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전두환 회고록 - 전3권 전두환 회고록
전두환 지음 / 자작나무숲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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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54


《전두환 대통령 유럽순방, 수교 2세기의 새 장을 펼치며》

 에드워드 김

 대통령비서실

 1986



  누구한테나 자유하고 권리가 있습니다. 몹쓸 짓을 저질러서 돌팔매를 받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이한테 자유나 권리가 없다고 할 수 없습니다. 이 별에서 태어나 살아가는 모든 사람은 자유하고 권리를 누려야 합니다. 다만, 자유하고 권리를 누리려면 몇 가지를 배워야디요. 첫째, 사랑입니다. 가없고 티없는 사랑을 따스하면서 넉넉히 배울 적에 자유하고 권리를 누릴 만합니다. 둘째, 꿈입니다. 쇠밥그릇 채우려는 검은 꿍꿍이 아닌, 사랑으로 지을 아름다운 살림터를 헤아리는 꿈입니다. 이 둘을 바탕으로 무럭무럭 자라기에 비로소 자유랑 권리를 누리는 아름다운 사람이 될 만해요. 《전두환 대통령 유럽순방, 수교 2세기의 새 장을 펼치며》라는 사진책이 있고, ‘에드워드 김’이란 분이 찍었습니다. 전두환하고 에드워드 김은 무척 가까운 사이였다지요. 뭐, 두 사람 사이란 얼마든지 자유입니다. 아무리 군사독재로 대통령 자리를 가로챘더라도 ‘유럽순방’을 할 권리에, 이 자취를 사진책으로 내놓는 권리도 있겠지요. 그러니 이제 두 분한테 묻습니다. 그대들한테 어떤 사랑과 꿈이 있는지? 여태 노닥거린 값을 이제 둘 다 받으실 생각은 없는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비평/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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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amata (Hardcover, Deluxe)
W. Eugene Smith / Henry Holt & Co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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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52


《Minamata》

 William Eugene Smith 사진

 ileen Mioko Smith 글

 Holt, Rinehart & Winston

 1972



  한 걸음 더 내딛을 적에는 한 가지를 더 보기도 할 테지만, 서로 이웃이나 동무가 될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내딛지 못할 적에는 한 가지를 덜 보기도 하겠으나, 서로 이웃도 동무도 안 되곤 합니다. 고작 한 걸음이라지만, 이 한 걸음이 무엇인가를 헤아려야 합니다. 기껏 한 걸음이 아닌, 바로 한 걸음인 터라, 이 작디작다 싶은 몸짓으로 서로 마음이 어떻게 달라지는가를 느길 줄 알아야지 싶습니다. 그래야 글도 그림도 사진도 새로 깨어나거든요. 《Minamata》라는 사진책은 군더더기가 없습니다. 그저 미나마타를 담았으니 ‘Minamata’입니다. 미나마타라는 터전을 담고, 미나마타마을을 담고, 미나마타사람을 담고, 미나마타병을 담고, 미나마타에서 수은공장을 차려 돈을 번 사람을 담고, 미나마타 벼슬아치하고 정치꾼을 담고, 미나마타를 찾아온 사람들을 담고, 미나마타가 앞으로 걸어갈 길을 그리는 꿈을 담습니다. 그래서 이 사진책은 군더더기 하나 없으나 제법 두툼한 《Minamata》입니다. 유진 스미스·에일린 미오코 스미스, 두 사람 땀하고 사랑하고 꿈하고 숨결이 고스란히 깃든 사진책 하나는 온누리를 발칵 뒤집었습니다. 사진으로만 뒤집지 않았어요. 글로도, 또 두 사람 눈빛하고 발걸음으로도 확 뒤집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비평/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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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박 - 고공농성과 한뎃잠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28
정택용 지음 / 오월의봄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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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51


《외박, 고공농성과 한뎃잠》

 정택용

 오월의봄

 2016.6.20.



