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헌책집지기와 함께 (2025.1.22.)

― 부천 〈대성서적〉



  헌책집은 그리 오랜 책터는 아닙니다. 하늬녘(서양)이나 일본에서는 꽤 오랜 책터일 테지만, 우리로서는 이제 갓 온해(100년)쯤 흘렀습니다. 우리나라는 헌책집은커녕 새책집도 차릴 수 없던 삶터였습니다. 나라지기·벼슬아치·글바치는 그들 아닌 어느 누구도 글을 몰라야 한다고 여겼고, 들사람(백성)이 글을 기웃거리거나 종이를 품으면 얼른 붙잡아서 볼기를 내리치거나 목숨까지 빼앗았습니다. 게다가 나리(양반)여도 가시내는 글을 배우면 안 된다고까지 내몰고 가둔 나라예요.


  책마을 발자취가 짧아도 매우 짧은 우리나라입니다만, 처음 새책집이 열 적에 적잖은 사람은 책값이 엄두가 안 났습니다. 총칼나라(일제강점기)일 무렵, 영어 배움책(교과서) 하나가 쌀 한 섬 값이었습니다. 1945년 뒤에도 우리말꽃(국어사전) 하나가 쌀 한 섬 값을 넘었습니다. 요사이는 그런 엄청난 값을 어림조차 못 할 텐데, 지난날에는 “비싸디비싼 책이란 아예 없이 그냥 외우며 배운 사람”이 수두룩합니다. 요즈음 책값은 “그야말로 싸디싼 빛꾸러미”인 셈입니다.


  지난날 새책값이 워낙 비쌌던 터라, 가난한 글벌레는 손가락만 빨았는데, 일본사람이 이 나라에 헌책집을 들이면서 비로소 ‘글고픔’을 풀어요. 그리고 일본이며 뭇나라 헌책집지기는 책벌레하고 으레 책수다를 즐겼습니다. 차디찬 총칼나라에 처음 싹튼 헌책집에서 가난한 책벌레는 헌책집지기를 만나서 겨우 책 한두 자락을 장만하는 길에도 “비록 살 수 없는 책”이라지만 여러 책하고 얽힌 온갖 이야기를 들었고, 헌책집을 드나드는 온갖 갈래 온갖 책벌레는 저마다 헌책집지기한테 갖가지 살림이야기를 들려주니, 이런 살림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퍼졌습니다.


  2025년 올해부터 부천에서 다달이 ‘노래쓰기(마음을 시로 옮기기)’를 펴기로 하면서 새벽바람으로 휙 날아옵니다. 용케 부천나루 앞에 13:40 즈음에 닿고, 밭은 틈이지만 〈대성서적〉부터 얼른 찾아갑니다. 먼길을 시외버스에 전철에 시달렸어도 책을 읽으며 쉽니다. 이른새벽부터 굶은 몸이되 책을 읽으면 배부릅니다.


  헌책집은 “책을 가리지 않고 갖춥”니다. 헌책집은 박근혜 책도 문재인 책도 나란히 놓습니다. 모든 책을 스스럼없이 바라보며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르게 보는 눈”을 살피고 나누고 배우면서 이야기(대화·타협)를 익히는 곳인 헌책집입니다. 새책집은 날개돋히듯 팔리는 잘난책(베스트셀러)을 잘 보이는 곳에 잔뜩 쌓지만, 헌책집은 잘난책도 작은책(거의 안 팔리는 책)도 나란히 꽂습니다. 그래서 헌책집마실을 할 적에는 ‘온책’을 ‘온눈’으로 보며 ‘온빛’을 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름값이나 허울이 아닌 그저 ‘책’을 읽어야 봄눈을 틔웁니다.


ㅅㄴㄹ


《고등학교 사회과 부도》(이찬과 일곱 사람, 교학사, 1984.3.1.첫/1988.3.1.재판)

- ‘원미동’이 ‘변미동’이라 적힌. 과일밭과 논과 숲이던 부천

《詩와 그림과 노래와 3 청포도》(이육사 글·김윤식 그림, 서문당, 1980.11.30.)

《소설 복합오염》(아리요시 사와꼬/최열 옮김, 영양과건강사, 1988.4.25.첫/1989.11.5.재판)

《그리운 자작나무》(구드룬 파우제방/도경재 옮김, 푸른숲, 1990.5.10.)

《무엇이 이 외로움을 이기게 하는가》(이향봉, 부름, 1981.2.25.첫/1981.3.15.중판)

- 부산서 대구 가는 시외버스 + 부산 고참 군대 하사

《소년소녀 문학명작 6 장발장》(위고/이전 옮김, 아동문화사, 1994.1.25.)

《敎育新書 3 스승》(오천석, 배영사, 1972.8.)

