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405 : 꽃을 헌화



난초라도 헌화해야 한다

→ 난초라도 바쳐야 한다

→ 난초라도 드려야 한다


헌화(獻花) : 주로 신전이나 영전에 꽃을 바침



  ‘헌화’라는 한자말보다는 ‘꽃바치기’라는 한국말을 쓰자고 하는 분이 꾸준히 늘어납니다. 말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꽃을 바치는 일을 하니 ‘꽃바침’이나 ‘꽃바치기’라 하지요. “꽃을 헌화하다”도 겹말이지만, “난초를 헌화하다”나 “국화를 헌화하다”도 겹말입니다. “난초를 바치다”나 “국화를 바치다”처럼 말해야 올바릅니다. ‘바치다’ 말고도 ‘올리다’나 ‘드리다’를 쓸 만합니다. 수수한 자리에서는 ‘보내다’나 ‘주다’를 쓰면 됩니다. 2016.7.5.불.ㅅㄴㄹ



협의회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난초라도 헌화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마워서 난초라도 바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맙기에 난초라도 드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마운 나머지 난초라도 올려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 협의회가 고맙다는 뜻으로 난초라도 보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몰리 굽틸 매닝/이종인 옮김-전쟁터로 간 책들》(책과함께,2016) 1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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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 없애야 말 된다

 국지적


 국지적 전쟁 → 일부 지역 전쟁 / 작은 전쟁

 국지적인 현상 → 몇 군데에 나타난 일 / 몇 곳에서 생긴 일

 국지적으로 비가 오다 → 드문드문 비가 오다 / 몇 군데만 비가 오다


  ‘국지적(局地的)’은 “일정한 지역에 한정된”을 가리킨다고 합니다. ‘국지적 전쟁’을 줄여서 쓰는구나 싶은 ‘국지전’은 ‘국지 전쟁’을 가리킨다 하고, ‘국지(局地)’는 “일정하게 한정된 지역. ‘일부 지역’으로 순화”를 뜻한다 해요. 그러니까 ‘국지’뿐 아니라 ‘국지적’도 고쳐쓸 한자말인 셈입니다. 그러면 “일부 지역 전쟁”이란 무엇을 가리킬까요? 나라를 온통 휩싸는 커다란 전쟁이 아닌 몇 군데에서만 벌어진 ‘작은’ 전쟁을 가리킨다고 할 수 있을까요? “국지적으로 비가 온다”고 할 적에는 모든 곳에 비가 오지 않고 ‘몇 군데’에만 비가 온다는 뜻입니다. 또는 ‘드문드문’ 비가 온다는 뜻이에요. 2016.7.5.불.ㅅㄴㄹ



우리의 풀이 국지적으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 우리 풀이 드물게나마 살아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이 드문드문 지켜진 셈이다

→ 우리 풀이 몇 곳이나마 남은 셈이다

→ 우리 풀이 몇 군데나마 간직된 셈이다

→ 우리 풀이 이곳이라도 있는 셈이다

→ 우리 풀이 띄엄띄엄 자라는 셈이다

《함광복-DMZ는 국경이 아니다》(문학동네,1995) 49쪽


아직 국지적인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아직 조그마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아직 작은 것에 지나지 않았다

→ 아직 몇 군데에만 생겼을 뿐이다

→ 아직 군데군데 생길 뿐이다

→ 아직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 아직 아기 걸음마일 뿐이었다

《클라이브 폰팅/이진아 옮김-녹색세계사》(그물코,2003) 200쪽


그 경우 문제는 더 국지적인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 그때에 문제는 더 작은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 그러면 일은 더 조그마한는지도 모른다

《바버라 에런라이크/전미영 옮김-신을 찾아서》(부키,2015) 181쪽


넉점박이잠자리처럼 제한된 지역에 국지적으로 분포하거나

→ 넉점박이잠자리처럼 몇몇 군데에 드문드문 있거나

→ 넉점박이잠자리처럼 몇 군데에 조금씩 있거나

→ 넉점박이잠자리처럼 몇 곳에 드물게 있거나

《백문기-화살표 곤충 도감》(자연과생태,2016) 17쪽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에 국지적으로 분포한다

