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구역의 주민 1
미나미 토코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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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꽃 / 숲노래 만화책 . 만화비평 2024.4.12.

만화책시렁 641


《M구역의 주민 1》

 미나미 토코

 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9.9.15.



  맨땅이란 없습니다. 흙에는 뭇숨결이 흐르고, 흙알갱이 사이로 숱한 숨결이 깃들며, 크고작은 씨앗도 나란합니다. 이미 깃들어 곧 깨어나려는 씨앗이 있고, 새로 날아와 얼른 깨어나려고 하는 씨앗이 있습니다. 얼핏 보면 먼젓씨앗과 나중씨앗이 자리다툼을 하는 듯싶지만, 둘은 나란히 자랍니다. 풀마다 싹트는 철이 다르기도 하고, 풀마다 반기는 흙이 다르기도 합니다. 《M구역의 주민 1》를 읽으면서 두 갈래 씨앗을 떠올립니다. 이미 마을에서 터를 잡고서 두런두런 즐거운 여러 아이가 있고, 낯선 마을로 찾아와서 터를 잡아야 하는 아이가 있습니다. 아이는 마을에서뿐 아니라 배움터에서도 느긋이 설 자리를 찾으려고 싸워야 합니다. 살가이 마음을 여는 또래가 있지만, 사납게 할퀴려는 또래도 있어요. 모든 숨결은 늘 새바람을 쐬고 새햇볕을 누립니다. 바람과 해가 새로 찾아들지 않으면, 모든 목숨은 곧바로 죽습니다. 마을에도 배움터에도 언제나 여러 사람이 갈마들어요. 떠나는 이가 있고, 남는 이가 있으며, 들어오는 이가 있습니다. 먼저 자리를 잡았으니 아무도 이 둘레에 얼씬을 하면 안 될 노릇일까요? 단단히 걸어잠근 채 끼리끼리 논다면, 오히려 스스로 가두는 굴레라고 느낍니다. ‘주민’이 아닌 ‘사람’일 뿐입니다.



“파파는 말이지, 에마. 우리 에마랑 엄마에 대한 애정을 듬뿍 넣었단다.” (37쪽)


“코마 말고도 있네. 열렬하게 환영해 주는 녀석이.” (95쪽)


#南塔子 #テリトリーMの住人


ㅅㄴㄹ


《M구역의 주민 1》(미나미 토코/장혜영 옮김, 대원씨아이, 2019)


아빠? 과거형……

→ 아빠? 지난일……

→ 아빠? 예전……

39쪽


재회한 것도 기뻤고 친해지고 싶긴 했지만

→ 다시 만나 기쁘고 곰살갑고 싶긴 하지만

→ 다시보니 기쁘고 다가서고 싶긴 하지만

→ 또 보니 기쁘고 가까이하고 싶긴 하지만

103쪽


그런 의미로 좋아하게 된 거야?

→ 그런 뜻으로 좋아하나?

103쪽


날씨도 좋은데 중정이나 옥상에서 점심 먹을까

→ 날씨도 맑은데 안뜰이나 꼭대기서 참 먹을까

→ 날씨도 환한데 마당이나 지붕에서 낮밥 먹을까

122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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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된다는 건 - 새들은 어떻게 먹고, 느끼고, 사랑할까
팀 버케드 지음, 캐서린 레이너 그림, 노승영 옮김 / 원더박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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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그림책 / 그림책비평 2024.4.11.

그림책시렁 1385


《새가 된다는 건》

 팀 버케드 글

 캐서린 레이너 그림

 노승영 옮김

 원더박스

 2023.4.20.



