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여우 8
오치아이 사요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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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26



네가 내 마음을 읽는다면

― 은여우 8

 오치아이 사요리 글·그림

 강동욱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5.31.



  작은 새가 하늘을 날 적에 문득 올려다봅니다. 고운 소리로 노래하며 날아가기에 나도 모르게 고개가 절로 하늘로 갑니다. 작디작은 몸으로 재게 날갯짓을 하는 새가 바람을 가릅니다. 깃털은 무척 보드라우면서 가벼워 보입니다. 작은 새 깃털 너머로 하늘빛이 비칩니다.



“돌아오면 당신이 야단 좀 쳐! 검도 연습이나 빼먹고! 못해도 안 빼먹고 꾸준히 하는 게 유일한 장점이었는데!” “그냥 놔둬. 하루쯤 한숨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19쪽)

‘아직은 하고 싶은 일이 없지만, 일단은 눈앞에 있는 일을 해 나가야겠지. 그래야 당당히 가슴을 펴고 고백을 할 수 있을 테니까.’ (43쪽)



  새가 낳는 알은 대단히 작습니다. 커다란 새라면 알도 클 테지만, 참새나 제비나 박새나 콩새 같은 새는 몸집도 작고 알도 작으며 새끼는 더할 나위 없이 작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보기에 작을 뿐, 애벌레나 나비나 잠자리가 바라본다면 무척 클 테지요. 개미가 바라볼 적에도 새는 대단히 커요.


  개미는 사람을 생각할 수 있을까요? 벌은 사람을 바라볼 수 있을까요? 진딧물이나 반딧불이는 사람을 무엇으로 느낄까요?



“테츠가 그토록 토코 언니를 좋아하고 따르는데.” “그건 말이야, 마코토. 신의 사자는 내 소유물이 아니기 때문이야.” (134쪽)

“내가 죽으면 테츠로는 외톨이가 될 거야. 나는, 앞으로 천 년 동안 테츠로와 함께 살아갈 친구를 찾아 주고 싶어.” (142∼143쪽)



  오치아이 사요리 님이 빚은 만화책 《은여우》(대원씨아이,2015) 여덟째 권을 읽으면서 생각에 잠깁니다. 내가 네 마음을 읽는다면, 또는 네가 내 마음을 읽는다면, 우리 둘은 어떤 사이가 될까요. 서로 마음을 읽는 사이라면, 우리는 입으로 말을 할 일이 있을까요.


  마음하고 마음이 만나는 두 사람이라면, 참으로 아무 말을 하지 않고도 생각이 맞고 뜻이 맞으며 이야기가 맞으리라 느껴요. 마음하고 마음이 만나는 사이로 지내면, 글이나 책이나 문화나 문명이 없이도 얼마든지 기쁜 삶이 되면서 고운 사랑으로 피어날 만하리라 느껴요.



“인간은 남을 위해 행동하는 아주 특이한 생물이다. 그런 것도 몰라? 그러니까 너는 아직 꼬맹이인 거야!” (148쪽)

“긴은 훌륭한 사자네. 테츠로도 긴처럼 될 수 있을까.” “5백 년쯤 지나면 혹시 모르지.” “아하하.” (153쪽)



  경제발전을 해야 나라가 아름답지 않고, 사회발전을 이루어야 나라가 사랑스럽지 않습니다. 경제나 사회나 문화나 과학이나 교육이 아니라, 삶이 아름답게 흐르고 사랑이 곱게 피어날 수 있어야 합니다. 서로 아끼는 마음으로 만나서 경제나 사회를 다스릴 수 있어야 하고, 서로 돌보는 마음으로 어우러져서 문화나 과학을 가꿀 수 있어야지요.



“어쩌면 진짜 집이라는 건, 찾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눈에 보이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토코가 마음에 드는 곳으로 가 보자.” (164쪽)

“일본의 ‘신’이 ‘갓’이라고 하는 것도 다른 느낌이 드니까. 영어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고, 정확히 전달할 방법도 없고 말이지. 일본어에는 한 글자마다 의미가 있으니까. 그걸 그대로 전하고 싶달까.” (200쪽)



  첨단시설이 있는 집이기에 보금자리가 되지 않습니다. 비싼값을 들여서 장만한 집이기에 보금자리라고 하지 않습니다. 손꼽히는 학군이라거나 큰도시 한복판에 들어선 집이기에 보금자리가 될 만하지 않습니다.


