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공명
지율 스님 지음 / 삼인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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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책은 비매품 형식이라서 어디에도 안 뜬다. 지율 스님 다른 책에 소개글을 걸친다


사진책시렁 16


《낙동강 before and after》

 지율 스님·‘낙동강 숨결 느끼기’ 순례 동행들

 녹색평론사

 2010.3.31.



  작은 사람 하나는 왜 글을 쓰고 사진을 찍다가 영화까지 빚어서 이야기를 퍼뜨리는 길을 걸었을까요? 작은 사람 하나는 왜 작은 이웃을 지나칠 수 없었을까요? 작은 사람 하나는 왜 작은 목소리를 둘레에 나누어 주는 길에 조용히 서야 했을까요? 그리고 이 땅에서 커다랗다고 하는 사람 여럿은 무슨 글을 쓰고 무슨 사진을 찍으며 무슨 영화를 빚을까요? 커다랗다는 사람은 어떤 이야기를 퍼뜨리려 하고 어떤 목소리를 쩌렁쩌렁 울리는가요? 아주 작게 나왔다가 조용히 자취를 감춘 사진책 《낙동강 before and after》입니다. 천성산 같은 일을 낙동강이 겪지 않기를 바랐으나, 아주 많은 사람들은 천성산도 낙동강도 쳐다보려 하지 않았습니다. 너무 바쁘고 일이 많은 나머지, 고속도로뿐 아니라 고속철도를 타야 했습니다. 이웃집을 들여다보기 힘든 나머지, 곁에 있는 숲이나 숲짐승을 마주할 틈을 내지 못했습니다. 사진 두 장으로 낙동강 두 모습을 보여줍니다. 한쪽은 예전 모습, 다른 한쪽은 막삽질을 받은 모습입니다. 이제 누구나 ‘이명박 막삽질’을 손가락질할 뿐 아니라 감옥에까지 보낼 만하지만, 2010년에 다들 어떤 목소리였는지 돌아볼 노릇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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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Farmers in America (Hardcover)
John Francis Ficara / Univ Pr of Kentucky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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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5


《Black farmers in America》

 John Francis Ficara

 the university press of Kentucky

 2006



  ‘나는 무엇이라서 안 돼’나 ‘나는 이런 신분이기 때문에 할 수 없어’ 같은 생각을 사슬로 삼을 수 있습니다. 그냥 하면 되는 일이지만, 그냥 하지 않는 마음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어린이라서 안 되거나 어른이라서 안 될 일이 있을까요? 사내라서 안 되거나 가시내라서 안 될 길이 있을까요? 공무원이라 하면 안 되거나, 점잖으니 빼야 하는 일이 있을까요? 지난날 이 지구별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사람들 스스로 저마다 달리 살림을 지었지만, 어느 무렵부터 스스로 종이 되거나 임금이 되기로 하면서 차츰 갈라집니다. 어느 길로 가든 살림짓기하고 멉니다. 종이 되어 남이 시키는 일을 따라야 하든, 임금이 되어 남한테 시키기만 하든, 오롯이 사람으로 서기란 어렵습니다. 《Black farmers in America》는 아메리카라는 땅에 검은 사람이 굳이 들어와 살 까닭이, 더욱이 종처럼 부려지는 삶이 될 까닭이 없으나, 발목에 사슬이 묶인 채 땅에 뿌리박아 살아온 자국을 굵고 투박하면서 단단한 손으로 보여줍니다. 왜 적잖은 흰 사람은 스스로 ‘white farmer’이기를 멈추고 손에 총을 쥐었을까요? ‘Black farmer’가 오늘날 미국을 하나하나 지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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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 공중에서 본 세상 눈빛사진가선 15
조성준 지음 / 눈빛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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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4


《드론, 공중에서 본 세상》

 조성준

 눈빛

 2015.7.20.



