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와라 완전판 20 - 완결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21.

만화책시렁 596


《YAWARA!(야와라) 9》

 우리사와 나오키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0.3.25.



  누가 누구를 이겨야 즐겁다면, 누가 누구한테서 늘 지는 모습을 지켜볼 적에 어떤 마음일까요? 예부터 모든 놀이에는 이기거나 진다고 가르는 금이 없습니다. 모든 놀이는 언제 어디에서나 누구나 끝없이 놀고 놀다가, 집에서 밥 먹으라고 부르면 후다닥 끝납니다. 놀이가 아닌 겨루기일 적에는 사뭇 달라요. 겨루기를 하면 밥을 먹을 마음이 없을 뿐더러, 스스로 밥짓기를 하지도 않습니다. 겨루는 이들은 살림하고 등진 채 재주를 더 갈고닦으려고 애쓸 뿐입니다. 《YAWARA!(야와라)》는 일본에서 1986∼1993년에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몰래판으로 나온 적이 있고, 2000년 앞뒤로 나오기도 하다가, 2020년에 새판으로 나옵니다. 책이름 그대로 ‘야와라 = 유술(유도)’입니다. ‘맨잡이’를 그리되, 키도 몸도 몸무게도 작은 어린 아가씨가 멧더미 같은 덩치를 가볍게 한판업어치기로 끝장내는 줄거리를 보여줍니다. 처음부터 이미 맺음말까지 밝혀 놓은 채 스물 몇 자락을 똑같은 얼개로 담지요. “눈먼 나라사랑”을 곳곳에서 넌지시 드러낸달까요. 부드러움은 힘을 누르지 않습니다. 부드러움은 그저 사랑입니다. 사랑은 어느 것도 쳐부수거나 박살내거나 무너뜨리지 않아요. ‘나라먼저’를 드높일 적에는 늘 ‘나’를 내팽개치더군요.


ㅅㄴㄹ


“일본의 이노쿠마 야와라입니다. 이 작은 소녀의 양 어깨에 일본 여자유도의 온 기대가 걸려 있습니다!” (29쪽)


“굳히기나 관절기로 승부하게 되면 일본인은 힘에서 우월한 서구인을 이길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야와라는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기술, 스피드와 감각, 타이밍, 밸런스로 세계의 ‘힘의 유도’를 상대로 당당히 섰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부드러움으로 강함을 제압하는’ 것입니다!” (47쪽)


“또 날아갔어!” “굉장하다! 잘은 모르겠지만.” “이겼어? 지금 이긴 거니?” (100쪽)


+


《YAWARA!(야와라) 9》(우리사와 나오키/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00)


여왕의 자리에 군림했건만

→ 꼭두자리를 거머잡았건만

→ 으뜸자리를 거느렸건만

12쪽


더 정진하게나

→ 더 갈고닦게나

→ 더 가다듬게나

13쪽


고국에 계신 시청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 우리나라 여러분 고개숙입니다

46쪽


이 회장에서 너를 지켜보고 있으니까

→ 이 마당에서 너를 지켜보시니까

→ 이 마루에서 너를 지켜보시니까

64쪽


전광석화 같은 한판업어치기에 민첩하게 반응해서

→ 번쩍이는 한판업어치기에 바로 맞서서

→ 날렵한 한판업어치기를 바로 맞받아서

83쪽


천성이라는 것을 갖고 있지

→ 내림이지

→ 밑동이 있지

→ 타고났지

1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남동윤 글.그림 / 사계절 / 201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21.

만화책시렁 595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

 남동윤

 사계절

 2014.12.15.



