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609 : 짓고 건축하고



마을회관을 재건축하거나 학교 식당을 짓고

→ 마을회관을 다시 짓거나 학교 식당을 짓고

→ 마을회관을 새로 올리거나 학교 식당을 짓고


재건축하다(再建築-) : 기존에 있던 건축물을 허물고 다시 세우거나 쌓아 만들다

짓다 : 1. 재료를 들여 밥, 옷, 집 따위를 만들다



  한자말로 ‘건축한다’고 할 적에는 집이나 건물을 ‘짓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집이나 건물을 ‘짓는’ 모습을 놓고는 ‘올리다’나 ‘세우다’ 같은 낱말을 쓰기도 합니다. ‘재건축하다 = 다시 짓다’가 될 터이니, 보기글처럼 겹말 얼거리로 쓰기보다는 앞뒤 모두 ‘짓다’라는 낱말을 써 주면 한결 나아요. 앞뒤를 다르게 쓰고 싶다면 앞쪽에서는 ‘올리다’나 ‘세우다’를 써 볼 수 있어요. 더 헤아린다면, ‘다시짓기’나 ‘새로짓기’ 같은 낱말을 새롭게 쓸 만합니다. 굳이 ‘재건축’만 전문 낱말로 삼아야 하지 않습니다. 2016.10.5.물.ㅅㄴㄹ



마을회관을 재건축하거나 학교 식당을 짓고 학교를 보수했다

→ 마을회관을 다시 세우거나 학교 식당을 짓고 학교를 고쳤다

→ 마을회관을 새로 올리거나 학교 식당을 짓고 학교를 손질했다

《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조규희 옮김-카카오》(자연과생태,2014) 95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608 : 증가 증대 늘어나다



생산량 증가가 수입 증대를 의미하는 … 카카오 재배가 늘어날수록

→ 생산량이 는다고 벌이가 는다는 뜻은 … 카카오 재배가 늘어날수록

→ 생산량이 는다고 벌이가 는다는 뜻은 … 카카오를 더 기를수록


증가(增加) : 양이나 수치가 늚

증대(增大) : 양이 많아지거나 규모가 커짐. 또는 양을 늘리거나 규모를 크게 함

늘어나다 : 1. 부피나 분량 따위가 본디보다 커지거나 길어지거나 많아지다 2. 본디보다 더 넉넉해지다



  한자말 ‘증가’나 ‘증대’는 모두 ‘늘다·늘리다’를 가리킵니다. 이 같은 한자말하고 한국말 ‘늘어나다’를 섞어서 쓰는 보기글인데, ‘늘다·늘어나다’라는 낱말만 써도 넉넉합니다. 이 자리에서는 ‘더’라는 낱말을 써서 앞뒤를 다르게 해 볼 수 있기도 합니다. ‘늘어난다’고 할 적에는 “더 있다”나 “더 기른다”나 “더 나온다”는 뜻이 되기 때문입니다. 2016.10.5.물.ㅅㄴㄹ



생산량 증가가 반드시 수입 증대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세계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면 카카오 가격이 하락한다. 카카오 재배가 늘어날수록 가난으로 귀결되는

→ 생산량이 는다고 반드시 벌이가 는다는 뜻도 아니다. 세계시장이 꽉 차면 카카오 값이 떨어진다. 카카오를 더 기를수록 가난해지고 마는

→ 더 거둔다고 반드시 더 번다는 뜻이 되지도 않는다. 세계시장이 꽉 차고 말면카카오 값이 떨어진다. 카카오를 기르는 곳이 늘어날수록 가난해지는

《안드레아 더리·토마스 쉬퍼/조규희 옮김-카카오》(자연과생태,2014) 8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607 :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빛

→ 어슴푸레한 빛

→ 흐린 빛

→ 어렴풋한 빛


희미하다(稀微-) : 분명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

어렴풋하다 : 1. 기억이나 생각 따위가 뚜렷하지 아니하고 흐릿하다 2. 물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아니하고 흐릿하다 3.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다 4. 잠이 깊이 들지 아니하고 의식이 있는 듯 만 듯 하다 5. 빛이 환하지 아니하고 희미하다

어슴푸레하다 : 1.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어둑하고 희미하다 2. 뚜렷하게 보이거나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고 흐릿하다 3. 기억이나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희미하다