  드론이 있어 누구나 손쉽게 하늘로 사진기를 날려서 너르게 펼쳐진 모습을 찍을 수 있다고 합니다. 드론으로 바라보는 들판은 새롭다고 할 만합니다. 따로 멧봉우리에 오르지 않아도 땅끝이나 물끝을 볼 수 있거든요. 그렇다면 우리는 하늘에서 땅을 어떤 눈으로 바라볼 만한가요? 그저 하늘에서 바라보니 땅에서 볼 적하고 다른 대목만 느끼나요? 가지런, 어울림, 어지러움, 이런 무늬만 읽나요? 요즈음 시골에서는 농약을 헬리콥터 아닌 드론으로 뿌립니다. 사진하는 이한테는 드론이 ‘사진벗’일 테지만, 시골사람한테는 드론이 ‘사나운 기계’가 됩니다. 헬리콥터도 드론도 매우 센 농약을 마구 뿌리기 때문이요, 땅살림으로 나아가지 않고 더 센 기계와 농약으로 ‘대규모 농업’으로 나아가려 하기 때문입니다. 《드론, 공중에서 본 세상》은 그야말로 다르게 본 이 땅을 보여줍니다. 드론을 다루는 길도 책끝에 알맞게 들려줍니다. 군더더기나 티끌 하나 없이 차분한 사진책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스쳐 지나가고 말아요. 사진기가 때로 전쟁무기로 뒤바뀌기도 하듯, 드론이 때로 사나운 기계로 뒤바뀌기도 합니다. 기계를 다루는 마음도 짚어야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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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3


《Republic of Korea Army vol 1》

 office of information HQ Pok army

 1954



  1954년에 육군본부에서 영어로 펴낸 ‘국군 화보집’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난 뒤에 이 남녘나라가 어떤 길로 나아가려 하는가를 또렷이 보여줍니다. 《Republic of Korea Army vol 1》은 영어로 나옵니다. 첫째 권이라 하니 둘째 권을 비롯해 여러 권 더 나왔을 수 있습니다. ‘국군 화보집’을 들여다보면, 군대보급품을 늘리도록 세금을 내라고 북돋우는 포스터, 대나무창을 쥔 여학생, 논밭을 마구 밟고 달리는 군인, 논둑에 대포를 놓고 쏘는 군인, 죽은 사람들, 무너진 집, 미군 전투기 폭격, 지게로 탄약이며 짐을 짊고 나르는 시골사람, 군부대 위문 기생 공연, 군부대 운동경기, …… 그저 온힘을 군대에 쏟아붓도록 내모는 이야기를 환히 헤아릴 수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길을 가는 군대이고 전쟁무기인데, 이 군대하고 전쟁무기를 거룩하게 보이려 애쓰고, 더 크고 힘센 모습으로 자랑하려 하며, 언제 어디에서나 ‘군인이 맨 먼저’라고 하는 생각을 마구 내세웁니다. 오늘날에는 달라졌을까요? 오늘날에는 더 가멸차게 군대에 사로잡히는 물결일까요? 아니면 이제라도 평화를 바라보고 생각하는 길을 갈 수 있을까요? 사진은 군대 곁에서 무엇을 했을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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昭和の記憶―寫眞家が捉えた東京 (大型本)
木村 伊兵衛 / クレヴィス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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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2


《木村伊兵衛 寫眞全集 昭和時代 第二卷》

 木村伊兵衛

 筑摩書房

 1984.2.29.



  사진을 찍으려면 사진을 찍으면 됩니다. 사진기를 손에 쥐면 누구나 사진을 찍습니다. 대학교 사진학과를 다녀야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대학교 사진학과를 마쳐야 사진을 가르치지 않습니다. 아직 대학교에 사진학과가 없던 무렵에는 누가 누구를 어떻게 가르쳤을까요? 대학교에서 따로 사진을 다루지 않을 무렵에는 사진을 둘러싼 이야기나 배움길을 어떻게 갈고닦았을까요? 《木村伊兵衛 寫眞全集 昭和時代 第二卷》을 찬찬히 읽다 보면, 사진은 언제나 오롯이 사진으로 말하고 읽고 다루고 찍고 이야기할 뿐인 줄 느낄 만합니다. 사진길을 걷는 삶이란 사진으로 말하는 삶이지, ‘대학교 사진학과로 말하는 삶’이 아니에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어느 대학교 사진학과’를 나와야 비로소 사진작가요 사진비평가요 사진전문가요 하는 이름값이 생긴다고 합니다. 대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대학교 사진학과 교수나 동문을 따르지 않는다면, 사진밭에 발을 들이기도 어렵다고 합니다. 그러면 미술대학을 나와야 그림을 그릴까요? 문예창작학과를 나와야 글을 쓸까요? 어림도 없는 소리입니다. 삶을 사랑하는 살가운 손길로 스스로 생각을 새로 살찌울 적에 사진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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