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탁월 卓越


 탁월한 선택 → 뛰어난 선택 / 훌륭히 고름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 뛰어난 재주가 있다 / 솜씨가 훌륭하다

 안목은 듣던 대로 탁월했다 → 눈썰미는 듣던 대로 뛰어났다

 기억력이 탁월하다 → 기억력이 뛰어나다 / 기억력이 훌륭하다


  ‘탁월(卓越)하다’는 “남보다 두드러지게 뛰어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뛰어나다’로 손질해서 쓰면 됩니다. 흐름을 살펴서 ‘훌륭하다’나 ‘멋지다’나 ‘빼어나다’를 쓸 만합니다. 그런데 한국말사전을 살피면 ‘탁락(卓?)하다’나 ‘탁발(卓拔)하다’나 ‘탁절(卓絶)하다’나 ‘탁출하다(卓出)하다’ 같은 한자말이 비슷하게 있다고 나와요. ‘탁락하다 = 탁월하다’라 하고, ‘탁발하다 = 여럿 가운데 특별히 뛰어나다’라 하며, ‘탁절하다 = 더할 나위 없이 뛰어나다’라 하고, ‘탁출하다 = 남보다 훨씬 뛰어나다’라 합니다. 그렇지만 ‘탁락·탁발·탁절·탁출’ 같은 한자말을 쓰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이런 한자말까지 굳이 쓸 일은 없다고 느낍니다. 그저 ‘뛰어나다’를 쓰면 되기 때문입니다. 2016.3.11.쇠.ㅅㄴㄹ



동화 속의 판타지로 탁월하게 묘사하고 있다

→ 동화에서 판타지로 훌륭하게 그린다

→ 동화에서 판타지로 뛰어나게 그려낸다

→ 동화에서 판타지로 멋지게 보여준다

《한미화-아이를 읽는다는 것》(어크로스,2014) 130쪽


탁월한 재능이 있음을 발견했다

→ 뛰어난 재주가 있음을 알았다

→ 훌륭한 재주가 있는 줄 알아챘다

《존 허시/김영희 옮김-1945 히로시마》(책과함께,2015) 211쪽


탁월함으로 간주되는 것을 결정하는 데 기준이 있다는 것입니다

→ 뛰어나다고 여기는 것을 가르는 틀이 있다는 말입니다

→ 뻬어나다고 여기는 것을 가르는 잣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을 판가름하는 틀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테리 이글턴/이미애 옮김-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책읽는수요일,2016) 349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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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6-03-12 07:22   좋아요 0 | URL
빼어나다고 여기는 것을 가르는 잣대가 있다는 뜻입니다. ....가 좋네요.^^

이번에 우리 재단이 사옥 이전을 하였어요. 부산나들이하시면 한번 들러주세요. ^^

숲노래 2016-03-12 09:01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 이사하시느라 힘드셨겠지만
또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마음이 되어
즐겁게 일하시고 아이도 보살피시겠지요?
지난해부터 부산마실은 아직 안 했는데
부산에 가는 날에 꼭 연락하겠습니다 ^^
 


 알량한 말 바로잡기

 박수 拍手


 박수를 치다 → 손뼉을 치다

 박수가 쏟아졌다 → 손뼉이 쏟아졌다 / 손뼉소리가 쏟아졌다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 뜨겁게 손뼉을 보냈다 / 힘차게 손뼉을 쳤다


  ‘박수(拍手)’는 “기쁨, 찬성, 환영을 나타내거나 장단을 맞추려고 두 손뼉을 마주 침”을 뜻합니다. 그러니 “손뼉 침”을 가리키는 ‘박수’요, 한국말사전에 보기글로 실린 “박수를 치다” 꼴로는 쓰지 못합니다. 그렇게 하면 겹말이니까요. 더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손뼉을 치다”라 말하면 겹말로 잘못 쓸 일이 없습니다. 손뼉을 치니까 “손뼉을 친다”라 하고, 손뼉을 치는 일은 ‘손뼉치기’이며, 손뼉을 치며 나는 소리는 ‘손뼉소리’예요. 2016.3.10.나무.ㅅㄴㄹ



