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368 : 원하다 바라다


원하고 바라는

→ 바라고 바라는

→ 바라 마지않는

→ 바라디바라는

→ 바라는


원(願)하다 : = 소원하다

소원(所願)하다 : 바라고 원하다


  한국말사전에서 ‘원하다’ 같은 외마디 한자말을 찾아볼 사람이 있을까요? ‘원하다’는 ‘소원하다’하고 뜻이 같다고 하는데, ‘소원하다’는 “바라고 원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아주 돌림풀이입니다. 이래서야 말뜻을 짚을 수조차 없습니다. 다시 ‘바라다’를 찾아보면, “1. 생각이나 바람대로 어떤 일이나 상태가 이루어지거나 그렇게 되었으면 하고 생각하다 2. 원하는 사물을 얻거나 가졌으면 하고 생각하다 3. 어떤 것을 향하여 보다”로 풀이합니다. 이제 ‘바라다 = 바람을 이루다’나 ‘바라다 = 원하다’로 풀이하는 셈입니다.

  한국말사전 말풀이부터 겹말풀이인 터라, “원하고 바라는”처럼 쓰는 분이 많은 일도 어쩔 수 없는 노릇일는지 모릅니다. 애타게 바란다면 같은 말을 되풀이할 만한데, 참으로 애타게 바란다면 “바라고 바라는”이나 “바라 마지않는”이나 “애타게 바라는”처럼 쓰면 됩니다. 4348.10.21.물.ㅅㄴㄹ



원하고 바라는 그것을 꺼내세요

→ 참으로 바라는 그것을 꺼내세요

→ 더없이 바라는 그것을 꺼내세요

《박금선-내가 제일 잘한 일》(샨티,2015) 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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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78) 본인의


 본인의 장단점 → 그 사람 장단점 / 내 좋고 나쁜 점

 본인의 가치관 → 그 사람 가치관 / 내 생각

 현 사회를 보는 본인의 생각 → 요즈음 사회를 보는 내 생각

 본인의 교우관계는 이러합니다 → 제가 사귀는 친구는 이러합니다


  ‘본인(本人)’은 “1. 어떤 일에 직접 관계가 있거나 해당되는 사람 2.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를 문어적으로 이르는 말”을 뜻한다고 합니다. 어떤 일에 얽힌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가리키니 ‘그 사람’이라 하면 되고, 다른 사람이 아닌 ‘나’를 가리킨다면 ‘나’라고 하면 됩니다.


 본인의 의사를 묻다 

→ 그 사람 뜻을 묻다

→ 네 뜻을 묻다

→ 스스로 어떻게 하려는지를 묻다

 본인이 싫다면 억지로 권할 수야 없지

→ 그 사람이 싫다면 억지로 하랄 수야 없지

→ 스스로 싫다면 억지로 부추길 수야 없지

 투표는 투표권자인 본인이 직접 해야만 한다

→ 투표는 투표권자인 사람이 스스로 해야만 한다

→ 투표는 투표권자가 스스로 해야만 한다

 여러분께서도 본인의 의견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 여러분께서도 제 뜻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 여러분께서도 저희 뜻을 따라 주시기 바랍니다


  한국말사전을 보면 ‘본인’이라는 한자말은 ‘문어적(文語的)’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하지만, ‘문어적’은 한국말사전에 없는 낱말입니다. ‘문어’라는 한자말은 “글에서 쓰는 말”이나 “글”을 가리켜요. 그러니까, 글을 쓰는 사람이 쓰는 ‘본인’인 셈이라는데, 한국말사전에서 풀이하는 ‘문어·문어적·글’은 ‘한자나 한문이라는 글’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한국말로 글을 쓰는 사람은 ‘본인’이라는 한자말을 쓸 일이 없이 ‘그 사람’이나 ‘나’라는 한국말을 씁니다. 4348.10.20.불.ㅅㄴㄹ