  이야기꽃이 필 적에 집이면서 보금자리입니다. 사랑노래가 흐를 적에 집이면서 보금자리입니다. 서로 아끼면서 웃고 꿈꿀 수 있는 곳이 바로 집이면서 보금자리입니다. 4348.7.1.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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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슬란 전기 2 - 만화
아라카와 히로무 지음, 다나카 요시키 원작 / 학산문화사(만화)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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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31



전쟁이 남기는 이야기

― 아르슬란 전기 2

 다나카 요시키 글

 아라카와 히로무 그림

 김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4.12.25.



  전쟁이 남기는 이야기는 ‘전쟁영웅’ 이야기이거나 ‘전쟁피해’ 이야기입니다. 때로는 전쟁에서 지거나 이긴 이야기가 있고, 전쟁으로 땅을 잃거나 빼앗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역사책에는 전쟁 이야기가 꽤 넓은 자리를 차지합니다. 전쟁터에서 훈장을 가슴에 단 몇몇 이름난 장수 이름이 역사책에 나오고, 이름난 몇몇 장수를 거느린 임금 이름도 역사책에 나옵니다. 그런데,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들 이름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쟁에서 이긴 쪽이든 진 쪽이든, 여느 병사는 그저 목숨을 맡겨야 할 뿐, 아무것도 되지 못합니다.. 



“감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르슬란 전하. 저는 전하의 부군께 1만 닢이나 되는 금화를 받은 적이 있지요. 오늘 식사는 은화 한 닢도 못 되는 것이었습니다.” (11쪽)

“전하, 새삼스레 아뢰기도 부질없사오니, 부왕 폐하께서는 노예제도를 폐지하셔야 했습니다. 국가에게 학대를 받았던 자가 어떻게 국가를 위해 싸울까요?” (14쪽)



  《아르슬란 전기》(학산문화사,2014) 둘째 권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갑자기 등돌린 장수가 있어서 나라를 빼앗긴 이들이 있고, 이들은 힘과 슬기를 모아서 나라를 되찾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라’는 임금 자리에 앉아서 정치를 꾀한다는 사람만 바뀔 뿐, ‘나라를 버티는 바탕이 되는 사람들’은 언제나 그대로입니다.


  흙을 부치는 사람도 늘 그대로입니다. 나라에 세금을 바치는 사람도 늘 그대로입니다. 궁궐에서 밥을 짓는 사람도 늘 그대로입니다. 심부름꾼이 되거나 짐꾼이 되는 사람도 늘 그대로입니다.


  정치권력을 거머쥔 이들은 으레 명예나 종교를 내세웁니다. 정치권력을 거머쥔 이들은 지구별이 오직 한 사람 손으로 움직여야 하는 듯이 여깁니다. 다 다른 사람들이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사랑을 가꾸면서 어깨동무하는 길을 헤아리는 권력자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전쟁무기를 안 만들면서 다 함께 손을 맞잡으려고 마음을 기울이는 권력자는 그야말로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전쟁도 정치도 어차피 재가 되어 사라질 뿐. 후세에는 오로지 위대한 예술만이 남는 법입니다.” (17쪽)

“나는 루시타이아의 고명한 화가에게 죽은 모습을 그리게 하느니, 나르사스에게 살아 있는 모습을 그려 달라고 하고 싶다.” (40쪽)



  어느 모로 보아도 전쟁은 그저 전쟁입니다. 너를 죽이느냐 내가 죽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는 전쟁입니다. 네 것을 내가 빼앗느냐, 아니면 내 것을 네가 빼앗느냐 하는 갈림길에서 다투는 전쟁입니다.


  너랑 내가 이웃이라면 우리 둘 사이에 전쟁무기가 있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나랑 네가 이웃이라면 우리 둘 사이에 가시울타리를 쳐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우리가 다 함께 이웃이라면 서로 윽박지르거나 깎아내리는 짓을 해야 할 까닭이 없습니다.



