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Little Bears (Library)
Ylla / HarperCollins / 195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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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진책시렁 28


《Two little Bears》

 Ylla 사진

 Paulette Falconnet 글

 Hamish Hamilton

 1954.



  우리가 사진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모든 사진을 ‘그 사진이 태어난 그해 그때’에 볼 수는 없습니다. 웬만한 사진은 한참 나중에 보기 마련이요, 전시터에 아예 가지 못한 채 사진책으로 만나기도 합니다. 2000년대를 살면서 1800년대나 1900년대 사진이 어떻게 나왔는지를 알 길이 없기도 해요. 사진책으로만 놓고 보아도 1954년에 나온 사진책을 그때 그 판짜임으로 손에 쥐면서 사진결을 느끼기는 어려울 만합니다. 《Two little Bears》라는 사진책을 여러 권 건사했습니다. 처음에는 겉그림이 떨어져 나간 해묵은 사진책을 선물받아서 이런 살뜰한 사진책이 있었구나 하고 놀랐어요. 다음에는 한글판으로 나온 사진책 두 가지를 만났지요. 이러면서 왜 사진책이 한국에서 나오면 종이뿐 아니라 사진결이 뭉개지는가 싶어 씁쓸했습니다. 이러다가 아마존이라는 곳을 알고는 그곳에서 1954년판 사진책을 몇 만 원쯤 치러서 어렵지 않게 새로 장만할 수 있었어요. 한국에서만 본다면 어느 도서관도 이 사진책을 안 건사하지만 몇 만 원을 들이면 긴 나날을 가로질러 장만할 수 있고, 사진님 한 분이 길어올린 고운 숨결을 두고두고 새롭게 함께 마실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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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신부님은 사진가
장긍선 옮김 / 눈빛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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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9


《우리 신부님은 사진가》

 메리놀 외방 선교회 신부님 사진

 장긍선 신부 엮음

 눈빛

 2017.3.2.



  글은 누가 쓰느냐고 묻는다면 ‘연필을 쥔 사람’이라 말할밖에 없습니다. 그림은 누가 그리느냐고 묻는다면 ‘붓을 든 사람’이라 말하겠지요. 사진은? ‘사진기를 잡은 사람’이 찍을 테지요. 더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아이는 누가 사랑할까요? 밥은 누가 지을까요? 꿈은 누가 꿀까요? 이야기는 누가 할까요? 어떤 일은 손에 쥐거나 들거나 잡은 사람이 할 텐데, 손에 쥐거나 들거나 잡은 사람이 마음에 따사로운 사랑을 담지 않을 적에는 어찌 될까요? 사랑이 없는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선보이는 사람들이 연필이나 붓이나 사진기를 놓지 않는다면? 《우리 신부님은 사진가》를 보면서 ‘사진기를 잡은 사람은 사진기를 잡은 사람이 보고 싶은 대로 보면서 찍고 싶은 대로 찍는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낍니다. 사진기를 바라보는 사람은 ‘사진에 찍힌 모습대로 찍히기를 바랐’을까요? 그 모습이 그 사진에 나온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일까요? 그처럼 찍힌 모습이 아닌, 더 싱그럽거나 생생하게 살아서 노래하는 살림을 찍히고 싶지 않았을까요? 얼추 백 해가 묵은 평양사람과 평양살림을 만날 수 있는 대목 하나로는 고마운 사진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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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아기 곰
일라 글.사진, 이향순 옮김 / 북뱅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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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7


《두 마리 아기 곰》

 일라 사진·글

 이향순 옮김

 정진국 글·엮음

 북뱅크

 2009.10.30.



