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밥 먹자 278. 2016.10.6. 골짜기에서 감



  골짜기에서 실컷 논 뒤에 감을 쪼개어 먹는다. 처음에는 더워서 골짝물에 뛰어든 아이들은 어느새 춥다면서 옷을 갈아입고 감을 먹는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 다시 덥겠지? 시월로 접어들어 차디찬 골짝물 기운을 느끼면서 감알을 맛나게 먹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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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7. 2016.10.3. 달걀버섯 볶음



  아이들하고 숲마실을 하다가 달걀버섯을 잔뜩 보았다. 어쩜 이렇게 잔뜩! 작은아이가 처음에 잘못 뜯었기에 아이들한테 버섯을 어떻게 뜯는가를 보여준다. 자, 아버지처럼 살살 하면 돼. 이러고서 두 아이가 버섯을 신나게 뜯어 주었고, 자전거를 몰아 집으로 돌아오고서 곧바로 달걀버섯 볶음을 해 본다. 가게에서 파는 버섯은 며칠을 가지만, 숲에서 뜯는 버섯은 한 시간이 채 안 되어도 시든다. 숲버섯은 그야말로 곧바로 먹어야 한다. 결에 따라 손으로 자르기도 하고, 그냥 통째로 얹어서 볶는다. 물이 많이 나와서 볶음이 아닌 조림처럼 되는데, 모두 맛나게 잘 먹어서 말끔히 비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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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6. 2016.9.24. 삶은 돼지고기



  돼지고기를 삶아 본다. 삶을 적에 양파껍질하고 생강하고 마늘하고 양파하고 큰파하고 된장을 넣었다. 통후추도 넣으려 했는데, 챙기기만 하고 깜빡 잊어서 못 넣었다. 이렇게만 삶아도 되지만, 간장과 사탕수수를 넣어 더 졸여 보았다. 짭짤하게 잘 되었다. 그런데 아이들한테는 너무 짠지 자꾸 물을 들이켠다. 얘들아, 물 말고 밥을 같이 먹자. 된장하고 간장으로 삶은 돼지고기만 먹으려 하니까 짜지. 밥이랑 김치랑 멸치랑 풀이랑 같이 먹으면 하나도 안 짠걸.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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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5. 2016.7.13. 손질해서 썰기



  두 달째 알타리무김치를 먹는다. 석 달쯤 앞서 알타리무김치를 담갔기 때문이다. 머잖아 이 알타리무김치는 다 떨어질 텐데, 손질하고 헹구고 썰고 재우고 버무리는 손길은 길면서도 길지 않다. 이 예쁜 알타리무가 처음에 씨앗으로 고요히 잠들어 지내다가 흙에 깃들어 무럭무럭 자라던 나날을 떠올린다면 사람이 열매를 손으로 만져서 새로운 먹을거리를 빚는 일이란 대단히 수월하다고 느낀다. 날이 잘 서도록 칼을 갈고서 무를 썰다가 살짝 숨을 돌릴 적마다 생각한다. 참말 이쁘고 사랑스러운 알타리무여.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밥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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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밥 먹자 274. 2016.9.9. 무화과잼 2



  잼을 졸이자면 먼저 열매를 딴다. 딴 열매를 잘 헹구어서 말린다. 열매를 알맞게 썰어서 재운다. 제법 재웠구나 싶으면 불을 올려서 끓인다. 보글보글 소리가 나면서 열매가 차츰 녹아서 물로 바뀔 즈음 눌러붙지 않도록 슬슬 젓는다. 여린불로 바꾸어 두어 시간 졸이는 동안 틈틈이 불곁에서 국자로 젓는다. 마당이 있고 나무가 있으며 사탕수수가루와 라임이 있으면 신나게 잼을 졸일 만하다. 그리고 빈 유리병을 챙겨 놓아야지.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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