“냉큼 죽여라. 네놈들의 신 따위에게 구원을 받느니 나는 지옥이든 어디든 가 주마. 그리고 그곳에서 네놈들의 신과 국가가 네놈들 자신의 잔인함에 잡아먹히는 모습을 지켜봐 주지!” (68쪽)

“절세까진 아니지만 미인을 죽이다니 무슨 짓이냐! 살아 있었으면 뉘우치고 나를 벌어먹여 줬을지도 모르는데. 나 원, 연약한 여자를 목 졸라 죽이고, 심지어 타고 넘기까지 하다니, 네가 말하는 ‘참된 정의’가 인간의 존엄을 타고 넘어가는 거냐?” (114쪽)



  둘이 서로 사랑하지 않으니 ‘이교도’라는 말을 합니다. 둘이 서로 아끼지 않으니 한쪽은 ‘노예’가 됩니다. 둘이 서로 보살피지 못하니 권력이 서고 계급에 따라 사람이 갈립니다.


  우리가 손에 칼을 쥐어야 한다면, 밥을 맛나게 짓도록 도마질을 하는 칼을 쥘 노릇입니다. 내가 너를 찌르거나 네가 나를 찌르는 칼놀림 때문에 칼을 쥐어야 하지 않습니다.기쁘게 웃으면서 즐겁게 노래할 수 있는 삶이 되도록, 총도 칼도 내려놓은 뒤, 호미와 쟁기를 씩씩하게 쥘 수 있어야 합니다. 삶을 지을 때에 사랑이 흐로고, 삶을 짓지 않을 때에 자꾸자꾸 싸움판이 벌어집니다.



“투항하게, 삼. 이알다바오트교로 개종하면 자네의 목숨도 지위도 보장해 주지.” “개가 인간의 지위를 운운하다니, 우습기 짝이 없구나!” (130쪽)

“보댕 놈, 저항도 못하는 사람을 괴롭히고 죽이기만 할 뿐, 전장에 나가 싸운 적도 없는 주제에, 왜 저런 놈이 목숨 걸고 싸운 우리보다 부와 권력을 더 마음껏 누리는지.” (183쪽)



  만화책으로 새롭게 태어난 《아르슬란 전기》는 전쟁이란 무엇인가를 참으로 낱낱이 보여줍니다. 전쟁이 어떤 구실을 하는지 하나하나 드러냅니다. 전쟁을 일으키는 이들은 으레 바보입니다. 전쟁을 내세워서 사람들을 홀리거나 들볶는 이들도 으레 바보입니다.


  전쟁터에서 사람을 많이 죽여서 ‘영웅’이 되거나 ‘훈장’을 받는다면, 이러한 영웅이나 훈장은 우리 삶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꿀 만한 바탕이 될까요.


  젊은 사내가 총이나 칼을 손에 쥐고 군사훈련을 받으니, 몸과 마음에 ‘폭력’이 자랍니다. 젊은 사내가 총이나 칼을 손에 쥐고는 이웃을 죽이고 또 죽이면서 제 목숨을 건사하다 보니, 자꾸자꾸 ‘폭력’에 무딘 바보로 나뒹굽니다.


  군대가 있기에 폭력이 있습니다. 전쟁이 도사리니 폭력이 안 멈춥니다. 전쟁무기가 득실거리니 폭력이 넘칩니다. 온누리에 군인이 바글거리니 폭력이 안 끊어집니다.


  젊은 사내는 총이나 칼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한손에는 호미를 쥐고, 다른 한손에는 연필을 쥘 노릇입니다. 한손으로는 사랑을 그리고, 다른 한손으로는 꿈을 지을 노릇입니다. 4348.6.28.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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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소년학급단 6
후지무라 마리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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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30



‘흙이 된 나뭇잎’은 무척 향긋하다

― 소년소녀학급단 6

 후지무라 마리 글·그림

 정효진 옮김

 학산문화사 펴냄, 2012.6.25.



  나무는 해마다 잎을 떨굽니다. 나뭇가지에서 바싹 마른 잎을 떨구기도 하고, 짙푸른 잎을 그냥 떨구기도 합니다. 때로는 거위벌레가 삭삭 갉느라 나뭇가지가 떨어지기도 합니다. 한 해 내내 나뭇잎이 나무 둘레로 떨어집니다. 그런데, 이 나뭇잎은 한 해가 지나면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나뭇잎은 어디로 사라질까요? 나뭇잎은 어디로 갈까요?


  나뭇잎이 떨어진 자리에는 지렁이랑 콩벌레랑 달팽이랑 개미랑 온갖 벌레가 깃듭니다. 무당벌레와 굼벵이가 나뭇잎이 쌓인 곳에서 한집살이를 하기도 합니다. 나뭇잎은 나무 둘레에 수북히 쌓이는데, 이 잎은 한 해 사이에 삭고 바스라지면서 새로운 모습이 됩니다. ‘잎’이라는 몸을 내려놓고 ‘흙’이라는 옷을 입습니다. 모든 나뭇잎은 한 해 사이에 새로운 흙으로 거듭납니다.



