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용역 : 학교에 도시락을 싸서 오지 않은 지 제법 된다. 학교에서 청소를 스스로 하지 않은 지 꽤 된다,. 아파트가 빠르게 늘고 퍼지면서 청소기를, 게다가 로봇 청소기를 쓰는 집이 늘어났고, 빗자루나 걸레를 손에 쥐고서 삶자리를 치우는 일이 자취를 감춘다. 이른바 ‘용역’이란 이름으로 맡긴다. 교사는 학교에서 교과서 진도를 알맞게 펴는 전문가로 서되, 밥살림이나 집살림이나 옷살림처럼 살림을 이야기할 수 없는 자리가 된다. 스스로 할 줄 모르는데, 스스로 생각하거나 알아보거나 살필 수 없고, 가르치거나 시키거나 이야기할 수조차 없다. 모든 일이 ‘용역’으로 굴러간다면, 이제 교사라는 자리도 용역일 뿐 아닐까. 교과서나 교재나 수업만 하고 그치는 교사로 있겠다면, 교사는 앞으로 교육공무원이나 교육전문가라는 이름을 벗고 ‘교육 용역’ 이름이 되어야지 싶다. 어쩌면 진작부터 교사도 용역 가운데 하나일는지 모른다. 2019.10.1.​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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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인디고 아이들 : 언제부터인가 ‘크리스털 아이들’이나 ‘인디고 아이들’ 같은 이름이 불거졌고, 이 이름으로 아이들을 묶곤 한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이 이름은 얼마나 어울릴까? 숱한 아이들을 크리스탈이나 인디고라는 이름으로 묶어도 될까? 아이들은 다 다르지 않은가? 다 다르면서 새로운 아이들한테는 모두 다르면서 새로운 이름을 붙여야 어울릴 텐데, 고작 한두 가지 이름으로 뭉뚱그려도 되는가? 이렇게 얼렁뚱땅 이름을 붙이면서 교육학이니 무슨무슨 학문이니 하고 시끄러운 어른들 모습은 아닌가? 모든 아이들은 크리스털 기운도 있고 인디고 기운도 있다. 이밖에 숱한 기운이 두루 있다.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한 기운이 끝없이 있다. 어른들이 이 다 다르면서 새로운 아이들한테 몇 가지 이름을 뭉뚱그려서 붙이는 까닭을 헤아려 보자니, ‘아이들 빛결을 내리누르거나 묶으면서 그 몇 가지 이름 밖으로는 아무 빛결이 없기라도 하다는 듯’이 길들이려는 꿍꿍이는 없을까? 이때에 온누리 아이들은 어른이 무슨 이름을 붙이건 대수로이 여기지 않고, 구태여 따지지도 않는다. 그 이름이 제 것이 아닌 줄 아니까. 그 이름이란, 모두 어른이 어른 스스로 묶고 누르고 옭아매면서 스스로 길들려고 하는 굴레인 줄 아니까. 2019.9.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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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먼저 : 아이들 뜻·생각·느낌·사랑·마음을 먼저 듣고, 곰곰이 헤아려서, 어른으로서 무엇을 새로 깨달았는가 돌아보고서 차근차근 ‘말씀’이 되도록 가다듬을 노릇이지 싶다. 어른이 아이들한테 뭘 먼저 말하거나 시키기 앞서, 어른은 아이들한테서 먼저 말을 듣고 이야기를 듣고 생각을 듣고서,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할 적에 아름답거나 즐거울까를 그려 보아야지 싶다. 2019.9.3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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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이란 있을까 : 나는 ‘좋은 글’을 쓰지도 않을 뿐더러, ‘좋은 글’을 찾아서 읽지도 않는다. 내가 이웃님한테 적어서 드리는 글이 ‘좋은 글’일 수 없다고 느낀다. 나는 언제나 ‘글’을 쓸 뿐인데, 오롯이 ‘스스로 배운 길을 스스로 살림하며 생각한 끝에 찬찬히 이루는 사랑을 스스로 담은 글’일 뿐이다. 이 글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내 이름은 숲노래이니, 내 글은 언제나 ‘숲노래 글’이고, 내가 쓰는 책은 모두 ‘숲노래 사전’이다. 어떤 길이나 글이든, 우리는 두 가지로 바라보면 된다. 그냥 읽고, 보면서, 이 길이나 글을, 받아들이거나 내치면 된다. 2019.9.20.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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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샘 : 모든 것은 언제나 사랑이라는 거름이지 싶다. 시샘(질투)이 나쁜 것이 아닌 줄, 나로서는 올해 여름에 드디어 깨달았다. 생채기도 나쁜 것이 아닌 줄은 예전부터 알았지만, 생채기가 나쁜 것이 아니라면 굳이 꾹꾹 눌러서 묻어두거나 감출 까닭이 없는 줄도 올해 여름에 알았다. 수줍음이 있다는 대목을 느끼는 일도 참 아름답다고 여긴다. 스스로 느끼고, 느낀 그대로 즐겁게 받아들이면, 바로 그때에 새로 한 걸음을 내딛더군. 다가오는 하루, 다시 말하자면 ‘다가오는 오늘’에도 새롭게 만나서 또 새롭게 배우고 또 새롭게 살림을 짓는 사랑을 스스로 익히자고 기쁘게 설렌다. 2019.9.2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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