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 놀이 (양장) 겨레 전통 도감 2
토박이 기획, 함박누리 지음, 홍영우 그림 / 보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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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1.1.

그림책시렁 1288


《전래놀이》

 함박누리 글

 홍영우 그림

 보리

 2009.3.17.



  예부터 어린이는 틈이 많았습니다. 놀 틈도 쉴 틈도 멍하니 해바라기를 할 틈도, 또 개미나 꽃이나 잎을 들여다볼 틈도 많았고, 이러면서 어버이 심부름을 하거나 동생을 돌보거나 언니오빠를 따라다니면서 살림살이를 배울 틈도 많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어린이한테 틈이 없다시피 합니다. 놀거나 쉴 틈이 없고, 멍하니 있다거나 해바라기를 할 틈이 없고, 개미를 들여다볼 틈은 엄두조차 못 냅니다. 《전래놀이》를 읽었습니다. 뜻있게 나온 책입니다. 다만, 모든 놀이가 그저 아스라해 보입니다. 예부터 이 모든 놀이는 아이한테서 아이한테 이어가는 길이었어요. 누가 가르치지 않는 놀이입니다. 스스로 놀다가 깨닫고, 동무나 언니오빠나 동생하고 놀다가 알아차리는 놀이입니다. 놀이하는 아이들을 귀엽게 담은 그림은 퍽 볼만하되, 순이돌이를 안 가리고 노는 모습으로 담아서 알뜰하되, 아무래도 오늘날 어린이하고 잇닿지 않으니 아쉽습니다. 우리가 옛놀이를 밝히거나 말하려 할 적에는, 그저 ‘남은것(문화유산)’을 줄줄이 늘어놓는 틀이 아니라, 서울이나 시골 어디에서나 어린이가 스스로 새롭게 살려내는 길을 들려주면서, ‘옛 한옷’이 아닌 ‘오늘 수수옷’을 입은 어린이 모습으로 그려내어야 하지 않을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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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꿈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끄 상뻬 지음,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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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0.21.

그림책시렁 1287


《거창한 꿈》

 장 자끄 상뻬

 윤정임 옮김

 열린책들

 2001.4.25.



  꿈을 크게 꾸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꿈은 크기로 잴 수 없어요. 꿈이라면 모두 꿈입니다. 더 커야 바위이지 않고, 더 잘아야 모래알이지 않아요. 더 세거나 가볍게 불어야 바람이지 않습니다. 수북하게 담아야 밥일까요? 많이 벌어야 돈일까요? 드날려야 이름일까요? 모두 아닙니다. 즐겁게 누리는 밥이고, 알맞게 벌 돈이고, 사랑으로 펼 이름이에요. 《거창한 꿈》은 1971년에 처음 나온 그림꾸러미라고 합니다. 그무렵 프랑스가 어떤 빛깔이고 모습이었나 하고 그림 한 칸으로 보여주면서 한두 줄을 짤막하게 붙입니다. 때로는 아무 말이 없이 그림만 보여줍니다. 이러한 꿈에 그림에 삶에 일부러 ‘대단한·커다란·엄청난’ 같은 꾸밈말을 붙였을 테지요. 그저 모두 꿈이지만, 뭔가 ‘훌륭한·놀라운·어마어마한’ 같은 꾸밈말이 있어야 다르다고 여기는 눈이 있거든요. 우리 모습을 돌아봐요. 더 커다랗고 까만 쇳덩이(자동차)를 몰아야 ‘낫다·높다·크다·멋지다’고 여깁니다. 하늬옷(양복)을 두르고 반짝반짝 구두를 꿰어야 높이 삽니다. 가볍거나 단출하게 차려입으면 ‘낮다·나쁘다·허술하다·버릇없다’고까지 여깁니다. 걷거나 두바퀴(자전거)를 달려도 깔보기 일쑤입니다. 헛바람을 숲바람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모두 허울입니다.


#GrandsReves #JeanJacquesSempe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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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기 대장이야 - 2017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목록 추천 바람그림책 53
다케다 미호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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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0.16.

그림책시렁 1229


《까먹기 대장이야》

 다케다 미호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6.10.25.



  껍질을 까서 먹기에 ‘까먹다’입니다. 속엣것을 꺼내어 먹는 ‘까먹다’인데, 이 몸짓을 빗대어 “자꾸 꺼내어 쓰느라 어느새 밑천이며 살림이 다 사라지고 없다”라든지 “알맹이나 속살을 까먹듯, 줄거리나 이야기를 홀랑 버리듯이 넘기거나 흘려서 떠올리거나 되새기거나 알지 못 하다”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떠올리지 못 하는 모습이나 몸짓은 “까맣게 잊는다”고 할 만합니다. 《까먹기 대장이야》는 ‘까먹깨비 어린이’가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어쩐 일인지 자꾸 잊습니다. 까맣게 잊는데, 때로는 까맣게 잊은 줄 잊기까지 합니다. 동무들은 까먹돌이를 돕고 싶습니다. 동무가 또 잊고 자꾸 잊다가는 앞으로 큰일이 나리라 여겨 이모저모 마음을 모읍니다. 그러나 영 이바지를 못 하는 듯싶은데, 왜 자꾸 까먹을까요? “난 자꾸 까먹더라.” 하는 마음이 짙으니 어느새 다시 까먹지 않을까요? “다시는 안 까먹겠어.” 하고 다짐을 하지만, ‘까먹다’라는 말을 다시 새기는 셈이라서, 쳇바퀴일 수 있어요. 이때에는 느긋이 “그래, 잊을 수 있지. 잊어도 돼. 다음에는 즐겁게 떠올려 봐.” 하고 다독일 노릇입니다. “잊지 않기”가 “즐겁게 떠올리기”를 그리고, 스스로 할 말과 일을 종이에 적고서 챙기면 돼요. 그런데 적바림한 종이를 잊으면? 또 쓰고 새로 쓰면서 생각하면 어느 날 스스로 바뀝니다.