“하루카, 오늘 영 컨디션이 안 좋구나. 어디 아프냐?” “괘, 괜찮아요. 4점이나 내줘서 죄송합니다!” ‘생리 따위로 컨디션을 망쳤다간, 이래서 여자는 (야구가) 안 된다고 생각할 거야.’ (16쪽)

‘아직 여유가 있었어. 아직 시합할 수 있는데. 나, 에이스인데, 내가 먼저 시합을 포기했어.’ (28∼29쪽)



  후지무라 마리 님이 빚은 만화책 《소년소녀학급단》(학산문화사,2012) 여섯째 권을 읽으며 생각합니다. 이 만화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학교 야구부’입니다. 모든 주인공이 야구부는 아니나, 만화책 이야기를 이끄는 아이들이 야구부입니다. 이 가운데 하루카라는 가시내가 야구부에서 주전 투수요 타자입니다.


  하루카라는 가시내는 달거리를 모르던 때에는 언제나 거리낌없이 훈련을 함께 하고 경기를 같이 뜁니다. 그런데, 처음 달거리가 찾아오고 나서 크게 흔들립니다. 동무(모두 사내)들한테 이 일을 섣불리 밝히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아프다’고 할 수도 없고, 스스로 이도 저도 못하고 맙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모르는 채 홀로 슬픔에 젖습니다.



“엄마가 날 여자로 낳아서 그래! 남자로 낳아 줬으면 야구도 마음껏 할 수 있고, 코시엔도 갈 수 있었을 텐데, 왜 남자로 낳아 주지 않은 거야! 다시 낳아 줘!” (30∼31쪽)



  살아가는 기쁨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살아가는 보람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살며 누리는 사랑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살며 만나는 이웃이랑 동무도 사람마다 다릅니다.


  더 나은 기쁨이나 덜떨어지는 기쁨은 없습니다. 더 나은 보람이나 덜떨어지는 보람도 없어요. 사랑이나 이웃이나 동무도 모두 같아요. 어느 사랑을 놓고 더 낫다고 하지 않고, 어느 사랑을 가리켜 덜떨어진다고 하지 않아요.



“그때 겁먹지 말고 노력했다면 뭔가 변했을지도 모르는데, 넌 어떻게 할래? 야구를 계속할 거니? 아니면 여자라고 포기할래? 남자들과 야구를 하는 건 앞으로 점점 더 힘들어질 거야. 어떻게 할지는 전부 네가 결정할 일이지. 엄마를 탓해 봐야 아무 소용없잖아.” (38∼39쪽)



  가시내로 태어난 아이가 ‘야구나 다른 운동경기’를 마음껏 할 수 없을 적에, 이 아이가 느낄 벼랑이 얼마나 깊은지는 이 아이와 같은 자리에 서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습니다. ‘가시내끼리 야구를 하면 되잖아’ 하고 말한들, 이런 말로는 아픔이나 슬픔을 달래 주지 못합니다. 가시내로 태어나서 사내보다 솜씨나 재주가 훨씬 뛰어나서 운동경기를 더 잘한다 하더라도 사회나 제도나 규칙이나 편견 같은 울타리 때문에 가로막혀서, 그만 “남자로 다시 낳아 줘!” 하고 외치는 아이를 바라보아야 하는 어머니도 괴롭습니다.


  우리는 서로 어떤 길을 가야 즐거울까요. 우리는 다 함께 어떤 삶을 지어야 기쁠까요. 눈물이나 아픔이나 슬픔이 없는 삶이나 사회를 이룰 수 없는 노릇일까요. 성별에 따라서 이것과 저것을 꼭 나누어야 할까요. 성적에 따라서 이 학교와 저 학교를 굳이 갈라야 할까요. 계급이나 재산이나 신분으로 사람 사이를 얽매는 사회 틀거리를 그대로 두어야 할까요.



