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312. 2015.8.14. 길에서 읽는 책



  마음을 끄는 책이 있으면, 집에서 읽든 길에서 읽든 어떠한 다른 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기 마련이다.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를 들으면, 둘레에서 아무리 시끄럽다 싶은 소리가 울린다 하더라도 그런 소리는 귓등으로도 안 들리기 마련이다. 바람이 가볍게 불면서 책순이 머리카락이랑 온몸을 어루만진다. 함께 이 길을 천천히 걸어가면서 하루를, 새로운 철을, 바람을, 구름빛을 꽃내음을 마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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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11. 2015.7.24.ㄴ 새로 만나는 책



  여덟 살로 접어든 책순이는 책방에 가면 처음에는 골마루를 동생하고 달리면서 놀지만 어느새 ‘읽고 싶은 책’을 살피면서 새로 만나는 책에 빠져든다. 집에도 책이 많고 시골에 살기에 책방마실을 아주 드물게 하지만, 책순이는 책순이 나름대로 마음을 넉넉히 보듬어 주는 이야기를 책 한 권으로 마주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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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10. 2015.7.24.ㄱ 책방 할머니 선물


  인천에 나들이를 가던 날, 아버지한테 오래된 단골 헌책방에 찾아간다. 두 아이는 모두 갓난쟁이였을 적부터 이 헌책방 책손이었다. 두 아이는 나이를 먹을 때마다 ‘단골 햇수’가 늘어나겠지. 책돌이는 헌책방 할머니한테서 자동차 그림책을 하나 선물로 받는다. 헌책방은 어디나 보물곳간이라서 이리 둘러보고 저리 둘러보면 우리가 기쁘게 누릴 책이 한가득 쏟아지지.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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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09. 2015.10.2. 나무그늘 책순이



  가을이어도 볕이 드는 자리는 덥다면서 그늘이 드리우는 마당에 앉는다. 평상은 이슬이 아직 마르지 않았다. 언제나 마당에서 맨발로 노니까 마당에 앉아서 책순이가 될 만하지. 도라에몽 만화를 보는 누나 곁에 작은아이도 “뭔데? 뭔데?” 하면서 기웃거린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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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이 308. 2015.4.18. 손끝을 보면서



  책순이는 책을 야무지게 잡는다. 아주 어릴 적부터 책을 쥐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호미도 야무지게 잡는다. 퍽 어릴 적부터 호미로 놀았기 때문이다. 연필도 잘 쥐고 바늘도 잘 쥐며, 그야말로 무엇이든 참으로 야무지게 잘 쥔다.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피일까, 어쩌면 먼먼 옛날부터 우리 어버이는 누구나 손끝이 야무졌으리라 본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온누리 모든 아이가 손끝이 살가이 야무질 테지. 지구별 어디에서나 아이들이 야무진 손끝으로 책도 읽고 호미도 깨작거리고 연필도 놀리고 동생을 따사로이 어루만지면서 신나게 놀 수 있기를 빌어 본다. 아이 손끝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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