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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50) 이방의


 이방 사람 → 다른 고장 사람 / 다른 나라 사람

 이방 민족 → 다른 겨레


  한자말 ‘이방’은 두 가지 가운데 하나입니다. 첫째, ‘異方’이 있으며 “풍속이나 습관 따위가 다른 지방”을 가리킵니다. 둘째, ‘異邦’이 있으며 “= 이국”을 가리킵니다. ‘이국(異國)’은 “인정, 풍속 따위가 전혀 다른 남의 나라”를 가리킵니다.


  간추려 말하자면, 이 이방이건 저 이방이건 “다른 고장”이나 “다른 마을”이나 “다른 나라”를 가리킵니다. 어렵게 이런저런 한자를 붙여서 쓸 까닭이 없습니다. 알쏭달쏭한 한자말이기에 묶음표를 쳐서 한자를 밝혀야 하지 않습니다. 쉽고 또렷한 한국말을 쓰면 됩니다. 4348.9.25.물.ㅅㄴㄹ



타국에서 전해지는 낯선 이방의 냄새가 묻어 있었다

→ 다른 나라에서 퍼지는 낯선 냄새가 묻었다

→ 다른 나라에서 흐르는 낯선 땅 냄새가 있었다

→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낯선 나라 냄새가 났다

《헤르만 헤세/두행숙 옮김-그리움이 나를 밀고 간다》(문예춘추사,2013) 137쪽


이방의 언어는 아무리 잘하려고 노력해도 영원히 외국어로 남아 있다

→ 외국어는 아무리 잘하려고 애써도 늘 외국말로 남는다

→ 외국말은 아무리 잘하려고 애써도 언제나 외국말로 남는다

→ 다른 나라 말은 아무리 잘하려고 애써도 그저 외국말로 남는다

→ 다른 겨레 말은 아무리 잘하려고 애써도 끝까지 외국말로 남는다

《정수복-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문학동네,2015) 33쪽


3세기 동안 이방의 기마민족에게 휘둘렸다면

→ 3세기 동안 다른 기마민족한테 휘둘렸다면

《프리먼 다이슨/김학영 옮김-과학은 반역이다》(반니,2015) 132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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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말 손질 365 : 현명하고 슬기롭게


 현명하게 대답할 줄 아는 슬기로운 사람

→ 슬기롭게 대꾸할 줄 아는 사람

→ 슬기롭게 말할 줄 아는 생각 깊은 사람


현명(賢明) : 어질고 슬기로워 사리에 밝음


  한자말로는 ‘현명하다’로 나타낸다면, 한국말로는 ‘슬기롭다’로 나타냅니다. 두 낱말은 똑같은 모습을 가리킵니다. 그러니, 두 낱말을 섞어서 한 사람을 가리키려 한다면 겹말이 됩니다. 보기글 앞자리에서 ‘슬기롭다’로 적은 뒤, 뒷자리는 ‘생각 깊은’이나 ‘훌륭한’ 같은 말마디를 넣어 볼 수 있습니다. 4348.9.15.불.ㅅㄴㄹ



심각한 질문에 현명하게 대답할 줄 아는 슬기로운 사람이었다

→ 깊은 질문에 슬기롭게 대답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 깊이 있게 묻는 말에 슬기롭게 대꾸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프리먼 다이슨/김학영 옮김-과학은 반역이다》(반니,2015) 340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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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48) 일고의


 일고의 여지도 없다

→ 한 번 돌아볼 틈도 없다

→ 한 번 쉴 겨를도 없다

 일고의 주의도 베풀지를 않았다

→ 한 번도 돌아봐 주지를 않았다

→ 눈길 한 번조차 두지를 않았다


  ‘일고(一顧)’는 “한 번 돌이켜 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일고의 가치도 없다” 같은 말마디라면 “한 번 돌이켜 볼 값어치도 없다”는 소리입니다. 그러니까, ‘눈여겨볼’ 값어치가 없다거나 ‘생각할’ 값어치가 없다거나 ‘따져 볼’ 값어치가 없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아무’ 값어치가 없고 ‘어떠한’ 값어치도 없으며 ‘하나도’ 값어치가 없다는 이야기예요.


  말뜻 그대로 적으면 이렇습니다. 말뜻 그대로 적는 이런 말투라 한다면, 어른뿐 아니라 어린이도 잘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누구나 쓰기에 좋고 언제라도 쓸 만합니다.


  “일고의 무엇” 꼴로 읊는 말투는 거의 모두 ‘글 많이 쓰는’ 어른한테서 엿볼 수 있습니다. 제법 나이 많은 분한테서 들으며, 이 말투가 어린이책에 실린 모습은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입으로 읊는 말투보다는 글에 실린 글투로 흔히 봅니다. 교장선생님 같은 분이나 나이 많은 지식인들 글에 으레 나타납니다. 4348.9.15.불.ㅅㄴㄹ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 돌아볼 값어치도 없다고 여긴다

→ 눈여겨볼 값어치도 없다고 여긴다

→ 생각할 값어치도 없다고 여긴다

《스콧 버거슨/주윤정 옮김-맥시멈 코리아》(자작나무,1999) 226쪽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었다