→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에 드문드문 있다

→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에 조금씩 있다

→ 베짱이아과에는 베짱이 1종만 있으며 전국 곳곳에 있다

《백문기-화살표 곤충 도감》(자연과생태,2016)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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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풍 風


훈풍(薰風) : 첫여름에 부는 훈훈한 바람

해풍(海風) : 바다에서 육지로 불어오는 바람

삭풍(朔風) : 겨울철에 북쪽에서 불어오는 찬 바람

미풍(微風) : 약하게 부는 바람

광풍(狂風) : 미친 듯이 사납게 휘몰아치는 거센 바람


  여름이 되어 부는 바람이라면 ‘여름바람’입니다. 따스하게 부는 바람이라면 ‘따순바람’이에요.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라면 ‘바닷바람’이요, 겨울에 부는 바람은 ‘겨울바람’이면서 ‘높바람’입니다. 또는 ‘된바람’이나 ‘찬바람’이 될 테고요. 가볍게 부는 바람이라면 ‘간들바람’이나 ‘산들바람’입니다. 미친 듯이 부는 바람이라면 ‘미친바람’이나 ‘모진바람’이 될 테지요. 바람은 그저 ‘바람’입니다. 2016.7.5.불.ㅅㄴㄹ



훈풍이 부는 5월

→ 따뜻한(따순) 바람이 부는 5월

→ 바람이 따스한 5월

→ 봄바람이 부는 5월

《후루노 다카오/홍순명 옮김-백성백작》(그물코,2006) 87쪽


햇볕과 해풍이 잘 들어

→ 햇볕과 바람이 잘 들어

→ 햇볕과 바닷바람이 잘 들어

《류기봉-포도밭 편지》(예담,2006) 144쪽


다시금 삭풍 드는 임도(林道)

→ 다시금 된바람 드는 숲길

→ 다시금 찬바람 드는 숲길

→ 다시금 겨울바람 드는 숲길

《곽효환-슬픔의 뼈대》(문학과지성사,2014) 26쪽


연날리기는 완벽한 미풍에 천을 하늘 높이 띄워 조종하는 재미 말고도

→ 연날리기는 좋은 산들바람에 천을 하늘 높이 띄워 이끄는 재미 말고도

→ 연날리기는 좋은 간들바람에 천을 하늘 높이 띄워 움직이는 재미 말고도

《라파엘 로젠/김성훈 옮김-세상을 움직이는 수학 개념 100》(반니,2016) 58쪽


한국에서 영어 광풍이 불었듯이

→ 한국에서 영어 미친바람이 불었듯이

→ 한국에서 영어 된바람이 휘몰아쳤듯이

→ 한국에서 영어 바람이 사납게 불었듯이

→ 한국에서 영어 바람이 거세게 불었듯이

→ 한국에서 영어 바람이 드세게 불었듯이

《조홍식-파리의 열두 풍경》(책과함께,2016) 138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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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불면의


 불면의 밤 → 잠 못 드는 밤 / 잠 못 자는 밤 / 잠 못 이루는 밤

 불면의 시대 → 잠 못 드는 시대 / 잠 못 이루는 시대

 불면의 계절 → 잠 못 드는 철 / 잠 못 자는 철


  ‘불면(不眠)’은 “1. 잠을 자지 못함 2. 잠을 자지 아니함”을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이 말뜻대로 “잠을 자지 못하는”이나 “잠을 못 자는”으로 손보면 됩니다. 굳이 ‘불면 + 의’ 꼴로 적어야 하지 않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날은 그냥 잠이 오지 않을 수 있으나 걱정이나 근심이 많을 수 있어요. 이때에는 “걱정 깊은 밤”이라든지 “근심걱정 밤”이라든지 “바늘방석 밤”이라든지 “두려운 밤”처럼 느낌을 살려서 새롭게 써 볼 수 있습니다. 2016.7.5.불.ㅅㄴㄹ



