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34] 우리 집은



  우리 집 마당에 나무가 자라고

  우리 집 나무에 새가 찾아들어

  날마다 맑게 부는 바람과 노래



  나무가 선 곳은 여름에 안 덥습니다. 나무가 선 곳에는 새와 풀벌레가 찾아들어 노래를 합니다. 나무가 무럭무럭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면 꽃내음하고 열매를 기쁘게 받습니다. 우리 집 나무는 우리 살림을 북돋울 뿐 아니라, 우리 보금자리에서 우리가 스스로 지을 이야기를 언제나 푸르면서 맑게 알려줍니다. 2016.8.15.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333] 마음이 아파



  마음이 아픈데

  몸만 바라보니

  하나도 안 낫지



  맛있는 밥을 먹어서 마음을 달랠 수 있습니다. 남들보다 못생겨 보인다는 얼굴을 뜯어고쳐서 마음을 삭일 수 있습니다. 값지거나 비싼 옷을 몸에 걸쳐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몸이라는 옷’만 입을 뿐입니다. 마음에는 아무런 옷이 없고 껍데기나 허울도 없습니다. 마음은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마음은 오직 마음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은 언제나 마음으로 다독이면서 사랑할 수 있을 뿐입니다. 2016.8.1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사진노래 149. 풀빛



  풀을 먹는 사람은 풀빛을 몸으로 받아들입니다. 고기를 먹더라도 예부터 ‘사람이 먹는 고기’는 으레 ‘풀을 먹었’으니, 언제나 풀숨을 몸으로 받아들여요. 오늘날에는 소나 돼지가 풀이나 짚이 아닌 사료를 먹기 때문에 고기를 먹을 적에 ‘사료 기운’을 받아들이는 셈이고, 요즈음 푸성귀도 농약하고 비료로 자라니 ‘농약하고 비료 기운’을 먹는 셈이 되어요. 바람을 마시며 바람이 내 몸에 깃들고, 햇볕을 쬐며 해님이 내 몸에 감돌아요. 냇물을 마시며 냇물이 내 몸을 이루고, 밥을 먹으며 이 밥이 내 몸을 튼튼히 합니다. 풀빛처럼 푸른 숨결이 어리는 사진을 찍자면 풀을 풀답게 사랑할 수 있어야지 싶어요. 2016.8.11.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넋/사진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파란 길



내가 바라보지 않아도

나를 바라보는

나무가


한 그루 두 그루

어깨동무하면서

짙게 그늘길 내어준다.


눈을 감고 걷는다

뒤로 돌아 걷는다

내 곁을 감싸며

늘 흐르는

새파란 바람을

실컷 마신다.



2016.6.13.달.ㅅㄴㄹ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시로 읽는 책 332] 죽네 사네



  돈이 없어서 죽지 않아

  돈이 있어도 죽는구나

  사랑이 없다면 말이지



  돈이 많은 어버이가 죽으면 아이들은 이 돈 때문에 그만 다투기 일쑤입니다. 어버이한테서 돈을 물려받으려고 하다 보면, 아이들은 더 많이 거머쥐려고 그만 다투고 말아요. 이와 달리 어버이한테서 꿈이나 사랑을 물려받으려고 한다면, 아이들은 서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기쁘게 웃고 노래하는 살림을 모두 다 넉넉히 즐기는구나 싶어요. 2016.8.9.불.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