모두 박수들을 해서 내 입장을 화려하게 해 주던 일은

→ 모두 손뼉들을 쳐서 내가 나올 때 눈부시게 해 주던 일은

→ 모두 손뼉들을 보내어 내가 나올 때 환하게 해 주던 일은

《노천명-꽃길을 걸어서》(전위문학사,1978) 248쪽


큰 배우로서 성장하길 기대하는 박수를 보냈다

→ 큰 배우로 자라길 바라는 손뼉을 보냈다

→ 큰 배우로 자라길 바라며 손뼉을 보냈다

《안치운-추송웅 연구》(예니,1995) 머리말


관중들은 박수갈채를 보냈다

→ 관중들은 손뼉소리를 보냈다

→ 관중들은 손뼉노래를 보냈다

→ 관중들은 손뼉치고 노래했다

《제시카 커윈 젱킨스/임경아 옮김-세상의 모든 우아함에 대하여》(루비박스,2011) 152쪽


벌떡 일어나 열렬한 박수를 쳐댔다

→ 뜨겁게 손뼉을 쳤다

→ 힘차게 손뼉을 쳤다

→ 불과 같이 손뼉을 쳤다

《톰 새디악/추미란 옮김-두려움과의 대화》(샨티,2014) 209쪽


선뜻 박수를 못 치겠더군요

→ 선뜻 손뼉을 못 치겠더군요

《손석춘·지승호-이대로 가면 또 진다》(철수와영희,2014) 36쪽


참새들을 쫓아내려고 박수를 쳤다

→ 참새들을 쫓아내려고 손뼉을 쳤다

《존 허시/김영희 옮김-1945 히로시마》(책과함께,2015) 197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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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약하다 弱


 맥박이 약하다 → 맥박이 가늘다 / 맥박이 여리다

 주먹이 약하다 → 주먹힘이 여리다 / 주먹힘이 얼마 없다 / 주먹이 세지 않다

 힘이 약하다 → 힘이 여리다 / 힘이 모자라다 / 힘이 없다

 바람이 약하다 → 바람이 여리다 / 바람이 잔잔하다

 위장이 약하다 → 위장이 여리다 / 위장이 튼튼하지 않다

 몸이 약해서 → 몸이 여려서 / 몸이 튼튼하지 않아서

 그의 의지는 너무 약하다 → 그는 마음이 너무 여리다

 그렇게 약한 말씀은 → 그렇게 여린 말씀은 / 그렇게 힘없는 말씀은

 추위에 약해서 → 추위를 못 견뎌서 / 추위에 힘들어서 / 추위를 못 이겨서

 술에 약한지 → 술에 못 이기는지 / 술을 못 견디는지 / 술을 못하는지

 수학에 약하다 → 수학을 못한다 / 수학이 어렵다

 노래에 약하니 → 노래를 못하니 / 노래를 못 부르니 / 노래 솜씨가 없으니


  ‘약(弱)하다’는 “1. 힘의 정도가 작다 2. 튼튼하지 못하다 3. 각오나 의지 따위가 굳지 못하고 여리다 4. 견디어 내는 힘이 세지 못하다 5. 능력, 지식, 기술 따위가 모자라거나 낮다”를 뜻한다고 해요. 한국말 ‘여리다’는 “1. 단단하거나 질기지 않아 부드럽거나 약하다 2. 의지나 감정 따위가 모질지 못하고 약간 무르다 3. 빛깔이나 소리 따위가 약간 흐리거나 약하다 4. 기준보다 약간 모자라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두 낱말을 살피면 ‘역하다’는 ‘여리다’라는 낱말을 빌어서 풀이하고, ‘여리다’는 ‘약하다’라는 낱말을 빌어서 풀이합니다. 겹말풀이라 할 수 있고, 한국말 ‘여리다’는 한자말로 ‘弱하다’로 옮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2016.3.10.나무.ㅅㄴㄹ