잠들지 못하고 잔 여러 불면의 밤

→ 잠들지 못하고 잔 여러 밤

→ 잠들지 못하고 만 여러 밤

→ 잠들지 못하고 보낸 여러 밤

→ 잠들지 못한 밤

→ 잠들지 못한 숱한 밤

→ 잠들지 못하던 긴긴 밤

《강운구-시간의 빛》(문학동네,2004) 8쪽


과연 있을까 하는 걱정이 나의 불면의 이유였다

→ 참말 있을까 하는 걱정이 내가 잠 못 자는 까닭이었다

→ 참으로 있을까 하는 걱정이 내가 잠을 못 이룬 까닭이었다

→ 참말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잠을 못 잤다

→ 참으로 있을까 하는 걱정으로 잠들 수 없었다

→ 그야말로 있을까 하는 걱정이 쌓여 잠자지 못했다

《소노 아야코/오근영 옮김-왜 지구촌 곳곳을 돕는가》(리수,2009) 190쪽


창가를 서성이는 불면의 밤

→ 창가를 서성이는 잠 못 드는 밤

→ 창가를 서성이는 잠 못 이루는 밤

→ 창가를 서성이는 잠 안 오는 밤

《곽효환-슬픔의 뼈대》(문학과지성사,2014) 2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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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량한 말 바로잡기

 황량 荒


 황량하고 을씨년스러운 → 거칠고 을씨년스럽다 / 거칠고 쓸쓸하다

 황량하고 적막하다 → 거칠고 고요하다 / 거칠고 쓸쓸하며 고요하다

 그 밭은 황량하기 이를 바 없다 → 그 밭은 거칠기 이를 바 없다


  ‘황량(荒)하다’는 “황폐하여 거칠고 쓸쓸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황폐(荒弊)’는 “거칠고 피폐함”을 가리키고, ‘피폐(疲弊)’는 “지치고 쇠약하여짐. ‘황폐’로 순화”를 가리킨다고 합니다. ‘쇠약(衰弱)’은 “힘이 쇠하고 약함”을 가리킨다는데, ‘쇠(衰)하다’는 “힘이나 세력이 점점 줄어서 약해지다”를 가리킵니다. ‘약(弱)하다’는 ‘여리다’를 가리킵니다. 그러니까 ‘황량 = 황폐 + 거칠고 쓸쓸하다 = 거칠고 피폐하다 + 거칠고 쓸쓸하다 = 거칠고 + 황폐 + 거칠고 쓸쓸하다 = 거칠고 + 거칠고 피폐 + 거칠고 쓸쓸하다’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꼴입니다. ‘쇠약’이라는 한자말도 ‘쇠약 = 쇠하다 + 약하다 = 약하다 + 약하다 = 여리다 + 여리다’인 셈이고요. 이래저래 살피면 ‘황량하다’는 “거칠고 쓸쓸하다”나 ‘거칠다’로 손볼 만합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에 ‘황량(黃粱)’을 “= 메조”로 풀이하며 싣지만, ‘메조’는 ‘메조’로 쓰면 넉넉할 뿐입니다. 2016.7.5.불.ㅅㄴㄹ



계속 춤을 추며 황량한 들판을 지나

→ 자꾸 춤을 추며 거친 들판을 지나

→ 자꾸 춤을 추며 거칠고 쓸쓸한 들판을 지나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이와사키 치히로/이지연 옮김-빨간 구두》(소년한길,2002) 22쪽


보다 척박하고 황량한

→ 더 메마르고 거친

→ 더 메마르고 쓸쓸한

《에드워드 사이덴스티커/권영주 옮김-나는 어떻게 번역가가 되었는가》(씨앗을뿌리는사람,2004) 17쪽


황량한 숲과 쌓인 눈과 매서운 추위 속에서

→ 거친 숲과 쌓인 눈과 매서운 추위에서

《로라 잉걸스 와일더/김석희 옮김-초원의 집 1》(비룡소,2005) 39쪽


이 황량하고 척박한 사막에서

→ 이 거칠고 쓸쓸한 사막에서

→ 이 거칠고 쓸쓸하며 메마른 사막에서

《이일우-내 인생의 첫 번째 포트폴리오》(팝콘북스,2006) 124쪽


온통 눈 덮인 황량한 고원

→ 온통 눈 덮인 쓸쓸한 고원

→ 온통 눈 덮인 거칠고 쓸쓸한 고원

《곽효환-슬픔의 뼈대》(문학과지성사,2014) 8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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