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367] 극찬하는 비평가



  비평가는 비평만 하더라

  살림꾼을 살림을 짓더라

  이야기꾼은 이야기를 하고



  비평가가 하는 비평이 재미있다고 느낀 적이 없어요. 왜 그러한가 하고 생각하니 비평만 해대니 비평이 재미있을 수 없구나 싶어요. 삶을 담은 글이 아닌, 그저 글을 이리 뜯고 저리 잘라서 해대는 칼질 같은 비평으로는 삶을 살리거나 북돋울 수 없더군요. 살림꾼이 살림을 짓듯이, 이야기꾼이 이야기를 하듯이, 그리고 사랑둥이가 사랑스럽듯이, 우리는 비평이라는 허울에서 벗어나 삶을 사랑하는 살림으로 ‘이야기를 글로 짓는’ 길을 걸으면 아름다우리라 생각합니다. 무슨 소리인가 하면, 비평가가 극찬하는 영화나 책일수록 따분하다는 뜻입니다. 비평가가 안 쳐다보는 영화나 책일수록 참 재미있고 아름답기까지 하다는 뜻이에요. 2017.2.1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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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64. 두 놀이


  한 손으로는 장난감 자동차 놀이를 하고 싶습니다. 다른 한 손으로는 꽃송이 놀이를 하고 싶습니다. 아이는 손이 둘이니 두 놀이를 함께 하고 싶습니다. 한 번은 오른손을 들어서 놀고, 다른 한 번은 왼손을 들어서 놉니다. 우리한테는 눈이 둘이기에 두 눈으로 바라봅니다. 한 눈으로는 이곳을 보고, 다른 한 눈으로는 저곳을 봅니다. 우리한테 눈이 하나 더 있다면, 그러니까 왼눈 오른눈에 마음눈이 있다면, 이 셋째 눈으로는 무엇을 보면서 사진을 한 장 즐거이 찍을 만할까요? 그리고 우리한테 왼손 오른손 말고 마음손이 있다면, 또는 사랑손이나 꿈손이 있다면, 우리가 쥔 사진기로 무엇을 찍을까요? 2017.2.1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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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66] 풀이름



  가까이 사귀어 벗님이 되고

  마음으로 곁에서 사랑하니

  비로소 이름을 붙여



  우리는 모든 이름을 사랑으로 붙입니다. 때로는 고운 사랑으로 붙이고, 때로는 미운 사랑으로 붙여요. 그런데 어떤 사랑으로 이름을 붙이든 가까이 사귀어야 비로소 붙입니다. 마음으로 아낄 수 있을 적에 이름을 붙여요. 가까이 사귀지 않으니 마음이 흐르지 않아 이름을 못 붙여요. 가까이 사귀는 사이에 어느덧 마음으로 어깨동무를 하면서 이름 하나 새롭게 깨어납니다. 2017.2.10.쇠.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넋/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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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355] 가까운 몸



  몸만 가까우면서 늙고

  마음이 가까워 젊으니

  벗은 마음으로 사귀지



  몸은 가까이에 있어도 마음이 가까이에 없다면 눈길을 두지 못하는 삶이 되지 싶어요. ‘눈길을 두지 못하는 삶’이란 눈길을 어디에 두어야 좋을는지 스스로 못 깨닫는 채 아무것이나 그냥 쳐다본다는 뜻입니다. ‘눈길을 두는 삶’이란 스스로 무엇을 할 적에 즐거운가를 깨달아 언제나 사랑으로 제 살림을 짓는다는 뜻이고요. 우리가 몸만 바라볼 적에는 몸에 휘둘리면서 늙어요. 우리가 마음을 바라볼 적에는 몸까지 덩달아 고이 가꾸면서 젊어요. 서로 아름답거나 살가운 벗이라면 늘 마음으로 아낄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부터 가까이 두면서 몸을 가까이할 적에 비로소 새롭게 그림을 그리는 이야기가 태어나지 싶어요. 2017.2.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말/삶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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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노래 163. 솜씨


  우리는 솜씨 좋게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솜씨 좋게 밥을 짓거나, 솜씨 좋게 글을 쓰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는 솜씨 좋게 자전거를 달리거나, 솜씨 좋게 말을 해야 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솜씨 좋게 멋을 부리거나, 솜씨 좋게 노래를 부르지 못해도 됩니다. 스스로 즐거운 길을 찾아서 하루를 지으면 됩니다. 스스로 즐겁게 사진기를 쥐면서 사진 한 장 찍으면 됩니다. 솜씨가 좋은 뜨개질도 멋있을 텐데, 솜씨가 안 좋아도 즐거움과 사랑을 담아서 한 땀 두 땀 손을 놀릴 수 있다면 이곳에서 아름다움이 피어나요. 아름답구나 싶은 사진이 있다면, 솜씨 좋게 찍어서가 아니라 즐겁고 사랑스레 마주하면서 찍었기 때문입니다. 2017.2.8.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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