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영암 - 드론으로 담은 영암군 마을
마동욱 사진, 우승희 글 / 눈빛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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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9


《하늘에서 본 영암》

 마동욱

 눈빛

 2018.6.15.



  저는 곧잘 하늘을 나는 꿈을 그리곤 합니다. 가만히 마음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이 땅을 딛고 선 몸인 줄 잊는데, 이때에 어디로든 가볍게 날아다니면서 온누리를 굽어살피는구나 하고 느껴요. 몸이 아닌 넋으로 하늘마실을 한달까요. 제비가 되어 하늘을 난다고, 해오라기나 기러기가 되어 하늘을 가른다고 헤아려 보는데, 하늘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마음이 되면, 땅에서 사는 사람이며 숲짐승이며 풀벌레를 느끼기 어렵습니다. 오직 하늘과 구름을 벗으로 삼아서 매우 조용히 생각에 잠깁니다. 《하늘에서 본 영암》은 사진기를 드론에 매달아 하늘에서 시골마을을 죽 살핀 모습을 차곡차곡 엮습니다. 마을길을 두 다리로 거닐면서 마주하는 시골마을이라면 집집마다 다른 살림살이를 엿보면서 사람마다 다른 손길로 가꾸는 이야기를 마주할 만합니다. 마을터를 하늘에서 가만히 내려다볼 적에는 우리가 예부터 어떤 터를 좋아하거나 사랑했는가를 새삼스레 느낄 만합니다. 들이 있고 바다가 있으며 냇물이 흐르고 숲이 있습니다. 들에 씨앗을 심기도 하지만, 아이들이 들을 신나게 내달립니다. 하늘에서 본 모습이란, 하늘빛으로 느끼는 마을 숨결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읽기/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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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아리랑 -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
장영식 지음 / 눈빛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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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18


《밀양아리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

 장영식

 눈빛

 2014.10.15.



  사진책 《밀양아리랑,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을 펴다가, “우리는 모두 밀양이다”라는 글씨가 적힌 소매옷을 들고 사진을 찍은 정치꾼 문재인 모습을 봅니다. 아직 대통령이지 않던 무렵, 대통령이 되고자 한창 여러 곳을 다니던 무렵, 밀양에 밀어붙이던 송전탑을 둘러싼 다툼자리에 얼굴을 내밀어 사진을 찍힌 사람을 가만히 바라봅니다. 밀양을 돕겠다고 하거나 밀양사람하고 이웃이 되겠노라 밝혔을 그분은 대통령 자리에 선 뒤에 밀양을 어떻게 했을까요? 《밀양아리랑》은 밀양이라는 삶터가 삶을 가꾸는 자리 아닌, 삶을 지키려고 다투어야 하는 자리로 바뀌고 난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하나하나 담습니다. 책이름에 오롯이 드러나듯이 “765kv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을 사진으로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 사진책에는 몇 가지가 빠졌습니다.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을 사진으로는 보여주지만, 몸싸움이나 정치꾼 얼굴은 드러나지만, 밀양이라는 삶터가 그야말로 어떠한 삶터인가는 보여주지 못합니다. ‘오늘 몸으로 부딪혀서 지키려는’ 몸짓은 보여주되, ‘오늘까지 몸으로 살아오며 사랑한’ 터전이 어떠한 숨결인 이야기인지는 못 보여줍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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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本の民家一九五五年〈普及版〉 (普及)
二川 幸夫 / ADAエディタト-キョ-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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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민가>란 사진책은 찾기 어렵지만, 새로 나온 사진책은 있으니

이 사진책을 만나실 수 있기를 빌어 보면서...


+ + +


사진책시렁 17


《日本の民家》

 二川幸夫

 A.D.A. EDITA Tokyo

 1980.6.10.



