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의 발견 잘웃는아이 9
박규빈 지음 / 다림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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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1.

그림책시렁 1322


《청소의 발견》

 박규빈

 다림

 2019.5.24.



  어린이는 쓸고닦고 치우기를 즐깁니다. 어린이는 반짝반짝 잘 닦고 치울 줄 압니다. 어린이는 설거지도 훌륭히 하고, 밥살림도 알뜰살뜰 꾸릴 줄 압니다. 어린이는 그야말로 눈부시게 갈무리하고 추스르고 돌볼 줄 알아요. 그러나 ‘어른 아닌 꼰대’가 자꾸 시키면서 억누르면 괴로워서 안 쓸고닦으려 하고, 안 치우려 합니다. 말끔지기인 어린이인데, 어린이 마음에 무럭무럭 자라던 ‘정갈한 치움빛’을 누가 쓸어내었을까요? 《청소의 발견》을 곰곰이 읽었습니다. 푸른별은 어린이가 안 더럽힙니다. 푸른별은 바로 ‘어른 아닌 꼰대’가 더럽힙니다. 쓰레기를 누가 버리겠어요? 부릉부릉 매캐하게 달리는 길은 누가 내었나요? 온통 쇳덩이(자동차)가 차지하는 나라입니다. 누가 이런 나라를 세웠나요? 치고박고 싸워서 죽이는 짓을 누가 하지요? 총칼(전쟁무기)은 누가 만드나요? 바로 ‘어른 아닌 꼰대’가 이 모든 엉터리에 멍청한 짓을 일삼습니다. 그러니 ‘어른 아닌 꼰대’는 어린이한테서 비질에 빗질에 쓰레질에 걸레질에 치움질을 배울 노릇입니다. 그리고 책이름은 “청소의 발견”이라는 일본말씨가 아닌, 우리말로 “새롭게 치우기”나 “즐겁게 치우기”나 “말끔히 치우기”나 “잘 치우기”나 “쓸고닦는 길”로 붙일 노릇입니다.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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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토끼 그림책이 참 좋아 68
유설화 글.그림 / 책읽는곰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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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1.

그림책시렁 1321


《슈퍼 토끼》

 유설화

 책읽는곰

 2020.6.12.



  빨리 가야 한다면, 빨리 죽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느긋이 가는 길이라면, 느긋이 살아간다는 뜻입니다. 빨리 끝내야 한다면, 둘레나 앞뒤를 살필 겨를이 없다는 뜻이라서, 삶이 아닌 죽음으로 기우는 굴레입니다. 차근차근 끝내려 한다면, 둘레나 앞뒤를 살필 틈을 스스로 낸다는 뜻이니, 언제나 삶이라는 하루를 마음껏 누리는 길입니다. 《슈퍼 토끼》를 읽는 내내 답답하면서, 어린이한테 이런 그림책을 왜 읽히나 아리송했습니다. 푸르락붉으락 춤추는 마음에 우스꽝스럽게 보이는 몸짓을 담는 그림이면 어린이가 좋아한다고 여기는가요? 거북은 언제나 거북이고, 토끼는 늘 토끼입니다. 어린이는 노상 어린이요, 어른은 한결같이 어른입니다. 누가 ‘잘난(슈퍼)’ 토끼라면, 둘레에는 ‘안 잘난’ 토끼가 있겠지요. 누가 더 잘 해야 하지 않고, 높거나 낮은지 가려야 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보람(상장)을 잔뜩 누렸어도 둘레에서 다른 이가 어쩌다가 보람을 얻으면 못마땅하면서 혼자 휩쓸어야 한다고 여기는 ‘잘난 토끼’라는 마음은 너무나 가난하고 쓸쓸합니다. 더더 잘 달려서 어느 누구도 못 따라올 만큼 엄청난 재주를 키워야 할까요? 함께 달리고, 함께 나누고, 함께 놀고, 함께 웃는 하루를 나아갈 하루이지 않을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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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 지은 집 - 세계 각지의 전통가옥
존 니콜슨 지음, 양상현 옮김 / 현암사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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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5.

그림책시렁 1311


《손수 지은 집》

 존 니콜슨

 양상현 옮김

 현암사

 2008.6.15.



  예부터 누구나 집을 손수 지었습니다. 어느 나라 어느 겨레도 손수 지은 집에서 손수 짓는 밥살림에 옷살림으로 아이를 낳아 돌보았습니다. 예부터 누구나 말을 손수 지어서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우두머리나 벼슬아치는 말을 손수 안 지었어요. 이들은 밥도 집도 옷도 손수 안 지었습니다. 이른바 힘꾼·이름꾼·돈꾼은 손수짓기라는 살림하고 등진 채 ‘손수짓기를 하는 사람들’을 억누르거나 얕보았습니다. 곰곰이 보면 오늘날이나 옛날 모두 ‘손수 안 짓는’ 무리가 힘꾼·이름꾼·돈꾼을 차지합니다. 《손수 지은 집》을 가만히 읽었습니다. 다 다른 터전에서는 다 다른 집밥옷을 손수 일굽니다. 그리고 다 다른 터전에서 다 다른 말을 손수 지어서 살아요. 우리는 어떤 말을 쓰는 하루일까요? 우리는 우리가 쓰는 말을 손수 지을 줄 아나요, 아니면 배움터에 다니거나 책을 펴면서 외우는가요? 글이나 책은 모르더라도 밥옷집을 스스로 짓고 가꾸고 일군 사람들 땀방울에는 사랑이 서렸어요. 밥옷집을 스스로 안 짓고 안 가꾸고 안 일군 무리는 힘·이름·돈으로 윽박지르거나 우쭐거렸습니다. 앞으로 어린이는 누구한테서 무엇을 배울 적에 아름다운 어른으로 자랄까요? 앞으로 우리는 어린이한테 무엇을 가르치거나 물려줄 수 있는가요?


