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22. 쉬자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숲노래 씨는 한 해 삼백예순닷새 가운데 쉼날이 없습니다. 날마다 적어도 여덟 시간, 웬만하면 열두 시간, 일거리가 많거나 마음을 깊이 쏟아야 하면 열넷∼열여섯 시간, 글손질을 얼른 마쳐서 보내야 하면 열여덟 시간까지 자리에 앉아서 글손질을 합니다.


  숲노래 씨가 하는 ‘글손질’이란 ‘낱말책 새로 짓고 쓰고 엮기’입니다. 뜻풀이를 늘 다시 살피고 또 보고 거듭 들여다보면서 추스르고 붙이고 고칩니다. 모처럼 어제는 늦게까지 곁님하고 아이들하고 이야기하다가 잠도 늦게 자느라 오늘은 새벽 다섯 시부터 하루를 여는데, 다섯 시간을 내리 일했으니 셈틀도 쉬고 손가락도 쉬어야지 싶어요.


  우리말 ‘생각’을 놓고서 말밑풀이를 하려고 여섯 달 남짓 벼르다가 드디어 오늘 마쳤고, 이제 ‘마음’을 놓고서 말밑풀이를 하자고 생각합니다. 두 낱말을 오늘 나란히 마칠 수 있을까요. 구름바람이 시원스런 늦가을 하루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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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19. 막잡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11월 6일에 고흥에 돌아오고서 이런저런 읍내 볼일을 더 보고서 보금자리에서 포근히 쉰 뒤, 비로소 너덧새쯤 앞서부터 기운을 끌어올려 낱말책을 요모조모 손질하고 보태고 가다듬는데, 낱말 하나를 갈무리했다 싶으면 이내 다른 낱말이 찾아들고, 이 낱말을 풀려면 저 낱말에 그 낱말이 줄줄이 불거집니다. ‘노독’을 보다가 ‘여독’으로, 어느새 ‘곤장·문맹·제휴’를 지나서 ‘죄의식·이론적·콘텐츠’가 맞물리고, ‘동화·교란·폭주’에 이어 ‘난폭·손주’에 ‘남획·난획·난개발·자본주의’까지 휘몰이입니다.


  얼핏 보면 뜬금없다 싶은 낱말꾸러미이지만, 모든 낱말은 하나로만 안 써요. 여러 낱말을 엮어 이야기를 펴는 자리에 깃듭니다. 이 낱말이 깃든 글자락을 매만지면서 풀어내노라면 저절로 다른 낱말을 샅샅이 보아야 하고, 이러면서 셈틀에 글칸(편집기 창)을 스물∼서른을 띄워 놓고서 이 낱말 저 낱말 사이를 갈마들면서 차근차근 어루만집니다.


  며칠 동안 하루 열네 시간쯤 들여서 ‘교란·폭주·난폭’을 매듭짓는다 싶더니 ‘난개발·남획’을 더 돌아보아야 하고, 우리말 ‘마구·마구잡이·막하다’하고 얽혀 ‘막잡다·막잡이’ 같은 낱말을 새로 엮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가만히 보면 ‘리허설’이나 ‘그린워싱’ 같은 낱말은, 또 ‘생태교란’이나 ‘폭주운전·난폭운전·교란행위’ 같은 말씨는 손질하기 쉽습니다. 스스로 생각을 기울이면 얼마든지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말길을 찾아냅니다.


  서두르면 하나도 못 하지만, 벌써 네 시간째 자리에 앉아 꼼짝 못하고 숱한 낱말을 춤추듯 오간 줄 깨닫고는, 쌀을 씻어서 불리고 부엌일을 하고, 일찍 일어난 작은아이하고 말을 섞으면서 가을해를 바라봅니다. 겨울을 앞두었으나 가을민들레는 꽃씨를 동그랗게 맺었고, 노랑이(산국)가 논둑을 덮으며, 억새꽃하고 갈대꽃이 흐드러집니다. 오늘 하루도 포근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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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11. 반듯이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2022년에는 나라지기하고 고을지기를 새로 뽑습니다. 저는 아직 어느 누구도 미덥지 않아, 나라지기도 고을지기도 안 뽑으려고 생각합니다. 새해가 밝고 뽑기날(선거일)이 다가올 무렵에 미더운 사람이 보이면 누구를 찍기는 하겠으나 ‘버금(차선책)’을 찍을 생각은 터럭조차 없습니다.


  “국회의원을 모두 없애고, 공무원을 1/10로 줄이고, 군대를 없애고, 주택공사를 비롯한 덧없는 벼슬자리는 싹 없애고, 학력제한을 없애고, 예방주사(백신) 민낯을 밝히고, 모든 바보짓을 걷어치우고, 숲을 되살리고, 멧새가 살아갈 보금자리에서 사람이 떠나고, 바다를 깨끗이 돌보고, 하늘빛을 파랗게 되찾고, 서울 한복판에도 별빛이 돌아오도록 하고, 어린이하고 어깨동무하는 눈빛으로 말을 하고 살림을 짓겠다”고 밝히면서 새길을 찾겠노라 밝히려는 사람이 있다면, 비로소 그이를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로 찍을 생각합니다.


