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さん、四?歲詩人になる。五?歲寫眞家になる。 (單行本)
石川 厚志 / 雷鳥社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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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1.11.18.

사진책시렁 91


《父さん、四○歲 詩人になる。五○歲 寫眞家になる。》

 石川厚志

 雷鳥社

 2015.8.8.



  우리가 쓰는 적잖은 말씨는 우리가 손수 짓기보다는 남이 뚝딱거린 말씨이곤 합니다. ‘사진’도 매한가지인데, ‘빛그림’을 생각한 분이 제법 있으나 막상 ‘빛그림’을 널리 쓰지는 않아요. 빛그림이란 말을 쓴다면 ‘빛그림이·빛그림님’처럼 쓸 만하고 ‘빛그림책’이라 하면 돼요. 빛그림을 담는 살림은 으레 ‘찰칵’ 소리를 내요. 그렇다면 빛그림을 짓는 연장을 ‘찰칵이’란 이름으로 가리킬 만합니다. 《父さん、四○歲 詩人になる。五○歲 寫眞家になる。》를 읽으며 빛으로 담거나 짓거나 옮기거나 짓는 그림을 헤아려 봅니다. 마흔 살에는 노래를 하고 쉰 살에는 빛을 그리는 아버지가 있다지요. 예순 살에 노래를 해도 즐겁고, 일흔 살에 빛을 그려도 아름다워요. 나이는 안 대수롭습니다. 누구한테서 배웠느냐도 안 대수롭습니다. 어디를 다니며 배웠느냐도 안 대수롭지요. 대수로운 한 가지는 스스로 마음에 담는 꿈이라는 씨앗입니다. 글 한 줄은 꿈씨앗을 심는 이야기요, 빛그림 한 칸은 꿈씨앗을 옮긴 이야기예요. 아이들은 아버지 손빛을 탄 그림을 바라보다가 문득 저희 스스로 새 그림길을 여는 눈을 즐겁게 틔우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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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 - 자전거와 자전거 문화에 대한 영감어린 사진 에세이
크리스 하던, 린던 맥닐 지음, 김병훈 옮김 / 이케이북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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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사진책 2021.4.11.

사진책시렁 90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

 크리스 해던 글

 린던 맥닐 사진

 김병훈 옮김

 이케이북

 2014.9.1.



  제 자전거는 ‘짐바리’입니다. 열 살 무렵 어머니가 어렵게 장만해 주신 첫 자전거도, 새뜸(신문)을 돌리려고 스무 살부터 타전 자전거도, 헌책집을 찾아다니면서 몰던 자전거도, 충주랑 서울 사이를 오가며 이오덕 어른 글을 갈무리하던 무렵 타던 자전거도, 두 아이를 태우던 자전거도 늘 짐바리예요. 예전에는 앞바구니·뒷바구니를 붙였어요. 2005년부터는 수레를 붙여요. 2012년으로 접어들면서 샛자전거를 달았지요. 《자전거를 좋아한다는 것은》을 펴면서 무엇보다 짐바리를 눈여겨보려 하지만 몇 자락 안 나옵니다. 아무래도 짐바리보다는 멋스럽거나 날렵한 자전거를 사진으로 찍어야 그럴듯하다고 여기지 싶습니다. 아니,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이들 스스로 짐바리를 탄 일이 없거나 드물기 때문이지 싶어요. “자전거를 좋아한다는”이라 말하면서 막상 이 책에는 ‘어린이·푸름이 자전거’도 안 나와요. 서울스런 어른 눈높이가 나쁘지 않습니다만, 삽·낫·호미를 매단 시골자전거도,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태운 자전거도, 아이들이 땀흘리는 자전거도, 아기를 태운 아줌마 자전거도 볼 수 없다면 무슨 ‘즐거운 자전거’일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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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을 찍는 법 - 양해남 사진시집 2
양해남 지음 / 눈빛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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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사진책시렁 88


《바람을 찍는 법》

 양해남

 눈빛

 2020.11.11.



