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20] 한끼



  즐겁게 먹는 한끼

  다 같이 먹는 한끼

  서로 나누는 한끼



  아침 한끼를 차립니다. 낮에 샛밥을 먹고서 저녁 한끼를 차립니다. 밥상맡에 다 같이 둘러앉아서 조용히 수저를 놀리다가는 시끌벅적 떠듭니다. 서로 즐겁게 나눌 밥 한 그릇을 생각하면서 신나게 국을 끓이고 밥을 짓습니다. 느긋하게 한끼를 누린 뒤에는 기쁘게 설거지를 하지요. 때로는 설거지를 나중으로 미루기도 하고요. 한끼를 먹으며 한나절이 넉넉합니다. 한나절이 너그러우면서 한끼를 살뜰히 그립니다. 2016.6.2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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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씨



서둘러 쓰면

글씨가 마구 날아.


마음을 차분히 하고서

책상맡에 조용히 앉아

연필을 곱게 쥐면

글씨가 또박또박 깔끔해.


나도 이쯤은

잘 알지만

막상 서둘러 쓰는 날이

너무 잦네.


아버지,

내 곁에 함께 앉아요.

나랑 글씨 쓰기 함께 해요.



2016.1.11.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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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41. 귀여운 인형


  아이들이 주머니 있는 옷을 좋아합니다. 지난겨울부터 유난히 주머니 있는 옷을 찾습니다. 여름이 찾아와도 주머니 있는 조끼를 굳이 걸치려 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주머니에 장난감이나 인형을 넣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머니가 참 좋구나 하고 생각하다가 문득 내 어릴 적이 떠오릅니다. 나도 새옷을 얻을 적에는 주머니가 있느냐 없느냐부터 살피곤 했어요. 아이들 눈으로는 주머니에 넣는 인형이 귀여울 텐데, 내 눈에는 이렇게 주머니에 큰 인형을 넣고 아끼는 손짓이랑 몸짓이 귀엽습니다. 그러니 내 손은 어느새 사진기를 쥐면서 슬그머니 한 장 남기지요. 2016.6.1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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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19] 그림 예술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꿈을 지으려는 마음

  사랑을 노래하려는 넋



  그림을 그리는 사람을 가리켜 ‘화가’라고도 합니다만, 나는 다르게 생각합니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란, 이 모습 그대로 ‘그림님’이나 ‘그림지기’라고 느껴요. 그림을 그리는 님(임)이기에 그림님이요, 그림을 그리며 삶을 짓기에 그림지기예요. 꿈을 짓고 싶은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사랑을 노래하려는 넋으로 그림을 그리지요. 예술을 하려는 화가가 아니라, 문화를 떨치려는 화가가 아니라, 작품을 팔려고 하는 화가가 아니라, 그저 꿈과 사랑을 마음 가득 보듬으면서 그림님이요 그림지기라고 생각합니다. 2016.6.19.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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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처럼



누나처럼 

잘 달리고 싶어

빨리 달리고 싶어

나비처럼 날고 싶어


누나 신을 빌려서

내가 신어 보면

나도 누나처럼

바람을 가르며

저렇게 빠르게 휙휙

달릴 수 있을까.



2016.1.15.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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