ㅅㄴㄹ


+


《손수 지은 집》(존 니콜슨/양상현 옮김, 현암사, 2008)


이 책에 소개한 모든 전통가옥에는 오늘도 사람이 삽니다

→ 이 책에 실은 모든 겨레집에는 오늘도 사람이 삽니다

→ 이 책에 다룬 모든 오래집에는 오늘도 사람이 삽니다

7쪽


지구상에서 가장 거칠고 황량한 지역에서도

→ 푸른별에서 가장 거친 곳에서도

→ 푸른별에서 가장 메마른 땅에서도

9쪽


내부는 남성의 공간과 여성의 공간으로 각각 나뉘었다

→ 안쪽은 돌이칸과 순이칸으로 나누었다

11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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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20
칼라 쿠스킨 지음, 정성원 옮김, 마크 사이먼트 그림 / 비룡소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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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5.

그림책시렁 1318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

 칼라 쿠스킨 글

 마크 사이먼트 그림

 정성원 옮김

 비룡소

 2015.9.23.



  인천하고 서울에서 살던 무렵에는 하루 내내 떠도는 부릉소리에 귀가 멍했습니다. 그래서 버스도 전철도 안 타면서 걷거나 두바퀴(자전거)를 달렸습니다. 두바퀴를 탈 적에도 부러 디딤칸(계단) 많은 안골로 돌아서 다니곤 했어요. 큰길하고 조금만 떨어져도 부릉소리는 사라지고, 서울에서도 새소리나 풀벌레소리를 만났습니다. 요사이는 잿집(아파트)에서 틈새소리(층간소음) 탓에 버거운 이웃이 많은데, 잿집이 아닌 마당집으로 옮기지 않으면 이 굴레는 안 끝납니다. 겹겹이 쌓는 돌더미는 집이 아니라 헛간이지 않을까요? 우리는 헛간에 스스로 쑤셔박히면서 삶을 스스로 잃지 않나요?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는 “The Philharmonic Gets Dressed”를 옮겼습니다. 책이름을 뜬금없이 옮겼습니다. “가락숲이 옷을 입다”를 들려주는 이 그림책은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르게 살다가 한자리에 모여서 ‘다 다른 소리’를 새롭게 한 줄기 노랫가락으로 펼친다는 줄거리예요. 다 다른 사람이 “옷을 입기” 앞서는 노래를 하는지 안 하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노래하는 차림새’로 바뀌면서 다 다른 숨결이 한 줄기 바람으로 모입니다. 제발 책이름 좀 함부로 안 바꾸기를 바랍니다. 옮김말씨도 어린이 눈높이에 안 맞습니다.


#ThePhilharmonicGetsDressed #KarlaKuskin #MarcSimont

1982


+


《백다섯 명의 오케스트라》(칼라 쿠스킨/정성원 옮김, 비룡소, 2015)


무대에는 백네 개의 의자가 있어

→ 자리에는 걸상이 백넷 있어

33쪽


흰색 종이 위에 검은색 줄과 음표가 빼곡히 그려져 있어

→ 흰종이에 검은줄과 소릿금이 빼곡히 있어

→ 흰종이에 검은줄과 콩나물을 빼곡히 그렸어

34쪽


청중 수백 명이 아주 잘 보인단다

→ 듣는 사람들이 아주 잘 보인단다

35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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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지음, 신디 더비 그림, 박소연 옮김 / 달리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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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2.1.

그림책시렁 1315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

 재키 아주아 크레이머 글

 신디 더비 그림

 박소연 옮김

 달리

 2020.10.20.



  아이는 엄마 뱃속에서 자라던 때를 떠올릴까요? 아이는 엄마아빠가 만나서 한사랑으로 피어나던 무렵이 생각날까요? 우리 몸은 우리 넋이 입은 옷입니다. 몸은 천천히 자라는데, 넋은 이미 온누리를 가볍게 빛줄기로 떠돌다가 살며시 몸에 깃들어요. “몸을 입은 사람”입니다. “몸이 사람”이지 않습니다. 몸을 내려놓을 무렵에 이르면, 넋은 새길을 찾아서 가볍게 날아올라요. 우리가 마음을 틔울 수 있다면, “몸을 벗은 넋”이 하늘을 훨훨 날면서 빙그레 웃음짓고 노래하는 삶을 봅니다. 《함께한 시간을 기억해》로 옮긴 그림책은 워낙 “아이랑 고릴라”로 나왔습니다. 아이하고 함께한 나날이고, 어버이하고 함께한 삶길입니다. 우리는 늘 마음에 모든 이야기를 새겨요. 몸에도 이야기를 남기되, 넋은 몸하고 마음을 아우르면서 씨앗 한 톨을 베풉니다. 씨앗이란 바로 생각입니다. 새롭게 자라나서 푸르게 우거질 숲으로 나아갈 씨앗은, 언제나 생각 한 자락입니다. ‘잊는다’고 여기더라도 모든 마음빛은 여기에 ‘있’어요. 아무도 안 잃습니다. 한동안 잊은 빛을 천천히 되새기면 어느새 생각날개를 훨훨 펴면서 함께 꿈길로 날아오릅니다. 마음밭에 생각씨앗을 심어요. 마음자리에 생각이라는 빛씨를 가만히 묻어요.


#TheBoyandTheGorilia #JackieAzia Kramer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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