《敎育新書 84 어린이의 成長發達과 兒童圖書》(서봉연·울리히 한 엮음, 배영사, 1980.11.15.첫/1996.9.10.중판)

《瑞文文庫 112 가시돋친 百合》(어스킨 콜드웰/이호성 옮김, 서문당, 1974.4.5.첫/1978.1.20.4벌)

- 忠武書籍 776-1587 감사합니다

《三中堂文庫 151 불꽃 外》(박종화, 삼중당, 1975.5.5.첫/1985.8.20.중판)

- 오늘의책 332-8334

《現代科學新書 12 物理學이란 무엇인가?》(C.폰 바이츠재커·J.월프스/문인형 옮김, 전파과학사, 1973.9.20.첫/1978.11.10.4벌)

- 서울工大 金屬工學科 3年 안국찬. 1979.7.31.火 종로서적센타.

#C.VonWeizsacker#J.VandengoeckJuilfs

《現代科學新書 33 世界를 바꾸는 現代物理學》(후루다 쇼사꾸·마끼노 겐지/윤세형 옮김, 전파과학사, 1974.10.5.첫/1978.6.15.3벌)

《속회연구총서 제2권 속회이념과 그 원리》(채부리, 속회연구원, 1981.3.1.)

《비둘기문고 No.2 세계 감리교신앙과 현황》(장기천·윤영봉, 기독교대한감리회 총리원교육국, 1972.9.20.)

- 부산시 동래구 거제동 109의 감리교 선교부

《カラ-ブックス 48 世界の國旗》(藤澤優, 保育社, 1964.2.1.첫/1967.3.1.중판)

《カラ-ブックス 226 香港·マカオ·臺灣の旅》(平岩道夫, 保育社, 1971.7.1.첫/1975.12.1.중판)

《カラ-ブックス 250 星と星座》(草下英明, 保育社, 1972.7.1.첫/1976.6.1.중판)

《カラ-ブックス 379 アラブ世界》(阿部政雄, 保育社, 1976.12.5.)

《꽃잎 뒤에 숨은 사람》(정상명, 산책, 1993.12.20.)

《녹색 시민 구보 씨의 하루》(존 라이언·앨런 테인 더닝/고문영 롬김, 그물코, 2002.3.5.첫/2003.12.30.7벌)

《GON 2》(마사시 타나카/영챔프 편집부 옮김, 대원, 1995.4.20.첫/1996.8.30.5벌)

《GON 4》(마사시 타나카/영챔프 편집부 옮김, 대원, 1996.9.10.)

《어촌민박안내, 섬따라 파도따라》(편집부, 수산업협동조합중앙회, 1997.6.)

《女性醫學BOOK》(편집부, 중앙일보, ?)

- 스스로 체크해 보는 몸의 의상, 젊음의 매력을 잃지 않는 비결집

- 신문구독자한테 주던 책 1980년대 첫무렵

《바바라》(하워드 파스트/나혜원 옮김, 청사, 1979.5.25.

#Howard Fast #TheSecondGeneration 1978

- 延興書林. 永登浦區 永登浦洞2街180. 電話 64-0968番 연흥극장 앞

《안데스의 사람들》(윤주영, 눈빛, 1999.6.19.)

《부탄》(단정석, 두르가, 2016.3.2.)

《韓國의 旅路 10 多島海》(편집국, 한국일보사, 1983.3.8.첫/1983.8.10.3벌)

《야전교범 21-75 각개전투》(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1.6.30.첫/1985.6.30.5벌)

- 少尉 86-01581 李在實

- 한사람의 간첩신고 북괴도발 막아낸다

《교육회장 21-5 교육훈련관리》(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4.5.30.첫/1985.6.30.2벌)

- 귀찮다고 외면말고 수상하면 신고하자

《野戰敎範 24-1 戰鬪通神》(교육사령부, 육군본부, 1984.5.30.)

《교재 201 전투벼와소개(고군·초군반)》(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2.21.)

《교재 250 적전술(초군반·하초급·하후보)》(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4.16.)

《교재 303 전자전(고군·초군·전자전 운용)》(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2.24.)

《실습 100 정신교육(고군·초군반)》(전술학처, 육군통신학교, 1986.1.30.첫/1986.1.31.2벌)

《실습 103 독도법(전과정)》(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1.30.첫/1986.1.31.2벌)

《실습 200 보병전술 1》(편집부, 육군통신학교, 1986.1.27.)

《수양록 84년 하계병영훈련(육군종합행정학교 학생병영훈련소)》

- 1984.7.19.목.맑음

중대장님께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위장하라고 하셨다. 난감했다. 동료 후보생 최통과 칡넝쿨을 찾기 시작했다. 최통은 울릉도에서 살아서인지 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많이 알고 있었다. 나는 칡넝쿨이 어떻게 생겨는지 알지도 못했다. 칡넝쿨을 찾아 위장을 하고 신문지를 태워 앞면위장을 마쳤다. 순간 나도 이제 군인이 되어가는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동료 후보생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다.