  한국에서는 아직 한국 살림집을 사진으로 제대로 담은 책이 없다고 할 만합니다. 옛날 풀집이나 흙집도, 오랜 기와집이나 나무집도, 멧자락 절집도 좀처럼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사진으로 담지 못합니다. 후타가와 유키오 님이 빚은 《日本の民家》는 일본 살림집을 사진으로 담아낸 책입니다. 매우 두툼하고 크지요. 그리고 이 사진책은 ‘사람이 살림을 하면서 사랑을 지어낸 보금자리’가 어떠한 터전이요 얼개인가를 또렷이 아로새깁니다. 이 사진책을 펼쳐 놓고서 ‘일본 살림집’을 새로 지을 수 있도록 엮었습니다. 자, 이제 다시 말해 보겠습니다. 한국에서도 한국 살림집을 사진으로 찍은 사람은 꽤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국에서 나온 ‘한국 살림집 사진책’은 멋스럽거나 예스럽게 꾸미기만 했습니다. 예술스럽거나 문화스럽게 겉치레에 기웁니다. 이와 달리 《日本の民家》는 멋스럽게도 예스럽게도 살림집을 바라보지 않습니다. 오직 보금자리와 살림터라는 눈길로 바라볼 뿐입니다. 집 한 채를 지은 마음을 사진으로 읽고, 집 한 채가 숲이나 마을에서 어떻게 어우러지는가를 사진으로 헤아리며, 집을 가꾸며 살림한 손길을 사진으로 만납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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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상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54
데이비드 위즈너 지음 / 시공주니어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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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 읽기 353


사진은 언제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 시간 상자
 데이비드 위즈너
 시공주니어
 2018.2.25.


  사진기는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사진은 언제부터 찍었을까요? 사진은 누가 처음 찍었을까요? 이 세 가지 물음에 으레 1800년대 어느 해에 누가 처음 어떤 기계를 마련해서 어디에 담아냈다 하는 이야기를 역사책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른바 사진 역사를 역사책 해적이에 맞추어 아이들한테 알려줄 수 있어요. 그런데 참말로 사진은 바로 그무렵에 처음 태어났을까요?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새로운 사진 발자국이 있지는 않을까요? 책에는 적히지 않은 뒷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학자는 알지 못하는 대단히 재미난 앞이야기가 있지 않을까요?

  지난 2007년 4월에 베틀북 출판사에서 한국판으로 옮긴 그림책 《시간 상자》가 있습니다. 이 그림책은 겉모습은 그림책이지만, 꼭 그림책이라고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이 ‘사진이란 무엇인가?’를 다뤄요. 그리고 ‘사진은 누가 찍는가?’를 다루지요. 여기에 ‘사진을 언제부터 찍었을까?’라든지 ‘사진을 언제 어디에서 왜 어떻게 찍었을까?’를 나란히 다룹니다.

  그림책 또는 사진책 《시간 상자》는 퍽 오랫동안 판이 끊어졌다가 2018년 2월에 시공주니어에서 새로 옮겨 냅니다. 이 그림책 또는 사진책을 빚은 분은 데이비드 위즈너 님이고, 이녁은 《이상한 화요일》, 《구름 공항》, 《자유 낙하》 같은 그림책을 그리기도 했어요.

  그런데 데이비드 위즈너 님이 빚은 다른 그림책도 꼭 그림책이라고만 하기는 어렵습니다. 마치 사진책 같아요. 여느 사진기로는 담을 수 없구나 싶은 꿈같은 모습을 마치 사진처럼 그림으로 여미어 냅니다. 사회의식에 젖은 어른으로서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또는 사진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회의식에 젖지 않고 늘 꿈을 꾸면서 기쁜 하루를 바라는 아이한테는 언제 어디에서나 겪거나 마주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또는 사진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시간 상자》를 보면 말이 한 마디도 나오지 않습니다. 아무 말이 없지만 줄거리를 또렷이 드러냅니다. 이 그림책 또는 사진책에는 어린 사내가 바닷가에서 ‘물결에 휩쓸려 온 것’을 주우며 노는 모습이 처음에 나옵니다. 이 아이는 어느 날 큰 물결을 맞고 깜짝 놀랍니다. 이러다가 여태 보지 못한 놀라운 것, 그렇지만 어찌 보면 흔한 것을 만나지요. 바로 사진기입니다.

