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비룡소의 그림동화 23
고미 타로 / 비룡소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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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199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

 고미 타로

 이종화 옮김

 비룡소

 2000.1.19.



  싫은 일은 그야말로 싫습니다. 싫지만 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를 앙 물고서 싫은 일을 해보려는데, 아무래도 싫으니 내키지 않을 뿐 아니라 아프기까지 합니다. 아아, 이 싫고도 괴롭고 힘들지만 끝까지 해내야 하는 일이란 얼마나 가싯길일까요. 그렇지만 마무리를 짓고서 돌아서기까지 티를 안 내고 싶습니다. 꾹 참습니다. 참고 참아서 드디어 손을 떼어도 되고, 이제 이야호 노래를 부르면서 다시 홀가분하면서 웃음 가득한 낯빛으로 돌아갑니다. 이 이야기는 《악어도 깜짝, 치과 의사도 깜짝!》에 고스란히 흘러요. 악어도 치과의사도 영 내키지 않으나 어쩔 길이 없이 맞닥뜨려야 합니다. 둘은 다르면서 같은 마음입니다. 둘은 같은 마음이지만 엇갈린 느낌입니다. 그래도 깜짝 놀랄 때는 마찬가지예요. 똑같은 때에 놀라고, 똑같은 때에 한숨을 돌리고, 똑같은 때에 고맙다고 절을 하고, 똑같은 때에 다시는 이런 일을 치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가만 보면 우리는 다 다르면서 같은 숨결이에요. 다 다르기에 아름답고, 다 다르면서 하나인 숨결이니 새삼스레 사랑스럽지요. 왼손하고 오른손을 볼까요? 틀림없이 두 손은 달라요. 그러나 똑같은 손이면서, 똑같이 즐겁고 알차며 신나는 마음을 담아서 하루를 짓는 연모가 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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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 3~8세 세계의 걸작 그림책 지크 39
주디스 커 지음, 최정선 옮김 / 보림 / 200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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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2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

 주디스 커

 최정선 옮김

 보림

 2000.3.25.



  사냥할 줄 아는 마을고양이 두 마리가 우리 집 섬돌이며 바깥자리를 덩그러니 차지합니다. 두 고양이는 곧잘 사람집으로 들어오려고 합니다. 이때에는 “아니야. 너희 집은 여기가 아니야. 너희 집은 온 들이랑 숲이야.” 하고 내보냅니다. 사람손을 굳이 타려고 하는 두 고양이가 새삼스럽지는 않으나, 두 고양이는 뭔가 이곳에서는 아늑하고 느긋하며 해바라기가 즐겁다고 여기는구나 싶어요. 비바람이 거세다든지 추위로 꽁꽁 얼어붙은 날에는 두 고양이가 사냥을 못할 테니 그때에는 슬쩍 밥을 나눕니다. 꼭 한 끼니만 줍니다. 배부른 마을고양이를 눌러앉힐 마음은 없거든요.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에 나오는 범은 많이 먹습니다. 많이 먹어도 배가 안 차지만 뭐 싫지는 않은 눈치입니다. 따스히 반기는 사람들이 좋고, 대단한 놀이를 할 수는 없어도 포근한 기운을 느끼면서 즐겁습니다. 범하고 밥을 나누는 어머니나 아이도 상냥하며 따스합니다. 살림이 바닥난다고 걱정하지 않아요. 사람밥이 떨어지면? 다같이 바깥밥 먹으러 마실하면 되지요. 사랑이기에 끝없이 샘솟아요. 즐거우니 늘 노래예요. 사랑으로 살아나고, 즐겁게 노래하니 환하고 빛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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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떼기 권정생 문학 그림책 2
권정생 지음, 김환영 그림 / 창비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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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0


《빼떼기》

 권정생 글

 김환영 그림

 창비

 2017.5.4.