《수양록 85년 하계병영훈련(육군종합행정학교 학생병영훈련소)》

- 1985.7.22.월.맑음

나의 경애. 어제 입소를 하고 바쁜 일정 속에서 하루를 보내고 오늘 하루를 맞이하였소. 작년의 경험과 2년차의 여유가 있어서 그러한지 몰라도 생활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소. 그러나 처음으로 완전군장 구보를 하였다오. 워낙 못하는 구보에 완전군장까지 하고 나니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힘에 부쳐 겨우 마쳤다오. 동료 후보생의 도움도 고마웠고. 현저한 체력의 열쇠를 느끼며 많은 비애를 삼키면서 새로운 정신으로 생활에 임하고 있다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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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숨은빛 (2024.3.28.)

― 부천 〈대성서적〉



  바닥풀이기에 바탕을 이뤄요. 바닥에 풀이 없으면 가랑비에도 흙이 쓸립니다. 바닥풀이 땅바닥을 곱게 덮기에 맨발로 걸어도 발바닥이 포근합니다. 질경이·민들레·토끼풀·잣나물이 나란나란 어깨동무로 흙을 감싸기에, 이곳에 남새씨를 심을 수 있고, 나무씨도 깃들어 우람하게 자라며 숲으로 나아갑니다. 헌책집은 바닥풀이 먼저 맨바닥을 포근히 감싸듯 숱한 작은책이 도란도란 마을을 이루다가 숲으로 뻗는 얼거리예요. ‘한강’ 옆에 ‘조갑제’가 꽂히고, ‘조세희’ 옆에 ‘박정희’도 꽂히면서, 갖은 책을 하나하나 집어들어 읽고 배우는 터전인 헌책집입니다.


  우리는 다 다르기에 다 다르게 바라보며 살아갑니다. 이웃과 동무도 나랑 다른 사람입니다. 이웃과 동무가 나랑 한마음일 수 있더라도 다른 숨결이자 사람입니다. 나랑 이웃과 동무가 아닌 ‘그놈’이나 ‘저놈’이라 하더라도, ‘그들’은 ‘죽일놈’이 아닙니다. 온누리를 이루는 뭇풀과 똑같아요.


  봄볕을 누리다가 〈대성서적〉으로 들어섭니다. 지난날에는 땅밑에 있는 헌책집이 아예 없었으나, 오늘날에는 〈대성서적〉처럼 땅밑으로 깃듭니다. 해바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는 집삯이 대단히 세거든요.


  이 책을 읽다가 저 책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제가 처음 헌책집에 눈을 뜨던 1992년 언저리에는 ‘책수다(책을 둘러싼 끝없는 이야기)’가 늘 언제 어디에서나 흘러넘쳤습니다. 다만, 새책집에서는 아무런 책수다가 없더군요. 새책집 일꾼은 그때그때 새로 나오는 책을 그때그때 팔고서 지나가기 일쑤예요. 이와 달리 헌책집에는 그야말로 모든 책이 드나드는 터라, “아니, 왜 이런 허접한 놈팡이 책을 팝니까?”라는 말부터 “삶과 사람과 숲과 온누리를 헤아리는 줄거리”까지 주고받아요.


  단골이라는 이름은 하루아침에 얻지 않습니다. ‘단골’이라는 낱말에는 서로 오래오래 어울린다는 속뜻이 깃듭니다. 느긋이 오래 만나면 어느새 이루는 사이인 단골입니다. ‘손’이라는 낱말은 워낙 ‘길손(나그네)’을 가리켜요. 길에서 스쳐 지나는 사람이 ‘손’입니다. ‘손님’이란 어쩌다 한 걸음을 하면서 갖은 멋을 잡고서 우쭐거리는 사람한테 “떡 하나 더 주려고 붙이는 이름”입니다.


  이른바 ‘주례사’는 듣기 좋은 말입니다. 우리 스스로 ‘좋아하는’ 대로만 책을 고르거나 산다면, 우리는 늘 ‘주례사비평’에 갇혀요. 내가 안 좋아하는 길이더라도 ‘배우려’는 마음으로 바꿀 적에는, 뜻밖에 늘 누구한테서나 배우면서 어깨동무하는 사랑을 깨닫습니다. ‘좋은책’만 쥐면 ‘좁은길’로 갇히고, 숨은빛을 보려고 할 때라야 ‘숲길’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ㅅㄴㄹ


《학교에서 길들여진 것들》(폴커 미헬스 엮음/편집부 옮김, 푸른꿈, 1990.11.10.)

《열린글 37 한국근대사 개설》(梶村秀樹/김선경 옮김, 한울, 1986.6.15.)

