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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지음 / 정은문고 / 2024년 3월
평점 :
다듬읽기 / 숲노래 글손질 2024.4.27.
다듬읽기 207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정은문고
2024.3.25.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박순주, 정은문고, 2024)는 첫머리부터 숨막혔습니다. 일본 간다 진보초 책집거리에 무슨 ‘쾨쾨’한 냄새가 나는지 아리송합니다. 책집거리여도 책을 안 쳐다보고 지나다니는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책집 둘레가 그냥 ‘살림마을’이거든요. 마을집에 마을가게가 나란히 있고, 어린배움터에 쉼터도 함께 있습니다. 책집거리 앞은 바로 큰길입니다. 쾨쾨하거나 눅진 바람은커녕, 봄에는 벚꽃냄새와 여느 철에도 나무내음이 퍼지는 곳에 책집거리가 있을 뿐입니다. 책집지기를 만나서 얘기를 듣는 얼거리가 안 나쁘지만, 이보다는 다 다른 책집에 하나하나 모두 들러서 ‘우리 스스로 책집마다 어떤 책을 만나서 읽고 누리고 나눌 만한가’를 들려줄 일이라고 봅니다. 만화책만 다루거나, 바둑책만 다루거나, 이탈리아책만 다루거나, 사진책만 다루거나, AV만 다루거나, 온갖 책을 다루는 숱한 책집이 마을을 이룬 진보초입니다. 겉훑기로는 책빛을 못 읽게 마련입니다.
ㅅㄴㄹ
진보초 고서점 거리를 왔을 때가 기억난다. 오래된 습한 공기에 섞인 쾨쾨한 종이 냄새와 찌든 담배 냄새, 아직도 생생하다
→ 진보초 헌책집거리를 왔을 때가 떠오른다. 오래된 눅진 바람에 섞인 쾨쾨한 종이 냄새와 찌든 담배 냄새, 아직도 생생하다
11쪽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임을 후각에서부터 상기시키는 그 특별한 냄새 말이다
→ 그대 생각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이라고 코로 느끼라는 유난한 냄새 말이다
→ 우리 어림보다 훨씬 더 오래된 곳이라고 냄새로 알려준다
11쪽
생기를 되찾으며 하루하루 변화하고 있다
→ 기운을 되찾으며 하루하루 거듭난다
→ 다시 반짝이며 하루하루 나아간다
12쪽
그 꿈을 실현시켜 주는 곳이다
→ 이 꿈을 이루는 곳이다
→ 꿈을 펴는 곳이다
21쪽
노란 눈의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 노란눈 고양이가 이쪽을 쳐다본다
→ 눈이 노란 고양이가 이쪽을 본다
51쪽
누가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 누가 꿈꾸었을까
71쪽
도쿄로 올라와
→ 도쿄로 와
→ 도쿄로 가
91쪽
큰 축제가 두 개 열린다
→ 큰잔치를 둘 연다
→ 큰마당을 둘 편다
317쪽
이벤트를 기획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재창조하는 공간이 부부가 꿈꾸는 서점이다
→ 두 사람이 모임을 꾀하고 새롭게 이야기를 짓는 꿈을 펴는 책집이다
→ 둘이서 새롭게 일을 꾸리고 이야기를 짓는 꿈을 나누는 책터이다
333쪽
무슨 책으로 꾸밀지 지휘하고 손님과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취할지 조율하는 일도
→ 무슨 책으로 꾸밀지 이끌고 손님과 어떻게 만날지 가다듬는 일도
→ 무슨 책으로 꾸밀지 다스리고 손님과 어떻게 어울릴지 살피는 일도
→ 무슨 책으로 꾸밀지 거느리고 손님과 어떻게 얘기할지 맞추는 일도
334쪽
레트로한 분위기에 반해 젊은이들을 비롯해 남녀노소가 찾아온다
→ 예스런 결에 반해 젊은이를 비롯해 누구나 찾아온다
→ 옛멋에 반해 젊은이를 비롯해 두루 찾아온다
→ 오래빛에 반해 젊은이를 비롯해 고루 찾아온다
337쪽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꿈의 마을이지
→ 책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그야말로 꿈마을이지
353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