  어린이한테는 모든 곳이 놀이터입니다. 때나 곳을 가려서 논다면 어린이라 하기 어렵습니다. 일찌감치 철이 들었기에 때랑 곳을 가리기도 하지만, 그만 주눅들거나 길든 나머지 애늙은이로 허덕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는 누구나 놀이꾼이면서 수다꾼입니다. 오늘날 어린배움터를 보면, 으레 어린이 입을 꾹 닫아걸기 일쑤입니다. 신나게 조잘조잘 떠들 수 있는 배움터가 있을까요? 어른이 말할 적에는 얌전히 입을 다물어야 한다고 억누르지 않나요?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은 ‘아이들을 아랑곳않는 길잡이’가 이끄는 어느 모둠이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이름이 그저 ‘귀신’인 길잡이는 스스로 하고픈 대로 합니다. 우리 터전을 곰곰이 돌아본다면, 2014년 무렵에 길잡이 노릇을 하는 분이 보내었을 어린 나날은 무척 눌리고 밟히며 고단했습니다. 누구보다 스스로 홀가분하고 싶고, 스스로 놀고 싶기에 새롭게 태어난 아이들도 홀가분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으면서, “내가 예전에 눌렸으니 너희도 좀 눌려 봐!” 하는 짓궂은 마음이 나란합니다. 그래도 이런 수렁에서 여러 아이들은 아이다움을 안 잊거나 안 잃습니다. 억지스레 웃기려는 대목은 오히려 안 웃기지만, 조금 숨통을 틔우는구나 싶습니다.


ㅅㄴㄹ


“호호호! 우리 반 아이들 너무 솔직해서 선생님 마음이 흐뭇하네요! 자∼! 선생님 소개를 하자면, 선생님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우… 우리 말을 전혀 안 듣고 있어!” “무조건 말 잘 듣는 학생을 제일 좋아하고∼ 학부모님들 만나는 걸 제일 싫어해요∼!” (14쪽)


“선생님 이상형은 현빈 스타일이고, 취미는 숙제 검사하기! 특기는 아이들 말 무시하기! 가장 좋아하는 날은 시험기간과 방학!” “지겨워…. 숨 막혀.” (15쪽)


“으∼ 엄마 잔소리 지겨워! 잔소리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음료수나 마셔야지. 음∼ 뭐 마실까?” (88쪽)


+


《귀신 선생님과 진짜 아이들》(남동윤, 사계절, 2014)


굳이 웃기다는 이야기는 안 드릴게요

→ 굳이 웃기다는 이야기는 안 할게요

5쪽


더 열린 마음으로 가족을 대하고, 친구를 대하고, 선생님과 이웃을 만나면 좋겠습니다

→ 집에서도 동무하고도 마음을 더 열면서 어른과 이웃을 만나기를 바랍니다

5쪽


선생님 소개를 하자면, 선생님은 감정 기복이 심하고∼

→ 나부터 말하자면, 나는 아주 들쑥날쑥하고!

→ 나부터 얘기하자면, 나는 몹시 오락가락하고!

14쪽


학부모님들 만나는 걸 제일 싫어해요~!

→ 아빠엄마 만나기를 가장 싫어해요!

→ 어버이 만나기를 더없이 싫어해요!

14쪽


이건 원 플러스 원 상품이라 하나 사면 같이 드려요

→ 더하기라 하나 사면 같이 드려요

→ 덤자리라 하나 사면 같이 드려요

→ 에누리라 하나 사면 같이 드려요

69쪽


현미쌀 좀 구해 줄 수 있겠니

→ 누런쌀 좀 찾아 줄 수 있겠니

→ 온쌀 좀 얻어 줄 수 있겠니

138쪽


진짜로 토끼가 달에서 떡을 만들 줄이야

→ 참말로 토끼가 달에서 떡을 할 줄이야

→ 참말 토끼가 달에서 떡을 찧을 줄이야

14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치하야후루 50 - 완결
스에츠구 유키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23년 10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13.

만화책시렁 596


《치하야후루 50》

 스에츠구 유키

 서현아 옮김

 학산문화사

 2023.10.25. 