본인의 승낙이 있고 없음에 관계없이

→ 스스로 승낙하고 않고에 관계없이

 스스로 받아들이고 아니고를 안 따지고

→ 그 사람이 하겠다거나 안 하겠다거나를 안 살피고

《요시미 요시아키/이규태 옮김-일본군 군대위안부》(소화,1998) 181쪽


본인의 말에 의하면 남편은 사망됐단다

→ 그 사람이 하는 말에 따르면 남편은 죽었단다

→ 그 사람이 하는 말로는 남편은 죽었단다

→ 그 사람 말로는 남편은 죽었단다

《림덕실-녀 불법체류자의 일기》(연변인민출판사,2000) 31쪽


나는 본인의 일이라 직접 말하기 껄끄럽지만

→ 나는 내 일이라 내가 말하기 껄끄럽지만

→ 나는 내가 얽힌 일이라 스스로 말하기 껄끄럽지만

 나는 나와 얽힌 일이라 스스로 말하기 껄끄럽지만

《피우진-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삼인,2006) 173쪽


집이나 토지의 가치는 거기 사는 본인의 마음에 따라 정해져야 하므로

→ 집이나 땅은 거기 사는 사람 마음에 따라 값어치를 매겨야 하므로

→ 집이나 땅은 거기 사는 집임자 마음에 따라 값을 매겨야 하므로

→ 집이나 땅은 거기 사는 내 마음에 따라 값어치를 따져야 하므로

《고히야마 하쿠/양억관 옮김-인생이라는 이름의 여행》(한얼미디어,2006) 166쪽


“그건 말해 줄 수 없네. 본인의 부탁이라.”

→ “그건 말해 줄 수 없네. 그 사람 부탁이라.”

→ “그건 말해 줄 수 없네. 그분 부탁이라.”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9》(서울문화사,2015) 66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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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416) 겸하다兼


 코치가 선수를 겸하다 → 코치가 선수로도 뛴다

 경호원의 역할까지 겸하고 → 경호원 노릇까지 함께 하고

 책방을 겸한 → 책방도 하는 / 책도 파는

 예방과 치료를 겸하는 → 예방과 치료를 함께 살피는

 농기구를 겸하는 → 농기구로 함께 쓰는 / 농기구로도 쓰이는


  ‘겸(兼)하다’는 “1. 한 사람이 본무(本務) 외에 다른 직무를 더 맡아 하다 2. 두 가지 이상의 기능을 함께 지니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더 맡아 하다”나 “함께 있다”를 가리키는 외마디 한자말입니다. ‘兼’이라는 한자를 넣은 ‘겸비(兼備)’라는 낱말을 한국말사전에서 찾아보면 “‘두루 갖춤’으로 순화”처럼 풀이합니다. 그러니까, ‘兼’이라는 외마디 한자말은 ‘더’나 ‘함께’나 ‘두루’ 같은 한국말로 알맞게 고쳐쓸 만합니다. 때로는 ‘-도’라는 토씨만 붙여도 됩니다. 4348.10.20.불.ㅅㄴㄹ



지붕 밑의 내 방은 작업실을 겸한 곳으로서

→ 지붕 밑 내 방은 작업실로도 함께 쓰는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작업실이기도 했는데

→ 지붕 밑 내 방은 일하는 곳이기도 했는

→ 지붕 밑 내 방은 사진 일을 하는 곳이기도 했는데

→ 지붕 밑 내 방은 집이자 일터인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먹고사는 집이자 일하는 곳으로

→ 지붕 밑 내 방은 보금자리이면서 일터인 곳으로

《로버트 카파/민영식 옮김-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해뜸,1987) 11쪽


올림픽 선발을 겸한 대회라도

→ 올림픽 선발까지 하는 대회라도

→ 올림픽 선수까지 뽑는 대회라도

→ 올림픽 선수를 함께 뽑는 대회라도

→ 올림픽에 뛸 선수를 함께 뽑는 대회라도

《하야세 준·야지마 마사오/문미영 옮김-제3의 눈 1》(닉스미디어,2001) 103쪽


집들이를 겸해서

→ 집들이로도 삼아서

→ 집들이도 함께 하자며

→ 집들이도 함께 할 생각으로

→ 집들이도 하는 셈으로

《김수열-섯마파람 부는 날이면》(삶이보이는창,2005) 12쪽


내 부하인 동시에 나에 대한 감시역도 겸하고 있는 거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감시하는 몫도 맡는 셈이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지켜보는 노릇도 함께 하는 셈이겠지