  책을 장만해서 읽을 적에는 저랑 아이들한테 ‘가장 즐겁고 아름다우면서 사랑스러운 책’을 살핍니다. ‘그럭저럭 좋은 책’은 장만할 생각이 없습니다. 책 한 자락뿐 아니라, 나라지기나 고을지기도 매한가지입니다. ‘덜 나쁜’ 사람은 이제 치워낼 노릇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나쁜’ 사람은 안 뽑혀야 한다지만, ‘덜 나쁜’ 놈도 똑같이 나쁜 놈일 텐데요.


  그림결이 투박하더라도 줄거리하고 숨빛하고 눈빛이 아름답기에 즐거이 장만하는 그림책이고 그림꽃책(만화책)이며 글책입니다. 맞춤길이나 띄어쓰기가 빈틈없어야 아름책이라고 여기지 않습니다. 맞춤길이나 띄어쓰기가 어긋나면 어떤가요? 틀린글씨가 나오면 어떤가요? 아이들이 접시를 깨뜨린들 대수롭지 않아요. 삐뚤빼뚤 글씨이거나 말을 더듬는다고 해서 ‘나쁜이’일 수 없습니다.


  나라지기가 되겠다는 어느 분이 “오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 글을 적었다는데, 나라지기가 되겠다는 다른 분이 “오월 정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로 고쳐야 한다고 나무랐다는군요. 어느 분이 스스로 엉터리인 말을 해서 뉘우친다고 하는데, 뉘우친다는 뜻이라면 ‘이녁 스스로 여태 반듯하게(반듯이) 세우지 않은 그 넋을 반듯이 세우겠다’는 글을 적은 셈이겠지요. 넋이 바로서지 않은 이라면 ‘바로세우’거나 “반듯이 세울” 만합니다. 누구는 “반드시 지키고”픈 길이 있을 테고요.


  이 나라는 말장난으로 굴러가도 되나 아리송합니다. 배움수렁(입시지옥)을 끝장낼 길을 밝히지 않는다면, 그이는 나라지기가 되어 무엇을 하겠다는 뜻일까요. 언제까지 총칼(전쟁무기)을 붙잡고서 싸움판(군대)에 돈을 쏟아붓는 짓을 이으려 하는가요. 돌림앓이에 걸려서 죽은 사람보다 미리맞기(예방주사·백신) 탓에 죽은 사람이 훨씬 많을 뿐 아니라, 미리맞기 탓에 숱한 사람들이 더 앓고 애먹습니다. 그러나 이 나라는 미리맞기를 밀어붙이고 ‘백신패스’란 ‘또다른 굴레’를 씌워 사람들 눈귀입을 가리면서 갈라치기를 일삼습니다.


  고흥군 같은 시골은 군청이란 집을 몇 천 억을 들여서 으리으리하게 새로 지었어요. 순천시청이나 전남도청보다 번쩍거립니다. 벼슬아치(공무원)가 허벌나게 많은 시골입니다. 뒷돈이 끝없이 오가지요. 이런 바보짓을 다스리려는 마음이 없다면 고을지기로도 나라지기로도 허깨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지키든, 반듯이 세우든, 좀 넋을 차릴 일입니다. 지기 노릇을 하고 싶은 분이라면, 심부름꾼(비서)이 태워 주는 부릉이(자가용)에서 내려, 두 다리로 서울 한복판을 걷고 시골 들길을 걷고, 시외버스와 시골버스를 몸소 타고다닐 일입니다. 높다란 잿빛집에서 나오셔요. 서울 한켠 골목집에서 지내고, 시골 기스락 흙집에서 지내기를 바랍니다. 한 손에 호미를 쥐고, 다른 손에는 부엌칼을 쥐고서, 손수 살림을 짓기 바랍니다. 나라지기가 되겠다는 이들뿐 아니라, ‘고흥군수·고흥군 국회의원’ 일을 하는 이들도 죄다 ‘집은 서울에 둔’ 채 시골에는 코빼기도 안 보이는 이곳을 ‘나라’라 하기는 참 창피합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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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지기(최종규)가 쓴 책을 즐거이 장만해 주셔도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짓는 길을 아름답게 도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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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7. 돌돌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저는 으레 “너그러운 숲노래, 까칠한 이웃님”처럼 말합니다. 이 말을 들은 분들이 까르르 웃으면서 거꾸로 적지 않았느냐 따지곤 하는데, “이 말을 따지는 분이 까칠하지 않나요?” 하고 능청스레 덧말을 합니다.


