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607 :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빛

→ 어슴푸레한 빛

→ 흐린 빛

→ 어렴풋한 빛


희미하다(稀微-) : 분명하지 못하고 어렴풋하다

어렴풋하다 : 1. 기억이나 생각 따위가 뚜렷하지 아니하고 흐릿하다 2. 물체가 뚜렷하게 보이지 아니하고 흐릿하다 3. 소리가 뚜렷하게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다 4. 잠이 깊이 들지 아니하고 의식이 있는 듯 만 듯 하다 5. 빛이 환하지 아니하고 희미하다

어슴푸레하다 : 1. 빛이 약하거나 멀어서 어둑하고 희미하다 2. 뚜렷하게 보이거나 들리지 아니하고 희미하고 흐릿하다 3. 기억이나 의식이 분명하지 못하고 희미하다

흐릿히다 : 조금 흐린 듯하다

흐리다 : 5. 분명하지 아니하고 어렴풋하다



  한자말 ‘희미하다’는 ‘어렴풋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어렴풋하다’를 찾아보면 ‘흐릿하다’나 ‘희미하다’로 풀이해요. 보기글은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빛”이라 나오는데, ‘어슴푸레하다’를 찾아보면 ‘흐릿하다’나 ‘희미하다’로 풀이해요. 더욱이 ‘흐리다·흐릿하다’를 찾아보면 ‘어렴풋하다’로 풀이하니, 아주 뒤죽박죽으로 돌림풀이예요. 이 말 저 말 함부로 섞지 말고, ‘어슴푸레하다’ 한 가지를 쓰든 ‘흐릿하다’너 ‘어렴풋하다’나 ‘흐리다’ 가운데 하나만 골라서 써야겠습니다. 2016.10.4.불.ㅅㄴㄹ



나뭇등걸 위에 희미하고 어슴푸레한 빛을 내는 조그만 동물이 보였다

→ 나뭇등걸에 서서 어슴푸레 빛을 내는 조그만 동물이 보였다

→ 나뭇등걸에 앉아 흐릿하게 빛을 내는 조그만 짐승이 보였다

《카를로 콜로디/김홍래 옮김-피오키오》(시공주니어,2004) 7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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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06 : 생각 상상



온갖 생각과 상상들이

→ 온갖 생각과 꿈이

→ 온갖 생각이

→ 온갖 생각과 그림이


생각 : 1. 사람이 머리를 써서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2. 어떤 사람이나 일 따위에 대한 기억 3.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4.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음 5.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상상해 봄

상상(想像) : 실제로 경험하지 않은 현상이나 사물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그려 봄

그리다 : 2. 생각, 현상 따위를 말이나 글, 음악 등으로 나타내다 4. 상상하거나 회상하다



  한자말 ‘상상’은 우리가 하는 ‘생각’ 가운데 한 가지를 나타냅니다. 한국말사전 뜻풀이를 살펴본다면, ‘생각 5 = 상상’이라 할 만합니다. 그래서 “온갖 생각과 상상”이라 하면 겹말인 얼거리예요. 굳이 이처럼 쓰기보다는 “온갖 생각”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때로는 “온갖 생각과 꿈”이나 “온갖 생각과 그림”이라 할 만해요. 흔히 “상상의 나래를 편다” 같은 말을 쓰지만, 이는 “생각 나래를 편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그나저나 ‘생각 5 = 상상’으로 풀이하고, ‘상상 = 그려 봄’으로 풀이하다가, ‘그리다 = 상상하다’로 풀이하면, 이러한 돌림풀이는 어찌해야 하나요? 2016.10.4.불.ㅅㄴㄹ



피노키오의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과 상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피노키오는 상상의 나라를 헤매며

→ 피노키오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과 꿈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피노키오는 꿈나라를 헤매며

→ 피노키오 머릿속에는 온갖 생각과 그림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피노키오는 꿈나라를 헤매며

《카를로 콜로디/김홍래 옮김-피오키오》(시공주니어,2004) 5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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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05 : 표정과 얼굴



얼굴은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 얼굴은 험상궂었지만

→ 우락부락한 얼굴이었지만

→ 우락부락한 낯빛이었지만


표정(表情) : 마음속에 품은 감정이나 정서 따위의 심리 상태가 겉으로 드러남

얼굴 : 4. 어떤 심리 상태가 나타난 형색(形色)