→ 내 부하이면서 나를 살피는 일도 함께 하겠지

《이와아키 히토시/오경화 옮김-히스토리에 9》(서울문화사,2015) 4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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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67 : 참견하고 끼어들고


 남의 일에 참견하거나 끼어들지 마

→ 남 일에 끼어들지 마

→ 남 일에 이래라저래라 끼어들지 마

→ 남 일에 토를 달거나 끼어들지 마


참견(參見) : 자기와 별로 관계없는 일이나 말 따위에 끼어들어 쓸데없이 아는 체하거나 이래라저래라 함


  한자말 ‘참견’은 “끼어들기”나 “이래라저래라 함”을 뜻합니다. ‘간섭(干涉)’이라는 한자말도 있는데, 말뜻을 살피면 “간섭 = 참견”입니다. 그러니, 참견이든 간섭이든 한국말로는 ‘끼어들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참견쟁이’처럼 쓰기도 하는데, 이처럼 재미나게 쓰려면 쓰되, 섣불리 겹말을 쓰지 않도록 잘 살필 수 있기를 빕니다. 4348.10.20.불.ㅅㄴㄹ



얼마 안 가서 식구들이 참견하기 시작했어요. 모두들 샘이 났는지 이래라 저래라 내 일에 끼어들지 뭐예요

→ 얼마 안 가서 식구들이 끼어들었어요. 모두들 샘이 났는지 이래라저래라 내 일에 끼어들지 뭐예요

→ 얼마 안 가서 식구들이 한마디씩 했어요. 모두들 샘이 났는지 이래라저래라 내 일에 끼어들지 뭐예요

《마리 데플레솅/김민정 옮김-나는 사랑 수집가》(비룡소,2007) 9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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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415) 합하다合


 서로 합하여 그 일을 해냈다 → 서로 도와 그 일을 해냈다

 작은방을 큰방과 합하여 → 작은방과 큰방을 더해서

 별거 중이던 아내와 다시 합했다 → 떨어져 살던 아내와 다시 한집에 살았다

 그 일에 합한 자격 → 그 일에 맞는 자격

 부모님의 뜻에 합한 배우자 → 부모님 뜻에 맞는 배우자


  ‘합(合)하다’는 “1. 여럿이 한데 모이다 2. 자격, 조건, 뜻 따위에 일치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모이다’나 ‘맞다/들어맞다(일치一致)’ 같은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서로 합하여”는 “서로 모여”로 손보면 되는데, “서로 도와”나 “서로 힘을 모아”로 손볼 만합니다. “작은방을 큰방과 합하여”는 “작은방을 큰방과 더하여”로 손보면 되고, “작은방을 큰방과 붙여서”나 “작은방과 큰방을 하나로 하여”로 손볼 만해요. “그 일에 합한 자격”이란 “그 일에 맞는 자격”이나 “그 일에 걸맞는 자격”이나 “그 일에 어울리는 자격”이나 “그 일에 들어맞는 자격”으로 손봅니다. 4348.10.19.달.ㅅㄴㄹ



모두 합해 20명

→ 모두 더해서 20명

→ 모두 해서 20명

→ 모두 20명

《호리 신이치로/김은산 옮김-키노쿠니 어린이마을》(민들레,2001) 25쪽


다 합해서 다섯 개예요

→ 다 더해서 다섯 개예요

→ 다 해서 다섯 개예요

→ 다 모아서 다섯 개예요

《마리 데플레솅/김민정 옮김-나는 사랑 수집가》(비룡소,2007) 9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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