날마다 똑같이 햇볕을 쬐고 바람을 마십니다. 엇갈리는 길이로구나 싶은데 어느 날 두 사람이 만납니다. 엇갈리는 길을 거닐며 지구를 한 바퀴 도니까 서로 만나요. 빗물은 구름을 타고 날다가 냇물을 타고 흐릅니다. 바다를 가로질러 이곳저곳 드나듭니다.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삶을 일구지만, 다 다른 삶은 모두 사랑과 꿈이라는 대목에서 곱게 만납니다. 4348.1.11.해.ㅎㄲㅅㄱ


(최종규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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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88] 오늘까지



  아이와 마주앉아 묵은절

  해와 달을 바라보며 묵은절

  우리 보금자리에서 묵은절



  스스로 해야 할 일이 있기에 오늘까지 여러 가지를 하나하나 겪으며 지내리라 느껴요. 그러니, 이제껏 다른 것을 하느라 보낸 나날을 잘 돌아보면서 오늘을 그리면, 이제부터 모든 길이 슬기롭게 열리리라 생각해요. 왜냐하면, 오늘까지 누린 삶은 앞으로 누릴 삶으로 나아갈 바탕이고 거름이면서 발판이거든요. 오늘부터 새롭게 거듭나서 살아갈 수 있거든요. 섣달그믐에 해님과 달님을 보면서 묵은절을 합니다. 4347.12.31.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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