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의 생일 이와사키 치히로 그림책 1
이와사키 치히로 지음, 엄혜숙 옮김, 다케이치 야소오 기획 / 미디어창비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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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4


《눈 오는 날의 생일》

 이와사키 치히로

 엄혜숙 옮김

 미디어창비

 2018.12.15.



  《눈 오는 날의 생일》은 2003년에 처음 한국말로 나옵니다. 그때 ‘프로메테우스 출판사’는 이와사키 치히로 님 그림책을 꽤 옮겨 주었습니다. 더없이 고마운 노릇이에요. 이녁 그림책은 한국에서 참 오랫동안 슬그머니 나오거나 곳곳에서 몰래 쓰기 일쑤였거든요. 얼추 스무 해가 되어 가는 예전 일인데, 그때 나온 이와사키 치히로 님 그림책 가운데 《작은 새가 온 날》이며 《비 오는 날 집 보기》이며 《치치가 온 바다》이며 《이웃에 온 아이》이며 하나하나 이슬같구나 하고 느껴요. 일본이란 나라가 전쟁놀이에 미쳐날뛰어도, 전쟁놀이에 뒤이어 돈놀이에 돌아버려도, 어쩌면 이렇게 스스로 물빛이 되고 하늘빛이 되면서 바람빛으로 그림노래를 부를 수 있었을까요? 그림을 좋아하는 아이가 자라서 그림을 사랑하는 어른이 된다면, 참말로 이녁처럼 물빛이다가 하늘빛이다가 바람빛으로 춤추는 붓놀림이 되겠구나 싶어요. 여기에 삶을 고이 품는 숨결로 햇빛이 되고 별빛이 되더니 어느새 숲빛으로 피어나는 붓살림이 될 테고요. 이제 이 나라는 한겨울에도 눈을 마주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하늘눈이 아니어도 마음눈으로, 겨울눈으로 빛날 수 있어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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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열리는 나무 온세상 그림책
사라 스튜어트 지음, 유시정 옮김, 데이비드 스몰 그림 / 미세기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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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열리는 나무》

 사라 스튜어트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유시정 옮김

 미세기

 2007.2.20.



  나무에서 돈이 열린다면 즐거울까요? 이 말을 어린이하고 어른이 같이 있는 자리에서 묻고 싶습니다. 그리고 풀에서 돈이 꽃으로 피면 기쁠까요? 하늘에서 비가 돈으로 내리면 신날까요? 아침저녁으로 해님이 돈으로 빛을 흩뿌리면 아름다울까요? 아, 저로서는 이런 터전이라면 지겹겠어요. 그저 신물이 나서 이런 별에서는 살 마음이 하나도 안 들겠구나 싶습니다. 돈이라면 쓸 만큼 누리면 되고, 돈이 있을 자리에 있으면 됩니다. 나무는 나무일 노릇이고, 풀은 풀이면 넉넉하며, 비이며 해이며 바람은 언제나 비요 해요 바람으로 우리 곁에 있을 적에 이 별에서 살 만하지 싶습니다. 《돈이 열리는 나무》를 펴면 너른 마당에 아이들이 뛰놀 수 있도록 하는 아주머니를 뺀 다른 어른들은 ‘돈이 열리는 나무’ 곁에서 미친듯이 춤을 춥니다. 봄이 되어 봄꽃이 피거나 나비가 팔랑거리든, 여름이 되어 뜨거운 볕에서 나무그늘 시원한 바람이 흐르든, 가을이 되어 들이며 밭이 주렁주렁 맺히든, 겨울이 되어 하얀 눈밭이 되든, 어른들은 돈나무 둘레에서 허둥거립니다. 우리는 언제까지 경제성장을 하거나 재개발을 해야 할까요? 삶은 언제 가꿀 생각일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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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집을 만들어요
가도노 에이코 지음, 오자키 에미 그림, 김옥경 옮김 / 킨더랜드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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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집을 만들어요》

 가도노 에이코 글

 오자키 에미 그림

 김옥경 옮김

 킨더랜드

 2009.4.10.