흐릿히다 : 조금 흐린 듯하다

흐리다 : 5. 분명하지 아니하고 어렴풋하다



  한자말 ‘희미하다’는 ‘어렴풋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어렴풋하다’를 찾아보면 ‘흐릿하다’나 ‘희미하다’로 풀이해요. 보기글은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빛”이라 나오는데, ‘어슴푸레하다’를 찾아보면 ‘흐릿하다’나 ‘희미하다’로 풀이해요. 더욱이 ‘흐리다·흐릿하다’를 찾아보면 ‘어렴풋하다’로 풀이하니, 아주 뒤죽박죽으로 돌림풀이예요. 이 말 저 말 함부로 섞지 말고, ‘어슴푸레하다’ 한 가지를 쓰든 ‘흐릿하다’너 ‘어렴풋하다’나 ‘흐리다’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써야겠습니다. 2016.10.4.불.ㅅㄴㄹ



나뭇등걸 위에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빛을 내는 조그만 동물이 보였다

→ 나뭇등걸에 서서 어슴푸레 빛을 내는 조그만 동물이 보였다

→ 나뭇등걸에 앉아 흐릿하게 빛을 내는 조그만 짐승이 보였다

《카를로 콜로디/김홍래 옮김-피오키오》(시공주니어,2004) 7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606 : 생각 상상



온갖 생각과 상상들이

→ 온갖 생각과 꿈이

→ 온갖 생각이

→ 온갖 생각과 그림이


생각 : 1. 사람이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2. 어떤 사람이나 일 따위에 대한 기억 3.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4.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음 5.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상상해 봄

상상(想像) :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봄

그리다 : 2. 생각, 현상 따위를 말이나 글, 음악 등으로 나타내다 4. 상상하거나 회상하다



  한자말 ‘상상’은 우리가 하는 ‘생각’ 가운데 한 가지를 나타냅니다. 한국말사전 뜻풀이를 살펴본다면, ‘생각 5 = 상상’이라 할 만합니다. 그래서 “온갖 생각과 상상”이라 하면 겹말인 얼거리예요. 굳이 이처럼 쓰기보다는 “온갖 생각”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때로는 “온갖 생각과 꿈”이나 “온갖 생각과 그림”이라 할 만해요. 흔히 “상상의 나래를 편다” 같은 말을 쓰지만, 이는 “생각 나래를 편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생각 5 = 상상’으로 풀이하고, ‘상상 = 그려 봄’으로 풀이하다가, ‘그리다 = 상상하다’로 풀이하면, 이러한 돌림풀이는 어찌해야 하나요? 2016.10.4.불.ㅅㄴㄹ



피노키오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과 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피노키오는 상상의 나라를 헤매며

→ 피노키오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과 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피노키오는 꿈나라를 헤매며

→ 피노키오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과 그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피노키오는 꿈나라를 헤매며

《카를로 콜로디/김홍래 옮김-피오키오》(시공주니어,2004)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겹말 손질 605 : 표정과 얼굴



얼굴은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 얼굴은 험상궂었지만

→ 우락부락한 얼굴이었지만

→ 우락부락한 낯빛이었지만


표정(表情) : 마음속에 품은 감정이나 정서 따위의 심리 상태가 겉으로 드러남

얼굴 : 4. 어떤 심리 상태가 나타난 형색(形色)

얼굴빛 :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나 빛깔

낯빛 : 얼굴의 빛깔이나 기색

형색(形色) : 2. 얼굴빛이나 표정

기색(氣色) : 1. 마음의 작용으로 얼굴에 드러나는 빛



  겉으로 드러나는 마음을 한자말로 ‘표정’이라 합니다. 이러한 뜻으로 ‘얼굴’이나 ‘얼굴빛·낯빛’ 같은 낱말을 써요. 그러니 “얼굴은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얼굴’이나 ‘표정’ 가운데 한 낱말만 골라서 써야지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더 살펴보니 ‘얼굴’을 풀이하며 ‘형색’이라는 한자말을 쓰고, ‘낯빛’을 풀이하며 ‘기색’이라는 한자말을 써요. ‘형색 = 얼굴빛이나 표정’으로 풀이하고, ‘기색 = 얼굴에 드러나는 빛’으로 풀이해요. 곧 ‘형색 = 표정이나 표정/얼굴빛이나 얼굴빛’으로 풀이한 꼴이요, ‘기색 = 얼굴빛’으로 풀이한 꼴이니, 여러모로 돌림풀이나 겹말풀이가 됩니다. 2016.10.4.불.ㅅㄴㄹ



얼굴은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제페토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 우락부락한 낯빛이었지만 제페토 할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 얼굴은 우락부락했지만 제페토 할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카를로 콜로디/김홍래 옮김-피오키오》(시공주니어,2004) 4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