《中國안의 韓國獨立運動》(胡春惠/신승하 옮김, 단국대학교출판부, 1978.2.5.)

- 가지무라 히데키

《산 자여 따르라》(서울대 민주열사 추모사업위원회, 거름, 1984.12.10.)

- “4人烈士 追慕集” 김상진, 김태훈, 황정하, 한희철

《문화활동 세미나》(藏原惟人/유염하 옮김, 공동체, 1988.1.15.)

《一業一生》(한만년, 일조각, 1984.12.15.)

《서재필의 개혁운동과 오늘의 과제》(오세응, 고려원, 1993.10.1.)

《배달말 3》(배달말학회, 형설출판사, 1978.11.30.)

《訂正增補 韓國經濟史》(최호진, 박영사, 1970.9.5.첫/1977.3.1.중판)

《대지를 지키는 사람들》(반조 클라크/류시화 옮김, 오래된미래, 2004.5.25.)

#WisdomManBanjoClarke #BanjoClarke

《나를 찾아 떠나는 환상여행》(셸던 B.콥/김훈 옮김, 고려원미디어, 1990.9.1.첫/1990.9.10.재판)

《교회학교 교수요령》(레이 로우젤/양은순 옮김, 생명의말씀사, 1975.12.10.첫/1982.3.30.5벌)

- 생명의말씀사 도서실 비매품

《사랑의 등대》(박연구, 기린원, 1987.5.25.첫/1989.1.10.재판)

- 레이디플라자 14

《워터 호스》(딕 킹 스미스 글·데이비드 파킨스 그림/김서정 옮김, 웅진주니어, 2003.11.30.첫/2009.1.8.고침8벌)

《불균형》(우오즈미 나오코/이경옥 옮김, 우리교육, 2004.10.22.첫/2010.1.11.2판6벌)

#非バランス #魚住直子 1996년

《콩알만한 작은 개》(사토 사토루/햇살과나무꾼 옮김, 정신세계사, 1992.8.20.)

《우리는 군대를 거부한다》(전쟁없는세상 엮음, 포도밭, 2014.5.15.)

《그대, 청년의 때에》(조진애 엮음, 녹두, 1990.4.15.)

《신령한 사람》(조용기, 영산출판사, 1979.9.10.)

- 〈영주 기독교 서점〉

《깊은 곳에 그물을 드리우라》(남진우, 문학동네, 1997.10.30.)

《시튼 동물기》(고은 글·한병호 그림, 바우솔, 2012.9.24.)

《옷감 짜기》(김경옥 글, 김형준·정진희 그림, 보림, 1996.2.28.첫/2012.3.30.고침2벌)

《그림엽서 한장 띄워》(유안진, 자유문학사, 1986.5.25.)

- 〈둘리도서대여점〉

《수도물 마셔도 좋은가》(일본생활수호회 조사부/임종한 옮김, 경영문화원, 1982.5.21.)

《어른이 된다는 서글픈 일》(김보통, 한겨레출판, 2018.1.9.첫/2021.6.21.5벌)

《正音文庫 1 朝鮮民族 更生의 道》(최현배, 정음사, 1974.6.20.)

《正音文庫 65 民族運動家 아내의 手記, 西間島始腫記》(이은숙, 정음사, 1975.1.30.)

《正音文庫 90 李朝諧謔小說選》(김기동 엮음, 정음사, 1975.7.30.)

《現代科學新書 48 量子生物學》(오오끼 고스께/장만식 옮김, 전파과학사, 1975.9.30.첫/1977.4.30.2벌)

《カラ-ブックス 300 雲の表情》(伊藤洋三, 保育社, 1974.8.1.)

- 〈구미서적〉 일본서적. 三원 書籍株式會社. 부산 광복동 T.23-2011

《カラ-ブックス 343 蕎麥入門》(新島繁, 保育社, 1975.12.5.)

- color books

《現代科學新書 76 原子家族 上》(L.페르미/양희선 옮김, 전파과학사, 1977.7.5.)

《月刊朝鮮 1998년 10월호 別冊부록, 誌上전시회 ‘대한민국 50년, 우리들의 이야기 上’》(김용삼 글, 조선일보사, 1988.10.1.)

《現代人의 撮影術》(최병덕, 사진과평론사, 1979.1.25.)

《늑대인간과 외계생명체》(에이드리언 베리/유진 옮김, 하늘연못, 2000.10.12.)

《등산가이드》(김용성 엮음, 삼지사, 1970.6.5.첫/1976.8.15.재판)

- 주차장 영수증 1988.4.5. 7200원

※ 구자룡 님한테서 나온

《참배예식》(김남수 엮음, 한국천주교발상지 천진암성역화위원회, 1982.5.1.첫/1982.5.31.3벌)

《동양교보 57호》(구자룡 엮음, 동양공업고등학교, 1970.12.21.)