“그런 짓 하면 안 돼. 하루카를 좋아한다면, 남자라면, 좋아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어 줘야지!” (125쪽)



  ‘흙이 된 나뭇잎’은 무척 향긋합니다. 나는 맨손으로 ‘흙이 된 나뭇잎’을 훑습니다. 향긋한 냄새가 그윽히 퍼지는 ‘흙이 된 나뭇잎’을 두 손 가득 그러모아서 나무 둘레에 뿌립니다. 다시 나무한테 돌아가서 새롭게 나무를 살찌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해마다 우람하게 자라는 나무 둘레에 ‘흙이 된 나뭇잎’이 차곡차곡 새롭게 쌓이면서 다 함께 기쁘게 웃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되고, 어른은 짝을 만나서 새롭게 아이를 낳습니다. 새롭게 태어난 아이는 새롭게 자라서 새롭게 어른이 되며, 새롭게 어른이 된 아이는 다시금 새로운 짝을 만나서 새롭게 아이를 낳습니다.


  새롭게 흐르기에 삶입니다. 새롭게 이어가기에 사회요 문화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저마다 가슴에 기쁜 이야기를 담으면서 즐겁게 웃을 수 있기를 빌어 마지 않습니다. 4348.6.2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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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코형사 ONE코 10
모리모토 코즈에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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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21



힘들수록 쉬엄쉬엄 가는 삶

― 개코형사 ONE코 10

 모리모토 코즈에코 글·그림

 이지혜 옮김

 대원씨아이 펴냄, 2015.5.15.



  마을청소를 하는 새벽입니다. 다섯 시에 눈을 번쩍 뜹니다. 네 시 무렵부터 일어나서 고샅길에서 낫질을 할 생각이었으나 허리가 제때 펴지지 않아 한 시간을 더 누웠습니다. 어제 하루는 허리를 쓰는 일이 많다 보니 낮나절부터 끙끙거리면서 일했고,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우고 면소재지 철물점을 다녀오고 난 뒤에는 자리에 앉기도 힘들 만큼 허리가 굳었습니다.


  허리가 굳을 적에는 일을 쉬라는 뜻입니다. 쉬엄쉬엄 하거나 천천히 하라는 뜻입니다. 서둘러서 우지끈 뚝딱 끝낼 생각을 말라는 뜻입니다. 혼자서 다하려는 생각은 고이 내려놓으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허리가 굳어서 펴기 힘들 적에는 얼굴도 굳어서 펴기 힘듭니다. 몸을 움직일 적마다 찌릿찌릿하니, 이 찌릿찌릿한 기운에 사로잡혀서 얼굴을 저절로 찡그립니다. 아이들을 앞에 두고 얼굴을 찡그리다가 생각합니다. 허리가 굳을 때뿐 아니라, 발에 가시가 찔리거나 배가 고프거나 졸립거나 할 적에도 으레 얼굴을 찡그리기만 할 생각이니?



- “일단 죽은 사람은 없긴 한데, 누군가에게 습격이라도 당한 걸까요?” “음, 아니. 아마도 아닐걸. 아무래도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난 것 같군.” (9쪽)

- “자네는 경찰견 수준으로 코가 좋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아, 과장님, 그 말은 옳지 않아요. 물론 미하일 폰 알트 오펜바우어라면 라이벌로 인정할 수도 있지만, 웬만한 경찰견은 제 상대가 안 되죠.” (66쪽)



  모리모토 코즈에코 님이 빚은 만화책 《개코형사 ONE코》(대원씨아이,2015) 열째 권을 읽습니다. 모리모토 코즈에코 님이 빚는 만화는 ‘무겁지’ 않습니다. 줄거리도 가볍고, 이야기도 가벼우며, 그림결도 가볍고, 이 만화에 나오는 사람(주인공)도 한결같이 가볍습니다. 가볍게 웃고 노래하면서 삶을 누릴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짙게 밴 만화를 그리는구나 하고 느낍니다.


  《개코형사 OME코》에 나오는 ‘개코형사’라 하는 ‘ONE코’도 더할 나위 없이 가벼운 사람입니다. 입도 가볍고, 몸짓도 가벼우며, 생각도 가볍습니다. 이리하여, 언제나 어떤 일이든 쉽게 나아가는데, 쉽게 가는 만큼 쉽게 깨지기도 하고, 쉽게 어긋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형사라고 하지만, 나풀거리는 치마나 깡동한 치마를 입으면서 일하고, 머리카락도 치렁치렁 늘어뜨립니다. 사회에서 흔히 생각할 만한 형사 모습하고는 아주 동떨어집니다.



