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 봉사+사진+나눔
최광호 글.사진 / 소동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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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3


《부산 참견錄》

 최광호

 고은사진미술관

 2014.3.8.



  2013년·2015년에 ‘최민식사진상’이란 이름으로 두 사람이 상을 받았고, 2015년에 주고받은 상은 크게 말밥에 올랐으며, 그 뒤로 ‘최민식사진상’은 자취를 감춥니다. 상을 주고받을 수 있겠지요. 다만, 떠난 분을 기리고 사진을 가꾸는 길에 걸맞도록 ‘보람을 매기는’ 길이 아닌 ‘이름·돈을 주고받는’ 길이 된다면 모두 일그러집니다. 사진상을 주는 심사위원 여럿은 고은사진미술관에 몸을 담았고, 《부산 참견錄》이란 사진책이 나오도록 여러모로 이바지합니다. 이러고서 이듬해에 이 사진책으로 사진일을 갈무리한 최광호 님한테 상을 주지요. 2013년에도 말밥에 올랐던 ‘상 주고받기’는 두걸음째에 활활 타오릅니다. 그럴밖에 없는 노릇입니다. ‘한울타리로 감싼 끼리끼리 놀음’을 했으니까요. 최광호 님은 한 해 동안 흑백필름을 1000통 넘게 쓸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열매를 담은 《부산 참견錄》이라는데, 어떤 부산을 보여주면서 무슨 부산을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참견’이란 말처럼 슬쩍 끼어서 엿본 틀에 머무르며 필름을 썼네 싶어요. 이름을 “인천 참견록”이나 “통영 참견록”이라 해도 딱히 다른 빛이 안 드러나겠다고 느낍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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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의 일본산책
로타 사진, 강한나 글 / 브레인스토어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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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2


《로타의 일본산책》

 로타·강한나

 브레인스토어

 2016.6.10.



  모든 이름에는 이러한 이름을 스스로 붙여서 쓰는 마음이 묻어나기 마련입니다. 사진을 찍다가 2심에서 성범죄자로 법정구속이 된 ‘로타’라는 이가 있습니다. 이 이름은 무엇을 나타낼까요? 로봇일까요, 로리타 오타쿠일까요? 모든 사진은 어엿이 사진이기에, 사진을 놓고 굳이 ‘예술이니 아니니’ 하고 가를 까닭이 없습니다. ‘내가 찍은 사진은 예술이다’라 말하려 한다면, 그이가 찍은 사진은 오히려 ‘예술이 아니다’를 밝힌 셈입니다. 따로 예술이 있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사진가 스스로 ‘내 사진은 예술이다’ 하고 말한다면, ‘내 사진은 잘 팔려서 목돈이 된다’ 하고 떠벌이는 셈이라고 느낍니다. 사진을 찍는 사람이라면 ‘나는 사진을 찍는다. 내 마음이 사진으로 드러난다’ 하고 말하면 될 뿐입니다. 로타라는 이가 이쁘장한 가시내를 응큼하게 찍든 말든, 로타라는 이가 이녁 딸아이나 곁님을 어떻게 찍든 말든, 스스로 사진이 되어 사진을 하면 될 뿐이에요. 수원에 있는 알라딘 중고샵을 구경하다가 《로타의 일본산책》을 보았고, 서서 읽었습니다. 사지는 않았습니다. 사진책도서관을 하는 사람으로서 웬만한 사진책은 ‘사진을 말하는 책’으로 갖추려 하지만, 이 사진책은 굳이 갖출 까닭이 없다고 여겼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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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용도 아니 에르노 컬렉션
아니 에르노.마크 마리 지음 / 1984Books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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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사진책시렁 61


《사진의 용도》

 아니 에르노·마크 마리

 신유진 옮김

 1984 BOOKS

 2018.11.5.