《동양교보 66호》(박정수 엮음, 동양공업고등학교, 1977.5.31.)

《샛별문학회보 131호》(모효남 엮음, 샛별문학회, 1988.1.)

《부산아동문학 3호》(이주홍·안수휘·민홍우·조명제, 부산아동문학협회, 1986.7.10.)

《들녘 문학 2호》(허동인 엮음, 신라중학교, 1986.2.10.)

《민중문화 3호》(박인배 엮음,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4.9.25.)

《민중문화 5호》(박인배 엮음,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4.12.28.)

《민중문화 6호》(박인배 엮음, 민중문화운동협의회, 1985.2.2.)

《민족문학회보 3호》(김정한 엮음, 민족문학작가회의, 1988.5.10.)

《민족문학회보 4호》(김정한 엮음, 민족문학작가회의, 1988.7.27.)

《민족문학회보 5호》(김정한 엮음, 민족문학작가회의, 1988.10.18.)

《세계전도》(김종진, 은광사, 1990.2.5.)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39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9.9.15.)

- 地尺 五千分之一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49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8.7.15.)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70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7.5.1.)

《地籍林野 地番區劃入 新編 서울特別市地番略圖 90枚 中 第78號》(김명택, 중앙지도문화사, 1976.2.15.)

《新版 日本全圖》(國際地學協會, 1981.3.)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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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오늘 여기에서 (2024.6.12.)

― 서울 〈서울책보고〉



  하루글(일기)은 하루에 한 줄만 적더라도 넉넉합니다. 이 한 줄로 이날 하루를 오롯이 떠올릴 만합니다. 손이 더 가면 다섯 줄이나 쉰 줄을 적어도 될 하루글입니다. 때로는 건너뛸 수 있습니다. 건너뛸 적에는 이만큼 바쁘고 힘겨웠구나 하고 돌아볼 만합니다. 날마다 즐거이 쓰기에 하루글에 하루쓰기입니다.


  서울로 바깥일을 보러 오면서 〈서울책보고〉에 들릅니다. 날마다 두 아이하고 하루쓰기를 함께합니다. 이른바 돌림쓰기(교환일기)인데, 아이들하고 말로도 끝없이 생각을 나누고, 나날이 꼬박꼬박 여러 생각과 이야기를 손글씨로 또박또박 남깁니다. 함께 일구는 돌림쓰기는 나중에 아이들이 물려받을 빛이에요.


  널따란 골마루와 책시렁 사이를 천천히 거닐면서 하나둘 고르다 보면 어느새 수북하게 쌓입니다. 서울은 사람도 가게도 집도 가장 많습니다. 서울은 책집도 책도 가장 붐빕니다. 모두 서울에 모이고, 모두 서울을 바라봅니다. 나라일을 맡는다고 할 적에는 다 서울에서 폅니다. 그러나 이제는 좀 다르게 헤아릴 때이지 싶습니다. 푸른집(청와대)은 서울에 두더라도, 벼슬집(국회의사당)은 부산에 둘 만합니다. 나라일은 일부러 온나라를 두루 돌아보면서 맡아야지 싶습니다.


  벼슬집을 부산에 둔다면, 큰곳(대법원)은 광주에 둘 수 있습니다. 꼭두잡이(국무총리)는 대전에서 일하고, 살림터(문화부)는 춘천에 두고, 살핌터(감사원)는 인천에 두고 …… 모든 일터를 온나라에 다 흩뜨릴 노릇이라고 봅니다. 이곳은 ‘서울나라’가 아닌 ‘우리나라’이니까요. 서울에만 빽빽하게 모인 큰배움터(대학교)도 모조리 떨어뜨릴 노릇입니다. ‘고을(시·군)’에 하나씩 옮기기를 바라요.


  저는 가까운 책집에 갑니다. 고흥에서는 어디나 먼 책집이라 여길 만하지만, 어느 고장 어느 책집으로 마실을 가든 “가까운 책집”이라고 여깁니다. 발걸음이 닿는 모든 곳에 “가까운 책집”이기에 ‘이웃책집’이라고 느낍니다.


  책을 쥐던 손이란, 빨래하고 밥하던 손입니다. 글을 쓰는 손이란, 나무하고 풀꽃을 쓰다듬던 손입니다. 책집마실을 다니는 다리란, 시골 논두렁을 걷던 다리요, 두바퀴(자전거)를 달린 다리입니다.


  가볍게 비우는 손길에, 땀방울과 함께 즐거이 하루가 깃들기를 빕니다. 새롭게 채우는 손바닥에, 보람과 함께 반짝이는 하루가 드리우기를 바랍니다. 차근차근 여름바람 누리면서 펼치기를 바라요. 오늘 여기에서 이야기가 자랍니다. 오늘 여기에서 서로 만납니다. 오늘 여기부터 우리 손으로 가꾸고, 오늘 여기에 꿈씨에 사랑씨에 살림씨를 한 톨씩 묻습니다. 머잖아 씨앗이 싹틉니다.