  얼마 앞서 ‘철수와영희’ 출판사에서 오랜만에 책벼리(도서목록)를 선보였고, 이 책벼리에 ‘숲노래 우리말꽃(한국말사전)’도 한켠에 곱게 갈무리해 주었습니다. 책벼리를 잘 보면 ‘한국말사전 시리즈’라 글을 박았습니다. 저는 이 글자락을 보고도 아무 티를 안 냈고, 잘 나왔다고만 말씀을 여쭈었어요. 영어 ‘시리즈’를 굳이 넣어야 했느냐고 안 따집니다.


  책을 읽다가 글손질을 하는 까닭은 둘입니다. “1. 스스로 우리말을 배우려고 2. 아이들한테 우리말을 들려주려고”예요. 오직 이 두 가지입니다. 《우리말 글쓰기 사전》이란 책에 밝히기도 했듯, 저는 어릴 적에 ‘혀짤배기 + 말더듬이’라서 엄청 따돌림·시달림·손가락질·놀림을 받으며 죽지 못해 살아남았어요. 이 수렁에서 나오려고 용쓰며 저랑 같은 또래랑 동생을 건지려고 말길을 파헤치다가 오늘(사전집팔자)에 이르렀을 뿐이에요.


  둘레에서 영어나 일본한자말을 써도 늘 시큰둥합니다. 그분들 삶이 아닐까요? 제 눈치를 보면서 “그대가 까칠하게 따질까 걱정스럽다”고 말씀하는 분이 적잖은데, “누가 까칠하게 따질까 걱정스러운 말씨라면, 처음부터 그 말씨를 가다듬으면 스스로 빛난답니다. 남이 까칠하게 따지겠구나 싶은 말씨가 터럭만큼이라도 있다면, 이웃님 스스로 글결하고 말결을 새롭게 가다듬고 추스르고 손질하라는 마음소리라고 여겨요. 그때에는 즐겁게 그 말씨 아닌 새롭게 살핀 말씨를 써 보셔요. ‘우리말 바로쓰기’가 아니랍니다. ‘스스로 생각 빛내기’예요.” 하고 대꾸합니다.


  저는 제 삶을 지으려고, 모든 말을 밑뿌리부터 샅샅이 캐서 ‘혀짤배기 + 말더듬이’ 아이들하고 어깨동무하고 이슬떨이로 갈 생각 하나로 살았습니다. 어제 아이들하고 곁님이 무화과나무 가지치기를 하셨다기에 굵은가지를 울타리에 옮겨심 을 만하도록 작게 여덟 그루 손질했습니다. 저는 아주 굵은 둘을 옮겨심으려고 합니다. 다만, 서울마실로 기운을 잔뜩 쓴 터라, 부엌칼도 삽도 호미도 안 쥘 생각입니다. 젓가락을 들어도 아직 좀 힘들더군요. “숲노래는 좀 잘게. 너희가 집안일을 좀 맡아 주렴. 사랑해.” 하고 아이들한테 속삭이고 실컷 드러눕습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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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숲

책숲하루 2021.11.5. 오늘걷기


―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 (국어사전 짓는 서재도서관)

 : 우리말 배움터 + 책살림터 + 숲놀이터



  여러 날째 서울 언저리에서 걷습니다. 서울길은 재미없거나 따분하거나 심심하다 할 만하지만, 슬며시 생각을 바꾸어 바라보면, 곳곳에 깃들면서 우리 눈길을 기다리는 꽃빛하고 풀빛을 만날 만합니다. 바쁜 걸음을 멈추고 등짐을 바닥에 내려놓고서 가을빛 머금은 들풀을 바라보노라면, 길바닥을 가득 메운 부릉이가 빵빵거리면서 매캐하게 내뿜는 방귀조차 안 느낍니다.


  어느덧 11월 첫머리에 서울에서 닷새째 보내는데, 11월 5일 낮 두 시부터 두 시간 남짓 서울 내방나루(내방역) 둘레를 걷기로 했습니다. 이쪽 골목에 있는 마을책집 〈메종인디아〉에서 첫걸음을 떼고, 서리풀숲을 슬며시 지나 서초그림책도서관으로 나아가기로 했어요. 함께 거닐 분은 가벼운 차림새일 테지요. 저는 책집마실을 하며 하나둘 쌓은 책을 고흥으로 조금씩 부쳤습니다만, 자꾸자꾸 불어난 책이 넘치니, 꽤 묵직한 차림새로 걸을 듯합니다.


  이 오솔길을 함께 걸을 이웃님은 어떤 하늘빛하고 땅빛하고 마을빛을 누릴까요? 아무리 북새통인 서울 한복판이라 하더라도 가을볕하고 가을바람은 찾아들고, 가을꽃하고 가을잎이 흐드러지기 마련입니다.


ㅅㄴㄹ



* 새로운 우리말꽃(국어사전) 짓는 일에 길동무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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