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건축 3 - 종묘
임응식 지음 / 광장 / 1984년 4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8


《韓國의 古建築 3 宗廟》

 임응식

 광장

 1977.4.1.



  틀은 언제나 틀일 뿐입니다. 틀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아요. 언제나 틀로 있습니다. 담벼락이나 울타리도 좋거나 나쁘지 않습니다. 담벼락이나 울타리일 뿐이에요. 때로는 돌보는 노릇이요, 때로는 막거나 가두는 몸짓입니다. 때로는 얽매일 뿐이고, 때때로 그곳에서 새롭게 길을 찾기도 합니다. 사진은 왜 네모낳게 찍을까요? 세모나 동그라미나 별처럼 안 찍는 까닭이 있을까요? 틀을 새로 갖추려는 사람이 나타나며 ‘사진이 아닌 예술’로 갑니다. 글이나 그림도 그래요. 밥짓기도 그렇습니다. 솥이나 수저라는 틀이 있어요. 이 틀을 틀로 여기지 않고 연장이나 징검다리로 삼아도 좋고, 새로운 살림이나 세간을 지어도 됩니다. ‘긴네모(파노라마)’를 굳이 안 쓰고 ‘3×5’ 크기로 담을 적에는 못 벗어나는 틀이 있으면서도, 이렇게 얽매인 자리에서 새롭게 틔우는 눈이 있습니다. 《韓國의 古建築 3 宗廟》는 이 대목을, 틀을 새롭게 보고 다루는 길을 열어 준 사진책이라 할 만합니다. ‘집밥맛’을 떠올리면 좋아요. 더 낫다는 사진기를 써야 더 나은 사진이 되지 않습니다. 손맛을 손멋으로 살려서 손빛을 가꿀 줄 안다면 ‘값싼 사진기’로도 눈부십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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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건축 2 - 경복궁
임응식 지음 / 광장 / 1981년 12월
평점 :
품절




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7


《韓國의 古建築 2 景福宮》

 임응식

 광장

 1976.10.5.



  1976년부터 2020년 사이에 얼추 마흔너덧이라는 해가 흐르는데, 이동안 아직 《韓國의 古建築 2 景福宮》만한 ‘경복궁 사진’이 없다고 느낍니다. 한국사람 손으로 찍은 사진 가운데 말이지요. 이웃나라 일본에서 찍은 사진 가운데에는 《한국의 고건축 2》이 댈 수 없을 만큼 잘 담은 빛살이 있어요. 한국사진은 아직 그 아름다운 빛살에 다가서지 못하기도 하지만, 1976년 사진책 빛살만큼도 닿지 못하기 일쑤입니다. 그렇다면 임응식 님이 사진을 훌륭히 찍었을까요? 어느 만큼 잘 찍기도 했는데, 임음식 님 사진빛은 일본에서 일찌감치 이룬 빛살을 꽤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그 빛살을 조금 더 살리거나 북돋우면서 새롭게 가꾸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고 느껴요. 왜 그럴까요? 임응식 님을 비롯해 ‘건축사무소 공간’이며 ‘김수근’ 같은 분들이 스스로 세우느라 스스로 못 넘고 만 담벼락 같은데, ‘한국문화’라는 이름에 얽매여 ‘수수한 살림살이’는 미처 쳐다보지 못했어요. 임응식 님이며 사진님이나 집님(건축가)이 골목집에서 살림을 하며 골목이웃을 사귀다가 문득 골목빛을 사진으로 담아 보았다면 경복궁을 보는 새빛을 찾았겠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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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고건축 1 - 비원
임응식 지음 / 광장 / 197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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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6


《韓國의 古建築 1 秘苑》

 임응식

 광장

 1976.9.1.



  오늘날 한국을 보아도 지난날 한국을 보아도, 나라에서는 뭔가 아름답게 나아가는 길은 아직 없지 싶습니다. 나라에서는 틀림없이 우리한테서 세금이란 이름으로 돈을 거두지만, 이 살림돈으로 참말로 살림빛을 가꾸는 길보다는, 벼슬아치 뒷주머니를 찬다든지, 엉뚱한 겉치레에 자꾸 기울더군요. 이런 나랏길을 나무라다가 지쳐서 등돌리는 사람이 있고, 우두머리나 벼슬아치는 미덥잖으니 스스로 새길을 닦는 사람이 있어요. 집짓기 일을 하는 이들이 뜻을 모아 ‘광장’이란 출판사를 차리고, “한국의 고건축”이란 이름으로 1976년부터 1981년까지 사진책 일곱 자락을 선보입니다. 나라에서 진작 해야 할 일을 여느 사람들이 한 셈이랄까요. “한겨레 옛집” 꾸러미 첫 자락은 임응식 님이 담은 《秘苑》입니다. ‘숨은뜰’이에요. 또는 ‘뒷뜰’입니다. 첫 자락을 앞뜰 아닌 뒷뜰을, 또는 숨은뜰을 다룬 눈길이 남다릅니다. 비록 여느 살림집을 첫 자락으로 담아내는 눈썰미로 나아가지는 못했으나, 한겨레 옛집 가운데 ‘뜰하고 마당하고 집을 잇는 길목’을 찬찬히 알아차리면서 널리 나누려 했어요. 한국사람이 제 손으로 집살림을 고이 담은 첫길인 셈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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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아기 곰
일라 글.사진, 이향순 옮김 / 북뱅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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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은 왜 이 책이 안 뜰까?

