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따라 세계여행
와라베 기미카 글.그림 / 베틀북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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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1.5.

그림책시렁 1303


《국기 따라 세계여행》

 와라베 기미카

 편집부 옮김

 베틀북

 2010.2.22.



  어린이는 알고 싶어서 태어납니다.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어른으로 새롭게 섭니다. 두고두고 품어서 알아본 여러 가지를 이제 물려주어야겠구나 하고 느낄 즈음, 마음이 맞는 짝을 만나서 새롭게 아기를 낳고, 새롭게 이 땅에 찾아온 숨결이 스스로 하나씩 알아가도록 보금자리를 가꿉니다. 《국기 따라 세계여행》은 푸른별이라는 하나인 터전에서 저마다 다르게 태어나서 살림을 짓는 숱한 나라에서 어떤 이야기가 어떤 나래(국기)에 스몄나 하고 들려줍니다. 어린이는 나라나래(국기)에는 아예 마음을 안 씁니다. 굳이 서로 갈라야 할 까닭을 안 느끼거든요. 이러던 어느 날 어른 사이에서는 나라도 가르고 고을도 가르고 마을도 가르는 줄 알아차립니다. 곰곰이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나라’가 아닐 적에는 울타리도 담벼락도 없이 모든 사람이 홀가분하게 오가고 만났어요. ‘나라’가 선 뒤부터 낛(세금)을 거두려고 울타리에 담벼락을 두르면서 사람들이 오붓이 못 만나도록 가로막습니다. ‘나래’란, 서로 마음으로 가벼이 날면서 만난다는 뜻이어야 할 텐데, 저마다 힘(전쟁무기)을 앞세워 쳐들어가는 짓을 일삼았어요. 푸른별(지구)에는 아무런 나래가 없어요. 나래란, 줄무늬나 빛깔무늬가 아닌, 오롯이 사랑 하나일 뿐입니다.


#わらべきみか 

#せかいのこっきえほん #スキンシップ?本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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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 개똥이네 책방 44
오치근.박나리 지음 / 보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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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1.1.

그림책시렁 1289


《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

 오치근·박나리

 보리

 2020.6.15.



  우리 집은 불꽃놀이를 안 보러 갑니다. 이따금 고흥에서도 불꽃잔치를 하는 듯싶으나, 참 덧없는 곳에 매캐하게 돈을 날린다고 느낍니다. 밤에는 불꽃이 아니라 별을 볼 노릇이거든요. 우리 스스로 별빛을 잊고서 밤노래를 잃기에 별하늘을 바라볼 틈을 안 내고서 불꽃잔치에 허벌나게 돈을 쓰면서 불냄새를 퍼뜨리겠지요. 《언제 어디서나 자연미술놀이》를 곰곰이 읽었습니다. 어렵게 ‘자연미술’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만, 어린이 곁에 서는 말씨로 손보자면 ‘숲그림’이나 ‘푸른그림·풀빛그림’입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자니 요새 어린이는 숲하고 동떨어졌어요. 서울(도시) 어린이는 서울대로 숲이 없고, 시골 어린이는 시골대로 풀죽임물(농약)이 범벅인 곳에서 손전화를 들여다봅니다. 숲을 모르는 채, 들을 등진 채, 바다하고 떨어진 채, 멧골을 안 보면서, 이 아이들이 쳐다보는 손전화에 어떤 숲빛이 흐른다고 할 만할까요? 하늘을 맴돌며 사냥감을 찾는 매를 두 눈으로 볼 수 없는 터전이라면, 딱따구리가 나무를 쪼는 소릿가락으로 겨울빛을 알리는 하루를 누릴 수 없는 배움터라면, 어떤 숲그림을 펴면서 오늘을 노래할 만하려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어린이하고 노는 하루를 담은 책이 있으니 앞으로 바꿀 수 있으려나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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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래 놀이 (양장) 겨레 전통 도감 2
토박이 기획, 함박누리 지음, 홍영우 그림 / 보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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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1.1.

그림책시렁 1288


《전래놀이》

 함박누리 글

 홍영우 그림

 보리

 2009.3.17.



  예부터 어린이는 틈이 많았습니다. 놀 틈도 쉴 틈도 멍하니 해바라기를 할 틈도, 또 개미나 꽃이나 잎을 들여다볼 틈도 많았고, 이러면서 어버이 심부름을 하거나 동생을 돌보거나 언니오빠를 따라다니면서 살림살이를 배울 틈도 많았습니다. 오늘날에는 어린이한테 틈이 없다시피 합니다. 놀거나 쉴 틈이 없고, 멍하니 있다거나 해바라기를 할 틈이 없고, 개미를 들여다볼 틈은 엄두조차 못 냅니다. 《전래놀이》를 읽었습니다. 뜻있게 나온 책입니다. 다만, 모든 놀이가 그저 아스라해 보입니다. 예부터 이 모든 놀이는 아이한테서 아이한테 이어가는 길이었어요. 누가 가르치지 않는 놀이입니다. 스스로 놀다가 깨닫고, 동무나 언니오빠나 동생하고 놀다가 알아차리는 놀이입니다. 놀이하는 아이들을 귀엽게 담은 그림은 퍽 볼만하되, 순이돌이를 안 가리고 노는 모습으로 담아서 알뜰하되, 아무래도 오늘날 어린이하고 잇닿지 않으니 아쉽습니다. 우리가 옛놀이를 밝히거나 말하려 할 적에는, 그저 ‘남은것(문화유산)’을 줄줄이 늘어놓는 틀이 아니라, 서울이나 시골 어디에서나 어린이가 스스로 새롭게 살려내는 길을 들려주면서, ‘옛 한옷’이 아닌 ‘오늘 수수옷’을 입은 어린이 모습으로 그려내어야 하지 않을까요?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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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한 꿈 장자크 상페의 그림 이야기
장 자끄 상뻬 지음, 윤정임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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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0.21.