→ 조금도 값어치가 없었다

→ 아무런 값어치도 없었다

→ 아무 값어치도 없었다

→ 터럭만 한 값어치도 없었다

→ 어떠한 값어치도 없었다

《프리먼 다이슨/김학영 옮김-과학은 반역이다》(반니,2015) 27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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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47) 초로의


 오십을 눈앞에 바라보는 초로였다

→ 쉰을 눈앞에 바라보는 늙은이였다

→ 쉰을 눈앞에 바라보는 늘그막이었다

 오십을 갓 지난 초로의 중년이었다

→ 쉰을 갓 지난 늘그막한 사람이었다

→ 쉰을 갓 지난 살짝 늙은 사람이었다

→ 쉰을 갓 지난 조금 나이든 사람이었다


  ‘초로(初老)’는 “노년에 접어드는 나이. 또는 그런 사람”을 뜻한다고 합니다. ‘노년(老年)’은 “늙은 나이”를 뜻합니다. 그러니 한국말사전에서 ‘초로’를 풀이한 말은 겹말입니다. “늙은 나이에 접어드는 나이”처럼 풀이한 꼴이니까요.


  늙어 가는 무렵을 가리키는 ‘늘그막’이라는 한국말이 있습니다. 늙은 나이인 사람은 ‘늙은이’라고 합니다. 말뜻 그대로 쓰면 됩니다. “나이든 사람”이라 해도 되고, “늙은 사람”이라 해도 됩니다. 4348.9.15.불.ㅅㄴㄹ



머리칼이 희끗한 초로의 아주머니가 되어 있었다

→ 머리칼이 희끗한 늙수그레한 아주머니가 되었다

→ 머리칼이 희끗한 늙은 아주머니가 되었다

→ 머리칼이 희끗한 늘그막인 아주머니가 되었다

→ 머리칼이 희끗한 제법 나이든 아주머니가 되었다

→ 머리칼이 희끗한 나이 많은 아주머니가 되었다

《서영은-노란 화살표 방향으로 걸었다》(문학동네,2010) 32쪽


58세 초로의 실험가와 28세 젊은 이론가는

→ 58세 늙은 실험가와 28세 젊은 이론가는

→ 쉰여덟인 늙은 실험가와 스물여덟인 젊은 이론가는

《프리먼 다이슨-과학은 반역이다》(반니,2015) 275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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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1734) 대대적


 대대적으로 환영하다 → 크게 반기다

 대대적인 찬사를 받다 → 찬사를 크게 받다

 취임식이 대대적으로 거행되었다 → 취임식이 크게 열렸다

 대대적으로 사업을 벌이다 → 떠들썩하게 일을 벌이다


  1990년대까지 나온 한국말사전에서는 올림말로 다루지 않던 ‘대대적(大大的)’이지만 2000년대로 접어든 뒤 ‘인터넷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대대적’을 올림말로 다룹니다. 이 한자말은 “일의 범위나 규모가 매우 큰”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로는 “매우 큰”이라 하면 됩니다. 때와 곳에 따라 ‘크나큰(크디큰)’이라 할 수 있고 ‘엄청난’이나 ‘대단한’이라 할 수 있습니다. ‘떠들썩한’이나 ‘시끌벅적한’이라 해도 됩니다. 사람들이 자꾸 쓰니까 ‘대대적’을 한국말사전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만, 알맞고 바르게 쓰는 얼거리를 먼저 보여주거나 밝혀야지 싶습니다. 4348.9.14.달.ㅅㄴㄹ



상인들이 대대적으로 반대하기까지 한 적이 있죠

→ 장사꾼들이 크게 반대하기까지 한 적이 있죠

→ 장사하는 분들이 매우 반대하기까지 한 적이 있죠

《J.L.카-시골학교 일곱 선생 이야기》(푸른나무,1992) 44쪽


축하 파티는 따로 날을 잡아서 대대적으로 할 계획이지만

→ 축하 잔치는 따로 날을 잡아서 으리으리하게 할 생각이지만

→ 축하 잔치는 따로 날을 잡아서 크게 할 생각이지만

→ 축하 잔치는 따로 날을 잡아서 시끌벅적하게 할 생각이지만

《모리모토 코즈에코/장혜영 옮김-조폭 선생님 3》(대원씨아이,2003) 43쪽


집이 너무 낡아서 대대적으로 보수를 했다

→ 집이 너무 낡아서 크게 손봤다

→ 집이 너무 낡아서 아주 많이 고쳤다

→ 집이 너무 낡아서 이곳저곳 뜯어고쳤다

《박도-안흥산골에서 띄우는 편지》(지식산업사,2005) 258쪽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풀꽃 이름을 대대적으로 정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일제 찌꺼기가 남은 풀꽃 이름을 크게 손질하기를 바란다

→ 일제 찌꺼기가 남은 풀꽃 이름을 모두 손질할 수 있기를 빈다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9쪽


우리 풀꽃에 ‘좀’ 자가 대대적으로 붙기 시작한 것은

→ 우리 풀꽃에 ‘좀’이라는 말이 널리 붙은 때는

→ 우리 풀꽃에 ‘좀’이라는 말이 곳곳에 붙은 때는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3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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