<85枚の猫>라는 엄청난 사진책을..

다른 누리책집에서는 뜨는데.

다른 사진책에 이 글을 걸친다.


http://blog.yes24.com/document/12137796


http://booklog.kyobobook.co.kr/hbooks/2006902 


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5


《85枚の猫》

 イ-ラ (Ylla)

 新潮社

 1996.11.25.



  1952년에 처음 나온 이일라(Ylla) 님 고양이 사진책은 일본에서 언제 처음 나왔을는지 모르겠으나 1996년에 찍은 《85枚の猫》는 일본에서 꾸준하게 사랑받으면서 읽히지 싶습니다. 고양이를 비롯한 뭇짐승 사진을 꾸준히 오래도록 찍는 이와고 미츠아키(岩合光昭) 님이 도움글을 싣습니다. 일본은 사진기를 만드는 곳도 여럿이고, 사진잡지도 수두룩하게 있으며, 사진길을 걷는 사람도 참으로 많지만, 일본 안팎 아름답고 알뜰한 사진책을 참으로 많이 펴냅니다. 한국에서는 이웃나라 사진책은커녕 한국 사진책조차 너무 울이 좁으며 이마저 몇 가지 안 나옵니다. 한국에서 사진을 익히자면 스스로 할밖에 없어요. 대학교나 강좌가 아닌, 여러 나라 사진책을 스스로 챙겨서 읽고 장만해서 곁에 두면서 익혀야겠지요. 사진은 언제나 ‘눈’으로 말합니다. 우리 눈길을 스스로 갈닦아야 사진이 빛나는데, 사진눈이란 ‘나를 보는 눈 + 너를 보는 눈’입니다. ‘너’란 바로 이웃이에요. 이일라 님 사진책은 ‘사람 아닌 이웃’을 마음으로 마주하면서 눈빛으로 상냥하게 읽어내어 아름답지요. 왜 여러 나라 사진책을 읽느냐면, 한국에 없는 홀가분하며 고운 눈빛이기에.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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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가 - 미나마타.한국.베트남 취재기
구와바라 시세이 지음, 김승곤 옮김 / 눈빛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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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4


《다큐멘터리 사진가》

 구와바라 시세이

 김승곤 옮김

 눈빛

 2012.7.20.



  구와바라 시세이 님이 서울 청계천을 찍은 오랜 사진을 서울 인사동에서 조촐히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때에 비매품인 사진책을 같이 팔았고, 저는 그무렵 충북 충주하고 서울 사이를 자전거로 오가는 나날이었는데요, 자전거를 달려 사진잔치를 돌아보고 비매품 사진책을 장만했습니다. 아주 마음에 드는 사진은 아니어도 투박한 손빛이 깃든 사진은 아직 한국 사진님이 보여주지 못하는 눈빛이기도 했습니다. 《다큐멘터리 사진가》는 2012년에 새롭게 나옵니다. 1989년에 《보도사진가》란 이름으로 나온 적 있습니다. 구와바라 시세이 님이 걸어온 사진길을 스스로 돌아본 이야기꾸러미인데, 유진 스미스 님하고 토몬 켄 님한테 사진으로 야코죽은 일을 씁쓸하게 털어놓기도 해요. 그런데 왜 야코죽어야 할까요? 모든 사람은 다르기에 똑같은 일을 다르게 보고 다르게 담기 마련입니다. 으뜸가는 사진을 어느 한 사람이 찍을 까닭 없이 다 다른 눈빛으로 다 다른 손빛을 펼쳐서 다 다른 사진빛을 이루면 되어요. 다큐사진은 죽거나 시들 일이 없습니다. ‘삶·살림·사랑’을 포근히 담으면 모두 다큐이거든요. 부디 이 대목을 늦게라도 알아차리시면 좋겠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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