  아니 물결에 사진기가 휩쓸려 온다고? 게다가 물결에 휩쓸려 온 사진기에는 오래된 필름이 있습니다. 필름을 꺼낸 아이는 더욱 아리송합니다. 물결에 휩쓸려 온 사진기인데 필름은 하나도 안 젖었습니다. 어쩌면 이 필름을 찾을 수 있을까 궁금해서 사진관에 가져갑니다. 사진관 일꾼은 아이한테서 필름을 받아 종이에 뽑아 줍니다. 종이에 얹힌 사진을 본 아이는 아까보다 더욱 놀랍니다.

  왜 놀랄까요? 도무지 믿기지 않는구나 싶은 모습이 잔뜩 찍혔거든요.

  어떤 모습이 찍혔기에 놀랄까요?

  어느 사진은 어느 아이가 한 손에 사진을 쥔 모습인데, 이 사진에는 다른 아이가 사진을 쥔 모습이 있습니다. 사진에 깃든 다른 아이가 쥔 사진에는 또 다른 아이가 …… 이렇게 줄줄이 이어지는데요, 아이는 돋보기를 가져와서 들여다보다가, 나중에는 현미경까지 써서 들여다보는데, 아주아주 오래된 어느 날 어느 또래 아이가 맨 처음으로 찍혔습니다.

  그러나 이 사진은 그리 놀랄 만하지 않습니다. 바닷속에 사는 외계인이 사진으로 나오고, 바닷속에 사는 매우 조그마한 외계인은 저마다 사진기를 들고 해마를 비롯한 갖가지 물고기를 사진으로 찍으며 놉니다. 그림책 또는 사진책 겉그림에 나오기도 하는데요, 물고기 가운데에는 물고기 아닌 로봇 물고기가 있습니다. 이밖에도 아이로서는 믿을 수 없지만 눈앞에서 멀쩡히 사진으로 들여다보는 엄청난 이야기가 있어요.

  《시간 상자》에 나오는 이야기는 참말일까요? 그린이가 꾸며낸 이야기일까요? 숨은 사진 역사일까요? 그저 터무니없는 이야기일까요? 마냥 꿈이라고밖에 여길 수 없는 이야기일까요?

  무엇이 참일는지, 또 무엇이 거짓일는지 섣불리 따지거나 가르기는 어렵습니다. 아니, 참하고 거짓으로 함부로 재거나 나눌 수 없겠지요. 다만 오랜 나날에 걸쳐 지구별 곳곳에서 살아가는 어린 아이들은 물결에 휩쓸려 마실을 다니는 낡은 사진기에 담긴 재미나며 놀라운 사진을 마주한다고 합니다. 이 사진기는 새가 물어다 나르기도 하고, 여러 물고기나 커다란 오징어가 들어서 나르기도 합니다. 지구 이쪽으로 갔다가 지구 저쪽으로 돌아다니는 사진기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기는 지구에서 태어난 사진기일 수 있습니다만, 어쩌면 다른 별에서 태어나 지구에 들어온 사진기일 수 있어요. 물고기나 해마나 고래가 빚어낸 사진기인지도 모릅니다.

  믿거나 말거나인 줄거리를 들려주는데요, 이 책은 우리한테 ‘끝이란 없다’는 이야기를 넌지시 밝히지 싶습니다. 반드시 이래야만 한다는 생각도 없다는 이야기를 조용히 들려주는구나 싶어요. 책이나 역사에 적히지 않은 이야기가 수두룩하다는 생각을 밝히고, 아이들이 꿈으로 지피는 하루란 늘 놀랍고 새로울 만하다는 이야기도 들려줍니다.