  겨울이 저무는 빛은 날마다 차츰 길어지고 높아지는 볕살을 보면서 느낍니다. 그리고 이 볕살에 따라 어느새 고개를 내미는 봄맞이꽃한테서 느끼고요. 볕바른 자리에서 봄맞이꽃은 보드랍고 옅은 빛이라면, 그늘진 자리에서 봄맞이꽃은 짙고 단단한 빛입니다. 새벽하고 밤에는 아직 쌀쌀해도 봄맞이꽃은 외려 이 찬바람을 같이 먹고서 기지개를 켜요. 《외박, 고공농성과 한뎃잠》을 쥐면, “잠의 송(頌)”이라는 말마디가 먼저 뜨입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잠의 송”이라니요. 낮은자리에서 한뎃잠을 이루면서 삶다운 삶을 꿈꾸는 이들 곁에서 “잠노래”가 아닌 “잠의 송”을 읊을 수밖에 없다면, 이 눈길로 어떤 결을 어떤 숨빛으로 담아내려나 좀 아리송합니다. 곰곰이 보면 고공농성은 ‘높은’ 곳이 아닙니다. 한뎃잠은 ‘낮은’ 곳이 아닙니다. 삶다운 삶을 외치는 사람은 ‘소외’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그곳을 이때껏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고, 참다이 마음을 기울여 어깨동무를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높은 데도 낮은 데도 없으며, 안쪽도 바깥쪽도 없습니다. 오로지 삶이 있고, 사람이 있습니다. 그저 꾸덕살이 있으며, 사랑이 있고, 꾸덕살로 사랑스레 가꾸는 오늘이 있습니다. 낮은 데 아닌, 곁에 다가선다면 달라집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비평//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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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뱅클럽
그레그 마리노비치, 주앙 실바 지음, 김성민 옮김 / 월간사진출판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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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50


《뱅뱅클럽》

 그레그 마리노비치·주앙 실바

 김성민 옮김

 월간사진

 2013.3.11.



  사진기를 손에 쥐어 단추를 누르면 나오는 그림이 사진일까요? 언뜻 보기로는 이런 그림도 사진입니다. 삽차를 마구 들이밀어 마을을 온통 까뒤집어도 일일까요? 삽차를 모는 사람은 틀림없이 일을 한다고 하겠지요. 아이들은 소꿉질을 하면서 놀이를 누리는데, 어른들은 못난 짓을 일삼으면서도 놀았다는 말을 섣불리 씁니다. 참말로 둘 다 ‘놀이’라는 이름을 붙일 만할까요? 《뱅뱅클럽》을 들여다보면서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사진기를 손에 쥐어 찍기만 해도 되기에 사진인지, 아무 이야기도 사랑도 마음도 뜻도 없이 찍어대어도 사진이라 해도 될는지, 돈을 벌려는 뜻으로 착착 찍어내어도 사진이라 해도 될는지 곰곰이 생각합니다. 이 책에 흐르는 이야기는 맨마음으로는 도무지 사진기를 쥘 수 없다고 느낀 사람들이 날마다 온몸으로 부대껴야 한 터전을 다룹니다. 기계질로 이루는 사진이 아니라, 일감을 맡기니 돈을 주는 이 입맛에 따라 찍는 사진이 아니라, 어떤 삶을 어떤 눈으로 보면서 어떤 몸짓으로 마주할 적에 비로소 ‘사진’이란 이름을 써도 되려나 하고 뼛속 깊이 돌아본 이야기를 다루지요. 목숨을 바칠 사진일 수 있고, 사랑을 쏟을 사진일 수 있고, 눈물하고 웃음을 담는 사진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비평/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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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사람 - 38선 북쪽의 어제와 오늘
하츠자와 아리 지음 / 눈빛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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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49


《이웃 사람》

 하츠자와 아리

 눈빛

 2018.7.27.



  곁에 있기에 사랑스레 느끼면서 사진으로 찍습니다. 곁에 있기에 외려 시큰둥하면서 사진으로 안 직거나 못 찍습니다. 늘 마주하기에 아름답다 여기면서 사진으로 담습니다. 늘 마주하지만 어느새 익숙한 터라 사진으로 못 찍거나 안 찍어요. 두 마음에 두 손길입니다. 사랑스럽다고 여기니 굳이 사진으로 안 찍고, 사랑스럽다고 여기니 기꺼이 사진으로 찍어요. 《이웃 사람》은 일본사람 한 분이 북녘으로 마실을 다니면서 찍은 사진으로 꾸린 책입니다. 책이름처럼 그저 이웃인 나라요, 이웃이 사는 마을이며, 이웃을 마주하는 곳이라고 여기는 마음으로 찍은 사진을 그러모읍니다. 그렇지만 일본은 북녘이나 남녘하고 그리 안 아름다운 나라 사이로 맞붙기 일쑤입니다. 고운 사람들이 어깨동무할 때가 있지만, 얄궂은 사람들이 총칼을 앞세우거나 삿대질을 일삼곤 해요. 가까이에 있는 두 나라는 왜 이웃이 되거나 이웃이 안 될까요? 그리고 남녘하고 북녘은 서로 어떤 이웃이 될 만할까요? 어려울수록 서로 도우면서 함께 가시밭길을 헤쳐나갈 슬기를 기쁘게 찾을 수 있을까요? 넉넉할수록 함께 즐기면서 도란도란 이야기밭을 가꾸면서 한결 흐드러진 잔치마당을 펼 수 있을까요? 이웃으로 여기는 눈이기에 동무가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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