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책시렁 24


《새마을》 20호

 편집부

 대한공론사

 1973.12.1.



  이제는 4대강사업에 쏟아부은 돈이 얼마나 끔찍했고 무시무시했는가를 누구나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한창 이 삽질을 밀어붙이던 무렵에는 꽤 많은 이들이 4대강사업은 훌륭한 일이라고 치켜세웠고, 떡고물을 받아먹었습니다. 누가 얼마나 떡고물을 받아먹었으며, 떡고물을 받아먹은 이는 어떻게 살까요? 조금씩 거슬러 올라가면 갖가지 삽질이 나라 곳곳에서 벌어지면서 무척 많은 이가 떡고물을 거머쥐면서 장사를 합니다. ‘삽질로 떡고물 챙기기’는 아무래도 새마을운동이 처음이 아닐까 싶은데, 새마을운동 깃발은 아직까지 이곳저곳에서 나부낍니다. 《새마을》 20호는 독재자가 ‘삽질 떡고물’ 판을 퍼뜨리던 무렵 나온 숱한 잡지나 책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에 이르러도 사진밭에서는 ‘새마을운동 사진 허수아비 노릇’을 나무라거나 따지는 목소리가 없습니다만, 적잖은 사진쟁이는 새마을운동 사진을 찍으면서 밥벌이를 했습니다. 적잖은 글쟁이는 새마을운동 글을 쓰면서 입에 풀을 발랐고요. 삶을 짓는 길이 아니라, 삶에 허울을 씌우는 삽질이 그치지 않는다면, 사진밭뿐 아니라 삶터 어디나 망가집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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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 필름카메라로 10년 동안 담은 그사람의 사진과 짧은 글
그사람 지음 / 스토리닷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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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3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

 그사람

 스토리닷

 2014.3.29.



  우리는 무엇이든 찍습니다. 마음에 담고 싶은 모습은 모두 찍어요. 못 찍을 모습이란 없습니다. 두 손에 사진기를 쥐었기에 마음껏 찍습니다. 그리고 두 손에 사진기가 없어도 마음으로 찍지요. 오늘 우리는 사진기라는 기계가 있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듯 여기곤 하지만, 기계에 앞서 마음에 담고픈 모습이 없다면 사진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글도 이와 같아요. 마음에서 샘솟아 나타내고픈 이야기가 있지 않다면 글이 태어날 수 없습니다. 《카메라 들고 느릿느릿》은 말 그대로 사진기를 손에 쥐고 느릿느릿 돌아본 자리를 사진으로 비추어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누구나 찍는 사진을 보여주고, 누구나 즐기는 사진이라는 말을 속삭입니다. 그래서 이 사진책에 깃든 사진은 하나도 대수롭지 않도 대단하지 않습니다. 어느 사진은 어느 눈으로 보자면 좀 어정쩡하거나 어설플 수 있습니다. 때로는 굳이 이런 사진을 왜 찍었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 대목에서 잘 새겨야 하는데, 사진은 남한테 선보이려는 뜻으로는 안 찍습니다. 서로 이야기를 하려고 찍는 사진입니다. 잘 보이려고 찍을 사진이 아닌, 내가 보고 느끼고 헤아린 이야기가 있기에 사진을 찍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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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ree coloree 코레 콜로헤 1973-2016 로랑의 한국 여행기 Carnets de voyages 2
로랑 바르브롱 지음 / 눈빛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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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2


《코레 콜로헤》

 로랑 바르브롱

 눈빛

 2018.5.15.



