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넷이 함께 

나들이 가는 길을

생각해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 이모부

아기 외삼촌

또 큰아버지 모두 만나서

손 잡고 노는 꿈을

생각해


군내버스 타고 읍내로

시외버스 타고 서울로

전철 타고 일산에 인천에

마지막으로 택시를 타면


그리고 그리던 얼굴

드디어 만나며

기뻐



2016.9.11.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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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여기에 잿빛 구름이

짙게 깔리면서

비를 뿌려도


저기 구름 틈새로

보이는 하늘

눈부시게 파랗다


구름 밑에서는

다 빗발이 쳐도

구름 너머에서는

새파란 바람이 부는구나



2016.8.30.불.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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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60. 두 감꽃



  늦봄 어느 날, 밥상에 올려서 함께 먹으려고 감꽃을 줍다가 문득 알아챕니다. 우리 집에서 떨어지는 감꽃은 두 가지로구나 하고요. 제대로 말하자면 하나는 ‘감꽃’이요, 다른 하나는 ‘고욤꽃’이에요. 여태 이를 제대로 가르지 않고 그냥 ‘감꽃’이라고만 했어요. 생김새가 다르고 꽃받침이 붙나 안 붙나도 다른데 찬찬히 들여다보면서 이름을 헤아리지 않았어요. 아마 이름을 더 몰랐으면 감꽃이나 고욤꽃도 아닌 ‘노란 꽃’이라 했을 테고, 빛깔을 가릴 줄 몰랐으면 ‘꽃’이라고만 했을 테며, 꽃인지 아닌지 몰랐으면 그냥 지나쳐 버렸으리라 싶습니다. 2017.1.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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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마당에서 놀다가

햇볕이 뜨거워

후박나무 그늘에 앉다가

마루로 올라와서 눕는다


더워 더워

바람도 안 불고

구름도 없어


부채질을 하며

땀을 식히는데


찌이이이

길게 퍼지는 노랫소리

매미구나

매미가 긴 잠에서 

깨어났구나



2016.7.25.달.ㅅㄴㄹ


* 이 겨울에... 여름을 문득 떠올리면서, 여름에 적어 놓았던 글을 띄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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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쟁이



내 신에 소금쟁이 잡았어


자, 여기 봐

아, 안 돼


소금쟁이가 폴짝 뛰어서

달아난다


우와, 소금쟁이는 물을 밟고

되게 잘 걸어다니는데

높이 뛰어오르기도 하네


멋지다



2016.7.25.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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