  다시 물어봅니다. 사진기는 언제부터 있었을까요? 사진은 언제부터 찍었을까요? 사진은 누가 처음 찍었을까요?

  아이들이 어른한테 이 세 가지를 묻는다면, 우리 어른은 아이한테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생각날개를 활짝 펴 볼 만할까요? 백과사전 지식을 그대로 들려주고 끝내면 좋을까요? 아니면 아이가 마음으로 훨훨 날갯짓을 하면서 눈빛을 초롱초롱 밝히면서 귀를 기울일 재미나고 멋진 이야기를 빚어서 들려줄 수 있을까요?

  사진이란 무엇인지 새삼스레 헤아려 봅니다. ‘사진 + 꿈’으로 풀어내 보고 싶습니다. 사진이란 끝없이 흐르는 꿈입니다. 사진이란 누구나 새롭게 빚어서 나누는 꿈입니다. 사진이란 모든 틀을 넘어서서 곱게 가꾸며 밝히는 꿈입니다. 사진이란 오늘하고 어제를 이어 신바람나는 새날을 짓는 씩씩한 걸음걸이 같은 꿈입니다. 2018.7.2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읽기/사진비평/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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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셔터 걸 2
켄이치 키리키 지음 / 미우(대원씨아이)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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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진책 읽기 370



도쿄를 사진으로 찍는 고등학생

― 도쿄 셔터 걸 2

 켄이치 키리키/주원일 옮김

 미우, 2015.8.30.



“각 학교는 3명 1조의 단체전으로 4∼8매의 사진을 응모. 각 테마에 따라 ‘마음, 기술, 눈’을 겨룬다……라.” (37쪽)



  만화책 《도쿄 셔터 걸》(켄이치 키리키/주원일 옮김, 미우, 2015)은 만화로 사진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일본에서는 이 같은 만화책이 틈틈이 나옵니다. 한국에서는 사진을 만화로 풀어낸다거나, 삶을 만화라는 옷에 입혀서 이 줄거리에 사진을 한복판에 놓는 이야기책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살림새가 다른 두 나라 모습이겠지요. 일본은 온누리에서 첫손 꼽는 ‘만화누리’인 터라, 만화로도 사진을 얼마든지 깊고 넓게 다루어요.


  모두 세 권으로 나온 《도쿄 셔터 걸》은 도쿄에서 나고 자라며 사진에 흠뻑 빠진 아이가 제 마을하고 골목하고 이웃을 사진으로 담는 마음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합니다. 이러면서 사진마실을 다니는 이야기를 곁들이고, 고등학교 사진대회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일본에는 ‘사진 고시엔’이 있다는데, 이 대회에서는 ‘마음, 솜씨, 눈’ 세 가지로 사진을 살핀다고 합니다.



‘최근 머리 한구석에 언제나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 사진고시엔. 지구 예선의 응모작품 테마는 자유. 자유로운 사고는 마치 줄이 끊어진 연처럼 머릿속을 빙글빙글 돌아다닐 뿐이다. 도무지 내 안에서 착지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다. 만약 지금의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이제까지 무엇을 찍어 왔는가 하는지 묻는다면 답은 하나밖에 없다. 언제나 익숙하게 보아 온 도쿄의 거리.’ (50쪽)



  일본에서 고등학교 푸름이가 사진을 겨루는 자리에서 살핀다는 세 가지는, 한국 사진밭을 돌아보면 매우 다르구나 싶습니다. 한국에서 사진잔치나 사진대회를 열 적에 이 세 가지, ‘마음, 솜씨, 눈’ 가운데 무엇을 헤아릴까요? 한국은 으레 ‘솜씨’ 하나만, 더욱이 값진 기계로 황금분할을 선보이는 몸짓만 따지지는 않나요?