ㅅㄴㄹ


《韓國의 歷史像》(이우성, 창작과비평사, 1982.8.30.첫/1983.2.25.재판)

《청춘이라는 여행》(김현지, 달, 2011.7.28.)

《평행과 역설》(다니엘 바렌보임·에드워드 W.사이드/장명준 옮김, 생각의나무, 2003.7.19.)

#Parallels and Paradoxes #Daniel Barenboim #Edward W. Said

《하천풍언 선생 강연집》(하천풍언/장시화 옮김, 경천애인사, 1939.4.20.첫/1960.4.14.재판)

《성경이야기 에덴동산》(김폴린, 총리원교육국, 1938.12.첫/1954.12.25.재판)

《우리 옛집 이야기》(박영순과 일곱 사람, 열화당, 1998.2.5.)

《口碑文學 1》(유창균·어문학연구실 엮음,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79.1.30.)

- 總販賣代理店 圖書出版 高麗苑 1200원

《재벌의 門》(조문진, 백제, 1979.3.15.)

《朴景利文學全集 18 斷層》(박경리, 지식산업사, 1986.4.30.)

《하얀마음이 열릴때까지》(전춘자, 인간사, 1988.6.5.)

《이제 이별입니다》(노은, 자유문학사, 1988.4.15.)

《사랑의 교실》(황금찬, 오상, 1989.5.30.)

- 양서의 전당, 전주 민중서관 6-2495

- 민중서관에서. 90.8.14.

《불란서 영화처럼》(전연옥, 민음사, 1990.3.30.첫/1992.3.20.3벌)

《땅의 뿌리 그 깊은 속》(배진성, 민음사, 1989.9.30.첫/1990.3.10.2벌)

《氷河가 흐르는 강》(이경옥, 목훈, 1996.7.20.)

- 1996.7.19. 이 경옥 드립니다

《동그라미 편지》(이준구, 월간문학사, 1973.1.11.)

- 五학년 九반 담임. 이준구 드림

《全國 저수지낚시터 新百科 : 全南北部篇》(월간낚시 편집부, 조선일보사, 1988.3.)

《삶과 꿈 135호》(편집부, 삶과꿈, 1995.10.5.)

《다시, 봄》(김은주, 눈빛, 2021.5.13.)

《悅話堂 美術文庫 4 피카소》(오광수, 열화당, 1975.8.31.)

《悅話堂 美術文庫 33 謙齋 鄭敾》(허영환, 열화당, 1978.11.25.)

《鬪魂 (검열대본)》(김지헌 각본·이상언 감독, 연방영화주식회사, 1979.)

《라·프랑스 1호》(최근덕 엮음, 라·프랑스사, 1971.10.10.)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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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쉬어가는 꽃으로 (2024.5.29.)

― 부산 〈읽다가게〉



  저녁에 ‘부산 시민소리숲(시민도서관)’에서 이야기꽃을 펴기로 합니다. 새벽에 일찌감치 길을 나섭니다. 시골버스하고 시외버스에서는 흰종이에 노래를 부지런히 옮겨적습니다. 오늘 이야기꽃에 함께하는 부산이웃한테 하나씩 드리려고 합니다. 손목을 쉴 틈이 없이 옮겨적노라니 한나절이 훅 지나고, 시외버스는 어느새 사상나루에 닿습니다. 예전에는 버스·전철에서 책만 읽었습니다. 요즈음은 노래를 새로쓰거나 옮겨적으면서 보냅니다. 어느 이웃님한테 어느 노래가 갈는지 모르지만, 새로쓰고서 옮겨적는 동안 새삼스레 되읽으면서 글손질을 합니다.


  ‘시민소리숲’에 가기 앞서 덕천에 있는 스스로책집(무인책집)인 〈읽다가게〉부터 찾아갑니다. 책집지기는 자리에 없지만, 책시렁을 돌아보는 동안 책집지기가 어떤 마음으로 책을 가려서 갖추었는지 느낄 만합니다. 왜 이곳에 〈읽다가게〉를 열었을까 하고 돌아봅니다. 덕천에는 책집이 몇 없다더군요. 부산뿐 아니라 다른 고장에서도 책집은 한켠에 몰립니다. 잘될 만한 데에 몰릴 수 있지만, 사람들 발길이 조금 더 잦은 데에 열게 마련입니다.


  시골에는 책집이 ‘무늬로만(수험서·참고서 납품)’ 있거나 아예 없습니다. 그렇다고 시골에서 책집을 여는 분은 드뭅니다. 시골내기라면 시골책집을 열 수 있지만, 시골에서는 그야말로 책손은커녕 발걸음부터 없을 수 있습니다.