그림책시렁 1287


《거창한 꿈》

 장 자끄 상뻬

 윤정임 옮김

 열린책들

 2001.4.25.



  꿈을 크게 꾸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꿈은 크기로 잴 수 없어요. 꿈이라면 모두 꿈입니다. 더 커야 바위이지 않고, 더 잘아야 모래알이지 않아요. 더 세거나 가볍게 불어야 바람이지 않습니다. 수북하게 담아야 밥일까요? 많이 벌어야 돈일까요? 드날려야 이름일까요? 모두 아닙니다. 즐겁게 누리는 밥이고, 알맞게 벌 돈이고, 사랑으로 펼 이름이에요. 《거창한 꿈》은 1971년에 처음 나온 그림꾸러미라고 합니다. 그무렵 프랑스가 어떤 빛깔이고 모습이었나 하고 그림 한 칸으로 보여주면서 한두 줄을 짤막하게 붙입니다. 때로는 아무 말이 없이 그림만 보여줍니다. 이러한 꿈에 그림에 삶에 일부러 ‘대단한·커다란·엄청난’ 같은 꾸밈말을 붙였을 테지요. 그저 모두 꿈이지만, 뭔가 ‘훌륭한·놀라운·어마어마한’ 같은 꾸밈말이 있어야 다르다고 여기는 눈이 있거든요. 우리 모습을 돌아봐요. 더 커다랗고 까만 쇳덩이(자동차)를 몰아야 ‘낫다·높다·크다·멋지다’고 여깁니다. 하늬옷(양복)을 두르고 반짝반짝 구두를 꿰어야 높이 삽니다. 가볍거나 단출하게 차려입으면 ‘낮다·나쁘다·허술하다·버릇없다’고까지 여깁니다. 걷거나 두바퀴(자전거)를 달려도 깔보기 일쑤입니다. 헛바람을 숲바람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모두 허울입니다.


#GrandsReves #JeanJacquesSempe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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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먹기 대장이야 - 2017 오픈키드 좋은어린이책목록 추천 바람그림책 53
다케다 미호 글.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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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3.10.16.

그림책시렁 1229


《까먹기 대장이야》

 다케다 미호

 김소연 옮김

 천개의바람

 2016.10.25.



  껍질을 까서 먹기에 ‘까먹다’입니다. 속엣것을 꺼내어 먹는 ‘까먹다’인데, 이 몸짓을 빗대어 “자꾸 꺼내어 쓰느라 어느새 밑천이며 살림이 다 사라지고 없다”라든지 “알맹이나 속살을 까먹듯, 줄거리나 이야기를 홀랑 버리듯이 넘기거나 흘려서 떠올리거나 되새기거나 알지 못 하다”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떠올리지 못 하는 모습이나 몸짓은 “까맣게 잊는다”고 할 만합니다. 《까먹기 대장이야》는 ‘까먹깨비 어린이’가 보내는 하루를 들려줍니다. 아이는 어쩐 일인지 자꾸 잊습니다. 까맣게 잊는데, 때로는 까맣게 잊은 줄 잊기까지 합니다. 동무들은 까먹돌이를 돕고 싶습니다. 동무가 또 잊고 자꾸 잊다가는 앞으로 큰일이 나리라 여겨 이모저모 마음을 모읍니다. 그러나 영 이바지를 못 하는 듯싶은데, 왜 자꾸 까먹을까요? “난 자꾸 까먹더라.” 하는 마음이 짙으니 어느새 다시 까먹지 않을까요? “다시는 안 까먹겠어.” 하고 다짐을 하지만, ‘까먹다’라는 말을 다시 새기는 셈이라서, 쳇바퀴일 수 있어요. 이때에는 느긋이 “그래, 잊을 수 있지. 잊어도 돼. 다음에는 즐겁게 떠올려 봐.” 하고 다독일 노릇입니다. “잊지 않기”가 “즐겁게 떠올리기”를 그리고, 스스로 할 말과 일을 종이에 적고서 챙기면 돼요. 그런데 적바림한 종이를 잊으면? 또 쓰고 새로 쓰면서 생각하면 어느 날 스스로 바뀝니다.


#TakedaMiho #武田美穗 #わすれもの大王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선생님, 우리말이 뭐예요?》,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밑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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