얼굴빛 :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이나 빛깔

낯빛 : 얼굴의 빛깔이나 기색

형색(形色) : 2. 얼굴빛이나 표정

기색(氣色) : 1. 마음의 작용으로 얼굴에 드러나는 빛



  겉으로 드러나는 마음을 한자말로 ‘표정’이라 합니다. 이러한 뜻으로 ‘얼굴’이나 ‘얼굴빛·낯빛’ 같은 낱말을 써요. 그러니 “얼굴은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처럼 쓰면 겹말입니다. ‘얼굴’이나 ‘표정’ 가운데 한 낱말만 골라서 써야지요.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더 살펴보니 ‘얼굴’을 풀이하며 ‘형색’이라는 한자말을 쓰고, ‘낯빛’을 풀이하며 ‘기색’이라는 한자말을 써요. ‘형색 = 얼굴빛이나 표정’으로 풀이하고, ‘기색 = 얼굴에 드러나는 빛’으로 풀이해요. 곧 ‘형색 = 표정이나 표정/얼굴빛이나 얼굴빛’으로 풀이한 꼴이요, ‘기색 = 얼굴빛’으로 풀이한 꼴이니, 여러모로 돌림풀이나 겹말풀이가 됩니다. 2016.10.4.불.ㅅㄴㄹ



얼굴은 험상궂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제페토 할아버지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 우락부락한 낯빛이었지만 제페토 할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 얼굴은 우락부락했지만 제페토 할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카를로 콜로디/김홍래 옮김-피오키오》(시공주니어,2004) 4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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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04 : 죽은 이유와 사인



아기가 죽은 이유 … 사인에 대해

→ 아기가 죽은 까닭 … 죽은 까닭을

→ 아기가 죽은 까닭 … 왜 죽었는지를

→ 아기가 죽은 까닭 … 어쩌다 죽었는지를


사인(死因) : 죽게 된 원인



  “죽은 까닭”을 한자말로 적으니 ‘사인’이 됩니다. 보기글처럼 앞쪽에서는 “죽은 이유”라 하다가 뒤쪽에서는 ‘사인’이라 하면 겹말이에요. 앞뒤 모두 “죽은 까닭”으로 쓰면 되고, 뒤쪽에서는 다르게 쓰고 싶다면 “왜 죽었는지”나 “어쩌다 죽었는지”나 “어떻게 죽었는지”나 “무슨 까닭으로 죽었는지”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10.4.불.ㅅㄴㄹ



켈리는 아기가 죽은 이유에 대한 애초의 설명이 부정확한 것으로 드러나고, 의사들이 아기의 사인에 대해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알았을 때

→ 켈리는 아기가 죽은 까닭을 놓고 처음부터 설명이 옳지 않았다고 드러나고, 의사들이 아기가 어쩌다 죽었는지를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줄 알았을 때

→ 켈리는 아기가 죽은 까닭을 놓고 처음부터 옳게 밝히지 못했다고 드러나고, 의사들이 아기가 왜 죽었는지를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줄 알았을 때

《앤 더글러스/존 R.서스먼/황근하 옮김-다시 아기를 기다리며》(삼인,2010) 2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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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603 : 암묵적인 침묵의 약속



암묵적인 침묵의 약속이

→ 암묵하는 약속이

→ 침묵하는 약속이

→ 말하지 않으려는 다짐이

→ 말하지 않는 다짐이

→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다짐이


암묵적(暗默的) : 자기의 의사를 밖으로 나타내지 아니한

침묵(沈默) : 1. 아무 말도 없이 잠잠히 있음 2. 정적(靜寂)이 흐름 3. 어떤 일에 대하여 그 내용을 밝히지 아니하거나 비밀을 지킴 4. 일의 진행 상태나 기계 따위가 멈춤



  내 뜻이나 생각을 밖으로 나타내지 않는다는 ‘암묵적’이요, 어떤 일을 놓고 줄거리나 생각을 밝히지 않는다는 ‘침묵’입니다. 두 한자말은 ‘말하지 않는’ 모습을 나타내요. 그러니 “암묵적인 침묵의 약속”은 겹말입니다.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하나만 골라서 “암묵하는 약속”이나 “침묵하는 약속”으로 손봅니다. 또는 “말하지 않으려는 다짐”이나 “아무것도 안 밝히려는 다짐”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6.10.4.불.ㅅㄴㄹ



이처럼 암묵적인 침묵의 약속이 지켜지고 있기에

→ 이처럼 아무 말도 않는 다짐이 지켜지기에

→ 이처럼 아무것도 안 밝히려는 다짐이 지켜지기에

《앤 더글러스/존 R.서스먼/황근하 옮김-다시 아기를 기다리며》(삼인,2010) 39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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