  큰고장에서도 기스락마을이나 언덕마을은 책집이 깃들기 어렵습니다. 기스락마을이나 언덕마을에는 다른 가게도 드물어요. 그런데 막상 책집이 들어설 만한 데는 기스락마을과 언덕마을과 골목마을이라고 느껴요. 작은집 곁에 작은책집이 있고, 작은마을에 작은책숲이 있을 적에, 마을살이와 마을살림을 푸르게 바라보는 길눈을 틔울 만하다고 봅니다. 나라(정부)나 고을(지자체)은 이런 데에 마음을 안 쓰는데, 마을사람이 눈빛을 틔워서 깨어나기를 안 바라는 탓이지 싶습니다.


  사뿐히 돌아보고서 자리를 옮깁니다. 해거름부터 이야기를 폅니다. “누구나 우리말과 삶말에 깃든 말밑을 생각해” 보기를 바라요. 《우리말꽃》이라는 책을 부산 작은펴냄터에서 선보인 뜻 그대로입니다. 글을 잘 써야 꽃(문학)이지 않습니다. 누구나 스스로 우리 삶을 손수 갈무리하고 사랑하는 살림으로 펴는 말이라면 언제나 꽃(문학·문화)입니다. 멋스럽거나 높거나 대단해야 하지 않기에 말을 글로 옮기는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곰곰이 보면 모든 책은 꾸러미(사전)입니다. 다 다른 책은 다 다른 사람이 스스로 일구고 지은 살림을 담으니, 작은수다 한 자락은 ‘작은낱말책’인 ‘작은말꽃’에 ‘작은씨앗’입니다.


ㅅㄴㄹ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조승리, 달, 2024.3.29.)

《하필 책이 좋아서》(정세랑·김동신·신연선, 북노마드, 2024.1.11.)

- 책을 지나치게 사랑해 직업으로 삼은 자들의 문득 마음이 반짝하는 이야기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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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마실 . 마을책집 이야기


느긋책 (2024.9.8.)

― 부산 〈대영서점〉



  서두르는 눈길로는 못 알아봅니다. 서두르는 마음으로는 말도 못 섞습니다. 서둘러 가니 둘레에 무엇이 있는지 느낄 겨를이 없습니다. 서두르니 일찍 닿을 수 있지만, 일찍 죽고 일찍 지치게 마련입니다.


  책은 서둘러 읽어치워야 하지 않습니다. 글을 서둘로 매듭지어야 하지 않습니다. 종이(졸업장·자격증)는 서둘러 따거나 거머쥐어야 하지 않습니다. 서두르는 사람은 늘 서툴고 섣부르고 성기더군요. 서두르는 나머지 마침내 멈춰섭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광안바다 앞에서 〈북키스트〉에 가야 하지만, 느긋이 움직이기로 합니다. 그야말로 땡볕에 서야 하는 자리이니, 먼저 보수동 책골목에서 두런두런 책마실부터 누립니다. 이러고서 성큼성큼 달려갑니다.


  누구나 철마다 새롭게 자라는 하루입니다. 늘 자라지만 자라는 줄 못 깨닫는 분이 많아요. 너무 바쁘거든요. 바쁘기에 스스로 얼마나 자라는지 모르고, 스스로 못 알아보기에 차근차근 익히거나 가다듬을 겨를이 없이 훅 지나갑니다.


  글을 쓰다가 틀리거나 어긋난다면 그대로 둘 수 있습니다. 바로잡아도 즐겁되, 이때에 이렇게 틀리기도 하는구나 하고 돌아보는 밑거름으로 삼습니다. 좀 틀릴 수 있습니다. 틀린다고 잘못이지 않습니다. 느긋이 쓰고 다듬을 적에도 놓칠 만하거든요. 틀린 줄 알아볼 적에 바로잡으면 돼요. 틀린 줄 느끼고도 못 고치거나 안 고친다면 이때야말로 망가집니다.


  책집마실을 마치고서 움직이는 길에 ‘감정디자인’이라는 말씨를 곱씹어 봅니다. 이웃님이 쓰시는 말인데, ‘한자말 + 영어’라서라기보다는, “마음을 그린다”는 뜻으로 ‘마음그림’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겠다고 문득 느낍니다. 꿈을 그리는 하루인 꿈그림이고, 사랑을 그리는 숨결인 사랑그림이듯, 마음그림과 꽃그림과 살림그림과 마을그림과 별그림과 나라그림과 글그림으로 뻗을 만합니다.