  Ylla 님 사진은 2012년에 앞서 2009년에 한국말로 처음 나온 적 있습니다. 이때에는 ‘일라’라는 이름으로 적힌 《두 마리 아기 곰》입니다. 이녁 사진책은 ‘어린이가 보도록 찍은 사진’은 아닙니다만, ‘어린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사진’이요, 누구나 마음에 기쁜 사랑이 샘솟도록 북돋우는 사진이라 할 만합니다. 이런 사진이지만 그동안 사진책 출판사라든지 사진비평가는 이 대목을 못 읽었어요. 아니, 안 읽거나 등돌렸다고 해야 옳지 싶습니다. 그러나 그림책을 펴내는 출판사에서 이 사진책을 눈여겨보거나 알아차려서 곱게 여미었습니다. 다만 한국 출판사는 1954년에 처음 나온 《Two little Bears》를 옮기면서 사진 흐름을 한 군데 슬쩍 바꾸었습니다. 왜 바꾸었을까요? 왜 바꾸어야 했을까요? Ylla 님은 어린 곰 두 마리한테 이렇게 움직이거나 저렇게 가거나 그렇게 하라고 ‘안 시켰’습니다. 곰이 신나게 놀거나 마실하거나 자거나 움직이는 결에 맞추어 함께 놀거나 마실하거나 자거나 움직이면서 사진을 한 장씩 담았고, 여기에 줄거리를 짜서 새 이야기로 엮었습니다. 애써 옮긴 대목은 고마우나 이야기결을 흔든 대목은 매우 안타깝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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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 - 온가족이 함께보는 헝가리 여성사진가 아일라의 동물사진 앨범
정진국 글, 이일라 사진 / 눈빛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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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6


《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

 이일라 사진

 정진국 글·엮음

 눈빛

 2012.5.7.



  1911∼1955. 헝가리 사진가. 카밀라 코플러(Camilla Koffler). ‘Ylla’라는 이름으로 사진을 찍은 분이 있습니다. 이분 이름을 한국에서는 ‘이일라’나 ‘일라’로 적습니다. 《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는 한국 사진비평가 한 분이 이녁 사진 가운데 ‘곰을 비롯한 여러 짐승’을 담은 사진을 작게 보여주면서 ‘사진을 풀이하는 말’을 달아 놓습니다. 그런데 한국 사진비평가는 Ylla 님이 어떤 마음으로 삶을 가꾸면서 문득 사진기를 손에 쥐어서 사진을 찍었는가 하는 대목을 읽기보다는, 사진에 찍힌 여러 짐승들 몸짓을 우스꽝스럽게 바라보면서 군말을 붙였구나 싶습니다. 참으로 쓸데없구나 싶은 군말이 처음부터 끝까지 달려서, 이 사진책을 읽는 내내 끔찍하다고 느꼈습니다. “이일라가 사랑한 동물 이야기”라는 이름은 잘 붙였다고 느낍니다만, ‘사랑’이란 군말이 아닙니다. 귀엽게 바라보는 눈도 사랑이 아닙니다. Ylla 님은 사진에 담긴 ‘아이들’을 억지로 꾸미거나 이끌지 않았어요. 함께 살아가는 벗으로 마주하면서 즐겁게 사진으로 옮겼습니다. 이러한 마음을 읽지 않고서 섣불리 붙이는 비평이란 뭘까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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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5


《北上川》

 ?部澄

 平凡社

 1958.5.30.



  모름지기 기자라면 저마다 살펴보는 자리에 하루 내내 머물면서 지켜보기 마련입니다. 야구나 축구를 살피는 기자라면 야구장이나 축구장뿐 아니라 야구 선수나 축구 선수가 돌아다니는 모든 곳을 함께 찾아다니겠지요. 정치 기자나 경제 기자도 매한가지일 테고요. 그러면 사진가라는 이름인 사람들은 스스로 사진에 담는 이웃하고 얼마나 가깝게 오래 꾸준히 함께 어우러지면서 사진 한 장을 찍을까요? 가끔 찾아가서 ‘좋은 그림’이 나오면 한 장 찍을는지요? ‘좋은 그림’을 바라지 않고 즐겁게 사귀는 이웃으로 어우러지다가 문득 사진도 한 장 찍고는 사진기를 옆으로 치워 놓을는지요? 키요시 소노베 님이 빚은 《北上川》은 일본 어느 냇마을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냅니다. 기록도 다큐도 아닌 이야기로 사진을 담아내어 책 하나로 엮습니다. 뭔가 놀랍거나 대단한 그림을 담은 사진책이 아니라, 어느 냇마을에서 냇사람이 어떻게 하루를 짓고 살림을 가꾸면서 서로 아끼는 삶인가를 사진으로 느낄 수 있도록 보여줍니다. 솜씨나 손놀림으로 태어나는 사진이 아닙니다. 오직 따사로운 마음에 기쁜 손길을 실어서 하나하나 어깨동무하는 노래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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