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글 읽기
2013.12.18. 큰아이―글판에 그림 잔뜩

 


  함께 부르는 노래를 찬찬히 읊으면서 노랫말을 글로 옮겨적으면 글을 더 또렷하게 알 수 있으리라 생각하면서 글판을 마련해 주었다. 아이는 공책에 글씨쓰기를 하다가 틈틈이 글판에 그림을 그려 놓았다. 어쭈. 그림 그릴 데가 잔뜩 있는데 여기에도 그림을 그리니. 그렇지만, 글판을 한결 예쁘게 꾸미고 싶어서 여기에도 그림을 그렸겠지. 동생이 옆에서 글씨쓰기 그만하고 저랑 놀자고 건드려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씩씩하게 공책에 동생 이름까지 척척 쓴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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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6. 큰아이―공책을 펼쳐서

 


  글놀이를 한다. 〈개구쟁이 산복이〉 동시를 옮겨쓴다. 노래를 떠올리며 옮겨쓰니 한결 수월하게 옮겨쓸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글을 하나씩 떼어놓고 짚으면 못 알아본다. 아직 낱낱이 알아보기까지는 퍽 멀는지 모른다. 그러나 다 알아보는 날까지 그리 멀지는 않으리라 느낀다. 스스로 다부지게 하루 여러 시간 들여 며칠 바짝 달라붙을 날이 곧 찾아오리라 생각한다. 아이는 노래를 부르며 글 옮겨쓰는 놀이를 한참 한다. 다 쓴 뒤 “다 했어요!” 하면서 공책을 쫙 펼쳐서 보여준다. 턱에 공책을 끼고는 콩콩 춤을 추기도 한다. 언제나 무엇이든 놀이가 되네.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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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5. 큰아이―야무진 놀이

 


  아버지가 바깥일 보느라 큰아이가 사흘 동안 혼자서 글놀이를 했다. 큰아이 글놀이 자국을 슬그머니 들여다본다. 글놀이 하면서 조금씩 한글쓰기를 익숙하게 하는 터라, 그림을 그리다가도 글이 조금 들어가고, 그림놀이에서도 글빛이 살며시 감돈다. 올봄에 숫자를 열과 스물 넘어 서른과 마흔과 백까지 익히려 할 무렵 적어 준 숫자표 둘레에 큰아이가 슬그머니 그린 그림들 바라본다. 재미있게 놀았네. 이렇게 빈자리를 네 그림으로 꾸며 주고 싶었지? 이 종이를 잘 건사해서 네 동생 글놀이 할 적에 쓸 수 있을까?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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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28. 작은아이―누나 흉내

 


  글씨쓰기를 하다가 슬쩍 밀어놓고 다른 짓 하며 노는 큰아이 옆으로 작은아이가 슬그머니 다가오더니, 누나가 쥐던 연필을 쥐고, 누나가 쓸 네모칸에 슥슥 무언가 그리는 흉내를 낸다. 연필 쥐는 매무새는 마치 아주 잘 쓰는 아이처럼 보이지만, 막상 공책 네모칸에 아주 가늘게 금만 그을 뿐 아무것도 쓰지는 못한다. 옆에서 누군가 지켜보는 줄 깨닫고는 배시시 웃는다. 괜찮아. 네 누나는 아무것도 안 하니까 네 마음대로 놀면 돼.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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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1.17. 큰아이―쓰고 읽기

 


  깍두기공책에 한글을 차근차근 적는다. 그러고는 아야어여 노래를 부른다. 그러나 이렇게 쓰고 노래를 부르더라도 나중에 막상 어떤 글을 어떻게 읽느냐고 물으면 하나도 모른다. 너 뭐 하니? 아직 놀이하듯 글씨를 그리고, 놀이하듯 노래를 부를 뿐일 테니까 이렇게 놀겠구나 싶다. 천천히 깨닫고 익히기를 빈다. 다만, 하이디처럼 할머니한테 책을 읽어 줄 수 있자면 바지런히 글을 깨쳐 재미난 책을 손에 쥐고 읽을 수 있어야겠지. ㅎㄲㅅㄱ

 

(최종규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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