  똑같은 빛은 없습니다. 나무 한 그루가 맺는 잎은 모두 다른 잎빛이요, 나무꽃도 모조리 다른 꽃빛입니다. 들판에 가득한 들풀도 다 다른 풀빛이면서, 들꽃이라면 다 다른 꽃빛이에요. 철에 따라서도 잎빛은 달라집니다. 달에 따라서도 달라요. 그리고 날에 따라서도 다를 뿐 아니라, 새벽 아침 낮 저녁 밤에 따라서도 다르지요. 풀잎이며 꽃잎이 언제나 다른 빛살이라면, 사람도 나이에 따라 다른 낯빛일 뿐 아니라, 마음이며 생각이며 느낌에 따라 늘 물결치는 얼굴빛이에요. 《바람을 찍는 법》은 금산이란 시골에서 금산스럽게 살아가는 이웃을 마주하는 눈빛을 들려줍니다. 빛꽃 한 칸에 글꽃 한 자락을 맺습니다. 두 눈으로 마주하는 이웃을 빛으로 담고, 마음으로 만나는 마을을 이야기로 엮어요. 우리는 서로 어떤 사이인가요? 우리는 오늘 어떻게 마주하나요? 겨울에 겨울빛을, 새봄에 봄비를, 여름에 여름잎을, 가을에 가을꽃을 그립니다. 겨울에도 새잎을 내놓은 소리쟁이는 찬바람에 아이쿠 하면서 붉게 물듭니다. 가을에 가을물이 든다면, 겨울에는 겨울물이 들어요. 언제나 새삼스레 물드는 삶이요 눈이며 손길이고 발걸음인 하루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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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 When the Spring Wind Blows
한영수 지음, 버지니아 문.김수진 글 / 한스그라픽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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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사진책시렁 87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한영수 사진

 한선정 엮음

 한영수문화재단

 2020.12.1.



  딸기에는 여러 갈래가 있어요. 들에서 돋는 들딸이 있고, 멧골에서 자라는 멧딸이 있으며, 나무로 크는 나무딸이 있고, 섬에 섬딸이 있어요. 이 여러 딸(딸기)을 곁에서 한껏 누리고 싶어 밭자락을 일구니 밭딸이 마지막으로 있습니다. 빨갛게 익는 딸기를 흔히 누릴 텐데, 노랗게 익는 섬딸이 있습니다. 으레 열매만 누리지만, 잎도 향긋한 나물입니다. 봄날 딸기잎을 살살 씹어 본 적 있나요? 가을에는 멧자락을 물들이는 잎빛을 흔히 즐긴다는데, 겨울에도 덩굴잎이 듬직한 들딸은 겨울바람이 불면 그제서야 잎이 새빨갛게 물듭니다. 가을이 아닌 겨울에 마주하는 ‘새빨간 들딸잎’이에요.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는 치맛바람으로 삶을 짓는 사람들 삶자락을 한 칸 두 칸 보여줍니다. 어떤 사람은 맵시나는 치마를 두르고, 어떤 사람은 포대기나 처네에 아기를 품고서 살살 어르거나 저잣마실을 다녀오고 바깥일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한갓지게 뽐내며 길을 걷거나 모래밭에서 해바라기를 하고, 어떤 사람은 새카맣게 탄 얼굴로 하루살림을 일굴 길장사를 합니다. ‘치마’라는 대목은 같아도 ‘삶’이라는 대목은 달라요. 이 다른 삶이 빛꽃으로 어우러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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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빛꽃

사진책시렁 84


《ありがとうシンシア》

 小田哲明

 講談社

 1999.6.1.



  2001년에 처음 나라밖을 가 보았고, 그때 일본 도쿄에 있는 책집에서 《ありがとうシンシア》를 만났습니다. ‘介助犬シンちゃんのおはなし’란 덧이름이 붙은 이 빛꽃책은 길동무개 한삶을 차분히 담아냅니다. 어떻게 태어나고, 자라고, 살고, 사람 곁에서 배우고, 누구를 만나 어떻게 곁살림을 누리는가를 하나하나 보여주지요. 장님이라는 이웃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 우리 모습이나 몸짓일까요. 눈으로 보며 담아내는 삶길에는 어떤 줄거리를 담아서 무슨 이야기를 펴려는 생각인가요. 거룩하거나 놀랍거나 엄청나다 싶은 일을 할 까닭은 없습니다. 사랑은 크기로 재지 않거든요. 오직 사랑 한 줄기이면 돼요. 키가 크든 작든 모두 풀꽃나무입니다. 앉은뱅이로 자라기에 들꽃이 아니라 하지 않습니다. 조그마하게 살아간대서 나무가 아니라 하지 않아요. 붓이 설 곳이란, 빛꽃으로 담을 이야기란, 늘 우리 곁에서 함께 동무하듯 흐릅니다. 빠르게 내달리는 길을 멈출 줄 안다면, 두 다리로 천천히 걷고, 봄바람도 겨울바람도 함께 쐬면서 마을길·골목길·숲길을 사뿐이 거닐 수 있다면, 우리 곁 모든 삶자락은 빛꽃으로 담을 잔치꾸러미입니다. 마음을 뜨고 사랑으로 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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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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