  영어 ‘디자인’에는 ‘꾸미다’라는 뜻도 흐릅니다. 우리는 ‘꾸미기’가 아닌 ‘꾸리기’를 할 수 있는데, ‘꾸밈’은 으레 ‘겉치레’로 기웁니다. 적잖은 ‘디자이너’는 ‘손빛’을 펴는데, 또 적잖은 디자이너는 ‘꾸밈치레’로 가더군요.


  말씨 하나부터 느긋이 살펴서 다룰 수 있으면, 책 한 자락도 새삼스레 돌볼 만하다고 느낍니다. 밭에 남새씨를 심듯, 새가 나무씨를 심듯, 우리는 말씨를 마음에 심습니다. 글씨로 책을 여미어 이웃하고 나누고, 노래씨로 온누리에 파란하늘을 드리우지요. 씨앗 한 톨을 느껴서 품고 다독일 적에 저마다 빛납니다. 책이란 책씨일 만하고, 책집이란 ‘책집씨앗’일 만합니다. 씨앗을 심기에 오래도록 푸릅니다.


ㅅㄴㄹ


《日本古典文學全集 1 古事記 上代歌謠》(小學館, 1973.11.5.첫/1979.11.10.8벌)

《정치언론》(이효성, 이론과실천, 1989.9.16.첫/1990.9.24.3벌)

《스티븐 호킹의 우주》(존 보슬로우/홍동선 옮김, 책세상, 1990.9.10.첫/1990.9.20.2벌)

《시간의 지배자들》(이충호 옮김, 새길아카데미, 2012.5.31.)

《할아버지와 손자의 대화》(조정래·조재면, 해냄, 2018.4.20.)

《그곳에도 사거리는 있다》(이경림, 세계사, 1995.1.5.)

《랩걸》(호프 자런/김희정 옮김, 알마, 2017.2.16.첫/2018.1.24.13벌)

《기쁨이 열리는 창》(이해인, 마음산책, 2004.6.25.첫/2005.6.1.9벌)

- 손글씨 + 이름쪽

《南部의 시 13 꿈과 물과 진흙의 詩學》(강영환과 80사람, 부산시인협회, 1989.4.12.)

《랄랄라 주부 노래교실》(요영실·이진관, 조선일보, 2001.2.1.)

- 여성조선 2001넌 2월호 별책부록

《瑞文文庫 263 世界의 寫眞史》(버몬트 뉴홀/최인진 옮김, 서문당, 1978.1.25.첫)

《‘솔후아나’ 硏究 그 內面의 熱情과 葛藤》(최동희, 외국어대학 대학원 남미지역과, 1977.)

《부산진구 새주소 안내지도》(지적과 엮음, 부산광역시 부산진구, 2006.1.)

《도시인의 취미농사》(정경숙, 인쇄정보, 1988.12.30.)

《將棋妙手풀이》(七段 이정석, 일신서적, 1975.7.15.)

《공룡 컬러 화집》(편집부, 꿈나라, 1991.2.25.)

-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신동 225-2

《여러 갈래로 들리지 않는 여러마디의 소리》(백양시동인회, 신한출판사, 1983.6.18.)

《꿈과 물과 진흙의 詩學》(부산시인협회, 빛남, 1989.4.12.)

《詩文學 125》(문덕수 엮음, 시문학사, 1981.12.1.)

- 남포동 문예도서

《合流 2集 둥근 태반처럼 누워있는 바다》(김종근과 네 사람, 나남, 1984.8.10.)

《國民倫理硏究 第四號》(편집부, 국민윤리교육연구회, 1975.8.20.)

《新丘文庫 40 高麗·朝鮮의 高僧 11人》(서경수와 일곱 사람, 신구문화사, 1976.4.15.)

《探求新書 39 現代美國文學論》(R.E.스필러/양병탁 옮김, 탐구당, 1966.6.25.)

《探求新書 212 人間과 文化》(에른스트 카시이러/정태진 옮김, 탐구당, 1981.3.15.)

- 榮光圖書

《三中堂文庫 161 사랑 上》(이광수, 삼중당, 1975.6.1.첫/1976.12.5.중판)

《三中堂文庫 162 사랑 下》(이광수, 삼중당, 1975.6.1.첫/1976.9.20.중판)

《三中堂文庫 172 雲峴宮의 봄》(김동인, 삼중당, 1975.6.20.첫/1976.11.15.중판)

《생활속의 물리학》(Y.I.뻬렐만/이용태 옮김·황근수 엮음, 이성과현실, 1989.8.25.첫/1992.6.10.10벌)

- 건국고등학교. 1992.11.5. 2371호

《생활속의 물리학 3》(Y.I.뻬렐만/편집부 옮김·황근수 엮음, 이성과현실, 1990.9.20.)

《Small Animals》(Jane Burton, Color Library International, 1977.)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들꽃내음 따라 걷다가 작은책집을 보았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숲에서 살려낸 우리말》,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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