#TakedaMiho #武田美穗 #わすれもの大王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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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음식 신나는 새싹 95
전재신 지음, 정유정 그림 / 씨드북(주)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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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0.16.

그림책시렁 1286


《가늘고 긴 음식》

 전재신 글

 정유정 그림

 씨드북

 2018.10.30.



  모든 먹을거리는 들숲바다에서 비롯합니다. 들숲바다가 있기에 사람뿐 아니라 모든 숨결이 밥살림을 누립니다. 들숲바다가 없이는 아무런 밥살림을 잇지 못 합니다. 들숲바다쯤이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도 많고, 이제는 들숲바다하고 등진 채 돈벌이에 사로잡힌 분도 많아요. 몸을 내려놓더라도 뼛가루나 주검을 묻을 흙이 모자랄 수 있고, 죽어서까지 들숲바다로 못 돌아가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밥은 밥대로 잊으면서, 몸을 몸대로 모르고, 넋을 넋대로 잃는 나날이지는 않을까요? 《가늘고 긴 음식》을 읽으면서, 이렇게 그림책으로 밥살림 한켠을 담아내니 새롭구나 싶었어요. 다만, 줄거리를 너무 먼발치에서 찾는 듯싶습니다. 살림길보다는 앎(지식)이라는 대목에 매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곁에 두고서 모든 밥살림을 돌아보기란 어려울까요? 구경하듯 담은 사진을 옮기는 듯한 그림이 아닌, 글님·그림님 스스로 도리깨질에 키질을 해보는 손길로 여미면 사뭇 달랐으리라 봅니다. 도리깨질이나 키질을 하는 그림이 엉성하기도 하지만, 왜 엉성한지를 알아야 한다기보다, 국수도 밥도 밀가루도 ‘앎’이 아니라 ‘삶’으로 녹일 수 있기를 바라요. 국수나 빵이기 앞서 밀알이었고, 이 밀알은 해바람비를 품기에 알찹니다. 숨결을 보기로 해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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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I LOVE 그림책
피비 월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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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0.15.

그림책시렁 1250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피비 월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23.4.20.



  철마다 다르고, 해마다 다르고, 터마다 다르고, 사람마다 다르고, 들과 숲과 바다마다 다릅니다. 어제하고 오늘이 다르고, 너랑 내가 달라요. 다 다른 줄 느낄 수 있으면, 하나씩 새롭게 볼 수 있고, 새롭게 보고 받아들이는 동안 차츰 익숙하고, 익숙하던 어느 날 드디어 알아차립니다.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반갑게 맞이했으나 옮김말이 너무 엉성해서 몇 달 동안 박아 놓았습니다. 어린이한테 들숲을 들려줄 그림책이라면, 옮김말에 제대로 마음을 기울일 노릇입니다. 들숲에 함부로 풀죽임물(농약)을 뿌려서는 안 되듯, 말씨 하나를 살리도록 마음을 쏟을 수 있어야 합니다. ‘어린 헤이즐’이 왜 ‘그녀’여야 할까요? “일들이 점점 더 멀어지기 시작했어요”는 뭔 소리일까요? 책도 대수롭지만, 책에 담는 모든 이야기는 우리가 손수 짓는 살림살이에서 비롯합니다. 우리가 주고받는 모든 말은 숲에서 태어났습니다. 책을 덮고 바람을 쐬기를 바라요. 서울을 떠나 숲으로 가기를 바라요. 맨발로 흙을 밟고, 맨손으로 바닷물을 간지럽히면, 누구나 헤이즐입니다.


#LittleWitchHazel #AYearintheForest #PhoebeWahl


ㅅㄴㄹ


+


《헤이즐의 봄 여름 가을 겨울》(피비 월/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2023)


고아가 된 알

→ 혼자인 알

→ 혼자 있는 알

2쪽


특이한 것을 발견했어요

→ 다른 것을 찾았어요

→ 새로운 것을 보았어요

3쪽


혹시 누군가 와서 제 것이라고 주장할지 몰라

→ 누가 와서 제 것이라고 할지 몰라

5쪽


헤이즐이 깨어났을 때, 새 한 마리가 뿅 나타나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 헤이즐이 깨어났을 때, 새 한 마리가 뿅 나타나 바라보아요

9쪽


바깥에서 살게 되자, 헤이즐은 오티스를 계속 지켜보기가 훨씬 힘들어졌어요

→ 바깥에서 살자, 헤이즐은 오티스를 내내 지켜보기가 훨씬 힘들어요

13쪽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러 가면서

→ 책숲에 책을 돌려주러 가면서

→ 책숲에 책을 내러 가면서

25쪽


그토록 시급해 보였던 그녀의 모든 일들이 점점 더 멀어지기 시작했어요

→ 그토록 바빠 보인 모든 일이 어느새 멀리 가요

→ 그토록 발동동한 모든 일이 차츰 멀리 가요

36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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