  누구나 찍고 누구나 읽는 사진이기에, 무엇이든 찍고 무엇이든 읽는 사진입니다. 즐겁게 걸어가는 삶길을 찍으면서 읽을 수 있으면서, 슬프게 헤매는 삶길을 찍으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좋고 나쁨으로 가릴 수 없는 사진이요, 밝고 어두운 모든 구석을 저마다 다르게 헤아려서 읽고 찍는 사진입니다. 《사진의 용도》는 두 사람이 살을 섞는 동안 즐겁거나 슬프다고 여기는 느낌을 사진하고 글로 담아 보려고 했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즐겁다면 얼마나 즐거운지, 슬프다면 얼마나 슬픈지, 허전하다면 얼마나 허전한지, 덧없다면 얼마나 덧없는지를 고스란히 담습니다. 어느 모로 보면 ‘사진을 이렇게도 쓴다’고 밝힙니다. ‘나는 사진을 이렇게 바라보면서 이렇게 쓴다’고 털어놓습니다. 이러면서 스스로 되묻지요. ‘나는 사진을 이렇게 바라보면서 이렇게 쓰기는 하는데, 이렇게 바라보거나 써도 될까?’ 하고요. ‘사진을 이렇게 보거나 쓰는 사람이 있을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보거나 쓰는 사진이 우리 둘 아닌 다른 사람한테 얼마나 뜻있을까?’ 하고도 묻습니다. 맨발로 걷기를 즐기면 버선이나 신은 쓸 일이 없을 수 있습니다.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고 싶은 사람은 바닷속에서 옷이 거추장스러울 수 있어요. 읽는 눈으로 새로 짓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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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지음, 정영목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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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43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디자인하우스

 2005.8.17.



  해를 읽을 수 있으면 따로 시계를 안 차도 하루흐름을 압니다. 달력이 없이도 철흐름을 알고, 나날이 무엇을 어떻게 건사하면 좋은가도 알아요. 물을 읽을 수 있으면 우리 몸을 깊이 헤아릴 뿐 아니라, 무엇을 먹고 누릴 적에 튼튼한가를 알아요. 바람을 읽을 수 있으면 누가 우리한테 다가오는가를 알지요. 비가 언제쯤 올는지, 비가 얼마나 올는지, 또 이 바람이 우리 삶터를 어떻게 어루만지려는지까지 환히 압니다. 《바람이 또 나를 데려가리》는 영화를 찍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님이 따로 선보인 사진책입니다. 이 사진책을 읽다 보면, 이녁이 찍은 영화란, ‘흐르는 사진에 이야기가 피어나는 노래’로구나 하고 새삼스레 느낄 만합니다. 사진 하나라면 한 가지 모습을 어느 곳에 아로새기면서 한결 깊고 넓게 이야기를 지필 텐데, 이 사진을 조각조각 이어 영화로 맞추면서 다 다른 자리에서 다 다른 숨결이 흐르는 바람이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로 자라는가를 보여준다고 할 만합니다. 바람을 알고 싶기에 바람을 쐬어요. 바람하고 놀려고 바람을 맞아요. 바람하고 언제나 하나인 줄 느끼면서 바람을 마셔요. 그리고 이 바람을 살살 내쉬면서 눈을 감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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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사월의눈 11
김지연 지음 / 사월의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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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책시렁 42


《자영업자》

 김지연

 사월의눈

 2018.9.9.



  쑥잎을 뜯으면 손이며 몸에 쑥내음이 뱁니다. 따로 쑥떡이나 쑥국을 하지 않아도 쑥을 온몸으로 받아들여요. 뽕잎을 훑으면 손에 몸에 뽕내음이 스미는데, 잎줄기 끝에서 하얀 물이 살살 흘러나와서 더욱 짙게 뽕나무 기운을 맞아들여요. 요새는 다들 기계하고 비닐하고 농약을 쓰면서 흙을 만진다지만, 기계도 비닐도 농약도 없이 맨손으로 푸나무를 마주하던 지난날에는 먹을거리 너머에 있는 기운을 고이 누리는 하루였지 싶습니다. 《자영업자》는 스스로 가게를 꾸려 살림을 짓는 이웃을 이야기합니다. 한자말로 하자면 ‘자영업’이지만, 한국말로 하자면 ‘가게지기’입니다. 가게를 지키는, 또는 돌보는, 또는 보살피는, 또는 가꾸는, 또는 일구는 손길은 살림을 북돋울 뿐 아니라, 여러 이웃한테 이바지하곤 해요. 시계를 다루건 물고기를 다루건 알뜰하지요. 밥상을 차리건 책을 건사하건 살뜰해요. 가게지기가 저마다 맡은 살림을 만지는 손에 일내음이 흐릅니다. 이 일을 오래오래 사랑으로 맡아서 다스리는 일기운이 감돌아요. 우리는 가게에 들러 이것저것 사거나 누릴 텐데, 돈 너머에 있는 마음을 고이 얻지 싶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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