- “길바닥에 엎어치기를 당한 범인은 허리뼈가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해 하마터면 반신불수가 될 뻔했어요. 나는 그동안 과장님한테 하도 귀가 따갑게 잔소리를 들어서 한마디 해 주고 싶어. 과장님, 좀 지나치신 거 아닙니까?” (77쪽)

- “타무라 마로, 뭔가 정보를 전해 주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이러면 알 수가 없잖아. 냄새도 사라졌고, 인물을 특정할 수 있는 걸로 가져다줘야지.” (145쪽)



  가만히 보면, 형사라고 해서 우락부락하게 생겨야 하지 않습니다. 모든 형사가 사내여야 하지 않고, 모든 형사가 바지만 입어야 하지 않으며, 모든 형사가 ‘안 예쁘고 시커먼 옷’만 입어야 하지 않습니다. 형사로 일해도 나풀거리는 치마를 입거나 치렁거리는 머리를 늘어뜨릴 수 있습니다. 꼭 어떤 차림새를 해야 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맡은 일’을 즐겁게 잘 하면 됩니다.



- “타무라 마로는 몰래 여기 와서 스미요시 씨한테 밥을 얻어먹었군요.” “길냥이 같은 녀석이군.” “그리고 본 거예요. 범행을.” (163쪽)

- “저 녀석들 바보냐. 미행 중에 뭘 하는 거야.” “하지만 개똥 처리는 중요해요. 뭘 우선할지 고민되는 일이죠.” “이 경우는 미행이잖아. 누가 뭐래도!” (171쪽)



  일을 바쁘면서 고되게 하면 손하고 팔이 저리면서 힘이 빠지고 허리가 굳습니다. 바쁘면서 고되게 일을 하다 보면 웃을 일이 줄어듭니다. 아무래도 바쁘게 하자는 생각이나 고되다고 하는 느낌에 사로잡히기 때문입니다.


  문득 일손을 놓고 돌아봅니다. 왜 이렇게 스스로 빡빡하게 사나? 바쁜 일을 하더라도 노래하면서 할 수 있을 텐데, 고된 일을 하더라도 웃으면서 할 수 있을 텐데, 이 생각 저 생각을 가만히 해 봅니다.


  참말, 바쁘거나 고되게 일하는데에도 빙그레 웃으면서 노래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쁘니까 더 노래를 하면서 일하고, 힘드니까 더 웃으면서 일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일이 없을 때에만 노래할 수 있지 않습니다. 몸이 안 힘들 때에만 웃을 수 있지 않습니다. 삶을 기쁘게 맞아들여서 누릴 때에 노래와 웃음이 피어납니다. 삶을 아름답게 즐길 수 있을 때에 맑은 노래와 밝은 웃음이 터져나옵니다.


  가벼운 이야기로 웃음을 자아내는 만화책 한 권을 바라봅니다. 나는 아무래도 몸에서 힘을 빼고 가벼워져야 합니다. 아이들을 자전거에 태워 마실을 할 적에 다리힘이 풀려도 노래하듯이, 언제 어디에서나 노래하고 웃는 마음으로 거듭나야겠습니다. 4348.6.2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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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안녕, 소르시에 1~2 - 전2권
호즈미 지음, 조은하 옮김 / 애니북스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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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책 즐겨읽기 528



모든 삶을 아름답게 담은 고흐 그림

― 안녕, 소르시에 1∼2

 호즈미 글·그림

 조은하 옮김

 애니북스 펴냄, 2014.11.7.



  호즈미 님이 빚은 만화책 《안녕, 소르시에》(애니북스,2014)는 ‘고흐 형제’를 다룹니다. 화가로 살던 무렵에는 그림이 널리 사랑받지 못했지만, 죽어서 이 땅을 떠난 뒤에는 그림이 아주 널리 사랑받은 고흐입니다. 《안녕, 소르시에》를 그린 호즈미 님은 ‘왜 죽고 난 뒤에야 이렇게 널리 사랑받는 화가가 되었을까?’ 하는 실마리를 풀어 보려고 이모저모 생각을 기울입니다. 참말 어떻게 죽고 난 뒤에야 그림이 널리 알려질 수 있을까요?


