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들길을 자전거로 달려

면소재지 우체국으로

다녀오는 길에

볏포기가 바람결에 춤추는

촤르락촤르락 노랫소리


골짜기를 땀 흘리며 올라

시원한 골짝물에

풍덩 뛰어들고 나면

우렁차게 골안을 울리는

촬촬촬 노래물결


밭에서 내 키보다 껑충

우쑥우쑥 자란 옥수수

툭툭 꺾으려니

옥수수 잎사귀끼리 부딪히는

차락차락 노랫가락



2016.7.10.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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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7] 비 바람 해



  비에 서린 따스함

  바람에 실린 고움

  햇볕에 담긴 너름



  비랑 바람이랑 해를 가슴으로 품으면서 하루를 열고 닫습니다. 비를 머금은 풀을 먹고, 바람을 노래하는 나무 곁에서 숨을 쉬며, 햇볕을 쬐며 날갯짓하는 새를 보며 살림을 합니다. 어디에나 따사로운 숨결이 서리고, 언제나 고운 이야기가 실리며, 오늘 이곳에 더없이 너른 마음이 흐릅니다. 2016.11.17.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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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노래 삶노래 105. 꽃신



꽃처럼 고우니 꽃신

꽃처럼 아끼니 꽃신

꽃처럼 좋으니 꽃신

꽃마음 일으켜 꽃신

꽃으로 되면서 꽃신

꽃노래 불러서 꽃신

꽃동무 우리는 꽃신

꽃마을 꽃길에 꽃신

꽃다이 짓는 오늘 바로

언제나 신나게 꽃신



2016.11.14.달.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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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46] 겉과 속



  단단한 만큼 여리고

  여린 만큼 단단하지만

  겉과 속은 안 달라



  둘레에서 흔히 “겉과 속이 다른 사람”을 이야기합니다. 나는 이런 말을 가만히 듣다가 조용히 생각해요. 언뜻 보기에 그 사람은 겉속이 다른 듯하지만, 찬찬히 따지면 겉속이 모두 같다고. 단단해 보이는 사람도 여려 보이는 사람도, 바보스러워 보이는 사람도 끔찍해 보이는 사람도, 또 사랑스러워 보이는 사람도 착해 보이는 사람도, 모두 겉속이 한겱같이 흐른다고 느껴요. 2016.11.15.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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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나무를 벤다면

숲이 줄다가 사라지고

새가 깃들 터가 사라지고

범나비는 갈 곳을 잃고


땅은 메마르고

싱그러운 바람이 사라지고

불볕에 숨막히고

맛난 열매가 사라져


나무를 안 벤다면

집을 못 짓고

종이 연필 못 쓰고

책 한 권 못 엮고


땔감을 못 얻고

책걸상 시렁 평상 못 짜고

작대기놀이 못 하고

젓가락 그릇 못 깎지


나무를 베려면

먼저 고마이 절하지

나무를 쓰려면

늘 살가이 어루만지지



2016.7.10.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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