  모든 곳에 삶이 있습니다. 삶이 없는 곳은 없으니, 스스로 눈뜨고 바라보면 언제 어디에서나 하루를 짓는 길을 찾습니다. 눈뜨지 않기에 삶을 안 바라보고, 삶을 안 바라보니 삶을 느끼거나 맛보는 길하고 멀어요. 밥 한 그릇에도 삶이요, 모래 한 알에도 삶이며, 구름 한 조각에도 삶입니다. 한 발짝에도 삶이고, 설거지에도 삶이며, 이부자리에도 삶입니다. 《치하야후루 50》을 읽었습니다. 열다섯 해에 걸쳐 그렸다는데, 어린이가 어느 날 문득 스스로 좋아하는 길과 놀이와 삶을 느끼면서 새롭게 피어나려고 하는 나날을 들려주는 줄거리일까 싶어서 눈여겨보려 했으나, 자꾸자꾸 겨루기로 기울더군요. 이 겨루기를 끝없이 다시 하고 또 하고 거듭 하더군요. 읽다가 지쳐서 접었고, 나중에 바뀌는가 싶어 다시 들추다가 아예 그만두었습니다. 꼭두까지 올라야 끝이 난다면, 삶이 아닌 굴레입니다. 이겨야 좋고, 지면 싫다는 마음이 퍼질 적에는, 삶이 아닌 쳇바퀴에 수렁입니다. 길잡이는 겨루기를 안 가르칩니다. 동무는 서로 안 겨룹니다. 푸른빛으로 자라는 아이들 하루를 겨루고 다투고 치고받는 모습으로 그리다가 ‘짝맺기’로 끝을 내니 참 덧없습니다.


ㅅㄴ


“승리 요인은, 배, 배 속에서 저를 꽉 끌어안아 주었습니다. 제 고향과 할아버지가.” (66∼67쪽)


“그래, 뛰어난 예술가의 후원자가 되는 것도, 훌륭한 어른의 즐거움이니까.” (79쪽)


‘있잖아, 얘들아. 너희들이 인생에 대한 마음을 담은 백 가지 노래, 그걸 사용해서 누가 빠른지 겨루고 승패를 매기는 카루타를 하는 우리가 좋아? 아니면 싫어?’ (99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

.


그리고 “훌륭한 어른의 즐거움”이란 뭘까?

할머니가 스스로 이런 말을 했다고?

너무 어처구니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씨엠비 CMB 박물관 사건목록 35 - 씨엠비 박물관 사건목록
카토우 모토히로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2019년 11월
평점 :
절판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13.

책으로 삶읽기 874


《C.M.B. 박물관 사건목록 35》

 카토 모토히로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9.11.25.



《C.M.B. 박물관 사건목록 35》(카토 모토히로/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19)을 읽으면서 ‘씻이’를 가만히 돌아본다. 돈이 있는 사람은 슬그머니 돈씻이를 하려고 든다. 이름팔이로 돈을 거머쥐는 이들은 이름씻이를 노린다. 그런데 이런 씻이는 얼마나 가거나 버틸까? 빗물처럼 온누리를 적시고 씻기는 길이 아니라면 모두 덧없다. 바람처럼 온누리를 휭휭 털면서 말고 푸르게 보듬는 마음이 아니라면 다 부질없다. 움켜쥐려 하니 망가지는 굴레로 간다. 나누려 하지 않으니 스스로 허물어진다. 사람은 사랑이라는 마음으로 비를 마시고 바람을 머금고 해를 누리고 풀꽃나무를 품기에 언제까지나 즐겁게 하루를 짓게 마련이다.


ㅅㄴㄹ


“어떤 지식이든 즐겁게 들을 수 있는 게, 자유롭고 위험한 길을 걸어가는 이유 아니겠어?” (52쪽)


“산의 높이에 따라 침엽수에 달리는 솔방울의 모양이 달라.” (134쪽)


“알 게 뭐야. 살다 보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잖아. 소중한 것부터 우선하기로 했어. 예산을 오버한 저녁식사 덕분에, 위기를 모면한 경우도 있고.” (199쪽)


+


저렴한 숙소 중에서도 더욱더 저렴한 방, 그것이 도미토리

→ 값싼 길손채 가운데서도 더욱더 값싼 곳이 덧살이칸

→ 값싼 마실채 가운데서도 더욱더 값싼 더부살이칸

7


온건하게 자신들의 종교를 퍼뜨린 거야

→ 부드럽게 저희 믿음을 퍼뜨렸어

→ 나긋나긋 저희 믿음길을 퍼뜨렸어

→ 가만히 저희 믿음빛을 퍼뜨렸어

17


출처가 분명한 현금이 손에 들어오잖아. 요컨대 자금세탁

→ 나온곳이 또렷한 돈이 손에 들어오잖아. 뒷주머니

→ 밑동이 환한 맞돈이 손에 들어오잖아. 돈씻이

97


그리고 상품의 일괄 구입이 내 조건인대 괜찮겠지?

