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나무 웅진 우리그림책 30
윤여림 글, 이갑규 그림 / 웅진주니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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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25


《장갑나무》

 윤여림 글

 이갑규 그림

 웅진주니어

 2014.12.15.



  심는 대로 자랍니다. 심지 않았으니 자라지 않습니다. 심기에 자라요. 시샘을 심은 자리에 시샘이, 미움을 심은 자리에 미움이, 짜증을 심은 자리에 짜증이 참말 무럭무럭 자라네요. 무엇을 심을까요? 노래를 심으면 노래가 자랄 테지요. 웃음을 심으니 웃음이 자라겠네요. 꿈이며 사랑을 심어 꿈이며 사랑이 자라고, 따사로운 손길을 심어 따사로운 손길이 자라요. 《장갑나무》는 장갑이 주렁주렁 맺힌 나무를 이야기합니다. 다만, 장갑이 열매로 맺히지는 않았어요. 할머니가 나무 한 그루에 이것도 달고 저것도 걸어서 숲에 사는 뭇이웃하고 나누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할머니는 무엇을 매달고 싶을까요? 숲이웃한테 이바지할 만한 여러 가지를 매달겠지요. 곰이며 새이며 풀벌레한테 돈은 쓸모없겠지요? 그렇지만 장갑은 퍽 쓸 만하다고 여기기에 장갑을 매달아 사이좋게 누립니다. 손에 끼며 놀 수 있고, 집으로 삼을 수 있고, 놀이터로 여겨도 되어요. 실로 뜬 장갑이라면 실을 풀어서 줄넘기를 하거나 길디긴 끈으로 쓸 만할 테지요. 심어서 가꾸며 열매를 얻는 나무에, 우리가 지은 살림을 넌지시 얹으며 기쁜 노래를 흩뿌리는 나무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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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레의 새 옷 지양어린이의 세계 명작 그림책 1
엘사 베스코브 글.그림, 정경임 옮김 / 지양어린이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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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3


《펠레의 새 옷》

 엘사 베스코브 

 정경임 옮김

 지양사

 2002.10.1.



  새해를 맞이해 열 살로 접어든 작은아이는 올해에도 개구쟁이입니다. 이 개구쟁이가 하는 짓은 뻔히 보입니다. 개구쟁이로서는 어머니나 아버지나 누나가 ‘개구쟁이 짓’을 하나도 모르거나 못 보는 줄 여기지 싶습니다. 빙그레 웃으며 말합니다. “넌 아버지가 뒤돌아서도 네가 뭘 하는지 어떻게 다 들여보는지 아니?” “어떻게 알아요?” “네가 아무리 숨겨도 네 얼굴에 다 적혔단다.” 《펠레의 새 옷》은 읽고 다시 읽고 새로 읽으면서도 아름답구나 싶어서 가슴이 찡합니다. 그림 한 칸마다 며칠씩 들여다보아도 사랑스럽고 아름답습니다. 아니, 이 그림책에 흐르는 그림 한 칸마다 기나긴 살림길을 물씬 담아냈으니, 그림 한 칸이 바로 그림책 하나로구나 싶습니다. 개구지지만 스스로 삶을 짓는 아이, 장난스럽지만 동생을 아끼고 언니를 사랑하는 아이, 놀이를 좋아하면서도 심부름을 소꿉놀이로 삼아 척척 해내는 아이, 이 아이는 새옷을 꿈꾸기에 손수 새옷을 지어내는 길을 걸어요. 냇물을 마시고 바람을 먹으며 햇살을 이불 삼아요. 풀벌레랑 동무하고 나비랑 벗삼으며 야무진 두 손이 됩니다. 아마 모든 아이들이 처음부터 빛순이요 살림님이었을 테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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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청소부 소소
노인경 글.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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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23


《책청소부 소소》

 노인경

 문학동네

 2010.12.5.