  돈이 많기에 잘산다고 하지 않습니다. ‘잘살다’는 “돈이 넉넉한 삶” 하나만 가리킬 수 없습니다. 하고픈 일을 마음껏 하기에 ‘잘사네’ 하고 말해요. 스스로 바라거나 그리는 대로 살기에 ‘잘사는군’ 하고 말하지요. 즐겁거나 넉넉한 마음이니 ‘잘살잖아’ 하고 말합니다. 걱정도 근심도 미움도 시샘도 짜증도 없이 살 적에 ‘잘살지’ 하고 말하고요. 지난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요? 일제강점기나 한국전쟁이 불거진 때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사랑을 했고, 아기를 낳았고, 놀이를 물려주었고, 노래를 했어요. 가난하거나 배고프다 하더라도 이웃사랑이며 어깨동무가 흘렀어요. 《빼떼기》는 고단하거나 가난하다고 이르던 무렵 여느 병아리가 어떻게 자라고 살다가 이 땅을 떠나는가 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병아리하고 얼크러지던 사람들 살림자락도 나란히 짚어요. 두 나라지기가 일으킨 싸움밭에서 숱한 사람이 죽고 다치며 집을 잃습니다. 두 나라지기는 싸움이 끝난 뒤에도 멀쩡하지만 마을이며 삶터는 다 망가졌습니다. 그러나 닭은 알을 낳고, 아이들은 뛰놀면서 웃습니다. 검질기진 않아요. 싱그러운 숨결이기에 늘 새롭게 깨어납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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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할아버지의 침대 - 창작 이야기 곧은나무 그림책 7
리즈 코플스톤 지음, 최순희 옮김 / 곧은나무(삼성출판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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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09


《노아 할아버지의 침대》
 리즈 코플스톤·짐 코플스톤
 최순희 옮김
 삼성출판사
 2005.9.1.


  예부터 온누리 어디나 살림집은 크지 않습니다. 굳이 칸칸이 나누어 따로 지내지 않습니다. 밤에는 같이 모여서 자는 곳이다가, 낮에는 같이 일어나 살림을 짓는 곳이곤 합니다. 살림집은 크지 않되 마당이 넉넉하고, 집 둘레로 숲을 널리 품어요. 집에 건사하기보다는 집을 둘러싼 숲이 모두 아름드리로 푸진 터전이었다고 할 만해요. 스스로 사랑하고 스스로 살림하는 이러한 곳에는 임금 같은 우두머리도, 여러 벼슬아치도 덧없습니다. 굳이 나라가 있을 까닭이 없어요. 생각할 노릇이에요. 어느 숲에도 쇠가시로 세운 울타리가 없습니다. 어느 짐승나라에도 군대나 전쟁무기가 없습니다. 어느 새도 함부로 다른 터를 넘보지 않습니다. 《노아 할아버지의 침대》는 큰물이 지던 어느 날 노아 할아버지 큼직한 배에 모인 뭇짐승이며 아이들이 칸칸이 가른 자리에서 잠들기보다는 다같이 할아버지 할머니 곁에서 촘촘히 몸을 맞대어 잠들기를 바라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아무렴 그렇지요. 꿈나라로 갈 적에는 커다란 짐승도 사나운 짐승도 없습니다. 모두 똑같이 아늑하면서 따사로운 숨결입니다. 새근새근 잠듭니다. 포근포근 꿈꿉니다. 사랑스레 별밤입니다.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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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는 새 반달 그림책
조우 글.그림 / 반달(킨더랜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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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그림책시렁 211


《나는 나는 새》
 조우
 반달
 2016.11.11.


  모든 새가 하늘을 날지는 않습니다. 꽤 많은 새는 날갯죽지가 끊어집니다. 우리에 갇혀 하늘이 무엇이고 바람맛이 어떠한가를 모르는 채 모이만 먹는 새가 제법 많습니다. 우리에서 노래하는 새가 아무리 고운 소리를 퍼뜨려도 이 새는 하늘노래나 바람노래나 숲노래를 들려주지 못해요. 《나는 나는 새》에 나오는 새는 숲에서 어미 사랑을 받으며 태어나지 못했습니다. 처음부터 우리를 집으로 여기며 자랍니다. 우리 밖에 무엇이 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사람이 꾸민 이쁘장한 우리를 바라보며 살아요. 사람들은 새우리를 갖은 빛깔하고 무늬로 꾸미지요. 우리인데도 말이지요! 자, 멋지게 꾸민 우리이기에 새는 즐거운 하루가 될까요? 갖은 살림을 잔뜩 갖춘 우리이니 새는 더욱 곱게 노래를 뽐낼 만할까요? 잘 생각해 봐요. 새우리하고 오늘날 학교나 회사는 똑같을 만합니다. 이제 졸업장학교는 학급을 줄이고 학생을 줄이면서 온갖 살림을 두루 갖춘다고 합니다. 중학교에서는 한 해를 통째로 쉬다시피 교과서를 치운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우리는 고스란히 새우리예요. 입시지옥을 치우지 않고 겉만 이쁘장하게 한대서 사슬터가 사슬터가 아닐 수 없지요.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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