→ 그리고 우리 살림을 한몫에 사길 바라는데 좋지?

100


산의 높이에 따라 침엽수에 달리는 솔방울의 모양이 달라

→ 멧높이에 따라 바늘잎나무에 달리는 솔방울이 달라

134


온천은 단층 위로 솟아오르는 경우가 많아

→ 더운샘은 끊은켜로 솟아오르곤 해

→ 포근샘은 끊켜로 솟아오르곤 하지

136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블랙 잭 Black Jack 20
데즈카 오사무 지음, 하주영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3.12.6.

책으로 삶읽기 872


《블랙잭 20》

 테즈카 오사무

 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4.25.첫/2010.1.30.2벌



《블랙잭 20》(테즈카 오사무/최윤정 옮김, 학산문화사, 2002)을 또 되읽었다. 되읽을 적마다 곰곰이 돌아본다. 칼로 째야 나을 수 있을 때가 있으나, 칼로 안 째더라도 얼마든지 나을 수 있다. 빼어난 솜씨로 돌봐주는 분이 있어야 나을 수 있고, 그저 포근하게 사랑하기에 말끔히 나을 수 있다. 길은 늘 둘이다. 사랑으로 가는 길 하나에, 사랑이 없는 굴레가 하나이다. 곰곰이 보면 굴레는 길이 아닐 수 있는데, 굴레살이를 하는 동안에 ‘참사랑에 눈을 뜨’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는 어떤 삶일까? 아니, 삶이기나 할까? 삶이란 없이 쳇바퀴나 수렁이나 꼭둑각시이지는 않을까? 미워하고 따돌리고 괴롭히고 들쑤시고 아프고 죽는 구렁텅이에서 헤매지 않는가? 봄도 겨울도 없이 잿더미 한복판에서 왁자지껄 다투면서 울타리를 쌓고 담벼락을 높이면서 돈잔치에 허덕이지는 않는가? 총칼을 버리려 하지 않는다면, 웃대가리라는 자리를 우리 스스로 버리지 않는다면, 너나없이 어깨동무하면서 숲을 품는 시골살림을 지을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다면, 블랙잭 같은 돌봄이가 수두룩하더라도 다 죽음바다일 뿐이다.


ㅅㄴㄹ


“선생, 지금 뭐 하는 거야?” “보면 몰라? 돌고래를 치료하고 있잖아.” (18쪽)


“이런 짐승 따위.” “형, 놔 줘! 돌고래도 나랑 똑같이 아파하잖아.” (23쪽)


“그 신관은 이 청년을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하려고 일부러 엉터리 치료를 한 거야. 이유가 뭔지 아나? 너랑 이 남자가 맺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지.” (86쪽)


이루국과 이라누국의 전면전은 장기전이 되었다. 전장에서는 하루 몇 백 명씩 죽어나갔다. 그러나 끊임없이 병사를 투입했다. (98쪽)


어느 쪽이 이기든지 유리해지든지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다는 사실에는 차이가 없었다. (99쪽)


“저의 남편은 학자였습니다. 전쟁에 반대하다 사형 당했습니다. 그 뒤로 아들만이라도 전장에 용사로 내보내고 싶다고 간절히 바래 왔습니다.” “흥, 그렇습니까! 그렇다면 저도 빨리 고쳐서 빨리 죽음의 장소에 갈 수 있도록 하죠. 부인은 충실한 국민일지는 모르겠지만, 부모로서는 최악입니다!” (103쪽)


#ブラックジャック #てづかおさむ #手塚治虫


+


저 부인은 색맹이었어

→ 저분은 빛깔을 못 봐

73쪽


늑골 3개가 심하게 부러졌어

→ 갈비 석 대가 확 부러졌어

85쪽


이제 곧 세상을 하직하게 될 테니

→ 이제 곧 숨을 거둘 테니

→ 이제 곧 이승을 떠날 테니

→ 이제 곧 죽을 테니

9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