  훨훨 날면서 훤하게 눈을 틔우는 숨결인 새입니다. 다 다른 새는 다 다르게 날갯짓을 하면서 하늘을 품습니다. 빠르게 하늘을 가르는 새가 있고, 오래오래 바람을 타는 새가 있어요. 가볍게 하늘을 날다가 나뭇가지에 슥 내려앉아서 두고두고 노래하는 새가 있습니다. 바닷물이나 못물이나 냇물에 내려앉아서 가만히 물살을 가르다가 먹이를 찾는 새가 있어요. 사람한테 가까이 다가와서 고개를 갸웃갸웃하는 새가 있습니다. 《새가 된다는 건》은 새처럼 사는 길이 무엇일까 하고 함께 헤아리는 줄거리를 들려줍니다. 겉보기로도 속살림으로도 모두 다른 새인데, 모든 새한테는 똑같이 흐르는 마음이 있어요. 바로 사랑입니다. 새가 짓는 집을 가리키는 ‘둥지·둥우리’나 ‘보금자리’는 “포근하게 어우러지면서 품는 집”을 빗대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어버이로서 아이를 품고, 어른으로서 아이를 돌보는 집이라면 ‘둥지·둥우리·보금자리’입니다. 즐겁게 살림을 지으면서 환하게 노래하는 사랑이 흐르기에 ‘새집’과 같다고 여깁니다. 더구나 새는 나무를 아주 잘 심습니다. 가까이에도 심고 멀리도 심어요. 새는 나라나 마을이 따로 없고, 총칼도 돈도 이름도 거느리지 않습니다. 이 별에서 한누리로 만나는 새빛을 생각해 보기를 바랍니다.


#WhatitsLiketobeaBird

#TimBirkhead #CatherineRayner


ㅅㄴㄹ


《새가 된다는 건》(팀 버케드·캐서린 레이너/노승영 옮김, 원더박스, 2023)


이제 새가 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함께 알아볼까요

→ 이제 새가 되면 어떻게 느끼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 이제 새로 살면 어떻게 느끼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4쪽


가지 위의 문워크 춤

→ 가지에서 미끄럼춤

→ 가지에서 달빛춤

6쪽


흑고니 한 쌍이 우아하게 호수 위를 미끄러져요

→ 깜고니 한 짝이 곱게 못물에 미끄러져요

→ 검은고니 둘이 멋스러이 못물에 미끄러져요

10쪽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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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노래꽃 / 숲노래 동시

― 내가 안 쓰는 말 . 잡초 2023.7.24.



나는 내 이름 있어

너는 네 이름 있고

우리는 사랑받아 태어났고

누구나 새빛이란 이름이야


‘아이들’이라지만 다 다르지

‘사람들’이라는데 한 사람이고

‘잡초’가 아닌

들꽃 길꽃 풀꽃 들풀 길풀 풀


푸른별을 푸르게 품어

너나없이 푸근히 풀어

푸릇푸릇 푸지게 풋빛

어깨동무 품앗이 두레


작은 꽃봉오리도 하나

큰 멧봉우리도 하나

함께 하늘빛 받아들여

스스로 피어나고 잔다


ㅅㄴㄹ


사람이 안 심었어도 자라기에 ‘잡초(雜草)’라고 여깁니다. 사람이 심어서 자라기에 ‘남새’나 ‘푸성귀’라고 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안 심어도 자라는 ‘나물’이 있어요. 줄기가 굵고 단단하면서 오래오래 살아가는 푸른빛인 ‘나무’라면, 한해살이를 마치고서 겨울에 시들고서 봄에 새로 돋는 줄기랑 잎이 여린 ‘나물’입니다. 먼 옛날부터 나무도 풀도 사람이 따로 안 심었어요. 나무하고 풀 스스로 꽃을 피우고 씨앗을 내놓았습니다. 스스로 퍼졌고, 새랑 풀벌레가 퍼뜨렸으며, 비랑 바람이 실어날랐어요. 돈이 되도록 사고팔 만하느냐는 눈으로 보느라 그만 ‘풀’을 ‘잡초’처럼 ‘자잘한’ 것으로 가르고 맙니다. 사람이 밥살림으로 건사하지 않더라도, 풀은 늘 푸르게 바람을 베풀어요. 사람이 꼭 베어서 쓰지 않더라도, 나무는 언제나 푸르게 숨결을 베풀고요. 푸르기에 ‘풀’이고, 모든 곳을 ‘풀어’ 줄 뿐 아니라, 푸근하게 ‘품’기도 하는 풀입니다. 다 다른 사람이 다 다른 사랑이요 빛이듯, 다 다른 풀도 다 다른 숨빛입니다. 곁에 있는 풀을 바라보면서 새롭게 이름을 붙여요. 곁풀이고, 길풀이고, 들풀입니다. 골목풀이고, 마을풀이고, 숲풀입니다.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립니다.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우리말꽃》, 《미래세대를 위한 우리말과 문해력》,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말밑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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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알량한 말 바로잡기