  그런데, 그림을 그린 고흐 님이 아니더라도, 퍽 많은 이들이 죽고 난 뒤에 비로소 사랑을 받습니다. 한창 씩씩하게 한길을 걸을 적에는 가난하고 힘겨운 삶이었다면, 죽고 난 뒤에는 그림값이 치솟아서 ‘배 곯을 일’이 없습니다. 죽었으니 배 곯을 일이 있을 수는 없습니다만, 배를 곯던 때에 그림 한 장이 제대로 사랑받아서 팔릴 수 있었으면, 문화나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요. 창작하는 사람은 가난한 삶을 누려야 마음이 안 바뀌면서 곧게 한길을 걷는가요? 창작하는 사람은 돈을 많이 벌거나 이름값을 크게 얻으면 창작하는 마음을 잃고 바보스럽게 되는가요?



“우리 화가들은 자신의 눈에 비친 세상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사람들은 그걸 보고 감동하는 거잖아?” “그렇지.” “애걔? 그럼 네 형의 그림은 어떻게 봐야 해? 기쁨과 환희뿐만 아니라 슬픔이나 고독까지도 이토록 생생하게 그렸는데, 이런 그림을 보고 누가 감동을 느낄 수 있단 거지?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매춘부 그림만 해도 솔직히 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인생이란 기쁨이 있으면 슬픔도 있는 게 당연하지 않나?” (7∼8쪽)




  고흐라는 화가뿐 아니라, 밀레라는 화가도 살림돈을 얻는 일이 몹시 벅찼습니다. 고흐도 밀레도 이녁이 죽은 뒤에 이녁 그림을 바라보는 눈길이 아주 크게 달라졌습니다. 왜 사람들 눈길은 이 화가들이 손에 붓을 쥐어 종이에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을 적에는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왜 사람들 눈길은 이 화가들이 더는 손에 붓을 쥘 수 없을 때라야 ‘아름다운 그림’이라고 여길까요.


  널리 알려지기도 했는데, 고흐는 밀레 그림을 즐겁게 ‘베껴 그리기(모사)’를 했습니다. 흙빛을 사랑으로 빚는 아름다운 숨결이 밀레 그림마다 흐른다고 여기면서, 밀레 그림을 다시 그리고 또 그리고 새롭게 그려서, 고흐 스스로 손끝에 담을 ‘흙빛을 사랑으로 빚는 아름다운 숨결’을 갈고닦으려고 했습니다.


  가만히 보면, 사람은 살빛이 흙빛을 닮습니다. 시골사람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으레 흙빛 손이요 발이며 낯입니다. 흙을 일구고, 흙으로 집을 지으며, 흙에서 난 것을 먹으니, 아무래도 흙빛 살결이 되리라 느낍니다. 너른 숲이나 멧골에 깃들면, 숲흙이나 멧흙은 까무잡잡합니다. 잘 삭은 흙은 새까맣기도 합니다. 그런데, 살결이 하얀 사람이 있습니다. 서양사람이라서 백인이 아니라, 손에 흙을 만질 일이 없이 살던 사람이 살갗이 하얗습니다. 또는 허옇다고 할까요. 흙을 알고 흙하고 살 적에는 까무잡잡한 살빛이라면, 흙을 모르고 흙하고 등질 적에는 허연 살빛입니다.


  이리하여, 그림을 그릴 적에 흙을 흙빛 그대로 마주하면서 그릴 수 있으면, 하늘을 그릴 적에 하늘을 하늘빛 그대로 마주하면서 그릴 수 있습니다. 별을 별빛 그대로 마주하고, 바람을 바람빛 그대로 마주하지요. 꽃송이와 나무에 흐르는 기운을 읽고, 사람마다 마음으로 흐르는 숨결을 읽는다면, 이 모든 기운과 숨결을 그림으로 고이 담습니다. 고흐라는 화가가 담으려고 한 빛이나 빛깔이나 빛결이라면, 바로 이 대목, ‘흙을 비롯한 모든 목숨을 사랑으로 빚는 아름다운 손길’로 짓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빈센트 형에겐, 살아 있는 것 그 자체가 아름다움이야.” (9쪽)

“상상이 돼? 화를 내지 않는 사람 눈엔 이 세상이 어떻게 비쳐질는지.” “아니, 상상이 안 돼.”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거지. 분노가 없으니까 반발심이 없어. 편견도 없고, 질투도 없어.” (11쪽)



  만화책 《안녕, 소르시에》를 보면, 이 만화를 그린 호즈미 님은 고흐 형제 가운데 형은 ‘미움이나 부아’가 하나도 없이 착하고 너른 마음이라고 말합니다. 고흐 형제 가운데 동생은 형이 이런 마음이 되어서는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없다’고 여겼으리라 하는 생각을 보여줍니다. 다만, 만화책 《안녕, 소르시에》는 사람들이 흔히 아는 이야기나 역사를 그대로 그리지 않습니다. 만화가로서 생각날개(상상)를 뻗어서 ‘어쩌면 이런 일이 있지 않았을까?’라든지 ‘어쩌면 정작 이런 일이 있었으나,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뒤바뀌지 않았을까?’ 같은 수수께끼를 내놓습니다.