  사진을 놓고 흔히 ‘기록’이라 한다면, 한국에서 한국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이는 무엇을 보거나 느끼거나 생각하거나 헤아릴까요? 사진가라는 자리에서 한국을 지켜보거나 살펴보면서 담아내는 눈은 얼마나 한국을 잘 말하거나 알릴 만할까요? 어쩌면 한국 사진은 한국 사진가 눈으로는 도무지 못 담는 모습은 아닐까요? 《코레 콜로헤》는 1973년부터 2016년까지 로랑 바르브롱 님이 바라보거나 마주한 한국을 사진으로 이야기합니다. 게다가 이 사진책은 ‘기록’이기까지 합니다. 기록이면서 이야기인 사진이 아닌, 이야기이면서 기록이 된 사진입니다. 어떻게 이 사진책은 ‘이야기+기록’이 될 수 있을까요? 수수께끼는 쉽습니다. 첫째, 한국을 사랑하면서 사진으로 바라보면 됩니다. 둘째, 손전화로 찍어서 늘 갖고 다니며 들여다볼 사진처럼 찍으면 됩니다. 셋째, 찍는 사람하고 찍히는 사람이 모두 즐거워 서로 이웃이나 동무가 될 수 있으면 됩니다. 넷째, 사진기는 그저 거들 뿐입니다. 대단한 장비가 아닌 으레 한 손으로 쥐며 글을 쓰는 연필처럼, 가볍게 들고 다니는 벗님으로 삼으면 되어요. 즐거운 이야기가 뜻있는 기록이 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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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 모도티 삶과 전설 5
마거릿 훅스 지음, 윤길순 옮김 / 해냄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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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1


《티나 모도티》

 마거릿 훅스 글

 윤길순 옮김

 해냄

 2004.11.10.



  그때를 살지 않고서 그때를 알 수 없습니다만, 그때를 놓고 적바림한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을 더듬으면서 그때에 어떠했겠거니 어림할 수는 있습니다. 다만, 어림할 뿐, 참거짓이 무엇인지는 섣불리 말하지 못합니다. 누가 보고서 쓰거나 남긴 글이나 사진이 있더라도, 이는 ‘누가 본’ 모습일 뿐, 우리 스스로 본 모습이 아닙니다. 1896년에 태어나 1942년에 숨을 거둔 티나 모도티 님을 얼마나 ‘참에 가깝게’ 짚거나 마주할 수 있을까요? 《티나 모도티》는 되도록 티나 모도티 님 곁에서 이녁 삶을 지켜보면서 낱낱이 그린 듯이 엮었지만, 이 줄거리가 참인지 아닌지, 또는 꾸민 대목이 있는지 없는지 어느 하나도 짚을 수 없습니다. ‘있는 대로 옮겨적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소설일 뿐’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그런데 이 사진책을 굳이 읽는다면, 오래오래 펄떡 뛰는 숨결이 물결치는 사진을 찍은 사람이 바로 그때 그곳에서 무엇을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되짚어서 사진기 단추를 눌렀을까를 돌아보고 싶기 때문이겠지요. 아무개 제자나 여자라는 몸이 아닌, 삶을 사랑으로 새롭게 보려는 눈을 더 가까이 느껴 보고 싶으니 이 사진책을 읽겠지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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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와 나 - 바다가 된 어멍, 그들과 함께한 1년의 삶
준초이 글.사진 / 남해의봄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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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20


《해녀와 나》

 준초이

 남해의봄날

 2014.11.30.



  비를 맞을 수 있다면 비가 되어 볼 수 있습니다. 비를 맞지 않거나 창밖으로 구경만 한다면 비가 되어 보기 어렵습니다. 지하상가나 반지하에 산다면, 또 집밖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비가 무엇이고 이 땅을 어떻게 적시는가를 알기도 어려우니, 비살림하고는 더더욱 멀밖에 없습니다. 사진으로 비를 찍으려면 스스로 비가 되어야 합니다. 사진으로 바다를 찍으려면 스스로 바다가 되어야 합니다. 물질을 하는 사람을 사진으로 찍으려면 스스로 물질을 하고 물님이 되어야겠지요. 《해녀와 나》는 해녀하고 한 해 동안 마주한 삶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합니다. 다만 365일을 함께한 한 해이지는 않습니다. 이는 사진을 보며 느낄 수 있습니다. 준초이 님이 책머리에 고은 시인한테 그렇게 글을 받아서 실으려 하는 모습을 보아도, 해녀하고 함께하는 한 해였다기보다 ‘다른 무엇’을 보며 띄엄띄엄 해녀를 마주한 한 해였구나 싶습니다. 책머리에 실을 글이라면 물질하는 할멍 목소리일 적에 걸맞지 않을까요? 또는 바다 목소리를, 전복 목소리를, 물님하고 물벗 목소리를 귀기울여 온마음으로 듣고서 옮겨적을 노릇 아닐까요? ‘깊이’란 하나된 눈으로 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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