약하게 흔들릴

→ 가볍게 흔들릴 

→ 살짝 흔들릴

→ 조금 흔드릴

→ 덜덜덜 흔들릴

《중자오정/김은신 옮김-로빙화》(양철북,2003) 122쪽


장마철 비에 약하다

→ 장마철 비에 못 견딘다

→ 장마철 비에 못 산다

→ 장마철 비에 못 버틴다

→ 장마철 비에 죽는다

→ 장마철 비에 시들고 만다

《후루노 다카오/홍순명 옮김-백성백작》(그물코,2006) 149쪽


북풍이 약해지고

→ 북쪽 바람이 잠들고

→ 된바람이 잦아들고

→ 높바람이 수그러들고

《모이치 구미코/김나은 옮김-장미마을의 초승달 빵집》(한림출판사,2006) 62쪽


실력이 약하다는

→ 힘이 모자라다는

→ 힘이 떨어진다는

→ 재주가 없다는

→ 솜씨가 없다는

→ 재주가 따르지 못한다는

→ 솜씨가 얼마 없다는

→ 재주가 안 된다는

→ 솜씨로는 안 된다는

《탄 카와이·로쿠로 쿠베/김희정 옮김-라면 요리왕 20》(대원씨아이,2008) 180쪽


하쓰요 부인은 몸이 약하고 가난했지만

→ 하쓰요 아줌마는 몸이 여리고 가난했지만

→ 하쓰요 아주머니는 몸에 힘이 없고 가난했지만

《존 허시/김영희 옮김-1945 히로시마》(책과함께,2015) 159쪽


우리는 너무 약하고, 초라하다

→ 우리는 너무 여리고, 초라하다

→ 우리는 너무 힘이 없고, 초라하다

《이계삼-고르게 가난한 사회》(한티재,2016) 46쪽


넌 약하지 않아

→ 넌 여리지 않아

→ 넌 힘이 없지 않아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엄혜숙 옮김-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루스》(풀과바람,2016) 26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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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구하다 救


 극빈자를 구하다 → 극빈자를 돕다 / 몹시 가난한 이웃을 돕다

 수재민을 구하기 위한 → 수재민을 도우려는

 목숨을 구하다 → 목숨을 살리다

 인질을 구해 내다 → 인질을 살려 내다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하다 → 목숨을 바쳐 나라를 살리다


  ‘구(救)하다’는 “1. 물건 따위를 주어 어려운 생활 형편을 돕다 2. 위태롭거나 어려운 지경에서 벗어나게 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곧 한국말로 ‘돕다’나 ‘살리다’로 손질하면 되고, 흐름을 살펴서 ‘지키다’로 손질할 만합니다. 2016.3.9.물.ㅅㄴㄹ



가난한 사람을 구하려고

→ 가난한 사람을 도우려고

→ 가난한 사람에게 먹을것을 주려고

→ 가난한 사람과 나누려고

《페스탈로찌/홍순명 옮김-린하르트와 겔트루드》(광개토,1987) 71쪽


이 건물을 구할 길

→ 이 건물을 살릴 길

→ 이 건물을 지킬 길

→ 이 건물을 되살릴 길

《요코가와 세쯔코/전홍규 옮김-토토로의 숲을 찾다》(이후,2000) 69쪽


상어를 구할 수가 없었다

→ 상어를 살릴 수가 없었다

→ 상어를 도울 수가 없었다

→ 상어를 지킬 수가 없었다

《팀 윈튼/이동욱 옮김-블루백》(눌와,2000)  97쪽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친구들을 구했어요

→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동무들을 살렸어요

→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동무들을 지켰어요

→ 쿵쾅이는 후다닥 달려와 동무들을 도왔어요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엄혜숙 옮김-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루스》(풀과바람,2016)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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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이해 理解


