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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51. 나뭇잎배



  겨울이 막 끝난 새봄에 골짜기에서 어떤 놀이를 할 만할까요? 이즈음 골짝물은 매우 차갑기에 몸을 담그면서 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겨우내 잔뜩 떨어져서 쌓인 가랑잎이 수북합니다. 골짜기 가랑잎은 겨우내 얼마나 잘 마르고 멋지게 쌓였는지 모릅니다. 놀이순이는 가랑잎을 엮은 나뭇잎배(가랑잎배)를 골짝물에 띄웁니다. 바윗돌 사이를 요리조리 헤치면서 나아가는 모습을 기쁘게 지켜봅니다. 그리고 나는 이 모든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즐거운 놀이를 가슴에 담습니다. 놀 수 있으니 즐겁고, 놀도록 할 수 있으니 반갑습니다. 놀이하는 하루가 신나게, 놀이하도록 짓는 살림이 아름답습니다. 2016.8.21.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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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어나는

곳이 됩니다.


이곳저곳 골골샅샅

그곳에도 골고루


곱게 꿈꾸는

곳이 되어요.


곧게 서고

고이 웃고

고슬고슬 고소한

고마운 살림꽃씨를

곳곳에 심지요.



2016.6.17.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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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5] 진달래빛



  봄이 찾아오며 진달래빛

  여름이 찾아오며 찔레빛

  가을이 찾아오며 나락빛



  꼭 그달에만 보고 어느새 가뭇없이 사라지는 아름다운 꽃빛이 있습니다. 겨울에는 하늘에서 송이송이 베푸는 눈송이가 꽃송이처럼 흩낱리며 눈꽃이라면, 새봄에는 진달래를 비롯한 수많은 멧꽃하고 들꽃이 봄꽃이에요. 새하얀 찔레꽃이 여름을 부르고, 샛노랗게 익는 열매와 샛노랗게 시드는 잎사귀가 어우러지는 샛노란 물결을 이루는 들판은 가을노래를 불러요. 참말로 그 철에만 마주할 수 있는 고운 빛깔입니다. 2016.8.19.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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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4] 우리 집은



  우리 집 마당에 나무가 자라고

  우리 집 나무에 새가 찾아들어

  날마다 맑게 부는 바람과 노래



  나무가 선 곳은 여름에 안 덥습니다. 나무가 선 곳에는 새와 풀벌레가 찾아들어 노래를 합니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 꽃내음하고 열매를 기쁘게 받습니다. 우리 집 나무는 우리 살림을 북돋울 뿐 아니라, 우리 보금자리에서 우리가 스스로 지을 이야기를 언제나 푸르면서 맑게 알려줍니다. 2016.8.15.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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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33] 마음이 아파



  마음이 아픈데

  몸만 바라보니

  하나도 안 낫지



  맛있는 밥을 먹어서 마음을 달랠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못생겨 보인다는 얼굴을 뜯어고쳐서 마음을 삭일 수 있습니다. 값지거나 비싼 옷을 몸에 걸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몸이라는 옷’만 입을 뿐입니다. 마음에는 아무런 옷이 없고 껍데기나 허울도 없습니다.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마음은 오직 마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마음으로 다독이면서 사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2016.8.1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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