  우리가 오늘 살아가는 곳은 그동안 꿈꾸던 보금자리일까요, 아니면 앞으로 이루고 싶은 꿈집을 그리는 길에 살짝 머무는 자리일까요. 꿈으로 그리던 보금자리라면 즐겁게 누리나요. 살짝 머물다 떠날 자리라 하더라도 즐겁게 지내나요. 《멋진 집을 만들어요》에 나오는 두 아이는 나무조각을 엮어서 소꿉집을 이룹니다. 언제나 새로운 소꿉집입니다. 소꿉집을 이룰 적마다 이곳에서는 무엇을 하고 저곳에서는 무엇을 한다는 꿈이 아름다이 피어납니다. 얼핏 보기에 어른한테는 나무조각을 이리 놓고 저리 맞추는 모습일 수 있지만, 아이한테는 어마어마하게 넓은 마당에 우람한 나무줄기에 매단 놀이터에, 갖은 이야기가 흘러넘치는 소꿉집이에요. 아이는 저마다 새롭게 꿈을 키우기에 무럭무럭 몸이며 마음이 거듭납니다. 어른은 저마다 즐겁게 사랑을 길어올리기에 모락모락 따사로운 숨결이 피어납니다. 그래요, 아이한테는 꿈이요, 어른한테는 사랑입니다. 아이는 어른한테서 사랑을 받아먹으면서 꿈을 건넵니다. 어른은 아이한테서 꿈을 받아먹으면서 사랑을 들려줍니다. 우리가 누리는 보금자리에는 바로 이 두 가지가 있으면 아름답고 즐겁습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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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
조예슬 지음 / 느림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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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90


《새옷》

 조예슬

 느림보

 2019.3.4.



  우리가 입은 옷은 우리 몸입니다. 우리 몸뚱이는 우리 넋이 입은 옷입니다. 우리가 입는 옷은 우리를 드러내는 몸입니다만, 몸은 마음도 넋도 숨결도 아닙니다. 그저 겉눈으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우리는 옷차림이 이뻐서 만날까요? 때로는 이쁜 옷차림이 좋아서 만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이쁜 옷차림이 좋아서 사귀는 사이는 얼마나 오래 깊이 즐겁게 나아갈 만할까요? 놀이동무라면 옷차림을 보지 않습니다. 놀이동무를 지나 마음동무가 되면 옷차림은 더더구나 따지지 않습니다. 마음동무를 지나 허물없는 둘이 될 적에는 옷차림은 아예 보이지 않아요. 오직 마음을, 넋을, 숨결을, 눈빛을 볼 테지요. 《새옷》은 온누리 가시내가 짊어져야 한 겉몸을 다룹니다. 이 땅에서 뭇사내는 뭇가시내한테 어떤 옷을 입혔을까요? 어떤 사슬을 채우고, 어떤 굴레를 씌우며, 어떤 주먹다짐을 했을까요? 그리고 뭇사내 스스로 어떤 사슬을 차고 굴레를 쓰며 주먹다툼을 벌였을까요? 헌옷은 실을 풀어서 새롭게 짤 수 있습니다. 헌책은 오랜슬기를 길어올리며 새롭게 읽을 수 있습니다. 이제 서로서로 따습게 어루만지며 어깨동무할 새몸으로, 새빛으로 깨어날 때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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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롱이의 독창회 벨 이마주 58
히다 교코 글 그림, 이연승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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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시렁 188


《호롱이의 독창회》

 히다 교쿄

 이연승 옮김

 중앙출판사

 2004.1.20.



  별뜰녘이면 아이들은 길게 하품을 합니다. 기지개도 늘어지게 합니다. 더 놀고픈 마음이 가득한 빛이지만 이제 몸은 쉬고 싶다는 뜻입니다. 이부자리에 하나둘 눕혀서 자장자장 노래를 부르면 어느덧 꿈나라로 날아갑니다. 세 살이어도 아이요, 열 살이어도 아이요, 스무 살이어도 아이일 테지요. 마흔 살이나 예순 살에 이른다 하더라도 곁에서 자장자장 노래를 들려준다면 더없이 아늑히 꿈길로 가기 좋아요. 고이 잠들지 못하는 어른이 있다면 아마 자장노래가 없다는 뜻 아닐까요? 아이 마음으로 신나게 뛰놀며 땀을 흠뻑 쏟고서 느긋하게 몸을 쉬지 못한다는 뜻일 테고요. 《호롱이의 독창회》는 한밤에 모두한테 그윽하면서 아늑한 노래를 베푸는 호롱이가 한낮 숲에 눈부신 햇살을 견디면서 편 멋진 노래잔치 이야기를 다룹니다. 한밤에 언제나 호롱이 노래를 듣던 박쥐는 한낮 동무한테도 이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지요. 호롱이는 박쥐 말을 듣고 한낮 동무를 만나고 싶기도 해요. 자, 낮이나 아침에 들을 밤노래꾼 호롱이 목소리는 어떠한 결로 퍼질까요? 호롱 호롱 호로로롱 고요하면서 포근한 노랫가락이 온누리로 고루 퍼져나갑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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