  지자체마다 관광사진 공모를 하고, 여러 공공기관에서도 주제사진 공모를 하는데, 이러한 사진공모에서 ‘기계 다루는 솜씨’를 넘어서 ‘사진을 마주하는 마음’이나 ‘이웃하고 어깨동무하는 마음’이나 ‘삶을 짓는 사랑이라는 마음’은 얼마나 살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삶을 보는 눈’하고 ‘사람을 보는 눈’하고 ‘숲을 보는 눈’은 얼마나 생각해 볼는지요?



‘촬영하고 싶은 피사체를 만나면 난 눈을 깜빡이듯 셔터를 누른다.’ (54쪽)


“나도 어린 시절에 자주 아버지의 카메라를 빌려서 타카라즈카의 산과 들을 촬영했어.” (77쪽/고등학교 사진부를 이끄는 교사가 들려준 말)



  《도쿄 셔터 걸》에 나오는 열여덟 살 푸름이는 사진대회에 낼 사진을 고르는 길에서 살짝 헤맵니다. 이제껏 스스로 즐겁게 사진을 찍었을 뿐, 대회에 내서 다른 사람하고 ‘솜씨 겨루기’를 해 본 일이 없기 때문이요, 이를 생각조차 안 했거든요. 그리고 사진대회에서 바라는 다른 두 가지인 ‘사진을 하는 마음’하고 ‘사진으로 보는 눈’이란 무엇인가를 처음부터 새롭게 생각해 보려니 머리가 지끈거린다고 합니다.


  이러다가 천천히 실마리를 찾아요. 도쿄(서울)에서 나고 자란 나(주인공)는 언제나 익숙하게 사진으로 담은 도쿄(서울)를 찍으면 됩니다. 시골에서 나고 자란 나(주인공)라면 시골을 찍으면 되겠지요. 남한테 보여주려는 사진이 아닌, 스스로 삶을 즐기려는 사진입니다. 남한테 솜씨를 자랑하려는 사진이 아닌, 스스로 기쁘게 활짝 웃으면서 찍은 사진을 넌지시 나누려는 사진입니다.


  사진동아리 아이들은 찍고 싶은 모습을 마주하면 눈을 깜빡이든 사진기 단추를 누른다고 해요. 삶에 고이 스며든 몸짓으로 사진을 누린 사진부 교사한테서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진동아리 아이들은 사진에 서리는 깊이가 무엇인가 하고 새삼스레 되새깁니다.



“모처럼 왔으니까, 아까부터 날아다니는 저 나비도 풍경과 함께 찍고 싶은데.” (86쪽)


“테즈카 선생님이 타카라즈카에서 자라지 않으셨다면 완전히 다른 형태의 작품이 생겨났을지도 몰라.” (93쪽)



  사진을 찍는 마음이란, 어쩌면 배우고 싶은 마음일 수 있습니다. 나를 둘러싼 이웃을 헤아리면서 배우려는 마음일 수 있어요. 이웃인 사람을, 이웃인 나무를, 이웃인 숲을, 이웃인 골목을, 이웃인 하늘과 바람을 배우려고 사진기를 손에 쥘 만합니다.


  사진을 찍는 눈이란, 어쩌면 사랑하려는 눈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 오롯이 사랑으로 거듭난 몸과 마음으로서, 우리를 둘러싼 이웃을 두루 어우르거나 어깨동무하려는 사랑스러운 눈이라고 할 만합니다. 따사롭게, 넉넉하게, 포근하게, 너그럽게, 널리 껴안거나 손을 맞잡을 수 있는 눈이 바로 사진눈이지 싶습니다.


  이리하여 사진을 찍는 솜씨란, 더 값진 장비나 기계로 멋을 부리는 솜씨일 수 없습니다. 사진솜씨는 살림을 짓는 손길이자 몸짓입니다. 마음을 가꾸는 손길이 사진솜씨요, 사랑을 짓는 몸짓이 사진재주일 테지요. 2018.7.1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읽기/사진비평/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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