 이해가 깊다 → 생각이 깊다 / 깊게 헤아린다

 온전한 이해는 → 오롯이 알려면 / 제대로 알자면 / 속속들이 깨달으려면

 충분히 이해가 가는 일 → 넉넉히 헤아릴 만한 일 / 넉넉히 알 만한 일

 도저히 이해가 되지는 않는다 → 도무지 알 수가 없다 / 도무지 모르겠다

 이해를 구하다 → 헤아려 주십사 하다 / 너그러이 살펴 달라고 하다

 이해되기 어려울 것이다 → 알아차리기 어려우리라 / 알아듣기 어려우리라

 언뜻 이해되지 않을 테지 → 언뜻 헤아리지 못할 테지 / 언뜻 알지 못할 테지

 친구들에게 이해될 수 있으면 → 동무들이 헤아려 줄 수 있으면 

 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 글 줄거리를 헤아리고 / 글 줄거리를 알고

 새로운 각도로 이해한다 → 새로운 눈길로 안다 / 새로운 눈으로 살핀다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다 → 서로 처지를 살피다 / 서로 처지를 헤아리다

 이웃을 이해한다면 → 이웃을 헤아린다면 / 이웃을 안다면


  ‘이해(理解)’는 “1.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 2. 깨달아 앎 3. = 양해(諒解)”를 뜻한다고 합니다. ‘분별(分別)’은 “서로 다른 일이나 사물을 구별하여 가름”을 뜻하고, ‘해석(解釋)’은 “1. 문장이나 사물 따위로 표현된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함 2. 사물이나 행위 따위의 내용을 판단하고 이해하는 일”을 뜻하며, ‘양해’는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임”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해 = 분별하여 해석함 = 구별하여 이해함’인 꼴이에요. ‘이해 = 이해’로 풀이하는 한국말사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해 = 양해’이기도 하며, ‘양해 = 너그러이 헤아림’입니다. 이 대목에서 ‘헤아리다’라는 낱말을 얻습니다. ‘헤아리다’는 ‘생각하다’나 ‘살피다’하고 한 갈래인 낱말이기에, 사람들이 한자말 ‘이해·이해하다’를 쓰는 자리에서 어떤 생각이나 마음인가를 엿볼 만하구나 싶어요. ‘헤아리다·생각하다·살피다’로 손질할 수 있고, ‘알다·알아차리다·알아듣다·깨닫다’로 손질할 수 있습니다. “이해했니?” 하고 묻는 말은 “알았니?”나 “알아들었니?” 하고 묻는 셈이요, “이해했어요!” 하고 대꾸하는 말은 “알았어요!”나 “알아들었어요!” 하고 대꾸하는 셈입니다. 2016.3.9.물.ㅅㄴㄹ



이해가 안 간다고?

→ 잘 모르겠다고?

→ 모르겠다고?

→ 못 알아듣겠다고?

→ 뭔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참여연대 기획/김진아와 아홉 사람-열정시대》(양철북,2009) 13쪽


이해를 못 하시는 것 같습니다

→ 생각을 못 하시는 듯합니다

→ 못 헤아리시는 듯합니다

→ 알차라지지 못하시는 듯합니다

→ 알지 못하시는 듯합니다

《리타 얄로넨/전혜진 옮김-소녀와 까마귀나무》(박물관,2008) 44쪽


이 차이를 따져 보고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이 다름을 따져 보고 알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 어떻게 다른가를 따져 보고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 어떻게 다른지를 따지고 살피기는 쉽지 않다

《이반 일리치/노승영 옮김-그림자 노동》(사월의책,2015) 79쪽


난 나를 이해해 주는 친구들을 찾을 거야

→ 난 나를 헤아려 주는 동무들을 찾을 테야

→ 난 나를 생각해 주는 동무들을 찾겠어

→ 난 나를 살펴 주는 동무들을 찾으려 해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엄혜숙 옮김-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루스》(풀과바람,2016) 13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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