 시착 試着


 수 차례의 시착을 거친 끝에 → 여러 벌 입어본 끝에

 구두를 시착해 보고서 → 구두를 신어 보고서


  ‘시착(試着)’은 낱말책에 없습니다. 일본말 ‘しちゃく([試着)’이거든요. 우리말로는 ‘입다·입어보다’라 하면 되고, ‘갈아입다’나 ‘대다·대보다·대주다’라 하면 됩니다. ‘감다·두르다·쓰다·씌우다·들쓰다’를 쓸 수 있습니다. ‘신다·매다·차다·채우다’나 ‘하다·해보다’라 해도 되고요. ㅅㄴㄹ



애초에 시착도 못 해보는 가게도 있나요

→ 처음부터 못 걸치는 가게도 있나요

→ 워낙 대지도 못하는 가게가 있나요

→ 뭐 씌우지도 못하는 가게가 있나요

《일하지 않는 두 사람 6》(요시다 사토루/문기업 옮김, 대원씨아이, 2019) 17쪽


대여료만으로도 마음껏 시착해 볼 수 있어요

→ 빌림삯만으로도 마음껏 입어볼 수 있어요

《내 옆에 은하 6》(아마가쿠레 기도/박소현 옮김, 소미미디어, 2023)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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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우리말

[화化] 노후화



 설비의 노후화도 사고의 원인으로 → 밑감이 삭아도 잘못될 수 있어

 집들은 노후화되어 → 집은 허름하여

 노후화한 부속에 대한 점검 보수 → 오래된 곳을 살펴서 손질


노후화(老朽化) : 오래되거나 낡아서 쓸모가 없게 됨



  낡아서 쓸모가 없다면 ‘곰삭다·낡삭다·낡다·낡아빠지다’나 ‘낡은것·낡은길·낡은버릇·낡은넋·낡은물·낡은틀·낡은이’라 하면 됩니다. ‘삭다·사그라들다·수그러들다·사그랑이·사시랑이’나 ‘너덜너덜·나달나달·너저분하다·너절하다’이라 하면 되어요. ‘닳다·뒤처지다·뭉그러지다·한물가다’나 ‘빛깔없다·빛없다·해어지다·해지다’라 할 수 있습니다. ‘손때·오래되다·오랜·나이들다·나이많다’라 해도 어울리고, ‘슬다·시들다·시들하다’라 하면 됩니다. ‘헐다·허름하다·허접하다·후줄근하다·후지다’나 ‘주저리·죽다·죽어가다·쪼그라들다’라 해도 되고요. ㅅㄴㄹ



그들은 노후화된 몸을 찜질하면서 곧잘 자신의 교육관을 펼쳐 보였는데

→ 그들은 해진 몸을 찜질하면서 곧잘 배움빛을 펼쳐 보였는데

→ 그들은 헌몸을 찜질하면서 곧잘 배움넋을 펼쳐 보였는데

《0∼7세 판타스틱 그림책 육아》(박지현, 예담friend, 2016) 21쪽


섬은 고온다습한 환경에 태풍도 잦아서 집의 노후화가 빨라

→ 섬은 후텁지근하고 큰바람도 잦아서 집이 빨리 낡아

→ 섬은 후덥고 돌개바람도 잦아서 집이 빨리 삭아

《머리 자르러 왔습니다 1》(타카하시 신/정은 옮김, 대원씨아이, 2021)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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