  누구나 싱그러운 바람을 마음껏 마실 수 있어야 하듯, 누구나 어느 책이든 마음껏 손에 쥐어 읽거나 안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누구나 해맑은 하늘을 넉넉히 누릴 수 있어야 하듯, 누구나 학교에 다니거나 말거나 즐겁게 하루를 지을 수 있어야 하지요. 그런데 오늘날 ‘마음껏 책읽기를 할 수 있는 길’을 넘어서 ‘책이 꽤 넘치다시피 흐르’기도 해요. 책을 너도나도 내기 때문이 아니에요. 책으로 장사를 하거나 이름팔이를 하는 무리가 매우 커졌기 때문이에요. ‘이상문학상 저작권 3년 노예계약’은 새팔피라 할 만한 대목이지요. 출판사에서 내세우는 모든 문학상은 하나같이 노예계약인걸요. 그러나 글꾼 스스로 노예계약인 줄 알면서 상을 받고, 그 출판사에서 책을 내고 그 잡지사에 글을 실어서 돈을 벌어요. 2020년이 되도록 한국은 이 대목을 쉬쉬했어요. 《책청소부 소소》를 넘기면서 한켠으로는 살짝 재미있지만, 꽤나 따분하구나 싶더군요. 굳이 책을 ‘말끔히 지우’지 말고 불쏘시개로 써서 숲에 거름이 되는 재로 삼으면 되어요. 종이책은 모두 숲에서 왔거든요. 이젠 종이뭉치 아닌 숲을 읽고 바람을 마시며 해를 먹으면서 마음을 씻을 때예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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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바람, 그 후!
정희경 지음, 지수 그림 / 도미솔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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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9


《해와 바람, 그 후!》

 정수정 글

 지수 모래빛

 도미솔

 2016.5.15.



  서른아홉이란 나이에 이르도록 몸을 마음껏 움직이는 놀이를 멀리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에 발목을 크게 접질린 뒤앓이도 아니고, 군대에서 하도 얻어맞아 움츠린 탓도 아니고, 자전거로 신문을 돌리다가 뺑소니 자동차에 치여 손목이 망가졌기 때문도 아닙니다. 마음껏 춤추며 노는 삶을 배운 적도 누린 적도 본 적도 없거든요. 마흔 살이 넘어서야 비로소 ‘춤’이란 바람하고 놀며 풀하고 어우러지는 수다인 줄 알았어요. 이때부터 언제 어디에서나 노래 없이도 춤을 추며 걸어다닙니다. 맨발로 풀밭에서 춤추며 노는 시골 아재로 살며 여러 해가 흐른 어느 날 별빛을 보다가 생각합니다. 넋이라는 빛줄기는 우리 마음이 흐르는 대로 나아가기에 늘 새롭게 반짝인다고 말이지요. 《해와 바람, 그 후!》는 모래알이 사르르 춤추는 결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모래알 그림은 대수롭지 않을 테지만, 모래빛이며 이 모래빛에 곁들이는 글이 사랑스럽습니다. 나그네한테는 해도 바람도 반갑지요. 마실님한테는 바람도 해도 아름답지요. 살림꾼한테도, 아이랑 어른한테도, 벌레랑 새한테도, 다 다르지만 서로 똑같이 숨결을 살리는 춤사위가 노래로 거듭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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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맛
김유경 글.그림 / 이야기꽃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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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6


《바람의 맛》

 김유경

 이야기꽃

 2015.12.15.



  바라는 대로 나아갑니다. 바라지 않는 대로 나아가는 일은 없습니다. 즐겁건 슬프건 따분하건 아무 뜻이 없어 보이건, 모두 우리가 바라는 바입니다. 노래하는 하루를 바라기에 노래처럼 하루를 열어요. 쳇바퀴가 지겹다고 여기기에 오늘도 쳇바퀴로 하루를 열지요. 새롭게 이야기를 지으려고 하는 마음을 품으니 어느새 아침부터 새롭게 마주하는 살림이 됩니다. 꽃잎을 바라보면서 말을 걸어요. 이 꽃잎한테서 어떤 빛깔하고 냄새를 나누고 싶은가를 마음으로 바라면서 바라보셔요. 동무를 바라보면서 바람 한 가지를 눈빛으로 띄워요. 서로 어떤 사이가 되기를 바라는가를 헤아리면서 마주본 적이 있나요? 《바람의 맛》은 일곱 갈래 밥살림 이야기를 할머니 손맛에서 찾아나서면서 실마리를 풉니다. 그냥 태어나는 일이 없는, 언제나 오랜 손끝으로 하나씩 태어나는, 이런 일곱 가지 밥살림입니다. 곰곰이 생각할 노릇이에요. 돈을 벌어서 가게로 가서 사다가 집으로 가져오는 품하고, ‘돈벌이가 아닌 밭살림에 부엌살림으로 손수 짓는 품’하고 어느 쪽이 고단할까요? 어느 쪽이 즐거울까요? 어느 쪽이 아이들한테 햇살바람 머금은 이야기꽃을 베풀까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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