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15] 많이



  많이 읽었으니 또 많이 읽네

  자주 해 봤으니 자꾸 더 해

  그러면 언제쯤 새길을 갈까



  잘 하는 일이 있기에 언제나 이 잘 하는 일을 하기도 합니다. 잘 하는 일을 하다 보면 잘 하지 못하는 일은 아예 안 한다거나 생각을 못하기도 해요. 이를테면, “나는 밥을 못해”라든지 “나는 집안일을 할 줄 몰라”라고 하면서 밥짓기나 집안일에는 등을 돌려 버릴 수 있어요. 이와 달리 “여태 잘 하지 못했지만 이제부터 새로 해 볼 생각이야” 같은 마음이 되어 처음으로 한 발짝을 내디딜 수 있어요. 익숙한 대로 똑같은 일만 하는 길을 걸을 수 있고, 낯설지만 새로운 일을 하는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2016.5.25.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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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까지꽃

 


한겨울 추위가 누그러지며

동백꽃이 필 무렵


마당 한쪽이랑 밭자락에

꼬물꼬물 자그맣게

푸른 떡잎 내밀며

처음 깨어나더니


겨울 저물고 햇볕 고운

봄날에 봄바람 먹고

흐드러지는

보랏빛 작은 아이

봄까지꽃.


봄이 저물고

땡볕으로 바뀔 무렵

감쪽같이 사라지는

너는


그야말로 봄까지만

나랑 동무하며 노는구나.



2015.12.25.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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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13] 하늘날기



  날고 싶지 않으니 못 날아

  날 수 없어서 못 날지 않아

  마음에 심는 생각대로이지



  힘들다고 생각하기에 힘들고, 즐겁다고 생각하기에 즐거울 수 있다고 느껴요. 고단하다고 여기기에 고단하고, 신난다고 여기기에 신날 수 있구나 싶어요. 몸이 힘들기에 그저 힘들기만 할 수 있고, 몸이 힘들지만 마음에는 기쁜 노래가 흐를 수 있어요. 언제나 우리가 스스로 마음에 심는 생각대로 거듭나거나 바뀌거나 새로워지는 몸이요 삶이며 살림이라고 느껴요. 2016.5.21.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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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10] 어린이와 함께



  어른끼리 알아들을 말일까

  어른다이 주고받을 말일까

  어린이와 함께 쓸 말일까



  어떤 말이든 스스로 즐겁게 쓸 때에 말다운 말이 된다고 느낍니다. 어떤 말이든 즐거움이 없는 억지스러운 가르침이라고 한다면 말다운 말에서 멀어진다고 느낍니다. 어른들은 어른끼리 알아듣는 말을 쓰면서 아이한테 이러한 말을 가르치기도 하는데, 참으로 어른스럽고 어른답게 쓰는 말인가를 생각하는 말살림일까요? 아니면, 앞으로 아이가 새로운 삶을 짓는 슬기로운 생각을 북돋우려고 하는 말살림일까요? 2016.5.10.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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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08] 언제나 이 길을



  말 한 마디가 넋으로,

  고운 넋이 삶으로,

  기쁜 삶이 새로운 말로.



  말과 넋과 삶을 즐겁게 가다듬으면 언제나 아름다울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말을 가다듬기에 넋을 가다듬는 길을 스스로 깨닫고, 넋을 가다듬는 사이에 삶을 가다듬는 길을 기쁘게 알아차리며, 삶을 가다듬기에 말을 새롭게 가다듬는 노래를 부르는구나 하고 느껴요. 2016.5.1.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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