  사람들이 알 수 있는 참은 몇 가지 안 될 만합니다.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와 얽혀서 우리가 알 수 있는 이야기는 몇 가지 안 됩니다. 투탕카멘이나 단군을 놓고 몇 가지 이야기나 알 수 있을까요? 고구려에서 땅을 넓혔다고 하는 광개토대왕이지만, 막상 이분이 어떤 마음이요 생각이며 사랑인가 하는 대목뿐 아니라, 어떤 말을 들려주었는가 같은 대목도 우리가 오늘날 알기는 아주 어렵습니다. 거의 모든 이야기는 생각날개를 펼쳐서 하나하나 그립니다. 먼 옛날에 흐르던 삶을 오늘 이곳에서 되새길 적에는 저마다 다른 생각날개대로 받아들이기 마련입니다.




“우와, 조셉 아저씨네는 잘됐는데, 요한은 안됐네.” “그럴까? 살다 보면 이런저런 일이 생기는 거야. 난 전부 멋진 일이라 생각해.” (38쪽)

‘넌 그림을 그리는 게 신이 내게 주신 재능이라 했지만, 정말 그런지 아닌지 솔직히 난 아직도 잘 모르겠어. 하지만 딱 한 가지, 분명히 깨달은 사실이 있어. 신이 내게 주신 진짜 선물은, 바로 너라는 거야.’ (118∼119쪽)



  만화책 《안녕, 소르시에》는 고흐 형제 가운데 동생이 꾀한 일 때문에 형이 널리 알려지고 사랑받았다는 줄거리를 보여줍니다. 틀리지 않는 이야기라 할 수 있습니다. 화가인 형한테는 늘 동생이 따순 마음으로 지켜 주었기에 붓을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만화책에 나오는 말처럼, 동생은 형한테 ‘하늘이 내린 재주’가 있다고 여길 만한데, 이와 맞물려 만화책에 나오는 다른 말처럼, 형은 동생이라는 사람(넋, 목숨, 숨결)이야말로 ‘하늘이 내린 선물’이라고 여기지 않았으랴 싶습니다. 그리고, 이 지구별에서 태어나고 죽는 모든 사람은 저마다 ‘하늘이 내린 선물’이고 ‘하늘이 베푼 사랑’이라고 여길 수 있다고 느껴요.


  고흐 그림은 모든 삶을 아름답게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고흐 형제가 바라본 온누리는 저마다 ‘하늘이 내린 선물’과 같고 ‘하늘이 베푼 사랑’으로 이루어졌다고 여길 만했으리라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나(내 목숨)도 선물이고 너(네 목숨)도 선물입니다. 나도 사랑이고 너도 사랑입니다. 작은 돌멩이도 선물이자 사랑이요, 우람한 나무도 선물이자 사랑입니다.


  서로서로 선물이면서 사랑이라고 느끼는 자리에서는 미움이나 전쟁이 깃들지 않습니다. 서로서로 사랑이면서 선물이라고 여기는 자리에서는 웃음과 평화가 감돕니다. 서로서로 선물이면서 사랑이 될 때에는, 우리 손에 붓이 들리면 아름다운 그림이 태어나고, 우리 손에 악기가 들리면 아름다운 노래가 태어납니다.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나, 머잖아 고흐 형제처럼 사랑받을 화가나 작가나 사진가가 새롭게 깨어나리라 봅니다. 비록 이 땅에 태어나서 사는 동안 책 몇 권 안 팔리는 작가라 하더라도, 스스로 아름다운 사랑과 꿈으로 한길을 걷는다면, 죽은 뒤에 알려진다고 하더라도 온누리에 두루 아름다운 이야기를 퍼뜨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참도 거짓도 언제까지나 고이 남아서 흐릅니다. 4348.6.22.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에서 만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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